" 엄마는 함께 길을 걸을 때마다 길가에 핀 꽃이며 나무, 풀 이름을 줄줄 읊는다, 예전만 해도 그런 엄마의 설명들을 대충 흘려듣고 말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꽃과 나무들, 그리고 그들의 작은 변화들에 눈길을 주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요새는 엄마와 같이 길가의 식물들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들의 성장에 나의 기분도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꽃이 피면 나도 기쁘고, 며칠 전 보다 쑥쑥 큰 가지와 이파리들을 깨닫는 순간 작은 행복감이 퍼져온다."(p221)

 

 

아주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엄마가 손가락 끝을 통해 간절히 전하고자 했던 형형색색 꽃의 아름다움도, 파도의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들었다 떠나버리는 색깔의 변주들도. 세월이 흘러 내 눈꺼풀을 덮고 있던 색안경이 빠져버려서일까. 눈길 닿는 곳마다 애처롭게 솟아난 잡초 한 포기에도 애잔한 마음이 느껴진다. 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꽃 한송이 나무 한 그루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숨을 한껏 크게 들이마셔본다. 마치 모든 향기가 내 몸속에 저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월이 약이다'라는 옛말, 어쩜 이렇게 딱 들어맞는지. 어린 시절에는 느끼지 못 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되고 생각하게 되는 게 모두 세월이라는 약 때문이리라. 세월 속에서 닳고 깎이고 마모되는 시간을 건너와보니 나는 뾰족이가 되어있었다. 작은 이야기에도 발끈거리고 울적해하다가 결국 또르르 눈물을 흘리고 마는. 내가 나 자신을 감당할 수 없던 그 시간 속에 문득 눈길을 끈 여리여리한 초록 잎사귀에 발걸음을 멈췄던 그 순간부터 그렇게 나는 식물과 함께하는 생활을 시작했고 이제는 일상을 함께하는 반려식물로 자리잡았다.

 

 

"어른이 되면 일과 회사가 바쁘게 돌아가는 것과 관계없이 나의 성장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식물이 매일 잎을 틔우고 자라는 것을 보면서 시간에 대한 위안을 얻어요. 천천히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는 구나 하면서요. 계절이 바뀔때마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식물의 모습에서 쳇바퀴 돈다고 생각했던 제 일상이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져요"(p174)

 

 

 

흔히 식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키우기 어렵다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작은 변화를 느끼게 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된다. 목이 마를때는 축 쳐진 잎사귀를 통해, 햇빛이 그리울때는 햇빛을 따라 길쭉하게 늘어난 목을 통해, 영양분이 부족할때는 옅어진 색깔을 통해 저마다 몸짓으로 표현하는 식물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싱그럽고 향기로움을 가득 담은 더 커다란 보답으로 행복감을 준다.

 

                               <왼쪽 윗줄부터 방울토마토, 함소화, 제라늄, 개나리자스민>

 

한때는 향기가 주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근래에 들어 꽃을 피우는 식물을 들이고, 향이 많은 허브류의 씨앗을 심어 키우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는 즐거움이 크다. 곁을 지나치는 바람결에도 저마다의 향기로 아침 인사를 건네받는 행복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곤 한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하다는 것.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 정원을 가꾸는 일의 핵심은 결국 나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라 생각해요.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이 느슨해지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으니까요"(p77)

 

" 식물과 함께하며 생각 자체가 여유로워졌어요.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느린 템포로, 여유롭게 사는 것 같아요. 식물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을 믿어요"

 

"식물의 이면을 접하다 보면, 겉으로 보이는 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거든요, 아름다움의 본질은 자연스러움이라는 걸 느끼게 돼요"(p60)

 

 

<식물 수집가> 라는 책을 읽으며 저마다의 각기 다른 사연으로 식물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들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깊은 공감을 하게된다. 비록 아직까지 느리게 생각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내 반려식물들과 살아가다보면 더 많은 것들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아본다. 더불어 식물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며 살아가는 것 '이므로 '반려'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음을 믿는다.

 

" 자신의 공간에 작은 초록 식물 하나를 들여보세요. 살아 있는 생물이 내 옆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 마법 같은 힘이 분명 생길 거예요"(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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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9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2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혼자 살기 5년차>에서는 작은 원룸에서 지냈었는데, 드디어 이사를 하고 투룸을 얻게된 타카기 나오코가 그 기쁨을 이 책에 담았다. 작업실이 생기고 주방이 분리되고 커다란 창에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공간이 생기자 그녀는 어느때보다 행복해보였다.

 

신문을 구독하고 손수 가구를 만드는 즐거움과 식물 키우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큭큭거리며 웃곤했다. 매일 편의점에서 신문을 구해 읽다가 집으로 배달되는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었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와 책상이며 배선이며, 사진들을 걸기위해 망치를 들고 뚝딱거리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리를 못해서 책상 한가득 쌓인 물건들이며, 잘 넣어둔다고 넣어둔 물건들을 찾을 수 없어서 늘 애를 먹곤 하지만 그래도 매일 이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일을 하고 편히 쉴 수 있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친정과 멀리 떨어진 위치이다보니 가끔 부모님이 집에 오신다고 하면 이것 저것 신경이 쓰이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시는 부모님을 마중하며 울컥했던 시간들, 아쉽던 시간들이 떠올라 뭉클하기도 했다. 특히 냉동실에 처박아둔 각종 재료를 도마에서 뚝딱 거리며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준 엄마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물론, 음식을 만들어주시며 음식 활용을 못한다고 욕을 한바지로 먹었다는 ㅎㅎㅎ. 

 

1974년생인 그녀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서인지 마음을 톡톡 건드려주는 부분이 많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대구 알라딘에서 그녀의 원서가 눈에 띄어서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도저히 해석할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오던 발걸음이 무겁기도 했다. 부디.. 올해는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기를... 아.. 일본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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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24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 전 사촌언니네집에 얹혀서 직장을 다니다가 방 하나였지만 혼자 독립하여 산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나만의 공간이 생겨 무척 흡족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벽에 이것저것 걸고,부치고,작은 화분 사다가 올려 놓았다가 죽이고,다시 허브 12종을 사다가 한 두 개 남겨 놓고 또 죽이고ㅜㅜ

그시절 친정부모님께서 먼 곳에서 딸 자취방이 어떤가?다니러 오셨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배웅해 드리고 울컥했었는데^^
아마도 그시절 저는 약간 향수병에 젖어 살았었던 것같아요
명절 고향만 다녀오면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해피북님의 글을 통해서 살포시 떠오릅니다.^^

해피북 2016-02-24 21:23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지금 사는 곳에서 신혼을 시작했거든요. 집에 시트지를 사다가 벽에 붙였다 떼었다 몸살도 하고 베란다에 화초를 들였다가 넘쳐나는 애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 하늘나라로 보내버리기도 했어요. ㅎㅎ

혹시 지금도 허브 키우시나요? 키우신다면 어떤 종류인지 궁금합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16-02-24 21:42   좋아요 2 | URL
허브 키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ㅜㅜ
그런데 지금은 이웃집에 분양받아 키우는 장미허브라는 녀석을 1년 넘게 키우는데 번식력이 끝내주더라구요^^
향도 짙구요

작년 이맘때 다육이 식물에 꽂혀 몇 개 사다가 잘 키우다가 올겨울에 또 하나씩 저세상으로 보내는 중입니다ㅜ
다육이는 물을 적게 줄수록 좋다는데도 죽네요?
화분은 많은데 뭐가 잘 안되는ㅜㅜ
아마도 화분에 있는 흙들이 영양이 없어 그런 것같아요 부지런히 분갈이 해줄적엔 일일초 꽃도 사시사철 피어서 이웃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는데 말입니다ㅋ
지금은 군자란 꽃이 피길 기다리는데 흙 영양분이 모자라는지 꽃 필 생각을 않는군요ㅜ

해피북 2016-02-25 01:20   좋아요 1 | URL
오호 그러셨군요^~^. 저희 집은 다육이는 사막의 장미라고 불리우는 `석화`가 있어요. 요걸 다육이 전용 흙에다 심어서 키웠는데 3년이 지나도록 꽃을 못봐서 이번에 분갈이 용토로 갈아주고 지켜보는 중이예요 ㅎ ㅎ 흙에 영양분 부족하다시면 전용 비료 조금 올려주셔도 효과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 ^~^

달팽이개미 2016-02-24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전까지 끝내 원룸에서 투룸으로 가지 못했는데 ㅋ 타카기 나오코가 투룸을 얻게된 기쁨이 어떨지 정말이지 상상이 돼요 ㅎㅎ 원룸에서 공간을 분리해보고자 원목 칸막이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나름 책상과 매트리스 사이에 세워 경계를 만들고 어찌나 행복해했었는지 몰라요^^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저렴한 칸막이였는데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데리고(?)살고 있어요 ㅋ 이제는 꼬맹이가 열심히 그걸 잡고 일어나는 연습을하는데 그 모습 볼때마다 기분이 참 묘해요 ^^ㅋ

해피북 2016-02-24 21:27   좋아요 2 | URL
ㅎㅎ 그 모습이 상상이 되서 함박 웃음이 나요 ^~^
저는 이 집에 벽지가 싫어서 다이소에서 이천원짜리 시트지 사다가 붙여놓고 혼자 분위기난다, 다른 집같아~~라고 했더니 신랑왈. 똑같은데? 해서 김샌적도 있답니다. 이런 추억들이 있다는게 새삼 즐겁다는걸 느껴요. 꼬맹이도 훗날 달팽이개미님 이야기 듣게되면 그 묘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ㅎㅎ

달팽이개미 2016-02-24 21:35   좋아요 2 | URL
힘들었던 부분은 쏙 빼고 재밌는 얘기만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ㅎㅎ 어려서 어른들이 `지금이 좋지~나 때는..`뭐 이렇게 시작되는 얘기들은 듣다가 꼭 한 귀로 흘리게 되었었던 기억이;ㅋ

해피북 2016-02-25 01:21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한 귀로 흘려도 다 기억이 나던걸요. 아마도 좋은 것만 들려주고픈 달팽이개미님 마음이 아닐까요 ㅋㅋ

서니데이 2016-02-24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좋은밤되세요.^^

해피북 2016-02-24 21:27   좋아요 1 | URL
아고.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2-25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일본어 전에 공부하셨나요.^^

해피북 2016-02-26 23: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일본어 공부를 해본 적 없고요. 이번에 여러가지로 자극 받아서 일본어 공부 해보려고요 ㅎㅎ

2016-02-26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6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3-01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 행복한 3월의 첫날 되세요.^^

서니데이 2016-03-0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 님, 정말  고마워요.

 

 

 

 

 

 

 

 

 

 

 

 

 

 

 

 

명절을 보내고 돌아온 후 의기소침해질 일이 있어서 잔뜩 풀이 죽어있었다. 무언가 해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던 시간만 쌓여갈 즘 예기치 못한 선물이 도착했다. 깜짝 놀라서 열어보니 명절을 잘 보냈냐며 몸살은 나지 않았냐며 서프라이즈 선물을 통해 잠시나마 기분 좋아지시길 바란다는 엽서가 함께 담겨있었다. 책을 보고 엽서를 읽는 동안 눈물이 핑 돌았다.

 

그간 알라딘 북플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좋으신 분들이 참으로 많다. 

명절을 보내고부터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음에도 매일 서재에 들어와 인사를 남겨주신 님.

다른 이웃님들의 서재를 방문하지 못하고 내 글만 간신히 올리는 날에도 한결같이 서재에 방문하셔서 글을 읽고 공감과 댓글을 남겨주셨던 님들.

그리고 참 오랜만이라고 반갑게 맞아주셨던 님들.

모두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신 분들임을 새삼 느끼며 감사한 마음을 여기에 담아본다.

 

 

★ <30점 짜리 엄마> - 고마워요 엄마!

 

다카기 나오코 인지, 타카기 나오코인지 출판사마다 이름이 다르다. 나 만큼 정신이 없는 출판사가 또 있는가보다. 무튼 <30점 짜리 엄마>는 그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노조미와 고다마라는 두 자매를 키우며 화장품 외판원을 하시는 엄마와 3교대를 하시는 아빠의 일상이 담겼는데 책을 읽는 동안 우리 아버지도 3교대 근무를 평생 해오셨던 터라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다만 우리집은 사 남매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셨을 엄마에게 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노조미네 집도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마론 인형을 사줄 수 없었고( 유치원에 입학해서는 받긴 했다),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케잌이나 닭다리 같은 음식들은 우리집 여섯 식구의 엄청난 식성에 매번 질보다는 푸짐한 양에 승부수를 띄우셨던 엄마의 애환과 노고가 새삼 느껴지는 뭉클한 시간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에 사 남매를 키우고 계셨다. 지금에 나는 사고 싶은 책도 많고, 철마다 새 옷도 장만하고 싶고, 휴일에는 이곳 저곳 산책도 다니고 싶고, 맛있는 음식점이 생기면 먹으러 가고 싶은 늘 하고 싶은 일들이 지천에 널려 자제하기 힘든데.. 엄마는 이 나이에 오직 네 명의 자식을 키우며 사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싶은 많은 욕구들을 참고 지내셨겠구나 싶은 생각에 애잔하고 뭉클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뒤범벅이 되어버렸다. 

 

고마워요 엄마.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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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2-24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선물 기쁘셨겠어요.^^

2016-02-25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5 0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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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므로써 이동진님의 풍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영화 속 14곳의 장소를 찾아다니며 주인공의 심정과 영화의 장면들을 이끌어내는 글귀에 소개된 영화를 모두 보고 싶다는 열망에 빠지기도 했다. 아직 `쉰들러 리스트` 밖에 보지 못했지만, 소개된 영화를 보고 다시 펼쳐들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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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esar 2016-02-16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글 오랜만에 봐서 반갑습니다! 평소 이동진님의 팟캐스트를 듣고 블로그를 즐겨봤지만, 이 책은 보지 못해서 보고싶던 책인데, 서평 잘 보았습니다! ^^

해피북 2016-02-16 21:34   좋아요 1 | URL
아핫. 잘지내셨지요? ㅎ
이렇게 반가워해주시니 해피해지는 저녁입니다 ㅋ 저두 이 책을 선물받게 되어서 읽게되었어요 ㅎ 도움 되셨다니 기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6-02-1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화 참 보고싶어요...졸린눈 비벼가며 말고 편안하고 여유롭게요 ㅋ-ㅋ

해피북 2016-02-22 16:34   좋아요 0 | URL
아공, 달팽이개미님 마음에 자꾸 불을 지피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ㅎㅎ 그렇지만 저도 집에서 잠들기 직전에 조금씩 보고 있답니다 ^~^
 
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과 행동만이 옳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조금이라도 그 길에서 벗어나면 불안함에 걱정과 고민을 하게되던 시간들. 그런데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조금씩 생겨나면서 결코 '틀린게' 아니라 '다름'일 뿐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는데 프레드릭을 읽으며 그 '다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겨울철 양식을 저장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던 친구들이 보기에 프레드릭은 베짱이였다. 늘 망상 속에 빠져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이렇게 묻곤했다. '프레드릭 지금 뭐하는거야?' 라고. 프레드릭이 대답했다. ' 나는 글감을 모으고 있어' 따스한 햇볕 아래서 햇살을 모으고, 색깔을 모으고, 이야기거리를 모으는거라 이야기를 했지만 친구들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분명 일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친구일 뿐이였다.

 

 

드디어 기나긴 겨울이 찾아오고 차곡차곡 쌓인 양식 곁에 모여든 친구들이 조금씩 양식이 떨어지자 따분해하며 프레드릭에게 이야기해달라 조르기 시작했다. 프레드릭은 그간 자신의 머리 속에 모아놓은 이야기꺼리를 풀어놓으며 무료했던 시간들을 즐겁게 보내게 된다는 이야기였는데, 이 동화책을 읽으며 나는 모두가 똑같았다면 그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보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모두다 지겹고 따분하기만 하다며 툴툴거리고 무기력한 겨울을 짜증스러워했을테고 그렇게 봄이 찾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사회 생활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함께 일했던 동료 중에서 한 분은 정말 일을 하기 싫어했고, 매사 툴툴거리기를 좋아했다. 또 자신의 일을 상대방에게 전가시키거나, 의지를 많이해서 상대가 힘들어하는 경우도 참 많아서 기피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는 그 사람이 정말 싫고 미웠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하지? 왜 자기의 일을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지? 왜 자꾸 의지하는거지?' 등의 수 많은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서 자주 괴롭히고 심적으로 힘들게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나와 조금 다른 사람일 뿐이라고 이해했더라면 어땠을까?

 

분명 의지하고 상대에게 자신의 일을 전가시키는 등, 함께 일하는 동료로는 최악이라 꼽을만 했지만 분명 그 사람도 자신의 분야에서 깔끔하게 해내는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좋지 않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눈에 밟히게 되는. 한마디로 내 마음에 낙인 되어버려 상대가 좋지 않은 모습들만 찾아버린 셈이였다는 생각하게 되었다. 어차피 함께 일해야할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거라면 생각을 조금 바꿔서 그의 좋은 장점을 확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손재주가 좋았던 그가 나를 대신해서 해줬던 많은 일들을 떠올리며 그에게 좀 더 믿음을 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지금 다시 그 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를 '어이~ 프레드릭' 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와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행동만이 옳다고 믿었던 내 자신에게 이 세상에는 수 많은 프레드릭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들이 틀린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그런 의미로 이 동화의 명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 프레드릭 넌 왜 일을 안 하니?" 들쥐들이 물었습니다.

"나도 일하고 있어.

 난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프레드릭이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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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15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해피북 2016-02-15 19:0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오늘은 정말 정~~말 추웠어요. 모처럼 따스한 날씨에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생활하기 좋았는데
다시 털이 달린 부추를 신어야 할 만큼 오돌거리며 걷는 하루였답니다. 이런 날씨에 따스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는게 참 좋겠죠? 맛있는 저녁식사 하시고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프레이야 2016-02-15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참 좋아하는 프레드릭이네요. 아이들 어릴 때 함께 보고 프레드릭도 종이로 만들어 이야기놀이도 하고 그랬어요. 귀여운 캐릭터지요. 레오 리오니, 해피북님 덕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그림책이예요.

해피북 2016-02-15 19:03   좋아요 2 | URL
오홋! 프레이야 님께서도 좋아하시는 책이시군요. 프레드릭을 종이로 만들어 이야기 놀이 하셨다니! 이런 아이디어를 ㅎ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훗날에 써먹어야겠어요 ㅎㅎ 저는 이 책을 오로라님께 추천 받아서 읽게 되었어요. 이렇게 좋은 책을 알고 계시는 님들 덕분에 역시 북플의 장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레오 리오니 저자의 책을 찾아봐야겠어요.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맛있는 저녁식사 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2-15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드릭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그림책 한동안 정신없이 찾아 읽던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와요.... 명절 뒤끝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요. .

해피북 2016-02-15 19:05   좋아요 1 | URL
ㅎㅎ 지금행복하자님^~^

저도 명절 뒤끝이 너~~~무 길었어요. ㅎㅎ 이제야 조금씩 제정신을 찾아가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요 <프레드릭>이 입소문이 단단한 책인가봐요. 오로라님을 시작으로 프레이야님도 지금행복하자님도 이렇게 반가워해주시니 말이죠.ㅎ 참 좋은 책을 알게된거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지금 동화책에 빠지는 때인가봐요. 동화만 보면 마냥 좋고 막 읽고 싶고 말이죠 ㅎㅎ 좋은 동화책 알고 계시면 소개 마구마구 부탁드려요^~^

단발머리 2016-02-15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큰아이 키우면서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자부하면서 살았는데 이 책은 최근에 작은아이책으로 골라 읽어서 기억이 신선합니다.^^ 저는 이렇게 유명한 책인줄은 몰랐구요, 겉표지보고 골랐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는.... 베짱이 스타일의 프레드릭 너무 좋아요. 저만 프레드릭하고 싶어요. 나쁜 프레드릭이네요^^

명절 뒤가 어수선하고 그렇죠? 2월이 그렇기도 하구요.
좋은 동화책 많이 소개해 주세요. 동화책은 그림도 보고 이야기에서도 배울게 있어 참 좋아요^^

해피북 2016-02-16 21:40   좋아요 0 | URL
제가 어쩌다 동화책을 좋아하다보니 여러 이웃님들의 추억을 톡톡 터트렸나봐요.ㅎ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는 동화책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저 역시 행복해지는 시간입니다. 저는 거의 도서관에서 찾아 읽는 편인데요. 단발머리님두 아시는 좋은 동화책 있으시면 귀뜸 부탁드려요 ㅋ 이번 명절은 긴 휴일만큼 뒤끝도 무척 길었던거 같아요. 이렇게 돌아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이 크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날들이였답니다^~^

책읽는나무 2016-02-15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드릭 안녕?^^

이렇게 해피북님은 한 번씩 옛 추억을 꺼내시어 감성 돋게 해주시는군요?
저두 아이들 어릴때 읽어주었던 시절!
그시절들이 엊그제 같네요
프레드릭 읽어 준 큰아들은 이제 중2 올라갑니다
좀 징그럽네요ㅋㅋ
프레드릭은 여전히 귀여운데 말이죠ㅋㅋㅋ

지금 아이를 크게? 키우신 분들은 분명 추억에 젖었을껍니다
아~그림책 읽던때가 언제였던가?
목이 터져라~목이 갈라져라~
읽어주던때가ㅋㅋ

해피북 2016-02-16 21:46   좋아요 1 | URL
우앗. 중 2를 올라간다니 프레드릭의 나이가 실감 되네요 ㅎ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읽으셨던 책들이 토양이 되어서 좋은 이야기 들을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동화책도 많이 읽으며 그런 토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ㅎㅎ 앞으로 좋은 동화책 많이 알려주시기를! ㅎ

달팽이개미 2016-02-1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살을 모으고 있다니~~~~ㅎㅎㅎ 넘 근사한 대답인걸요?? 저도 이 동화책 구입해야겠어요~~^ ^

해피북 2016-02-22 16:36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때는 프레드릭이 무얼하는걸까 했어요. 그런데 겨울이오고 동굴에 모여서 친구들이 이야기 좀 해달라고하니까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햇살에 대해, 색깔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멋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