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연말과 연초가 가까워오면 자책과 다짐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끄러운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그중 나를 가장 부끄럽게 만드는 계획들은  '~~를 하겠다' 라는 다짐들이었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한자 공부를 하겠다''일본어 공부를 하겠다'와 같이 단 한 번 성공 해보지 못한 계획을 세워두고 늘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빠지는 시간이 찾아들면, 마치 무슨 마법에 걸린 것처럼 또 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굳은 각오를 다지는 시간들이 찾아든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무수한 계획들은 한낱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수표처럼 덧없고 터무니 없다는 것을. 

 

마흔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에 공부가 굳이 필요한가를 놓고 본다면 내 실생활에는 필요성을 딱히 느낄 수 없다. 한국말만 장착하고 살아도 다 뱉어내지 못하는 시간에 굳이 영어나 일본어 또는 한자어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 이유를 찾아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책을 읽을때 사전을 들춰야하는 불편함에서 시작 되었다. 이불에 폭 파묻혀 책을 넘기다가 덜컥 만나게되는 생소한 단어들. 그래. 모른척 넘어가주마 라고 생각하며 은근슬쩍 읽어보지만 분명 걸리고 넘어지는 부분이 찾아든다. 그럴때마다 답답함과 불편함 그리고 번거러움들이 공부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게 했다. 그러나 작심삼일. 이젠 '공부 할꺼야'라는 내 공허한 외침은 가족들에게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처럼 '그래 또 시작이군' 이라는 한심스런 눈길만 받을 뿐이다.

 

 

나는 정말 안되는 사람일까? 내겐 끈기라는건 없는 걸까. 하는 한심스런 자책의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마스다 미리의 책 '미치코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가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보자마자 손에 집어들진 못했다. 기초가 부족한 사람이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인데 표지에 보니 '영어 입문 전에 읽는 입문서'라는 글귀를 나중에 보고서야 펼쳐들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오야마 미치코는 마흔살에 딸아이 한 명을 둔 워킹맘이다. 쇼핑센터에서 근무하는 그녀가 뉴욕 여행을 앞두고 영어공부를 시작하려는 포부 앞에서 단번에 '금방 실증 낼 것'이라고 못을 박는 아이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며 깊은 공감이 되었다.

 

 

 작심삼일이라는 단어 조차 부끄러워 사용하지 못할 시점이 되어버린 내 모습 마냥 앞으로 미치코가 정말 잘 해야할텐데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공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게 되었다.  학창시절 손에 묻은 볼펜 똥 만큼이나 새카매진 깜지노트를 과제로 제출하며 공부란 무조건 외우는것 이라는 습관에 길들여진 내게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 말고 '언어의 유희'를 즐겨보라 넌지시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원래 자신의 민족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나

존재하지 않는 감정, 알지 못하는 시각을

다른 언어집단에게서 배우는 일입니다.

...........

자신이 태어나서 계속

그곳에 갇혀 있었던

'민족 사상'의 감옥에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로 부터 느껴본 적 없는 감촉의

'바람'이 들어오는

그런 생성적生成的인 경험 입니다.

외국어 공부라는 것은

그 '한 줄기 산들바람'을 경험하기 위한

것 입니다.'p143  '우치다 다쓰루

<시가지의 문체론 중에서>

 

 

모국어와 외국어를 조목조목 비유하며 한 걸음씩 전진하는 미치코는 작은 걸음에 조급해하지 말고 또 잘 모르는 부분을 이해한척 넘어가지 말고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을 즐겨보라는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것만 같았다. 학창 시절에 다급했던 공부가 더이상 필요치 않은 나이이기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즐기며 해보라 권유하는 마스다 미리의 책은 '영어 입문서'라기 보다 '언어학 입문서'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역시~역시~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시간일 수도 있고 2016년의 연말이 되면 나는 다시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 머리를 쥐어 뜯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스다 미리의 권유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내딛는 작은 걸음으로 계획해볼 생각이다. 마음이 힘들고 공허해질때 다시 이 책을 펼쳐들어 마스다 미리의 다독이는 손길을 느끼게 된다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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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5-12-2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화이팅요!!! ^ ^

해피북 2015-12-29 09: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달팽이개미님도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것들 이뤄나가시길 바랄께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살리미 2015-12-28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해 다짐하지만 잘 안되는 것들이 있어요. 이젠 창피해서 계획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은데.. 매해 `그래도 또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것들요 ㅎㅎ
저도 한때는 영어공부가 목표였던 때도 있었고, 중국어를 배워보겠다 한 적도 있었는데 늘 그렇듯 다 흐지부지 되었죠.
그리고 새해에 절대 빠지지 않는 목표 다이어트!!! ㅋㅋㅋ
아... 진짜.... 다이어트는 제발 좀 성공 한번 해보고 싶은데 운동 보다는 앉아서 책보는게 좋고 저녁에 술마시러 나오라는 유혹은 절대로 거절을 못하는 성격때문에 매번 요요의 늪에 빠지지요 ㅠㅠ
저는 이모양이지만 ㅋ 해피북님 새해다짐은 꼭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해피북 2015-12-29 09:32   좋아요 0 | URL
크헉. 이렇게 격하게 공감이 되는 댓글 너무 좋아요 ㅎ 저두 이번에 살이 3k나 쪄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다이어트 하려고 밥을 적게 먹으면 또 배가고파져서 자꾸 뭘 먹게되고요 ㅋㅋ또 술은 월메나 좋아하는지 잘마시지 못해도 넙죽 받아먹곤한답니다. 어휴..내년에 다이어트 성공할 수 있을까요? ㅋ 함께 힘내보아요 ^~^

2015-12-28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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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9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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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책은 읽으면 느끼게된다. 영화로 보면 실망하게 될 거라고. 디테일한 표정과 말투,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네자매 캐릭터들의 쫀쫀함을 영화로는 깊이 담아 낼 수 없을거라고. 각양각색의 젤리처럼 저마다의 색깔을 갖은 네자매의 스토리를 계속 들여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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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2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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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24 20:10   좋아요 0 | URL
ㅎㅎ 어제 오로라님 덕분에 이 시리즈 다보면 영화도 보려고요. 달팽이개미님이 전에 고레에다 감독님 작품도 소개해주셨는데 고 작품들도 얼렁보고요 ㅎㅎ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12-2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가 너무 좋아서 영화를 안 보기로 맘 먹은 작품이에요~

해피북 2015-12-24 20:09   좋아요 0 | URL
ㅎㅎ오로라님 덕분에 지금행복하자님도 마음이 살짝 바뀌지 않으셨을지요 ㅋㅂㅋ.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행복하고 즐거움 가득한 시간 보내세요^~^

살리미 2015-12-2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는 고레에다 감독을 믿어보려고요. 이 작품을 읽으며 왜 고레에다 감독이 이걸 영화화 하고 싶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상영관이 많이 없어서 내일 머~~얼리까지 보러갑니다.ㅎㅎ
이 시리즈 끝나지않고 계속 됐으면 좋겠어요.

해피북 2015-12-24 20:07   좋아요 0 | URL
ㅎㅎ 오로라님 덕분에 이 시리즈 다 읽으면 영화보면서 만끽하려고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5-12-2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되시고요,
가족과 함께 편안한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북 2015-12-24 20:07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5-12-2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해피북 2015-12-27 14:3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은 감기 좀 좋아지셨을까요? 오늘 바람은 차긴 한데 무지 춥진 않은것 같아요. 주말 남은 시간 동안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2015-12-26 2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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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1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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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6 2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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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14: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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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0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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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14: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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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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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블로그나 sns상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그럴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친구에겐 `여우` 아저씨가 반가울 것같다. 작가가 된 여우 아저씨가 이야기 도둑을 잡는 과정을 통해 글쓰는 재미를 알려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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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12-17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ㅎㅎ
정말 너무 추운 날이에요.ㅠㅠ
저녁 맛 나게 드시고 따뜻한 저녁 되세요 *^^*

해피북 2015-12-17 21: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너무 추우니까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ㅎ
후애님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5-12-1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먹는 여우부터 읽어보고 싶어져요 ㅎㅎ

해피북 2015-12-18 18:2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쵸? 저도 `책먹는 여우`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읽었던 책인지 이야기만 알고있는지 너무 헷갈리더라고요 ㅋㅂㅋ~~

살리미 2015-12-1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책먹는 여우 이야기까지는 들려준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의 이야기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여우 아저씨의 조언을 들으면 글쓰기가 좀 쉬워질까요?? ㅎㅎ

해피북 2015-12-18 18:30   좋아요 0 | URL
요 두번째 책이 14년만에 나왔다던데 그 세월이 짐작이되네요 ㅎ 여우아저씨가 글쓰려고 모아놓은 글감들(낡은 우선이나 돌등)이 모두 사라지거든요 ㅋ 그러니까 글이라는게 그냥 쓸 수 없고 재료를 수집해서 쓰는 과정이다는걸 느낄 수 있는 책 같더라고요.아이들에게 조금 도움되겠죠? ㅋㅂㅋ

서니데이 2015-12-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의 서재는 꽃피는 봄이네요. 요즘 날이 추워서그런지, 환해서 참 좋아요.
해피북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해피북 2015-12-20 19:28   좋아요 1 | URL
오옷~~ 서니데이님은 서재로 들어오시는군요^^ 책장 사진이나 책이 쌓여있는 사진이나 책방 사진을 올려보고 싶은데 아직 못구해서 말이죠 ㅎㅎ 늘 아쉽습니다. 어제는 날이 화창해서 좋았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우중충하고 쌀쌀했던거 같아요. 일요일 저녁 시간이 얼마 안남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15-12-27 0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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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14: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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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습관의 힘 - 하루 5분 나를 성장시키는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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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의 메모, 나의 기록들을 점검하다.

 

신문과 책을 좋아하게 되고 꾸준히 읽게 되면서, 메모는 어느새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칼럼을 모은다거나, 좋은 문장을 기록하거나 꼭 가고 싶은 여행에 대한 정보, 알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을 꾸준히 메모와 스크랩으로 채워 나갔다.

 

 

<그동안 메모와 스크랩한 노트와 스케치북>

 

그런데 매번 한 권의 노트가 마무리 될 때마다 뿌듯함보다 의문이 쌓여만 갔다. 처음 노트를 쓰던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각에는 변화도 없고, 서재에 정리하기 위해 들어 왔지만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시간만 축내다

 말아버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억울 한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메모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 했음에도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니 그동안의 시간이 허송세월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마음에서 찾아 읽게 된 <메모 습관의 힘>은 단번에 내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 주었다.

 

 

' 어떻게 하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만 따로 복사하고 링제본을 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따로 보관해두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책을 읽고 나중에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독서노트를 쓰면서 책 읽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노트에 옮겨 적고, 거기에 내 생각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과의 만남이 바뀌었다.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이다'p34

 

내 노트를 펼쳐 훑어보면 온통 작가의 이야기만 가득했다. 일방통행만 하느라 그동안의 내 생각들이 풍성하거나 풍부해질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마인드 와칭(Mind Watching) : 내 마음의 방향이 향하는 곳.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을수록 불만이 커져 갔다던 저자는 메모 리딩을 시작하고 맞게 된 변화를 통해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중 메모가 서로 충돌과 융합을 거쳐 아이디어가 생성되고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적인데,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발전시킨 변화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과 사례들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메모는 글씨로만 기록되지 않는다. 그림, 도표, 기호등을 활용하였다.>

 

메모의 장점을 살펴보면 쓰면 더 오래 기억되는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 뿐만 아니라 생각이 발전을 통해 성숙해지고 정리가 되면서 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가 완전히 자리 잡는다는 것, 또 노트의 생각들이 예기치 못하게 충돌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으로 창출 된다는 점, 그렇게 탄생된 글을 통해 마음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저자는 이를 '마인드 와칭(Mind Watching)'이라 명칭하며, '마인드 와칭'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살펴봤을 때 그동안 내가 기록했던 메모에는 '정리'가 없었다. 그저 기록했다는 뿌듯함에 빠져 다시 들여다보며 정리할 생각을 갖지 못 했다. 또 메모를 하기 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메모할 것이며 메모한 내용을 충돌 시키기 위한 질문들이 무엇이 있을지, 또한 메모를 통해 내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는 과정이 요한 일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므로 메모는 생각을 끝내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생각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선인 셈이다.

 

 

' 메모 리딩할 때는 책의 중요한 부분을 저장해 두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록 하는 것이 메모리딩의 목적이다'p163

 

★창의성을 부르는 메모 활용법★

선언(의도) → 수집→충돌→포착→ 완성 p120

 

메모는 천재의 기억보다 강하다

 

오랫동안 메모를 하게 되면 늘어나는 양 때문에 난감한 일이 생기곤 한다. 꼼꼼하게 기록해 두고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때 저자는 엑셀을 활용하여 정리해 둔다고 한다. 그런데 엑셀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노트 표지에 기록한 내용을 순서대로 적어놓는 것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책에서는 '포켓'이나 '에버노트' 앱을 활용하여 메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책에서 소개되지 않았지만  '네이버 메모장'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앱이라 추천하고 싶다.

 

정민 교수님의 <책벌레와 메모광>을 보면, 깨알같은 메모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사례담이 많다. 특히 이덕무,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이라는 조선 후기 문인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라기 보다도 꾸준한 메모의 노력으로 결실될 수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메모는 천재의 기억보다 강하다던 말을

새삼 새겨넣을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꾸준한 메모와 기록을 점검하는 습관이야 말로 나를 성장 시키는 단단한 토양임을 느낀다.

 

 

ps.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가 메모를 통해 이룬 변화를 블로그나 페이스북의 방문객 수로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책의 전반부에 메모의 중요성과 활용법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개인적인 사례담으로 치중되고 있다는 점과 반복적인 이야기가 거듭되고 있다는 점,  메모를 통해 어떻게 질문을 확장 시켜나갈 것인지, 또 온라인상으로 얻은 지식의 출처나 정확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을 조금 더 해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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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5-12-17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적으면서 내것이 되는것같은 착각!! 그 마음이 문제에요!! ㅎㅎ 체계적인 후작업이 따라야하는것을..좋은 습관의 힘!을 되뇌어보게 되는 리뷰였어요 ^^

해피북 2015-12-18 18:33   좋아요 0 | URL
요근래에 계속 생각하게 되고 느끼게 되는건데요. 무엇보다 책도 재독이 중요하고 메모도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걸 크게 느끼게 된거 같아요 ^~^

단발머리 2015-12-18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1인입니다.
제일 난감한 게 메모한 노트를 다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구요.
또 하나는 필요할 때는 그 메모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저자가 말한 내용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록하는 것이라면, 더 수고가 필요하겠지만,
더 요긴한 자료가 될것 같기는 해요. 앞으로는 그렇게 한 번 해볼려고요.
저 같은 경우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거나, 아니면 페이지만 적어놓는
단순, 무식 메모가 대부분이구요. 내 생각을 적는 메모는 상대적으로 적었거든요.

해피북님 스크랩북... 양식 같아서 든든하시겠어요.
속내용도.... 보고 싶어요. ㅎㅎㅎㅎ

해피북 2015-12-18 18:3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걸요 ㅋㅋ 이불위에서 읽다가 일어나기 귀찮으면 노트 집어다 쪽수만 적어놔 버리기도 하고요. 또 메모 어디에 했는지 찾기 일쑤고요 ㅋㅂㅋ 저도 앞으로 변화를 많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영양가 없는 메모만해서 크게 든든하진 않아요ㅠㅠ 그렇지만 속 내용이 궁금하시다니 사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ㅂㅋ~~

살리미 2015-12-1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메모 리딩은 책의 중요한 부분을 저장해 두는 게 아니라 저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록 하는 것` 이란 부분을 간과한 것 같네요. 보다 적극적으로 저자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독서를 해야겠어요.
무엇보다 메모하며 책읽기가 확실히 독서에 집중하기도 쉽고 저자의 생각을 요약해보기도 쉬운 방법인 것 같긴 해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요.
내년엔 독서 권수가 많이 줄더라도 저자와 생각을 많이 교류하는 단단한 독서를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네요.

해피북 2015-12-20 19:31   좋아요 0 | URL
저도 저도 격한 공감을 하게됩니다. 늘 좋은 문구 발췌용으로 사용했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콕 박히더라고요. 저도 내년에는 넓은 독서보다 깊고 단단한 독서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함께해요~~ 오로라님 ㅋ

Dennis Kim 2017-03-30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책보다 내 생각을 적은 메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 책의 내용을살펴보려고 하는 것이구요.

해피북 2017-03-30 20:3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메모의 중요성을 다시금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하구요 즐거운 독서시간 되시길 바래요^~^
 
혼자 편지 쓰는 시간 -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배달된 손으로 쓴 편지
니나 상코비치 지음, 박유신 옮김 / 북인더갭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전작 <혼자 책 읽는 시간>의 니나 상코비치가 시크함이 매력적이였다면, 이 책은 마치 다른 사람을 만난 듯 착각 들 정도로 깍듯해보인다.생소함이 느껴지는 책이랄까. 더욱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이의 편지를 소개해서 더 낯설게 느껴지는지도.. 니나상코비치의 팬으로써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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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5-12-1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책 읽는 시간>이 좋아서 기대했었는데요...쩝.. 같은 저자의 책에서 다른 사람을 만난것 같은 느낌이 들면 정말 왠지 모르게 아쉬워요 ㅠㅠ

2015-12-16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5-12-1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피북 님의 코멘트로 갈음할래요~^^

해피북 2015-12-16 14:12   좋아요 0 | URL
꺅~양철나무꾼님 ㅎㅎㅎ
제 판단이 제발 옳았기를.... 살며시... 살포시..바래봅니다 오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