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5년, 결혼 6년차 도합 11년이란 세월을 지내다보니, 이젠 선물이라는건 별 감흥이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런고로 다가오는 생일이 되면 뭘 해야하나 싶은 마음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콩지님의 책을 보며 케잌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케잌이라고 휘황찬란한 것은 아니고 아주 간단하게 만들어볼 속셈으로 저번에 카페에서 먹었던 블루베리 치즈케잌을 본떠서 케잌에 생크림 발라서 블루베리 잼을 만들어 얹어볼 속셈과 쿠키를 굽고, 훈제오리 볶음을 곁들여 맥주 한잔하면 딱 좋겠다 싶어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하는 마음으로 생일 전날 저녁 실행에 돌입했다.
그런데 생크림을 반죽할 핸드믹서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는데 도착을 하지 않았다는 ㅜㅜ 어쩔 수 없이 도깨비 방망이로 생크림을 만들기로 하고 시간이 없는 관계로(진짜 진짜??) 핫케잌 가루를 이용해 빵을 만들기로 했다.

핫케잌 가루 250g 에 우유 200L와 계란 1개 와 원두커피를 넣어 섞어 주고 식용류를 미리 발라둔 전기 밥통에 부어 찜기능으로 1시간 해주면 요런 빵이 완성!!
완성된 빵에 발라줄 생크림은 도깨비 방망이의 거품날을 장착해서 긴 통에 붓고 만드는데 다른 이웃님들은 정말 잘 만들어진다고 하던 생크림이 나는 버벅거리고 잘 되지 않았다. 도깨비 방망이를 들어보니 있어야할 거품날은 이미 없어진 상태! 어랏. 어디로 갔나 생크림을 저어보니 아래쪽에 박혀있고 긴 통에 넣었던 탓에 손에 묻어난 생크림과 내 손길을 닿는 모든 물건은 생크림의 흔적으로 미끌미끌 끈적끈적.(아오.. ㅜㅅㅜ)
우여곡절 끝에 완성시킨 생크림은 생크림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되지만, 이미 신랑이 퇴근하기 직전인지라 부랴부랴 빵에 발라보는데 아.뿔.싸!! 채 식지 않은 빵은 생크림을 녹여버리고 말았으니 시간 계산을 하지 않았던 무지함 탓이요. 다 내탓이요~~


그사이 책을 참고하며 만들어 보는 쿠키.


'오트밀' 쿠키를 참고하여 집에 있는 여러 견과류를 넣고 쿠키를 만들기로 했다.
준비물 : 박력분 100g, 버터 60g, 설탕 80g ,베이킹 파우더 1/2t , 소금 1/4t. 계란 1개
그리고 집에있던 건포도, 크라운베리, 땅콩, 아몬드, 호두
(책에는 오트밀 2컵, 아몬드 1컵, 건포드 1/3컵 이라고 됨)





실온에서 미리 녹여놓은 버터와 설탕 소금을 넣고 섞어 준 후 계란을 넣어 마져 섞어 주고 박력분,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칼질을 하듯 반죽을 잘라가며 섞어주고 가루가 완전히 섞이기 전에 견과류를 넣어 섞어준 후 위생비닐을 깔아 반죽을 가볍게 뭉치후 칼로 나눠 떼어내기 좋게 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나는 너무 질퍽거려서 밀가루를 조금 더 넣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설탕이 없어 꿀을 넣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싶어 밀가루를 조금 더 넣었다. ( 그런데 두번째 땅콩 쿠키를 만들때도 박력분 100g은 너무 질퍽거린다. 그래서 50g정도 더 섞어 사용했다)
이후 후라이팬이나 오븐에 넣어 알맞게 구워주면 된다.

블루베리 쨈은 냉동 블루베리를 냄비에 넣고 설탕을 블루베리의 1/2 정도 넣고 졸이듯 끓여주면 되는데, 이날 설탕이 떨어져서 꿀을 넣었던게 화근이 되어 후에 너무 딱딱하게 굳게 되었다는 슬픈 일화가 ( 시간은 촉박하고 되는 일은 없고 ㅜㅅㅜ)
이리하여 얼렁뚱땅 완성된 케잌과 쿠키. 엄청나게 질척거리는 생크림을 바르고 그것보다 더 질척대는 블루베리 잼을 얹어서 무늬만 케이크완성!!

초가 없어서 예전에 사용했던 '22'라는 숫자를 꼽았다. 내 생일에 신랑이 가져온 초.
왠 22야? 라고 물으니 우리가 처음 만나 나이라는 이야기에 제사상 차릴뻔 했다는.
우리는 25살에 만났는데 말이지. 누굴 말하는건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라나 뭐라나.
(하하하하,,,웃는게 웃는게 아님 +ㅡ+)
무튼 얼렁뚱땅 완성된 쿠키도 옆에 두고 후딱 만들어낸 오리훈제 볶음도 곁들이고 보니 신랑이 좋아하는 호가든 맥주가 생각나 올려봤다. 케잌은 의외로 빵이 쫀득거려 맛있었는데 원두커피를 넣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쿠키는 설탕이 없어 꿀을 한국자 넣었는데도 단맛이 없어 쿠키는 원래 단게 아니야? 이렇게 짠거야? 라고 핀잔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다시 도전해본 땅콩 쿠키. 재료에 아몬드, 땅콩만 넣었을뿐 다른 부분은 같다.
그런데 이번엔 반죽을 김밥말때 쓰는 발로 동그랗게 말아서 냉동실에 1시간 넣은 뒤 잘라서 사용했다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 바나나 아님!!

역시 모양이 잡힌 반죽이라서 자르기도 쉽고 올리기도 간편해 좋았다. 다음번에도 살짝 냉동시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설탕을 제대로 넣어 했더니 맛있다는 칭찬(?)을 받아 시원한 아이스 커피도 만들어 간식으로 내주게 됨. 역시 칭찬의 힘이란!! 고로 앞으로의 책을 통한 요리활동은 계속된다 쭈욱~~~~~~~~~!!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