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들이 그에게서 기대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이 부정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원래의 자아가 가짜 자아의손에 완전히 질식당한다. 꿈에서, 상상에서, 취한 상태에서 원래의 자 아가 살짝 나타나기도 한다. 오랫동안 억눌렀던 감정이나 생각이 나타나는 것이다. 때로 그것들은 그가 겁이 나거나 부끄러워 억압해 버렸던 나쁜 것들이기도 하지만, 비웃음을 받거나 비난받을지 모른다 는 두려움 때문에 억압해 버렸던, 그가 가진 최고의 것일 때도 많다.

청년은 아버지에 대한 강한 분노의 감정을 발견했고, 의사로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감정이 그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무력감의 일부에불과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의식의 표면에서는 삶을 자기 계획대로 꾸려간다고 믿었지만 더 깊은 곳에서 그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체념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느낀 것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수 없다고 확신했으며, 남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에 맞추어 행동할 수밖에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결코 의사가 되고 싶지않았고, 재능 부족이라 여겼던 것도 실은 수동적 저항의 표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상상을 더 이상진행시키지 않았고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매번 억지로 억압했다.

그리고 예전보다 더명확하게 자신이 결코 좋은 의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긴 뭐,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못 하는 걸요." 그는 자신 의 분노와 이 말에 스스로 깜짝 놀랐다. 지금껏 한 번도 정신분석 작 업이나 담당 의사에게 거부감을 느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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