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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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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편이 회사에서 받았다며 책을 한 권 가져 왔다. 제목을 보자마자 그렇고 그런 협상 관련 책이 또 나왔나보다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남편과 같은 회사를 다녔기에 협상 관련 책과 교육을 익히 접해 왔던 터다. 딱히 업무가 협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는 않았지만 사람 사는 일에 협상이 필요치 않은 순간은 없기에, 또한 직원 교육에도 그 때 그 때의 트렌드가 있어서 한 동안 전 직원이 협상 관련 교육을 받고 책도 몇 권 읽었지만 늘 그 때뿐이었고, 딱히 기억에 남는 협상 스킬도 없었다. 그 때 읽었던 책이 '협상의 전략', '변호사처럼 설득하라', '설득의 심리학' 등등 이었던 것 같다. 제목에서도 확 티가 나듯이 협상의 키워드가 상대를 내 뜻대로 설득하는 것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이 좀 달랐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니... 게다가 부제는 '13년 연속 와튼 스쿨 최고의 인기 강의(왜 세계 최고 MBA에서 가장 비싼 강의가 될 수밖에 없는가?)'였다. 제목이 좀 끌렸다. 이 책을 다 읽고나도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 같은 의심이 마구 들었지만 그래도 읽어 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아니라서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난 직후 재밌는 일이 하나 생겼다.


마침,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 나는 데스크탑 PC 한 대와 작은 노트북 한 대를 샀다. 공교롭게도 같은 회사의 제품이었고, 며칠의 차이를 두고 같은 곳에서 구입하게 됐다. 저자는 협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백화점에서조차도 항상 물건 값을 흥정하라고 말했지만 거기까진 엄두가 안 나도 동네 양판점의 전자 제품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 협상을 시도했고 나름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해도 시도했을 테고, 결과 또한 책으로부터 얻은 스킬로 인한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인 듯 싶다.


재미있는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데스크탑 PC를 구입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CD-ROM 드라이브의 덮개 부분이 망가져버린 것이다. 아이가 건드린 것도 아니고 남편이 조심스럽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열어 보려다 생긴 일이었다. 우리가 구입한 PC는 매장 진열 상품이었지만 약 3개월 정도 진열했던 상품이고 전원조차 연결한 적 없는 새 제품이라는 말에 저렴하게 구입했던 것인데, 망가지고 보니 황당했고 기분이 나빴다. 우리는 일단 판매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판매 직원은 1년간은 무상 수리가 가능하니 진열 상품을 구입했다는 말은 하지 말고 제조 회사에 A/S를 신청하라고 조언해 줬다. 나는 직원의 말대로 A/S를 신청했고 바로 수리 기사가 집에 왔다. 그런데 수리 기사는 제조 과정에서 생긴 불량이 아닌 취급 부주의로 생긴 파손이라며 무상 수리를 거부했다. 수리 기사의 말은 마치 우리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렸고 남편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우선 남편에게 수리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지 않도록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침착하게 매장 판매 직원과 통화를 했고, 판매 직원은 수리 기사와 다시 통화를 한 후, 내게 매장 측에서 수리비를 부담할 테니 수리를 받으라고 전해 왔다. 나는 수리 기사에게 수리를 요청했고 수리 기사는 지금 당장은 부품이 없으니 며칠 후 다시 와서 수리를 하겠다고 했다. 나는 수리 기사에게 수리비가 정확히 얼마가 나오는지 물어 보았다. 수리 기사는 출장비와, 수리비, 재료비 등등 합쳐서 약 4만원이 나올 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나는 다시 수리 기사에게 내가 처한 상황을 진심을 담아 전달해 보기로 했다. 우선 나는 수리비를 부담하지 않게 되어 괜찮지만, 수리 기사도 알다시피 내가 산 PC는 가장 저렴한 제품인데 거기서 다시 수리비를 판매 직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내 마음이 편치 않다. 매장측에서 부담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좀 마음이 덜 무겁지만 혹여 판매 직원이 자비로 부담하는 것이라면 더욱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수리비를 청구하더라도 가급적 최소한의 비용만 청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나의 솔직한 얘기에 수리 기사는 판매 직원의 연락처를 물어 봤고 추후 통화를 해 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수리 기사가 가방을 정리하고 떠나려 할 때 나는 마침 점심 시간이니 점심 식사 후 드시라며 캔 커피를 하나 건넸다. 수리 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음에 올 때 제품 사용과 관련하여 궁금한 게 있으면 적어뒀다가 물어 보면 알려주겠다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수리 기사가 다시 왔고 제품은 완벽하게 수리가 됐다. 수리비는 어떻게 되었냐고?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덤으로 새로 산 노트북과 PC 사용에 유용한 많은 정보를 한아름 선사해 주고 떠났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그리고 내가 수리 기사와 협상이라는 걸 하지 않았다고 해도, 수리비는 청구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나는 이 책을 읽고 그 결과로 협상이라는 걸 시도해 보려는 용기를 냈고, 내가 원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얻어 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고 난 지금도 나는 이 책 한 권으로 나의 협상 스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을 완벽히 마스터하고자 한다면,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를 직접 듣고, 모의 협상 스킬 훈련 워크샵에 참여하여 조언을 받고, 또한 실생활에서도 항상 협상 전략을 염두에 두고 생활화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읽으나 마나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책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열두 가지 협상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1. 목표에 집중하라.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3. 감정에 신경 써라.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8.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9.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11. 차이를 인정하라.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이 외에도 세부적인 협상 스킬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협상 전략 열두 가지는 위와 같다. 그러나 책 한 권을 읽고 위의 열두 가지 협상 전략을 활용한다는 것은 웬만한 실천형 독서가가 아니라면 어렵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 협상 전략에 주목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목표에 집중하라'와 '감정에 신경 써라'였다.


대개 협상을 하다 보면 목표를 잊고 부수적인 것들에 쓸데 없는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붓기가 쉽다. 또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대응해야만 목표에 집중할 수가 있다. 또한 협상이라는 건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는 일에 감정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 '나'의 감정이 아닌 '상대방'의 감정에 신경쓰고 적절히 상대방에게 감정적 지불을 하면 상대 역시 사람인지라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었다.


이 외에도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 것과, 협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닌 상대와 나 모두 윈윈할 수 있어야 하며, 점진적으로 접근할 것과, 상대방에게 영향을 끼치는 제3자를 주목하고,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할 것 등은 꼭 협상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여러 갈등 관계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협상법이기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협상'은 어느 한 쪽으로 반드시 기울어져야만 하는 '저울'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이득을 보면 상대는 반드시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처럼 말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협상'은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함으로써 서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균형잡힌 '시소'와 같다. 몸무게가 크게 차이 나는 나와 내 아이도 사이 좋게 탈 수 있는 시소처럼 말이다. 내가 다른 어떤 책 보다도 저자의 책을 높이 사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나의 시각을 변화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협상이라는 것을 기계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으로 다루지 않고, 이성과 감정이 공존하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오가는,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그 어떤 것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원하는 것을 평화적으로 얻기를, 특히 전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 각지의 많은 분쟁 지역에 있는 지도자들이, 이 책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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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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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게 되리라
나는 읽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책벌레의 영혼을 요약하면 이렇게 되리라
나는 구성되어 있다. 지금껏 읽어 온 책으로.

-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이권우 지음, 그린비에서 발췌


이 책은 도서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어느 책벌레의 책읽기에 관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왜 읽어야 하는가'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는데 그중에서 나는 다음의 글귀가 나의 책 읽는 이유인 것 같아 발췌해 본다.


"무엇이 우리를 책 읽게 만들까.
나는 간절함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
지금 이곳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기.
끊임없이 성찰하여 참 사람 되기.
그렇다.
변화와 성장에 대한 열망이 있기에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죽도록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나는 이 책에서 다음의 세 가지에 주목했다.
첫째는 독서법이다.
저자는 천천히, 깊이, 겹쳐 읽기를 권하고 있다.
천천히, 느리게 읽기는 생각하고 상상하고 비판하며 읽는 것을 말한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속독법을 배우고 싶었던 나의 책 읽기를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다.


깊이 읽기는 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내는 전작 읽기나,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책을 폭넓게 읽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의 예를 들며 3년이라는 시한을 정해 전작 읽기를 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어느 책에선가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 역시 한 가지 주제를 정해 3~4년 동안 깊이있게 공부한 후 새로운 주제를 정해 또 3~4년씩 60년 넘게 공부해 오고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알고 있지만 말고 실천을 해 봐야겠다.
사실 독서법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전작주의에 대한 소개는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나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역사, 그 중에서도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좋아해서 전작 읽기를 도전 중에 있다.
국내에 번역, 출판된 책들 중 서너권을 빼고는 거의 다 읽고 나니 확실히 작가의 세계관과 그녀가 소개한 고대 로마와 중세 지중해 세계의 역사에 대해 나름 깊이가 생긴 듯도 하다.


겹쳐 읽기는 같은 주제를 다루었는데 주장과 근거가 다른 책을 함께 읽어 보는 것이다.
저자는 서로에 비판적이거나 비슷한 주제에 대해 상반되는 견해를 펼치는 책들끼리의 싸움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천히 읽으면서 깊이 있게, 겹쳐 읽으려면 도대체 이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어 한숨부터 나온다.
그러기에 죽는 날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 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독후감 쓰기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부모로부터 '책과 영화는 동격'이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고 아들도 똑같이 가르쳤다고 한다.
영화 감독 프랑소와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단계는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영화에 관한 평을 쓰는 것이고, 세번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 라고 말했다.
즉, 책을 사랑한다면 반복해서 읽고, 독후감을 쓰고, 나아가서는 직접 책을 써 봐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읽어야 할 책이 쌓여 있는데 책을 두 번 이상 읽는다는 게 쉽지 않아 언젠가부터 손바닥만한 작은 노트에 한 두 페이지 정도 독후감 비슷한 것을 쓰고 있다.
어떤 건 내용 요약 정도, 어떤 건 빌려온 책이라 밑줄 그을 수 없어 옮겨 적은 내용, 어떤 건 나만의 느낌 등 다양하게 끄적거리고 있는데,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면서 쓰는 데 꽤 애를 먹고 있어 가끔은 독후감 쓰기가 귀찮아 책읽기를 더디하기도 한다.
그래도 독후감이란 걸 쓰려면 읽을 때도 좀 더 집중해서 읽게 되고, 읽고 나서도 한 번더 목차부터 쭉 훑어 보며 되새김질하는 과정을 갖게 되고, 단순히 책만 읽어 제끼는 게 아니라 뭔가 내 속에 알맹이가 남는 것 같은 느낌도 갖게 된다.
저자는 독후감 쓰기야말로 자신과 저자의 내면적 만남이요, 읽는 이를 책의 주인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나의 독후감 쓰기가 헛되지는 않았다는 위로를 받으며 지난 번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을 읽고 '읽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할 권리'를 행사하느라 독후감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해 본다.
그러나 굳이 변명해 본다면 책읽기가 단순히 읽는 것으로 그친다면 이는 변화와 성장의 독서가 아니라 단순한 즐길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는 중이기에 읽고 실천하는 독서를 실행중이라면 나름 변명이 될까?^^
그래서 이 독후감 역시 저자가 소개한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루비박스, 2005)"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방법(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세 개의 열쇳말로 압축, 정리해 보기)으로 쓰고 있다.


마지막 열쇳말은 창조하는 독자 되기다.
남편도 나도 학창 시절엔 기회가 많지 않아 별 어려움을 못 느낀 것 같은데, 막상 회사에 들어가 보니 남 앞에 서서 말하는 것의 어려움이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그런 자리는 더 많아졌고 여전히 회사를 다니는 남편은 아이만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꼭 스피치 학원에 보내라고 벌써부터 신신당부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우리가 글을 못 쓰고 발표나 토론을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는 게 없어서란다.
뿌리 깊은 나무를 키우기보다 당장 열매 많이 맺는 나무로 키우려는 욕심을 버리고 읽기로 돌아가란다.


표현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쓰기 위한 읽기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읽고 토론하고 쓰는 과정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문학, 인문, 자연,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라내서 읽고 토론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쓰여진 글을 첨삭하고 그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교육 과정 속에서 가능할지, 또한 가정에서조차 부모의 능력 범위를 벗어난 교육 내용인 듯 하여 한숨부터 나오지만 분명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임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왜 읽을까?
결국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표현능력은 어떻게 키워지는가.
사고능력에 맞닿아 있지 않다면, 지속가능한 표현능력이 배양되지 않는 법이다.
그렇다면 가르치는 벽을 허물어 가로지르도록 해야 하고,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왜 가르치는가?
가르치는 사람이 품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해서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오늘 우리 사회에 다양하게 펼쳐지는 가치관과 세계관을 고루 알아보게 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해 그 무엇을 선택하도록 돕는 일이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선택할 때 논리적인 검토를 거치게 하는 것이고, 그 선택이 서로 다르더라도 상대방을 존중하게 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전달해야 하는 앞선 세대의 가치나 경험은 어떻게 전달해야 하느냐고?
그 가치관에 따라 제대로 살면 다음 세대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할 리 없다.
그래서 가르치는 게 어려운 법이다.
알고 있어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걸맞게 살아갈 때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소비하는 독자에서 창조하는 독자로,
쓰기 위한 읽기 교육이 필요하다면,
나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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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좋아서 - 보통엄마가 만든 행복한 그림책 로드맵 그림책이 좋아서
제님 지음 / 헤르츠나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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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냥,
그 아이가 좋았습니다.
바라볼 때마다 벅차올랐죠.
그렇게나,
사랑하는 아이를
험난한 사교육의 파도 속에
떠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산수도, 영어도, 한글도, 그림도
억지로 가르치기 싫었어요.
그래도,
경쟁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그림책이라고 믿었습니다.
도서관이라 여겼습니다.
감성을 깨우고,
상상력을 키우고,
공감력을 높이고,
독서의 힘을 기르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냥 우리는
그림책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그림책을 통해서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그저,
그림책이 좋아서!
그림책이 좋아서!

- 그림책이 좋아서 서문에서 발췌


얼마 전 도서관에 갔다가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독서 지도 선생님들께서 소개해 주시는 그림책들을 보며,
그림책에 푹 빠지고 싶은 맘 가득했는데, 그런 맘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한 거죠.^^


저자는 자칭 평범한, 그러나 제 눈엔 비범한, 엄마입니다.
아이가 네 살 무렵부터 약 일곱 해 동안 도서관엘 다녔답니다.
남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때도 도서관에 다녔다네요.
그렇게 일주일에 평균 50권, 지금껏 읽은 책은 약 1만권 가량 된다네요.
그래서 아이가 영재가 됐다는 얘긴 아닙니다.^^
그동안, 아이도 엄마도 많이 행복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것만 같아 보입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이야기로,
그림책 읽어주기와 도서관 다니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머지 2~4장은 주제별, 작가별, 장르별 그림책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 백 권의 그림책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리고 찾아 보고 싶은 그림책 작가들도 아울러 소개받았습니다.
이제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함께 행복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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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도로시 버틀러 지음, 김중철 옮김 / 보림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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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2월 18일 새벽 2시 40분, 미국의 어느 한 가정에 쿠슐라 요먼이라는 아이가 태어났다. 태어날 당시 드러난 결함은 새끼 손가락이 하나씩 더 달렸다는 것뿐이었지만, 태어난 직후부터 아이는 뇌혈종으로 인한 심한 황달에 시달렸으며, 먹는 것도 심지어 숨쉬기조차 힘들어했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아이는 시각과 청각도 의심스러웠으며 생후 2개월부터는 이따금 발작성 경련을 일으켰고, 심장에 난 조그만 구멍으로 인한 천식과 습진성 발진, 신장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팔까지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 의료진들은 드러내 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정신지체를 의심했다.


당시 쿠슐라의 엄마는 스무 살, 아빠는 스물한 살이었다. 어린 대학생 부부는 도서관에서 장애아에 관한 책을 빌려와 다가올 일에 준비를 했다. 정상아들과는 달리 쿠슐라는 밤낮으로 깨어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밤낮으로 울어대는 아이를 품에 안고 기나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엄마는 생후 4개월부터 쿠슐라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기 시작했다. 다행히 엄마는 낮이든 밤이든 늘 책을 읽어 주는 가정에서 자랐으며, 남편은 물론, 친정 식구들 및 많은 친척들의 도움으로 버텨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은 교육학을 전공한 쿠슐라의 외할머니인 도로시 버틀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발달 장애가 있는 외손녀 쿠슐라에게 부모의 책 읽어주기가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태어나서 3년 9개월까지 추적 관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돌 무렵 아이가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의료진들로부터 받았으나 부모의 끈질긴 노력과 사랑이 아이를 어느 정도까지 회복시킬 수 있는지,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환경 중에서 부모의 책 읽어 주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상아든 장애아든 자녀를 둔 부모라면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쿠슐라가 책 속에서 많은 친구를 만났다는 것이다. 쿠슐라가 고통과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책 속의 등장인물과 따뜻함과 멋진 색채가 쿠슐라 옆에 있었다. 혼자 힘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는 쿠슐라에게 세상을 보여 주려고 애쓰고, 쿠슐라를 사랑했던 어른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쿠슐라만이 아는 어둡고 외로운 곳으로 함께 가 준 것은 책 속 등장인물들뿐이었는지도 모른다.


1975년 8월 18일, 쿠슐라가 3년 8개월이 되었을 때 한 말에는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잘 드러나 있다. 그때 쿠슐라는 두 팔로 인형을 안고 책이 산더미같이 쌓인 소파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루비 루에게 책을 읽어 줘야 해. 그 애는 지쳤고 슬프거든. 루비 루를 품에 안고, 우유를 먹이고, 책을 읽어 주어야 해."

이러한 처방은 어떤 아이에게나 필요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든 없는 아이든.

- 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맺음말에서 발췌


지금 쿠슐라는 어떻게 지낼까?

쿠슐라는 현실 감각이 있는 아이다. 삶이 험난하고 고통스럽다는 걸 알고, 그래서 때때로 절망에 빠진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삶이 멋지고 가치 있다는 것도 알고, 어차피 살아야 한다면 삶을 잘 꾸려 가야 한다는 것도 안다. 쿠슐라 요먼, 내 손녀딸, 강한 정신과 유머 감각을 지닌 이 아이는 지금도 아주 잘 살아가고 있다.

- 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덧붙이는 말에서 발췌


새해가 밝았고 하나 밖에 없는 내 소중한 아들은 이제 8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쿠슐라와 그녀의 부모와 비교하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늦었다 싶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믿어보기로 한다. 내 아이에게도 지치고 슬플 때, 엄마 아빠가 함께 해 줄 수 없는 외로운 순간에, 아이가 읽은 그림 책 속의 피터가, 로사가, 삼신할미가, 리디아가, 돼지 삼형제가 언제나 내 아이와 함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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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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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모님은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최종 학력이 중졸과 국졸이셨지만 자수성가하셔서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삼남매를 대학까지 보내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고 가끔 TV 뉴스에 나오는, 화염병 들고 데모하는 언니, 오빠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문인지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데모는 물론이고 사회와 관련된 그 어떤 이슈에도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나의 관심사는 입시에 억눌렸던 그간의 자유를 만끽하고자 열심히 술 마시고 연애하기 바빴다. 그렇게 4년이란 시간을 허송세월하고 졸업을 앞둔 그 해 겨울, IMF가 터졌다. 그게 뭔지는 몰랐지만 내게는 악몽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장 나는 백수가 되었고 1년 만에 어렵게 얻은 첫 직장은 6개월, 계약직이었다. 그렇게 나의 사회생활이 시작되었고 IMF의 조기 졸업처럼 나의 계약직도 2년 내에 마무리되었다. 그 후 나는 안정된 직장생활을 기반으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육아를 이유로 퇴직을 하고 전업 주부로 생활한 지 7년이 지났다. 어느덧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의 아줌마가 바로 내 모습이다.


우리나라가 IMF를 조기 졸업했을 때 외신들은 IMF의 모범생이라고 추켜올려줬고 국민들은 더 이상의 어려움은 없을 거라 안심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에 이어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오포 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칠포 세대에 이르고 있다. 사회의 돌아가는 모습과는 무관하게 열심히 살아온 나의 현실만은 밝고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기를 바라지만 나 역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에 자꾸만 돈, 돈, 돈……. 이러다 돈의 노예가 되는 건 아닐까?


여기 돈의 욕망에 사로잡혀 돈의 화신, 돈의 노예가 된 로얄 패밀리와 골든 패밀리들이 있다. 로얄 패밀리가 대기업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라면 그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도록 도우면서 그들의 밥그릇에서 떨어진 밥알을 탐욕스럽게 주워 먹는 이들이 골든 패밀리들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배울 만큼 배웠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수의 엘리트 그룹이다. 그런 그들이 로얄 패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며 조성된 비자금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길들이고 불법적인 상속을 자행한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작가는 책 속에서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가. 아니다. 노예다. 국가 권력의 노예고, 재벌들의 노예다. 당신들은 이중 노예다. 그런데 정작 당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당신들의 비극이고, 절망이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식인으로서 현실의 부당함과 역사의 처절함에 대해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다면 그건 지식인일 수 없다.’며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신장시켜 나갈 수 있는 정치혁명으로서의 투표와, 경제 범죄를 저지른 기업들의 상품을 사지 않는 경제혁명으로서의 불매운동, 시민 사회 단체들의 철저한 감시와 감독 활동을 위한 국민의 자발적 후원 또는 자원 봉사’를 말하고 있다. 또한 ‘긴 인류의 역사는 증언한다. 저항하고 투쟁하지 않은 노예에게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런데 노예 중에 가장 바보 같고 한심스런 노예가 있다. 자기가 노예인 줄을 모르는 노예와, 짓밟히고 무시당하면서도 그 고통과 비참함을 모르는 노예들이다. 그 노예들이 바로 지난 40년 동안의 우리들 자신이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투표일은 놀고, 먹고, 마시는 날이라 생각하고, 입으로는 부도덕한 기업을 욕하면서도 막상 마트에 가면 덤으로 주는 상품에 손을 뻗고, 최저가 검색에만 열을 올리는 나, 각종 시민사회단체가 우리를 위해 활발히 활동해주길 바라면서도 그 어떤 실질적 도움도 주지 못하는 현실 앞에 나는 결국 돈 앞에서 자발적 복종을 하는 노예다. 돈 앞에서 효도하고, 돈 앞에서 우애 있고, 돈 앞에서 굽실거리는 노예!


우리의 부모 세대가 전후의 폐허 속에서 피땀 흘려 이룩한 경제 성장의 토대 위에서 열심히 공부한 언니, 오빠들이 화염병을 앞세운 가두투쟁의 결과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정치민주화를 가져왔다. 그 덕에 나와 내 가족이 오늘도 무사히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내가 보답해야 할 차례다. 부모님과 나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내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이제는 경제민주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다. 다행인 것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우리가 피를 흘릴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눈과 귀를 열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는 비록 힘없고 약하지만 우리 하나하나가 모여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보여주면 된다는 것이다.


소설은 골든 패밀리 강기준이 먹이를 찾아 헤매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또 다른 기업으로 반복되는 탈세와, 비자금 조성, 그리고 불법 상속을 하러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만은 어림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노예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나라의 진정한 주인으로,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를 가슴에 품고 기업의 진정한 고객으로 우뚝 서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요구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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