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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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소설은 제외했던 시기가 있었다.
독서라는 행위에서 소설을 읽는다는 건 오락의 목적이 강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만큼 소설은 흡인력이 강하기에 어려운 책과는 담 쌓게 될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추리 소설에만 빠져 다른 류의 책은 자꾸만 읽다가 포기하곤 한다.
독서 편력이 심해지면 어쩌나 우려스럽다.

그런 면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을 읽으며 다소 위안을 받았다.
그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추리 소설 작가였다면 전작 읽기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다루는 다양한 살인 사건에는 다양한 사회 문제가 얽혀있다.
이번 작품도 예외가 아니어서 학생 인권 문제와 환경 문제가 작품 속에 잘 녹여져있다.
독자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지적 유희를 느끼면서 동시에 소설 속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살인 사건 그 자체는 허구이기에 흥미롭지만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문제 제기는 일본을 넘어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결코 가벼이 넘길 수가 없다.
살인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다.
여기서도 깨어있는 학생, 교사, 시민의 연대는 필수다.

˝동급생˝의 주인공 니시하라와 그 친구들은 고교생이다.
그러나 현실 속 어떤 어른 보다도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
소설 속 사회 문제가 현실이듯 그 문제를 헤쳐나가는 주인공들도 반드시 현실에 존재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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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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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게 이런 것일까?
사건이 모두 해결되고 난 마지막의 대반전에 독자는 깊은 허를 찔린다.
이십대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데뷔작이 이 정도라니...
작가의 내공이 일찍부터 남달랐나보다.

십대 여고생들의 감수성에 공감하는 한편 살인의 동기와 그 동기를 실행해나가는 추진력은 별개일텐데 다소 과한 설정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작가는 사건 해결을 국가 공권력에 맡기지 않는다.
진실이 드러나고 범인이 밝혀져도 법의 심판을 받지는 않는다.
이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종종 보여진다.
마치 작가가 그들의 범죄를 변호해주는 게 아닐까 느껴지기까지 하다.
아니면 죄의 심판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려는 걸까?

어쩌다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 전작읽기에 도전중인데 데뷔작을 이제서야 만났다.
번역서의 경우 출판일만으로는 원작의 시기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작가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읽기가 어렵다.
뒤죽박죽 읽는 것도 나름 묘미가 있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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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984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55
조지 오웰 지음, 정영수 옮김 / 더클래식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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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접속하는 포털 사이트를 연다.
광고가 위치하는 자리에 좀 전에 내가 접속했던 쇼핑몰의 상품이 노출되어 있다.
이번엔 유튜브에 접속한다.
구독하고 있는 채널은 아니지만 평소 내가 보는 채널과 비슷한 류의 채널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코로나19가 확산된 초창기에는 확진자가 많지 않아 그들의 정보가 넘쳐났다.
어떤 이는 불륜이 발각되었고 어떤 이들은 그들의 종교가 이단이라고 비판받았고, 어떤 이는 동선을 속인 죄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지금은 확진자가 넘쳐나 더 이상 그들의 이야기가 관심 대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 cctv가 있고, 디지털 금융 결제가 현금 결제를 대체하고, 핸드폰의 GPS 기능 덕에, 권력 기관이 또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기업들이 알고자 하기만 한다면 오늘 내가 어디를 다녀왔으며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났는지 알아내는 데는 만 하루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소매치기나 좀도둑 같은 고전적인 범죄는 줄어드는 대신 보이스 피싱이나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지능형 사이버 범죄는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문물이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대신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미래의 암울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처음엔 동물농장의 인간편을 떠올렸다.
단순히 민주주의 체제에서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다룬 소설이겠거니 했다.
읽고 난 지금, 21세기 미래상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섬뜩했다.

유사 이래, 아니 신석기 시대 말 이후로 이 세상에는 상,중,하라는 세 계급의 사람들이 존재해 왔다. 그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분화되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비례 수도 시대를 거치며 달라졌다. 그러나 사회의 본질적인 구조는 절대로 변하지 않았다. 엄청난 격변과 외견상 돌이킬 수 없어 보이는 변화가 일어난 후에도 아무리 멀리 한쪽이나 그 반대쪽으로 밀어도 마치 언제나 평형 상태로 돌아오는 자이로스코프처럼 항상 똑같은 사회 양상이 재현되었다.(2부에서 발췌)

그렇다.
계급은 존재한다.
조선시대 얘기도 아니고, 왕과 귀족이 사는 다른 나라 이야기도 아니다.
지금, 여기, 바로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이다.
물론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렇게 규정되어 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 2항 발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반인이 죄를 지으면 엄벌에 처하고 사면은 기대조차 할 수 없으나 검사가 죄를 지으면 기소조차 되지 않고, 삼성의 이재용이 죄를 지으면 솜방망이 처벌에도 불구하고 전직 총리와 국회의원, 언론이 한 마음으로 사면을 요청한다.
기업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근로자는 주당 12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부정식품 그 아래의 것도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저출산은 여성의 페미니즘 탓이므로 여성은 페미니스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소설이 소설처럼 느껴져야 하는데 상중하 계급 중 한 발 자국만 까딱 잘못해도 바로 하류층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나 같은 부류에게 이 소설은 끔찍하리만치 무서운 공포 소설이었다.
소설 속 핵심 당원들은 당의 영구한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들을 감시하고 우민화 교육과 신어 편찬을 통해 사고력을 약화시키고, 의심 분자는 색출하여 잔인하게 고문한 뒤 그들의 영혼까지도 말살시킨다.

신어를 고안한 목적은 영사(영국사회주의) 신봉자들에게 걸맞은 세계관과 사고 습성에 대한 표현 수단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사 이외의 다른 사상을 아예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 적어도 사상이 언어에 의존하는 한, 일단 신어가 모든 분야에서 채택되어 구어가 잊히게 되면 이단적 사상, 즉 영사의 원칙에 위배되는 사상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신어의 어휘는 당원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모두 정확하게 나타내며, 아주 미묘한 표현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반면, 그 외의 다른 의미와 간접적인 방법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예 배제해 버렸다. 이를 위해 부분적으로 새로운 어휘를 창조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비정통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를 폐기하여 한 어휘의 2차적 의미를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서 가능해졌다.(부록-신어의 원리 중에서 발췌)

빅브라더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잠자는 국민에게 주권이란 없다.
빅브라더가 우리를 감시하듯이 우리도 권력과 대기업과 언론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늘 깨어있기 위해 우리는 평생 배워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

정치인들 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한다.
그래도 투표해야 한다.
최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최악을 막기 위해서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제2의 이명박, 박근혜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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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1문자 살인사건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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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연이어 일본 소설을 읽다보니 그 표현이 참으로 적확하다 싶다.
여성이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는 점,
남편이 부잣집의 데릴사위가 되어 부인의 성을 따를 수도 있는 점,
사촌 간에도 결혼이 허용되는 점,
실내 흡연에 관대하다는 점,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극도로 폐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 점 등 우리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교류해왔지만 우리 민족의 성향과는 근본적으로 가까워지기 쉽지 않은 나라임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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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편지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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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갑자기 John Lennon의 Imagine 가사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원곡을 찾아 듣는다.
언제 들어도 명곡은 명곡이다.

뉴스에서 살인 사건을 접하면 대개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에 가슴 아파하다가 가해자의 극악무도함에 분노하며 엄벌에 처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피해자 가족의 고통에 대해서는 가끔 상상해봤지만 가해자의 가족이 겪을 고통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가해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응분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만약 호감을 갖던 지인이 알고 보니 극악 무도한 범죄자의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전과 똑같이 대할 수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가 강도 살인으로 딸을 잃은 피해자 가족의 얘기라면 "편지"는 강도 살인으로 복역중인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소설 모두 다루고 있는 주제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작가는 늘 그렇듯이 독자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읽고 난 독자는 가슴에 돌덩이가 들어와 앉는 느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력적인 작가이다.
단순히 인기 추리 소설 작가라고만 생각했다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읽다보면 만만치 않은 인물임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올 여름 무더위는 그의 작품들에게 맡겨야겠다.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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