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하는 소설들 - 카프카 / 카뮈 / 쿤데라 깊이 읽기
조현행 지음 / 이비락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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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가 보기에 인생은 무의미하지만,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긍정할 때 오히려 인생의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인생은 무의미하지만 그렇다고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아무런 의미 없이 살다가 가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무의미하게 살다 가는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그저 숨만 쉬다가 죽는 삶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무의미한 삶이라고 해서 무의미하게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무의미를 긍정하고 그 무의미한 것들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는 거꾸로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의미 있는 것들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 사랑할 때 인생은 고귀해집니다. 인생의 의미는 거기서 생겨납니다. 이것이 쿤데라가 평생을 거쳐서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합니다.(246~247쪽)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이 지닌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인간만이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물과 현상을 자세히, 깊숙이, 천천히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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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하는 소설들 - 카프카 / 카뮈 / 쿤데라 깊이 읽기
조현행 지음 / 이비락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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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것, 그걸 아셔야지!_『정체성』읽기에서 발췌


현대인들에 대한 쿤데라의 냉철한 분석에 공감하며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삶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말이 자존감 떨어지는 요즘의 나에게 은근한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그럼에도 '무의미한 삶에서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할 자유는 개인에게 있다'는 말에 미뤄둔 숙제가 생각나 마음 한켠이 무겁다.


자꾸만 지나간 과거가 후회되고,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흘려보내는 요즘,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지금 함께 있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것만이 삶의 진정한 의미임을 또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정체성‘의 기반 아래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정체성‘이 어떠한 모습을 띠는지에 따라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쿤데라가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정체성‘과 관련한 ‘삶의 의미‘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정체성‘을 올바르게 정립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먼저 ‘정체성‘의 구조에서 나타나는 왜곡을 포착하고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찾아 헤매는 ‘삶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밝히고자 합니다. 말하자면, ‘삶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225쪽)

쿤데라의 말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지금 시대는 직업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그 이상의 그 의미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열정을 갖기 힘듭니다. 직업이 돈을 벌기 위한,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 직업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226쪽)

현대인에게 ‘정체성‘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대인 중에서 ‘삶의 의미‘를 추구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누구든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이때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정체성‘ 확립입니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어떤 존재들인가요. 그들은 굉장히 개인의 자의식이 강한 존재들입니다. 그 어느 대보다 ‘자아상‘이 드높은 존재들이죠. 현대인들은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아니라,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개별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하죠. 현대인들에게 ‘정체성‘이란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227쪽)

‘삶에 의미도 없고, 인간의 존재 의미도 없으니, 그렇게 아무런 의미 없이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다‘라는 게 아니라, ‘인간과 삶에 의미는 없다‘라는 것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의미의 삶‘에서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할 자유는 개인에게 있다.‘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이 의미 없는 삶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는 일일지도 모릅니다.(239쪽)

‘아무것도 아닌 인간과 의미 없는 삶‘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삶은 미약하나마 깊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쿤데라는 조심스럽게 건넵니다. 내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그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 주면 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언제까지나 "쉴 새 없이 바라봐야" 한다고. 그런데 나의 이름이 불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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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의 심판은 못 견뎌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심판하는 것을 즐겨"하는 존재입니다.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싶어 하지만한편으로는 그들의 보잘것없음을 멸시하고 증오하는 존재도 인간인것입니다. 카뮈는 이렇게 인간 내면의 넓은 층위를 섬세하게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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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노력이란 포기하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한 그곳에 살아남아 버티면서 멀고 구석진 고장에서 서식하는 괴이한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일이다.
-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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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에게 하는 질문...
삶이 끝없는 패배의 연속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에 대한 카뮈의 대답, ‘성실성‘
그리고 나의 대답은, 말이 아닌 행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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