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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평점 :
혼자였던 시간들이 두려웠던 적이 있었다. 무리에서 이탈되면 뭔가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보니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던, 혼자 가공해왔던 고독감이었던 것 같다. 고독은 과연 나쁜 걸까. [단독자]의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고독감과 고독이라는 단어를 잘 분별해서 이해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독감은 상태에 대한 감정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고독감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고독은 그 자체로서는 나쁜 것은 아니다. 고독은 하나의 상태이다. 그것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강하게 만들며 자신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
가령, 고독사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그리고 고독감의 부정적인 뉘앙스가 고독이라는 단어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고독'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저자가 말하고자는 고독의 유용함을 잘 전달할 수 없었을듯하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고독을 '단독'으로 바꿔 부르기를 주문한다. 고독은 홀로 떨어져 있는 느낌을 주지만, 단독은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속세와 인연을 끊고 방랑하며 자신의 고독한 시간을 문학과 예술로 승화시킨 다네다 산토카: 하이쿠 형식을 깨는 혁신을 보인다), 각각 4년, 8년에 걸쳐 문학작품을 완성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결과물로서 이들 작품은 작가의 고독한 시간, 아니 단독자로서 홀로였던 시간들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 외롭다고 그저 SNS를 끄적이고 있는가? 인터넷 이러저리 돌아다니며 갖지도 못할 물건을 뒤적이고 있는가? 내 글에 좋아요가 몇 개인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가? 심심해 올린 댓글 하나로 다른 이와 실랑이하고 있는가?
고독한 아니, 단독자로서 홀로 있는 시간을 견뎌 정상에 우뚝 선 사람들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들이다.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혼자 있을 때 시간을 알차게 쓰라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이 성장하게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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