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월든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몇 달 남긴 했지만 올해의 책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좋았던 책이 바로 #숲속의자본주의자 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를 읽다 보면 저자가 '월든'의 영향을 엄청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책이 정말 궁금해 '월든'을 꼭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뭔가 읽기에 어렵다는 느낌을 받아서 망설이던 차였다. 그런데 그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사람의 시선으로 '월든'을 볼 수 있다니! 나를 위한 책 같았다. 새 책 출간 소식이 정말 정말 반가웠다.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기로 유명한 '월든'이 애매한 글을 저자의 관점으로 풀어낸 내용을 천천히 따라가 보는 것이 흥미롭고 즐거우면서도 어려웠다. 책 읽기부터 자식 교육, 집안일과 남편에 대한 사랑, 생활비까지 삶의 부분들을 '숲속의 자본주의자'보다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오히려 '월든'의 내용과 연결 지으면서 내가 진짜 '나'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과정을 다루다 보니 오히려 더 추상적인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듯하다.

그럼에도 이전 책처럼 나의 것의 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것을 비난하지 않으면서 나의 삶을 따라해라 이렇게 살고 싶으면 이렇게 해라는 등의 이런 강압적인 태도가 없는 것이 정말 좋았다. 오히려 따라하지마라는 입장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자신'을 찾으라고 말하고 또 말한다.

어떻게 그렇게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또 한번 반하기도 했다. 지금 순간을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데 늘 그 순간을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저자처럼 숲속에 살지는 않더라도 꼼꼼하게 삶을 바라보고 '월든'을 내 삶에 적용하면서 읽어낸다면 나도 이렇게 단단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이번에는 진짜로 꼭 '월든'을 읽어보리라 결심해본다.

아, 그리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너무 좋았지만 의문스러웠던 점..이랄까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볼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는동네 아는전주 아는동네 9
어반플레이 지음 / 어반플레이(URBANPLAY)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년에 두어번 이상은 방문하는 듯한데 사실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전주 방문 목적이 전주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 것도 있어서 잘 알고 있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제대로 뭔가 누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가이드북 정도로 예상하고 접근했다가 정보량에 사실 깜짝 놀랐다. '아는 전주'라는 제목답게 '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책이었다.

전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비빔밥은 가게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같은 사소한 정보부터 한옥마을과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까지 꼼꼼하게 담아냈고 비건이나 환경같은 시의성있는 화제들이 전주에서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원도심이 어떤 과정을 거쳐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 전주 시민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성공적인 케이스로 손꼽히는 남부시장청년몰은 어떤 시간의 흐름을 거쳤고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면서 선미촌같이 꺼려지고 외면당했던 공간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정말 고루고루 관심을 두면서도 겉핥기 식이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놀라운 점이었다.

여러 정보들 중에서도 전주 시내에 있는 도서관들 이야기와 가맥집들 이야기가 재밌었고, 지우산과 부채를 만드는 장인분들의 이야기와 전주에 애정을 갖고 다 같이 잘 살기위해 활동하는 분들 인터뷰들이 특히 좋았다. 지역 자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고.

보통 이렇게 지역명이 제목인 책들은 타지역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 사겠지만 오히려 이 책은 정말 그곳을 '아는' 곳으로 만들어주기에 전주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없던 애정과 자부심이 샘솟고 내가 사는 곳을 분명 새롭게 보게될 것이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읽고나서 이래서 저래서 좋있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그냥 오.. 좋아! 그림 너무 내 취향이야.. 감동이야..가 읽고나서 표현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라서 늘 아쉬웠었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좋았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읽어 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또 어떤 상황이 생기면 이럴 땐 어떤 그림책을 읽으면 좋을지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항상 하고 있었다. 그래서 표지의 '그림책 심리학' 이 글씨를 보자마자 이건 읽어야겠다, 무조건 보아야겠다 싶었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발견된 감정을 심리학을 통해 정의 내리고 정리해 주는데 심리학과 그림책을 엄청 잘 연결해줘서 제법 되는 페이지에도 전혀 지루할 틈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림책 속에 그런 의도와 이야기들이 있구나 내가 그래서 이 책이 좋았구나 발견하는 재미와 그것을 읽어낸 작가님의 통찰력이 놀라웠다.

최근에 처음 만난 사람들이 이름을 묻고 다음으로 MBTI를 묻는 연애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이 났다.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정확하게 알길 원하고 '너'를 알기를 주저하지 않는구나 싶으면서 나 역시도 그래서 심리학과 그림책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 같은 익숙한 학자들부터 앨리스, 게슈탈트 학파와 빅터 프랭클 등 현대 심리학 학자들의 주요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고 또 비교와 대조까지 해서 이해하기 쉽게 다룬 것은 물론 같은 상황을 두고도 여러 해석할 수 있는 것을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보게 해준다는 점도 참 좋았다.

내가 책을 읽은 건데 누군가 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내 안의 상처와 마음을 읽어준 듯했다. 묘하게 위로 받은 느낌. 더불어 잘 살아내고 싶은 용기같은 것도 생겼다. 제목이 왜 #우는법을잃어버린당신에게 인지 다 읽고 나서 마음으로 느꼈다. ( #마음챙김 #토닥토닥 ) 읽고 싶은 그림책이 잔뜩 생긴 것만 빼면 더 없이 좋은 책이었다. #책추천📚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구를 좋아하고 그 문구를 써서 기록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문구, 켈리그라피, 다꾸는 열심히 검색해서 들여다보곤 했었는데 그때 처음 하오팅캘리를 알게 되었다. 지금만큼 유명하기 전이었는데 일단 글씨가 너무 예쁘고 낙서같이 쓱쓱 쓴 기록물들이 귀여워서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실컷 돌아다니고 숙소에 들어와 오늘 하루동안 썼던 경비를 적고, 기억에 남았던 일들을 쓰다가 잠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여행 중에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이 엄청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럽 여행 중에 틈나는대로 기록해서 올린 피드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또 영수증을 다시 적어 올린 피드를 보면서 예쁘긴 하지만 풀로 붙이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 적다니..이 사람은 정말 무언가 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며 감탄했던 기억도 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기록을 하는지, 왜 기록을 하는지, 어떤 이유로 쓰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내용부터 기록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를 제대로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아주 예전부터 기록을 엄청 잘 하고 좋아했을 거 같은 이렇게 기록에 진심인 사람도 다이어리를 다 채우지 못했던 때가 있었고, 무수히 많은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고 적은 적도 종종 있었다는 내용은 흥미로웠고 문구가 좋아서 기록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힘들고 지친 날이나 서글프고 몹시 화가 난 날 종이에 토해내듯이 글을 쓰고 나면 나아졌던 경험에 공감하며 읽었다.

요즘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고, 너무 많은 것을 남기고 있는 것 같아서 기록조차도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약간 반성 비스무리한 것을 하면서 다이어리 한권만 쓰자고 다짐했었는데 읽고나니 다시 열심히 기록하면서 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정은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공부도 곧잘하고 입시 계획도 알아서 준비하는 별 문제없는 딸이자 별 문제없는 학생처럼 보인다. 사실 호정의 마음 깊은 곳엔 어릴적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지낸 시간과 그 시절 어른들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자리잡고 있었다. 가끔 그런 마음이 불쑥 튀어나오며 표현이라도 할라치면 엄마 아빠와 어른들은 '사춘기'라는 단어로 호정이의 기분과 생각을 납작하게 취급한다.

설명하고 싶지도 다시 꺼내보고 싶지도 않은 상처를 가진 호정은 마음을 닫아버린다. 겉으로는 너무나 평온해보이지만 사실은 꽁꽁 얼어있는 호수 같은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전학생 '은기'를 만난다. 어딘가 조금 달라보이는 은기. 이런 저런 일로 조금씩 친하게 지내다 은기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된다. 그렇게 은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함께하는 시간도 늘고 서서히 호정의 마음도 호수의 얼음이 조금씩 녹듯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경계를 풀고 은기와 호정이 서로에게 의미있는 상대가 되었고 그렇게 잘 지낼 줄만 알았는데..그 녹아버린 틈으로 의도하지 않은 큰 돌덩이가 떨어지면서 마음이 한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_
호정이의 감정 위주의 서술이라 처음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이 아이가 이렇게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나있는지 이 친구는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이유를 몰라 답답했었는데 하나둘씩 이야기들이 구체화 되면서 호정이 마음에 몰입이 됐다.

모든게 무너지고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면으로 그 일을 마주하는 호정의 모습은 지금껏 상처를 마주하기보다는 외면하는 쪽을 참는 쪽을 선택했던 호정이 통과의례를 제대로 거치면서 제대로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래서 멋있었고 바라던 엔딩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훨씬 근사했던 듯하다.
_
어른들이 쓴 #청소년소설 을 읽고 청소년들이 과연 공감을 할까 본인들 이야기같다고 느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이 책엔 가정폭력이라든가 성희롱, 후려치기, 꾸밈 노동등 시의성있는 소재들을 학교 생활 전반에 깔아둬서 은연중에 생각해보게 하면서 진짜 현재 이야기란 느낌이 물씬 들었다. 이 정도면 청소년들도 확실히 자기들 이야기 같다고 느끼지 않을까. 정말 잘 쓰인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