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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살아 돌아온 짐승이 내게 집착한다 (총4권/완결)
눈꽃송이버섯(아리엘) / 모먼트 / 2023년 9월
평점 :
되게 문체가 단단하고 옛날 할리퀸 같은 느낌…오랜만에 할리퀸 한 편 본 거 같아서 좋았어요, 특별한 반전은 없고, 반전다운 내용은 이미 1권 중반부터 독자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주요 감상 포인트는 주인공이 언제 남자 주인공의 반전을 알아챌까…였어요.
객관적으로 말해서 아주 잘 쓴 소설은 아닐 겁니다. 내용은 그다지 세세하지 않고, 큰 반전도 없고, 굴곡도 그다지 없어요. 조금 유치한 면이 있는가 하면 남자 주인공은 요즘 흔히 나오는 로맨스 판타지 남자 주인공처럼 어마어마한 거부도 아니에요. 배를 세 척 사느니 네 척 사느니 하는 이야기가 오가는 부분 같은 건 요즘 로맨스 판타지에서는 좀 빠지게 되는 내용이죠…게다가 19금 묘사가 정말 옛날 소설의 묘사 같아서 고루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도 꽤 만족스럽게 읽었던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 일단 로맨스 자체를 저도 오래 읽어서 이런 문체에 익숙하다는 게 감점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주인공이 굉장히 당차고 성장하는 모습이 (다른 로맨스 판타지에 비해서) 현실적으로 그려져서 좋았어요. 폭력 때문에 위축되어 있던 사람이 점차 단단해지는 모습이 제법 납득가게 쓰여 있어서 좋았습니다.
뭐 제대로 된 악역도 그다지 없고, 갈등도 크게는 없고…그래도 잘 읽히는 것만큼 좋은 로맨스 판타지는 없겠죠. 상당히 즐겁게 읽었고, 남들한테 아주 좋다! 고 추천은 못 해도 저는 정말 즐겁게 읽었다! 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