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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다가, 검은 상복을 입은 스칼렛 오하라가 댄스 스텝을 몰래 밟는 대목에서 당혹감을 주었다. 당시 나는 애도기간에 댄스본능을 느끼는 미망인(대체어를 모르겠습니다)을 불경스럽게 여겼겠지? 이제 어른이 된 나는 [Happy Abortion]이라는 제목도 불편하다. ‘임신중지는 ‘후회, 죄책감, 비통함, 수치심’과 묶이는 단어가 아닌가? 도대체 '임신중지'가 어떻게 '행복'과 나란히 갈 수 있다는 말인가?



바로 이런 관습적 반응에 충격파를 일으키고자, 에리카 밀러 Erica Millar는 의도적으로 “행복한”이라는 꾸밈말을 택했을 것이다. "임신중지"에 얽힌 감정각본을 검토한 결과물이 바로 [임신중지: 재생산reproduction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이다.

*

책의 1장에서는 임신중지의 문화적 프레임에서 선택담론의 중심성과 한계를 지적한다. 이어지는 2, 3, 4, 5장에서는 각각 ‘모성적 행복,’ ‘태아 중심의 애통함,’ ‘수치,’ ‘국가주의적 공포’라는 네 가지 감정을 임신중지와 연계해 설명한다. 사회학, 페미니즘, 역사 등을 거친 에리카 밀러의 연구는, 임신중지에 대한 단일한 재현에 익숙해 있던 독자의 굳은 생각을 쿡쿡 쑤셔준다.


‘단일한 재현, 그 지점에서 시작해보자.


‘임신중지한 여성’을 묘사해 볼까? 그녀는 불가피한 필요악을 선택했고, 결정에 따른 죄책감과 애통함 때문에 침울하다(해야만 한다). 어머니 될 운명을 스스로 차단함으로써 “행복해지는” 여성상은 윤리적 기대에 어긋나기 때문에 폐기된다(불경의 아이콘이다). 문화적 상상 속에서 임신한 여성은 어머니(모성의 담지자)로 그려진다. 태아는 이미 ‘아기’이며 잠재적 시민이다. 국가는 “너무 많은 임신중지”를 공동체의 문제, 즉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로 공론화한다. 이러한 “공포의 문화정치”(208)는 여성의 재생산 노동을 호혜적 애국으로 프레임 짓는다. 이때, 상상된 공동체로서 국가 만들기의 핵심인 재생산은 인종, 젠더, 계급 등의 교차로에서 실천된다. 예를 들어, 에리카 밀러가 주력해 소개한 오스트레일리아처럼 “백인국가 환상”에 젖은 국가에서는 재생산을 안보화한다. 즉, 일탈적 인구(주로 비백인 이민자)의 임신중지는 적극 장려하되 백인 중산층 여성의 임신중지는 억제하려 든다. “좋은 백인 엄마”야 말로 인종화된 국가공동체 만들기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재생산, 보다 좁게 말해 임신중지는 극도로 정치화된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 담론’은 마치 임신중지가 전적으로 임신한 여성의 선택에 달려 있고, 개인적 경험이나 감정에 묶인 것으로 개별화한다. 에리카 밀러는 이런 임신중지의 문화적 각본이야말로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그 결과도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결국 저자의 주장은 “임신을 주관적이고 변동가능한 조건으로 다시 사유”(256)하자고 것이다. 이로써 임신한 여성의 감정세계는 ‘모노톤(음울한 블루)’에서 해방되고, 모성적 여성성도 해체된다. 즉, 우리가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를 터놓고 공론화할 토대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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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8-27 1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깔끔하게 잘 정리해 주셔서 이걸 가지고 어디 가서 발표라도 한 번 해야할 거 같아요!!
특히 이 책의 저자가 후회, 죄책감과 연결되기 쉬운 임신중지를 happy 와 연결한 점을 지적해주신 부분이 참 좋네요.
근데, 저는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헐 ㅠㅠ

얄라알라 2022-08-27 17:4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다행히 8월은 31일까지 길기(?)떄문에 으싸으쌰하며 계속 같이 읽어요 우리^^

햇살과함께 2022-08-27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플 오류로 북플에서는 제목 밖에 안보이네요.. 노트북으로 나중에 읽어야겠군요!

얄라알라 2022-08-27 17:37   좋아요 2 | URL
엇, 저도 북플에서는 제목만 보였는데 뭘까요^^;;;

mini74 2022-08-27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정의 정치사, 좋은 백인 엄마 ㅠㅠ 신자유주의 등 머리에 쏙 쏙 들어옵니다 알라님 ㅎㅎ 나치하에서 아이를 많이 낳은 어머니에게 훈장 수여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던 것도 생각나네요 ~ 정말 잘 읽었어요 알라님 *^^*

얄라알라 2022-08-27 17:39   좋아요 3 | URL
아~히~~좋습니다. mini74님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2월 즈음, 이 책 읽느라 얼마나 냅킨메모를 많이 했었는지^^

제목만 봤을 땐 요렇게 재밌을지 몰랐던 책이었어요. 지금 세 번째 다시 보는데
역시나 너무 재밌어요.같이 읽게 되어 참 행복합니다

바람돌이 2022-08-27 17: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렇게 정리하니까 진짜 일목요연하게 보이네요. 얄라님 능력자!!! ^^

얄라알라 2022-08-27 17:41   좋아요 3 | URL
^^ 많이 부족한 정리인데, 제가 알록달록 하이라이터를 많이 써서 뭔가 일목요연해보이게 위장술을 했어요 ㅎ
부족한 데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부는 참 즐거운 노동입니다. 이해하려고 할 수록 칼로리 소비가 ㅎㅎ

난티나무 2022-08-28 0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안 보여서 컴터로 볼게요~~~
 
라듐 걸스
씨 지음, 김모 옮김 / 이숲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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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라듐 걸스]가 그래픽 노블인지라, 주변 어린이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나부터 읽어보았다. 그. 결. 과. 읽기는 30분 안에 마쳤으나, 그 후 관련 자료를 뒤져보느라 반나절을 보냈다.

불과 100여 년 전, 미소를 밝혀준다는 광고와 함께 라듐 화장품이 팔리고, 부유층은 라듐 워터를 건강을 위해 "챙겨" 마셨다. 시신이 되어 무덤에 묻히더라도 발광을 멈추지 않을 파괴적인 물질이 당시에는 기적의 물질이었다! 무지가 인간 생존 본능의 열쇠인 공포감을 용접해버렸다. 두렵기는커녕 갈망의 대상이 되었던 물질. 라듐.

야광 시계판을 만드는 데 라듐 페인트는 유용했다. 공장 관계자들은 재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직원들(주로 젊은 여성)에게 라듐 페인트가 뭇은 붓털을 입과 혀를 써서 가지런히 모으는 테크닉을 권장했다. 훗날 "라듐 걸스"라는 이름으로 박제가 된 희생자들은 이 테크닉으로 인해 주로 턱과 치아에 큰 피해를 입었다.

그래픽 노블 [라듐 걸스]은, '극도로 두려워해야 할 대상에 두려움이 0도 없이 노출되어 말 그대로 육체를 잠식당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았다. 퇴근 후,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후에도 발광하는 이들에게는 '고스트 걸'이라는 별칭도 붙여졌다. 명백히 죽음을 암시하는 닉네임에도 불구하고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라듐 페인트를 죽음과 연결 짓지 못했다. 설상가상, 하나 둘 일하던 여성들이 병으로 쓰러져도 '매독'과 연결 짓는 등, 희생자의 도덕성을 비난하는 오명의 소문은 진실보다 빠르게 퍼지기 마련이었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쾌활하게 떠들고 천진하게 놀던 '라듐 걸스". 실은 라듐 페인트가 몸 내부에서부터 이들을 돌이킬 수 없이 태우고 구멍내고 있음을 알지 못했기에 더욱 비극이다. 예를 들어, "라듐 걸스"는 "발광" 때문에 극장 스크린이 안 보인다는 뒷좌석 관객의 항의 때문에 영화관 맨 뒷줄로 옮겨가면서도, 자신들의 발광이 비극의 전조 증상임을 인지 못했다.

심지어, 이 젊은 여성들은 나이트클러빙에서 돋보이기 위해 몰래 라듐 페인트를 치아, 손톱, 옷에 도포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 본연의 생존무기인 공포감이 1도 작동하지 않아 비극인데 희극처럼 흘러가는 이들의 일상은 결말이 뻔하기 때문에 더 비극적이다.

[라듐 걸스]의 저자는 일부러 보라색과 연두, 이 두 가지 색을 주조색 삼았다. 우아하고 관능적인 보라톤을 뚫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연두빛의 집요함. 보이지 않는 광선은 "걸즈"의 몸을 뚫고, 그들의 뱃속의 아가를 뚫기도 한다.

단, 마지막까지도 이들의 고발정신은 꺾지 못하여 "라듐 걸스"는 아픈 와중에도 소송을 불사했다.

[라듐 걸스]를 읽던 중, 수년 전 잠시 스쳤던 한 택시 기사분이 생각났다. 종로3가를 지날 무렵이었다. 낡아빠진 건물 (문외한인 내 눈에도 허술한 관리 하) 철거 작업이 종로3가 대로변에서 한창 진행 중이었다. "석면" 관련한 책들을 통해 그 위험성을 배웠던 나는 철거 현장의 관리소홀에 경악했다(저렇게 낡은 건물이면 석면이??!!). 택시 기사님께 종로 지역 철거작업이 대낮에 가림막도 제대로 안 하고 저렇게 이뤄지냐고 물었던 것 같다. 동대문 방향으로 이동하기까지 나는 계속 기사님과 '석면" 이야기를 나눴다. 기사님께서는 여름철 휴가 가면 고기 불판 대신 슬레이트 지붕 판에다 삼겸살을 구워 먹었다는 추억을 더듬어 주셨다. 기름이 (석면) 슬레이트 홈을 타고 쏙 빠져서 삼겹살이 아주 맛있게 구워졌다고 자랑스러워하시기까지 했다.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과 별개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실은 나 또한, 이 순간 '라듐 걸스'처럼 극도 위험한 물질이나 환경인 줄 모르고 생존본능용 공포 스위치를 꺼놓고 살고 있을지 모르니. 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해, 가급적 모두를 위해 우리가 생활 속 위험한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그 물질에 가장 취약한 이부터 챙기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

(용산 공원 시민 개방 아이디어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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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06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런 일이 많았었나봐요. 비슷한 사건을 접한적이 있는데
급여를 후하게 쳐주니 노동자들은 위험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그곳에서 계속 일하다 죽게되는 일요. 옥시나 삼성을 보면 현재진행형같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도 공원을 둘러싼 조경용돌이 석면돌이었다는걸 봤는데 의외로 저희동네도 곳곳에 그런돌이 많이 보여요.

얄라알라 2022-08-07 02:23   좋아요 3 | URL
미미님 말씀처럼 ˝현재진행형˝

저도 [라듐 걸스] 읽으며, ‘내가 굳이 이 사건들의 년도를 기억해야 하나?‘ 큰틀에서 보면 어차피 현재도 반복되고 있는 사건인데. 진행형인데...
생각 했더랍니다


조경용 돌에 대한 뉴스는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아찔하네요

mini74 2022-08-06 1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계여공들 이야기 읽은 기억납니다. 이걸 섞은 물이었나요 만병통치약처럼 팔기도 했고 아이들 과학도구로 팔리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성냥팔이 소녀가 환상을 본 것도 성냥공장에서의 백린때문이었다고 ㅠㅠ슬레트지붕 생각납니다 ㅠㅠ

얄라알라 2022-08-07 02:22   좋아요 2 | URL
예, 저도 책 읽고 난 후 한참 뒤적거리다 보니 라듐 연관 제품 광고들이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성행이더라고요.

슬레이트 지붕에 삼겹살 구워드신 분은 어쩌라고....

항상 가장 취약한 분들이 가장 빨리 노출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서니데이 2022-08-06 2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본 것 같은데, 라듐이나 방사성 물질들을 만병통치약처럼 팔았던 시대가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오래전의 일이 아니더라구요. 그 때는 위험성을 몰랐겠지만, 피해자가 많았을거예요.
얄라알라님, 더운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얄라알라 2022-08-07 02:20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정말 더운 주말 새벽이네요
비가 왔어도 바람도 없이 습하고 불쾌지수 높아지는데
저는 이 새벽에 [마흔의 문장들]이라는 책을 시작했습니다.

라돈침대 이슈가 21세기에 불거진 것을 보면
미미님 말씀처럼 진행형의 문제 같습니다

꿀잠 주무시고 계시기를

희선 2022-08-07 0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제목 책도 있어요 라듐이 위험하다는 걸 몰라서 빛나는 게 좋아서 몸에 바르기도 하다니... 일할 곳이 없어서 그런 걸 할 수밖에 없기도 했네요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이 그 일을 많이 했다고도 합니다 지금은 몰라도 사람한테 안 좋은 거 지금도 좋게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건 빨리 알면 좋을 텐데...


희선

얄라알라 2022-08-07 02:21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위 그래픽노블 읽고 난 후에 찾아보니 좀 더 현장성이 가미된 책이 있더라고요. 저자가 직접 현지를 방문하고 인터뷰와 리서치 해서 쓴 글.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입니다

희선님 말씀처럼 많은 비극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진행형일 때 인간의 의식에 들어오기도 하기에 괴롭고 안타깝습니다

persona 2022-08-07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멀리 갈 것도 없이 작년에 이용하던 스터디 카페도 그렇고 음식점 카페들, 저희는 클린업소라며 소독약을 공기중에 분사하면 소독될 거라고 착각하며 연무기를 다 갖다 들이고 연무기 작동시키고. 심지어 사람 있는데서요. 그게 소독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거에 충격받았어요. 소독이 또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 있는 공간 밀폐 시켜서 쏘면;; 가습기 사건 겪어놓고도 그런 업체들이 아주 흔했다니까요. ;;;;;; 대체 왜 그러는 건지;; 저는 그때 이후로 더욱더 의심이 많아진 거 같아요. 다른 코로나 정책들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똑똑하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상식도 의식도 없을 수 있다로요;;

얄라알라 2022-08-07 18:07   좋아요 1 | URL
persona님, 그래서 대피(?)하셨죠?
이런...당황스러우셨겠어요.

소독약을 밀폐된 공간에 분무하다니...
별 생각이 없이 ˝방역˝하시는 관리자분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 이해는 하실지...난감한 경우에 어떻게 하면 서로 얼굴 안 붉히면서 알릴 수 있는지 고민될 때 있어요

persona 2022-08-07 18:23   좋아요 0 | URL
공부하다 보면 시야가 흐려지고 기침이 심하게 나는데도 아무도 자리를 안 피하더라고요. 나와서도 기침 한참하고요. 아예 전 소독할 때 식사를 하곤 했지만 정말 돈들여서 비싼 거 싸고 광고하는데 옆에서 뭐라고 할 순 없겠더라고요. 열심히 피해다녔죠;;
겨울이 되어서야 위험하다는 신문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연무기에 들어가는 게 희석하면 약효가 떨어져 소용 없을 것이고, 그보단 차라리 창문 열고 환기하고 소독제로 바닥이랑 테이블 청소하는 게 더 나을 텐데. 그런데 다른 집 보니까 밤에 영업종료후 연무기로 가득 뿌리고 퇴근 하더라고요. 화재경보기도 안 울리는 건지. 아무튼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새파랑 2022-08-07 0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듐에 저런 역사가 있다는걸 처음 알았네요. 석면은 자주 들어서 알았는데 ㅎㅎ 밝고 아름다움의 이면에 있는 희생이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얄라알라 2022-08-07 18:09   좋아요 2 | URL
라듐 페인트 직접 몸에 닿는 여자 직원들에게는 위험성에 대해 전혀 이야기해주지 않았어도
전문가로서의 과학자나 연구가들은 빈틈없이 방어하고 같은 물질을 다루는 장면이 이 그래픽 노블에 잘 나와 있어요....

새파랑님 말씀처럼 ‘밝음 이면의 희생 (+착취)‘ 가 있었기에 화가 납니다^^:;

기억의집 2022-08-07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슬레이트를 구이판 삼아… 맛있게 먹었다는 기사님 이야기 하니 .. 미국에 살고 있는 제 친구가 이번에 코로나 끝나자 마자 한달 ㅇ예정으로 한국에 놀러 와 자주 만났는데.. 이 친구가 시내 다닐 때는 택시를 타던 친구였는데.. 같이 돌아다니면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더라고요. 그냥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미국 갈 쯤 한번 더 만나 삼청동에서 시청으로 이동할 때 버스 탔는데 택시 기사님들 타면 뭐 그리 정치 이야기하는데 다 민주당 욕만 해서 타기 싫다고.. 손님의 정치 성형이 어떨지 전혀 생각 안 하고 말하는 거 너무 기분 나쁘다고 한두번이야 말이지 100이면 다 100이 저런 반응 보인다고 차라리 대중교통 타고 다닌다고 말하더라고요. 얄라님이 석면 이야기 하면서 가림막 해야지(근데 요즘은
다 하던데…)라고 말안 하시는 걸로 봐서 석면의 위험성을 모르시네요!!! 답답하셨겠어요!

얄라알라 2022-08-07 18:12   좋아요 0 | URL
그나마 석면슬레이트의 위험성이 이제는 상식으로 공유되지만
많은 위험 물질들을 저조차 모르고 일상에서 그냥 접하고 있지는 않을까, 무서웠어요.
슬레이트 판에 삼겹살 구워드신 그 분만큼이나 저도 모르고 많은 노출 당해왔을 텐데,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 아이들이...

예를 들어, 저는 요즘 꼬마들은 세탁해서 수 개월씩 신을 수 있는 천 실내화가 아닌, 플라스틱 실내화를 거의 대부분 신던데 그 역시 피부로 흡수될 안 좋은 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 연약한 피부로 독성물질이 스며드는 터일텐데....

기억의 집님 친구분께서
얼마나 ‘일방적 공세‘에 시달리고 싫으셨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셨을까요...에공...

그레이스 2022-08-0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이 괜찮을까 하는 걱정을 할때가 많아요.ㅠ
위험한 줄 알면서 작업자에서 노출되어 있는 분들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맛집에서 대기표 받고 기다려 봤다. 하지만 대기시간이 30분을 넘긴다면, 차라리 메뉴를 바꾸겠지? 지난 주말, 먹어 보겠노라고 대기줄에 섰다. 2시간을 족히 넘겨 기다렸으니 인생기록 남김 셈. 욕망으로 굴비줄 꿰어져 대기하는 이들과 동질감까지 느꼈다. 허송 시간이 몹시 아까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를 펼쳤다. 현장 대기줄에서 1/3은 읽었고, 나머지는 어제 오후를 꼬박 써서 읽었다. 



[아시아인이라는 이유]의 저자는 명지대학교 정회옥 교수(정치외교학과 /

hoiokj@mju.ac.kr)이다. '혐오와 차별의 정치학’ 등 담당하는 전공교과목과 JTBC〈차이나는 클라스> “아시안 차별의 이면은?” 강의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이 책은, 미국 사회내 아시아인 차별의 현재와 역사성을 다양한 예를 들어 풀어 쓴 대중서이다. 




“Three Graces” (1882)



1부는 역사적으로 각종 재난 _ 전염병 창궐, 경제 위기,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왜 미국 내 아시아인이 쉽게 희생양이 되었는지를 사례를 곁들여 보여준다. 샌프란시스코에 선페스트 돌던 1900년에나 120년 후인 2020년에나 전염병 유행 시 누가 '병의 발원지'에 살고 '더러운 존재'라는 오명을 쓰던가? 시차는 있지만, 우리는 '희생양 만들기'에서 비슷한 패턴을 볼 수 있다. 




2장에서는 '오리엔탈리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에드워드 사이드 뿐 아니라, 인간 본연의 자기중심성까지 언급한다. 그 본연의 성향이 종교, 과학, 법 등을 등에 업고 공고해지면 "인종주의"가 된다. 중요한 것은,  "인종은 인종주의의 자식이지 그 아버지가 아니" (Coates 2016)는 점이다. 차별의 현실을 정당화하기 위해 발명해낸 개념이 '인종'이라는 의미이다. 

The New Far East (1899

3장에서 정회옥 교수는 인종주의의 여러 갈래를 소개한다. 독자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할 "내재적, 외재적, 제도적" 인종주의에 더해 "문화적," 나아가 "상징적 인종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인종주의의 의미를 이런 식으로  확장해서 적용한다면 한국이야말로 상징적, 문화적 인종주의가 강력한 자기장을 뿜는 사회일 지 모른다. 최근 읽은 [깻잎 투쟁기]가 한국인 특유의 인종주의라 할 "colorism"이나 "GDP차별(박민영의 용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제도적 인종주의의 예: school-to-prison pipeline

4장부터 저자는 본격, 왜 하필 아시아인이 혐오와 차별의 대상으로 구성되어왔나란 질문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 답한다. 핵심은 미국 내 아시아인이 "더러워서 피했던 존재에서 두려운 존재"로 달라졌다는 점이다. 동시에 아시아인 중 일부 국적 계보는 '모범적 소수 model minority' 프레임에 갇힌다. 이 프레임은 흑인과 대립을 유도함으로써, 여타의 사회적 문제들을 교묘하게 인종갈등 프레임으로 방향전환 하기에 교묘하고 악랄하다. 미국의 아시아계 이민자들 혹은 아시아인들이 "Not your model minority"를 외치며 시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model, model" 추켜 올려도 눈가리고 아웅일 뿐, 현실에서는 '대나무 천장 bamboo ceiling'에 머리부딪힐 뿐이라는 자각과 함께. 




6장에서는 인종 뿐 아니라 젠더, 즉 아시아계 여성이 왜 하필 더 취약한지의 문제를 파고 든다. 미국내 묻지마  아시안 혐오 범죄의 희생양 중 2/3가 여성이라는 통계 결과도 있다. 저자는 교차성 개념을 끌어와 이를 계층, 젠더, 인종 등 여러 층위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9년 로버트 캘리 교수의 한국인 부인이 세 아이를 돌보는 아시아계 보모 취급 당했던 에피소드가 이 책에도 등장한다. 




 단순히 문화적 스테레오타입때문만이 아니다. 미국내 아시아계 여성의 낮은 지위는....미국 아시아계 이민자의 역사에서는 여성은 주변부 중에서도 더 주변부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했는데, '총각 사회'를 예를 들 수 있다. 초창기 미국으로 건너온 중국 이민자는 남:여 성비가 무려 15:1 수준으로 극심하게 차이 나자 여성 대상 인신매매를 하는 중국계 범죄 조직이 있었다고 한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한국 사회내 교묘한 인종주의에 대한 언급이 많아진다. 코로나 시대 1차 재난지원금에서 누가 배제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야기풀기의 좋은 시작점이다. 이 글을 쓰다 클릭한 헐리웃 가쉽 기사를 읽으니, 유명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가 쿠바 출신 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를 보고 "쿠바에서 막 온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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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8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헐 맛집 대기줄이 두시간이라ㄷㄷ
전 예전에 스벅 사은품 받겠다고 두시간 정도 기다린 적은 있는데 먹는걸 기다리는건 더 고통일거 같아요. 그래도 책이 있어서 덜 지겨우셨을거 같아요 ^^

얄라알라 2022-07-18 23:04   좋아요 3 | URL
스벅 사은품이 앱으로 신청하기 이전 땐, 줄을 서서 기다렸었나요? 앱도 동시 접속자가 만 단위인지라 시간 보내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스벅 2시간이라니...

그래서 받으셨죠?^^

네네, 저는 백색소음 있는데서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되어서 책 잘 읽었어요

바람돌이 2022-07-18 2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읽으면서도 계속 그래서 2시간이나 기다려서 먹은 음식은 뭐였을까? 맛은 있었을까가 계속 궁금합니다. ^^

얄라알라 2022-07-18 23:05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차마 밝힐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ㅎㅎㅎ

레삭매냐 2022-07-19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을 배경으로 해서 업샷
사진, 너무 멋집니다 !

얄라알라 2022-07-20 09:30   좋아요 1 | URL
알아봐주시는군요.
사진 찍던 오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가 한 자리 숫자 수치더라고요.
마침 산 근처의 하늘이라 더 맑아보이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수요일 시작하세요

mini74 2022-07-19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운명의 딸 이란 책에 중국인범죄조직과 윤락 등에 대해 나오는데 너무 끔찍했습니다 차별도 극심하고 ㅠㅠ 저도 궁금합니다 2시간을 투자하신 음식 ㅎㅎ

얄라알라 2022-07-20 09:32   좋아요 1 | URL
mini74님은 어떤 알라디너의 글을 읽으셔도 좌르르좌르르 좋은 댓글을 바로 써주실 수 있는, 백과사전형 독서력.

운명의 딸이라는 제목을 제가 mini74님 아니고서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 책에서는 그 범죄 조직에 대해서 한 페이지 안되는 분량, 몇 줄 처리했지만 읽기만 해도 무섭더라고요.
운명의 딸은 실화인가 싶게 공포스러울 것 같아요..

스페인 소설에 중국범죄조직이 등장하는 군요. 호기심 점점 더 업


난티나무 2022-07-21 0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 확 와닿네요.^^;;;
 


세상 숱한 여성이 "엄마"이지만, "모성motherhood"은 "재생산reproduction", "엄마노릇mothering", "엄마 패널티 motherhood penalty" 만큼이나 다분히 학술적 어휘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2020년 COVID-19가 "돌봄" 이슈 공론화의 기폭제가 되었고, 출판계에서도 "엄마" 봇물이 터졌다. "출산, 임신, 양육" 전통적 3종 세트를 주재료 삼아, 재생산의 의료화, 돌봄 책임의 개인화, 엄마 정체성, 모성의 뇌과학 등등 다양한 화두로 양념 친 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니. (2020, 2021, 2022 이 키워드들로 내가 읽어온 책들을 정리하는 페이퍼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마라는 이상한 이름]은 제목이 암시하는 불협화음처럼, 엄마 정체성의 모호성과 혼란, 단절과 균열, 삐그덕거림, 이중성 등등을 다룬 에세이이다. 저자 멜리사 호겐붐Melissa Hogenboom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주말을 헌납하여 이 책을 썼다. 저자의 엄마 경험의 보편성과 기괴한 독특성이 어우러져 이 책은 여느 '엄마' 키워드의 책과 비슷하기도, 무척 다르기도 하다. 우선 기괴한 독특함. 

저자는 의료 선진국인 영국, 그것도 그 유명한 BBC에서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 일한다. 원치는 않았지만 '역아'라는 이유로,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수술 자체도 유쾌한 경험이 아니어서 행간에서는 그녀의 몸서리가 느껴진다. 제왕절개 수술 후 4일째 되던 날, 샤워하던 그녀는  몸에서 이상한 느낌이 나서 남편을 불렀다. 즉각 위기를 감지하고 샤워실로 달려간 남편은 후에 공포 영화 '캐리'를 연상했다고 고백했다. 제왕절개 시술 후유증(?)으로 저자의 몸 밖으로 6미터는 될 내장이 쏟아져 내렸던 것이다. 이 정도의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저자는 어떻게 극복했던 것인지, 과연 극복될 트라우마인지....(책을 쓰면서 좀 치유했으려나, 생면부지의 사람이지만 안쓰러워서 몹시 안타까웠다)


저자는 "엄마됨, 엄마노릇, 엄마" 이 "엄마 딱지"의 불편함의 근원을 사회적 시선에서 찾는다. 엄마, 일하는 혹은 일하려는 엄마를 세탁실에 쐐기 받으려는 시선. 1971년, 단지 임신했다는 이유, 보다 정확히는 임신한 선생님이 교편 잡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교장선생님에게 해고당한 조 캐럴의 케이스에 더해, 2019년 Google에서도 출산 후 직장 복귀가 어려운 사례를 이어나간다. 현재 진행형이라는 주장이다. 제 아무리 'Lean In Movement"를 통해, 일과 가정 양립하라. 절대 일 놓지 말지어다 운동을 벌여도 현실적으로 '커리어 우먼'은 있되, '커리어 맨'은 없듯, 일하는 엄마에게 쏟아지는 시선과 차별은 견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익숙한 주장이 반복되는데 21세기 유럽 사회에서 진행형의 모습이라니 더 관심이 갔다. 같은 날 읽었던 소설 [Pachinko]에서 일본과 한국 사회 여성들이 경험한 차별과 소위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차별에 공통분모가 많다는 점. 더 들어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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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7-12 1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왕절개 수술 후유증으로 몸 밖으로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나요.
봉합을 하지 않았을까요. 잘 모르지만, 짧은 문장으로도 너무 무섭습니다.
알랴알라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얄라알라 2022-07-16 16:5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얼마전 200회 축하 포스팅 보았어요.
꾸준히, 반복적으로, 뭔가 수행할 수 있는 분이 최고이십니다!

저도 저자가 묘사하는 상황, 읽으며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
저자는 얼마나 충격 받았을지요....저자의 남편 역시...

coolcat329 2022-07-12 19: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세상에! 제왕절개 후 저런 일이 일어나다니 저자가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을지 의문이네요.
이 책은 곧 엄마가 되실 분들이 읽으면 좋겠네요.

얄라알라 2022-07-16 16:55   좋아요 0 | URL
coolcat님, 저자가 두 아이 어린데 양육하는 짬짬 주말에 이런 글들을 써서 출간했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엄마가 될 분들, 엄마라는 이유로 다시 커리어 세계 나가기 주저하거나 어려운 분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오후 보내시기를 coolcat님

그레이스 2022-07-13 0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왕절개 3번 한 저는 너무 끔찍하네요.
장이 안좋아진건 확실히 느껴요 ㅠ

얄라알라 2022-07-16 16:54   좋아요 1 | URL
이크...그레이스님 그러셨군요.

몸의 느낌을 아는 사람은, 저자의 트라우마적 경험 훨씬 더 이해되지요.

저는 의료 선진국(?)에서 저런 무서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데서 놀랐습니다.

제왕절개술을 하면서 장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건지, 사실 전 잘 몰랐는데 ....

아무쪼록 건강하세요. 경험 나눠주셔서 소중히 기억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13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실적으로 ‘커리어 우먼‘은 있되, ‘커리어 맨‘은 없듯 -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얄라알라 2022-07-16 16:53   좋아요 0 | URL
페크님, 제가 정확하게 인용을 했어야 하는데, 제 불찰^^

본문에 비슷한 뉘앙스의 문장이 나왔었어요.
커리어 우먼만 있다고..

저 역시 많은 생각 못해보다가,
어라? 그러네? 했습니다^^:;;

맑은데 습하네요. 페크님 계신 지역 날씨는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오후 보내시고 계시기를
 


친구가 '10문항 퀴즈'를 보내줬다.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문항으로 구성했는데 5문항 넘긴 친구가 없었다는 푸념과 함께. 어찌 부담스럽지 않으랴! 친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 그 결과, 10문항 중 5문항 통과! 문득, 이런 방식의 테스트 말고, 책취향으로 상대 파악하기 게임도 생각난다. 1) 책 바구니 서넛 준비해서 무작위로 담는다. 2) 그 중 한 바구니만, 내 취향저격 컬렉션으로 준비한다! 3) 친구에게 '내가 담았을 책 바구니'를 골라보라 한다. 4) 가까운 친구 중, 몇 명이나 내 바구니를 알아볼까?



[젊고 아픈 여자들] [여자에게도 최고의 의학이 필요하다]

 [아기는 얼마나 필요한가]

 [깻잎투쟁기] [아시안이라는 이유] 

[개는 천재다] [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지극히 내 입맛 따른 컬렉션이다. 목록에서 예외는 [푸틴의 러시아]인데, 나는 정치와 경제, 더군다나 러시아 현대사와는 일부러 친하려 노력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7월 책바구니에서 [푸틴의 러시아] 부터 꺼내 읽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강점 때문이었는데 대만족이다. "그래픽 저널리스트"라는 독특한 직함의 대릴 커닝엄(Darryl Cunningham)을 알게 되어서도 만족, '블라디미르 푸틴'과 그의 통치 스타일을 알게 되어서 만족. 동시에 '만족'이라는 단어가 불경스럽게 느껴진다. 




독재자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이야기하는 이들의 입에 재갈 물리고 물리적으로도 살해하고, 우크라이나를 짓밟으려는 푸틴에 대해 몇 조각 더 알았다 해서 그의 광기어린 진격을 막지는 못하니. 저자 대릴 커닝엄은 2022년 3월, [푸틴의 러시아] 서문에서 "러시아 내부와 서구 민주 세력들이 푸틴의 장악력을 약화해서 그 누구보다 악랄한 이 독재자의 최후가 시작되는 걸 지켜보기를 소망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벌써, 2022년 7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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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04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취향으로 맞추기 게임. 최측근이더라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요^^ㅎㅎ 정말 관심이 있어서 들여다보아야 가능한 일이죠. 그리고 정작 취향이 바뀌기도 하고요.
푸틴의 러시아 그래픽노블이라 읽기는 좋겠지만 말씀하신대로 씁쓸함이 몰려올 것 같습니다ㅜㅜ

얄라알라 2022-07-04 14:06   좋아요 1 | URL
ㅎㅎ 거리의 화가님,
저는 지극히 일반인인지라 ˝최측근˝이라는 표현이 아주 맘에 드네요. 셀러브리티가 아니어도 최측근은 있으니까요? 말씀하신대로 취향이란게 소나무가 아닌지라 바뀔텐데, 저 역시 그 생각을 못했네요
저만해도 예전엔 800번대 책들을 주로 읽었으나 바뀌었으니요.

거리의 화가님 책바구니도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역사 많이 읽으시는 것만 우선 알고 있어요 ~^^ 차차 더 알아가겠습니다

coolcat329 2022-07-04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친구를 두셨네요~^^
얄라님 책들은 제가 즐겨읽는 분야는 아니지만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좋은 책들 같습니다. 푸틴의 러시아 저도 보고 싶네요. 도서관에 신청해야겠어요.

얄라알라 2022-07-05 12:27   좋아요 0 | URL
^^ coolcat님, 저도 알라딘 서재 기웃기웃 혼자 몇 시간 씩 놀면서 보면
제 (책)취향이, 제 착각보다는, 좁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분야 깊게 파시고 넓게 읽으시는 플친님들, coolcat님, 새파랑님 레삭매냐님처럼 문사철에 조예 깊으신 분들을 보면 배워요


푸틴의 러시아

읽으며
정치가의 존재 이유, 정치의 목적, 궁금했고
푸틴의 방식이 소름돋게 무서웠어요
책장 덮을 즘에는 ‘무섭다‘는 감정이 압도적이었네요.

coolcat님 지역 도서관에서 이 책 꼭 받아주었으면 좋겠어요

레삭매냐 2022-07-05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틴, KGB 간첩 출신
아닌가요 ㅋㅋㅋ

대단합니다. 하긴 뭐
어느 나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