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별 - 평화와 평등을 실천한 덴마크 왕의 이야기, 개정판
카르멘 애그라 디디 지음, 이수영 옮김, 헨리 쇠렌센 그림 / 해와나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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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별 The Yellow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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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읽은 많은 책 중에, 덮은 지 오래 되었어도 자꾸 마음에 떠오르는 책은 바로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말 그대로 '죽음'의 수용소들을 거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고귀한 정신성으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이 썼지요. 『노란 별 (원제: The Yellow Stat)』를 읽으면서, 자꾸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생각나더군요.  생명을 마른 지푸라기 취급조차 안 하는데 나치의 극악무도함 앞에서, 그 누가 담대할 수 있을까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대범하게 존엄을 지키기란 상상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노란 별』에 등장하는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은 그랬습니다. 그만의 방식으로 혁신적이면서도 강력한 저항을 했고, 사람들을 저항하도록 끌어냈습니다. 읽으면서 속이 후련해지도록 강렬한 감동이 가슴을 관통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 "글쓴이의 말"을 읽어보니 이 책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이야기를 상상해서 쓴 것이지, 역사적 사실을 옮긴 것이 아니었어요. 크리스티안 왕 역시 가상의 인물이라는 뜻이지요. 설령 그렇다 해도 감동의 고동 소리는 쉽게 잦아들지 않습니다. 아마 그 때문에, 『노란 별』이 '제인 애덤스 평화 재단상,'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상,' '주목할 만한 유대인 내용의 책 선정(유대인 도서관 협회)' 등 많은 상을 받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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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왕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습니다. 호위병 없이 매일 아침 말을 타고 혼자 수도 코펜하겐의 거리를 돌아다녀도 온 국민이 심정적으로 호위병을 자처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왕입니다. 현명하고도, 애국심이 강하거든요. 하지만 1940년대, 유럽에 퍼진 전쟁이란 먹구름은 제아무리 크리스티안 왕이라도 피할 수가 없었지요. 나치는 덴마크에 들이닥쳐서 나치 깃발을 여기저기 꽂아 놓고, 사람들에게 증오와 공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덴마크 내 모든 유대인에게 '노란 별'을 달라고 명령했지요. 광화문 광장에서 반짝이던 노란 리본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노란 별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어요. 나치에 끌려가 죽임을 당한다는 사형선고였습니다. 국민을 보호하려고 나치에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키자니, 인명 피해가 커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치의 명령을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드디어 크리스티안 왕은 결단을 내립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 노란 별을 달고 대중 앞에 나선 것이지요. 크리스티안 왕의 가슴에서 빛나는 노란 별은 덴마크 국민들에게 용기를 키워줍니다. 그들은 왕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바로 알아 차렸고, 노란 별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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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별은 이제 나치의 반인륜적 마녀사냥의 앞잡이 같은 상징물에서, 평화로운 저항과 단결의 상징으로 변해버렸지요. 바로 크리스티안 왕의 지혜로운 결단과 용기 덕분에 말입니다. 비록 상상의 인물이라지만,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크리스티안 왕처럼 인간애와 애국심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옮긴 선열이 많았고, 또 앞으로도 그런 인물이 나올 테고, 우리 자신도 그 용기를 배우고 추구할 테니 상상 속에 머무는 인물만은 아닙니다. 2007년에 한국에서는 초판된 『노란 별』이 10년 뒤인 2017년에 재판될 정도로,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직접 읽어 보며 그 이유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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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름 날, 해질 무렵 사진입니다. 『노란 별』과 어울리는 신성한 아름다움과 힘이 느껴지는 풍경이기에 책 소개하며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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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왜 이래요? - 우리가 몰랐던 재밌는 인체 이야기
제라드 도텔 지음, 브누아 페루 그림, 이선민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어린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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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WHY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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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진짜? 진짜야?"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다 보면 오버리액션 연기를 종종 하는데, 이 책을 읽는 중에는 꾸미지 않아도 탄성이 절로 연달아 튀어나옵니다. 바로『우리 몸이 왜 이래요?』가 그 책인데요, 프랑스인 기자이자 작가, 제라드 도텔이 썼다네요. "'몸'에 대한 그림책 꽤 많이 봐서 나 우리 몸의 신비 잘 알아!"하며 자부심을 보이는 꼬마일지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콧대가 살짝 낮아질걸요? 워낙 참신하고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데다가, 그 답들도 예상을 뛰어넘기도 하니까요.  제라드 도텔은 언제 이렇게 흥미로운 질문거리, 75가지를 수집했을까요? 도텔 자신이 독창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우리 몸을 이렇게 엉뚱한 질문들로 탐색하긴 어려웠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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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평소 몸에 대해 어떤 점이 궁금했나요? 저자 제라드 도텔이 뽑아낸 75가지 질문과 교차시켜볼까요? 그가 『우리 몸이 왜 이래요?』에서 던져준 질문들은, "손톱이 발톱보다 빨리 자랄까요?" "가장 힘센 근육은 이두박근일까요?" "남자들만 코를 고나요?" "빨간 머리에게만 주근깨가 생기나요?" 등입니다. YES or NO의 대답이니 확률은 반반이지만, 맞추기 어려운 질문들이지요. 꼬마들이 집에 놀러 오면 보드게임이나 장난감 대신 『우리 몸이 왜 이래요?』의 질문들로 퀴즈 시간을 갖는다면 인기가 최고일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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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왜 이래요?』을 통털어서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웃다가 죽을 수도 있나요?"였는데, 안타깝게도 실제 그런 사람이 있었대요. 1990년대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라는 영화를 보다 너무 웃던 관객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지 뭐예요. 또, 우리 몸에서 가장 힘이 센 근육은 뽀빠이가 자랑하는 이두박근이 아니라 엉덩이근육이었어요. 『우리 몸이 왜 이래요?』는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우리 몸의 신비가 많이 벗겨져 간다할지라도 여전히 인체는 무궁무진한 탐구거리를 품고 있는 신비한 소우주임을 일깨워줍니다. 단순히 몸에 대해 새로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보고 질문을 독창적으로 하는 법까지 어린이 독자에게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지요. 질문하며 노는 법을 잊은 엄마아빠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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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백과사전 - 탄생부터 죽음까지 놀라운 몸 이야기 밝은미래 그림책 30
로스 애스퀴스 그림, 메리 호프만 글 / 밝은미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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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백과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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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백과사전(원제: THe Great Big Body Book)』이라는  한국어판 제목 때문에 화두가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인간"이라기보다는 물리적인 "몸"에 더 초점이 맞춰진 그림책이네요. 하긴 '몸'과 '사람' 사이 경계짓기가 무의미할만큼 사람은 몸의 존재이기는 하지만요. 이 책은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내 눈동자 색깔은 왜 친구랑 달라요?" "할머니는 왜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나요?" 등등을 궁금해하는 꼬마들에게 제공할 훌륭한 답을 잔뜩 담고 있어요. 제목 그대로 "백과사전"이지요. 그렇다고 "백과사전"이라는 주는 어감만큼 묵직한 정보가 빼곡하게 들어찬 책이 아니에요. 로스 애스퀴스 일러스트레이터의 아기자기한 그림 덕분에 눈도 즐거워지는 그림책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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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백과사전』은 한국어판 부제처럼 "탄생부터 죽음까지 놀라운 몸 이야기"를 담았어요. 인간이 어떻게 태어나고, 또 생김새는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지, 우리 몸이 어떤 기능을 하고 건강한 몸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뿐 아니라, 인간의 몸이 어떻게 노화해가며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지요.  읽다보면 인간 생애 주기를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사람들의 몸 크기나 생김새가 다양한 것을 인정하는 부드러운 시선을 갖게 될 거예요. 즉, 단순히 몸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 사람이란 존재의 다양성과 특별함, 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지요. 그러니 『사람백과사전』은 세상과 자기 자신을 궁금해할 어린이에게 큰 선물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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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예쁜 글씨쓰기에 관심 많은 꼬마 독자라면 『사람백과사전』의 일러스트레이터인 로스 에스퀴스가 얼마나 그림, 글자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각 소제목이 어찌나 내용과 잘어울리는 글씨체인지 글씨체와 재치 넘치는 삽화 구경만으로도 시간이 잘 간답니다. 이게 바로 백과사전 보는 묘미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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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물고기로 변했어요! 푸른숲 새싹 도서관 5
기드온 스테르 지음, 폴리 베르나테네 그림, 김선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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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물로기로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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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물고기로 변했어요!』책 소개에 앞서 꼭 이 이야기부터 해야겠어요. 사진 속 이 책은 세상에 단 한권 뿐인 표지 디자인을 하고 있답니다. 다름아니라 자개공예 무형문화제 전수조교님에게 얻은 자개를 활용해서 예쁜 낚시대를 만들었거든요. 낚시대의 선이 빼뚤빼뚤해 보이는 것은 자개를 이어 붙여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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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물고기로 변했어요!』는 제목 때문에라도 환타지 느낌의 그림책일거라고 예상했어요. 정말 그랬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이 4차원 환상 세계를 표현한 것 같았어요. 아름답고도 독창적이었어요. 그렇다고 내용도 시종일관 화사하지만은 않아요. 첫 장은 호숫가 시골집에서 나오는 노인을 담고 있어요. 나이가 너무 들어 혼자 살기 어려워진 할아버지는 집을 처분하고 시골을 떠나 자식들이 사는 도시로 옮겨가는 중이었답니다. 도시는 할아버지가 생각하던, 익숙했던 곳과 아주 달랐어요. 삭막하고 빨랐지요. 창밖만 우두커니 내다보는 할아버지는 무기력했어요.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올 동안 아파트 밖으로도 안 나가고 아무 데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답니다. 손녀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별별 노력을 다 해보지만 실패였어요. 하지만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실 것을 이내 찾아냈지요. 바로 낚시 놀이였어요. 할아버지가 재산을 처분하면서 챙겨오신 보물 1호가 바로 낚시 도구였거든요. 도시라는 환경이라 낚시를 실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상 놀이를 통해서라고 할아버지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빙고! 손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담함과 활기로 할아버지는 함께 낚시놀이를 해주셨죠. 이제 삶의 무기력한 구경꾼에서 다시 활기 넘치는 주인으로 돌아오신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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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낚시 실력이 어찌나 좋던지, 모자는 물론이거니와 목걸이에 심지어 에어컨 까지 낚아 올렸답니다. 상어를 닮은 경찰차도 낚았고요. 손녀와 할아버지가 교감하며 상상해낸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이런 낚시가 자유이지만, 현실 세계의 규범들은 그렇지 않았나봐요. 그래도 할아버지와 손녀는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대범한 낚시 놀이를 계속하며 도시의 삶에서도 주인이 됩니다. 『세상이 물고기로 변했어요!』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세상을 물고기와 바다로 상상할 수 있는 손녀와, 또 그 손녀와 교감하며 상상의 놀이를 계속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교감이 놀랍도록 따뜼한 그림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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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6
박준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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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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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꼬마들이 다니는 미국의 어린이집(daycare center)에서 미국인 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봐도, 한국인과 멕시코인들 아이들 취침 시각이 제일 늦지." 묘하게 차별적 뉘앙스를 띄었기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불쾌하지만 동시에 인정할 부분도 있는 말입니다. 한국 아이들 취침 시각 늦다는 것은 많은 통계자료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으니까요.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공영방송의 멘트가 나오는 밤 9시 이전엔 자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을 요즘 꼬마들은 잘 하지 않죠. 잠이 모자랍니다. 『백 번째 양 두두』는  어쩌면 작가 박준희가 이처럼 잠이 모자란 아이들과 아이들의 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은 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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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두두'는 백 번째 양입니다. 제빵사 공씨 아저씨가 잠들기 전 불러주는 양 중 백 번째에 불리니까요. 아저씨가 "양 하나, 양 둘, 양 셋……"을 불러줄 때마다 양들은 아저씨의 이불, 베개가 되어 주거나 자장가를 아저씨에게 불러줍니다. 아저씨는 불면증이 없는지, 늘 100까지 세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렸어요. 두두가 결코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보지 못한 이유가 되지요. 너무도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고 싶었던 두두는 새치기를 시도해보지만 들키고,  데려가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해보기도 합니다. 결국, 기회를 얻었지요. 첫 번째 양하고 딱 하루만 순서를 바꾸기로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해야 할까요? 하필이면 오늘, 아저씨는 밤을 꼴딱 새워 빵을 만들고 또 만듭니다. 자, 우리 두두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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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는 아이들 상상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백만 스물 한 번째"양과 그 모든 양들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천진한 상상력의 그림책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양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양들이 만들어주는 포근한 구름 이불과 베개를 함께 덮어보는 상상을 한다면 박준희 작가의 의도대로 이 책을 잘 읽는 셈이겠지요? '잠을 잊은 꼬마들'에게 양 세는 초저녁 9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귀여운 그림책, 『백 번째 양 두두』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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