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간 날 그림책은 내 친구 43
윤여림 지음, 임소연 그림 / 논장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영장에 간 날


20170711_102500_resized.jpg


 아직 한글을 잘 모르는 꼬마의 일기를, 누가 그 마음을 훔쳐 보고 고스란히 옮겨 적어준 작품 같습니다. <수영장에 간 날>은 윤여림 작가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더듬어 글로 옮기고, 마찬가지로 어린시절 수영장에서 보낸 기억이 떠올라 한 달음에 작업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임소연의 협업으로 태어났습니다. 특별히 클라이맥스도 없고, 환상적인 시공간을 제시한 것도 아니고, 주인공의 통통 튀는 매력이 대단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끌리는 그림책입니다. 편안하게 해줍니다. '아, 나도 그랬는데. 아! 아이들이 그렇겠구나.' 그런 부드러운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20170711_102518_resized.jpg

꼬마 연이는 수영장에 왔는데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꼬마 수준의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코에 물이 들어가면 어쩌지, 물에 빠지면 어쩌지……. 귀엽게 차려입은 수영복의 발랄한 색감과 달리 연이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오빠들은 '겁쟁이'라고 놀리고, 친구는 물에 들어가자고 조르네요. 에라 모르겠다! 풍덩! 아! 시원해! 아! 신나! 아, 재밌다! 연이는 어느새 겁따위는 저만치 날려버렸습니다. 친구랑 튜브 끌어주며 놀고, 물장구 치다보니 즐거워서 입이 절로 '헤어' 벌어질 따름입니다.

20170711_102619_resized.jpg

글도 무척 자연스럽지만, 기억을 어쩌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닮아 그림으로 옮길 수 있나 싶게 임소연 일러스트레이터의 부드러운 그림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수영장에 간 날>을 더욱 '착한 그림책'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어요."라는 연이만큼이나, 이 그림책으로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된 독자 역시 "즐거운 시간" 가졌습니다. 고맙습니다.

20170711_102629_resized.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물이 펑펑! 라임 그림 동화 7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눈물이 펑펑

25e48d430907499a984b8d77b8560c8e.jpg

20170630_180618_resized.jpg



아이고, 눈치가 이리도 없을 수가요. 책 제목이 <눈물이 펑펑!>이잖아요. 제목에 다 나와 있는데 머리를 싸맸지 뭐예요.  산 밑, 동물들이 살던 마을에 비가 많이 와서 홍수 피해를 입을 지경이었는데 그 물이 짠맛이라지 뭐예요.

"어떻게 비가 짠 맛일까? 바닷물일까?"

"아니, 바닷물이면 어떻게 하늘까지 끌고 가지?"

"그럼 누가 물에다 뭘 집어 넣은 걸까?"

이 궁리 저 궁리 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아이코야. 답은 제목에 있었다니까요. 그 짜디짠, 홍수같은 물은 바로 '눈물'이었어요. 책 제목에서<눈물이 펑펑!>이라잖아요. 그럼 누구의 눈물일까요?

20170630_180220_resized.jpg


 

*

마을 친구들이 짠 물의 근원을 찾아 나서기 전엔, 서로 '데면데면한' 관계였어요. '데면데면'의 의미를 꼬마에게 설명하기가 참 힘들었네요. 서로 지나쳐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는 사이라고 하니 꼬마가 알아 들었어요. 일러스트레이션 속 토끼도, 너구리도, 고슴도치도, 개구리와 여우 모두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요. 

딱히 같이 모일 계기도, 이야기할 화두도 없었지요. 그런데 그 "짠 물"이 모든 걸 바꿔놓았어요. "짠 물" 때문에 뭔가 해야만 했거든요. 처음으로 토끼네 집에 마을 동물들이 다 모였어요. 차를 함께 마시면서, 의논을 했지요. 그리고 모험을 떠났어요. 함께 으스스한 숲 속도 통과하고, 폭포도 지나고, 얼음 거인도 지나쳤어요. 그렇게 서로 '하나'라는 느낌을 나누게 되었지요. 그런데 산 꼭대기에서는 '하나'라는 느낌을 애절하게 갖고 싶어하는 꼬마가 있었어요. 애벌레 친구가 나비로 환골탈태, 날아가버리니 혼자라는 생각에 꺼이꺼이 울고 있었지요. '하나'가 된 친구들은 외로운 꼬마를 위해 궁리를 했어요. 꼬마 꼬리가 축 처져 있고, 빛조차 잃었는데 어찌 다시 빛나게 해줄까 하고 말이에요.

20170630_180056_resized.jpg


 

20170630_180643_resized.jpg


  <눈물이 펑펑!>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두 장입니다. "눈물"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직접 책을 읽어보세요. 외로움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혹은 계속 줄어든다.라는 말을 힌트로 남겨드릴게요.

20170630_180655_resized.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첫 역사책 시리즈 1~20권 완간 세트 - 일곱살 우리아이가 처음 읽는 한국사! 그림책
휴먼어린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첫 역사책 1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20170619_190235_HDR_resized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의 첫문장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아버지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족관계 소유격만으로 세 줄이 채워집니다. BC *세기, 혹은 '아주 먼 옛날'라고 짧게 처리해도 될 텐데 굳이 길게 늘여쓴 데는 이유가 있다지요. 이 책의 주요 독자가 유치원생 혹은 더 꼬마이거든요. 아직 시계 볼 줄도 모르는 꼬마들에게 BC니 AD니 너무 어렵겠지요? 그래서 일부러 쉬운 말로 '고조선''을 소개하나봐요.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꼬마들이 벌써 역사 공부 시작하냐고요? 하긴 한국의 열성 부모님들이 소위 역사 전집 아이들에게 "넣어주는 input" 시기가 대략 초등 중고학년부터이겠어요. 고학년 학생들은, 부모님께서 "넣어준" '역사 학습 만화'나 '역사교양서'를 공부와 암기의 대상으로 붙들고 씨름 시작합니다. 그러나 역사가 꼭 '공부'의 대상이어야할까요?  역사에 입문하는데 꼭 제한 연령이 필요할까요? 한국사 통사를 그림책으로 재밌게 배울 수는 없을까요?

*

이런 고민에서 기획된 책이 바로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나의 첫 역사 책' 시리즈입니다. 이번 6월에 출간된 <맨처음 만나는 우리나라, 고조선>을 시작으로 현대사까지 다뤄줄 예정이랍니다.

 <맨처음 만나는 우리나라, 고조선>의 서술은 철저히 아이 눈높이에서 이뤄집니다. 고조선이라는 나라가 있던 시대를 "아파트도 없고, 자동차도 없었죠.… (중략) … 학교도 유치원도 없었고요."라고 표현하지요. 그럼 아이들이 궁금해하겠죠? '그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랑 아주 다를까?'하고요. 아이들의 궁금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옛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져요. "그래도 사람들은 무척 씩씩했어요."라며, 연속성을 강조하지요. 옛 사람들이 어떻게 협동하여 먹을 것을 구하고, 생존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줘요.


아이들을 위한 역사 그림책답게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은 그림으로 참 많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동굴 안에서의 삶, 돌을 다뤄 도구 만들기, 협력하여 먹이 구하기, 땅과 야생 동물을 다룸으로써 안정적으로 먹거리 확보하기 등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두었어요. 반복해서 보다 보면 동굴 벽화라든지, 움집, 뗀석기, 간석기 등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물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어려운 용어를 책에서는 전혀 쓰지 않았기에 꼬마 독자들도 형누나, 언니오빠들 국사 시험공부하듯 접근하지는 않겠지만 그림 자체가 호기심을 유발하게 생겼어요. 역사를 이렇게 재밌게 시작할 수 있다니,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책을 만난 꼬마는 행운인 셈이지요? 20170619_190257_resized.jpg
이야기는 이어져서 청동기 시대에 어떻게 사람들의 높고 낮음이 생겼는지, 단군이라는 존재가 나라를 건설하게 되었는지를 묘사합니다. 고조선이라는 나라에 어떤 법이 있었고, 주변 나라들과 어떤 관계였는지도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이 고조선의 우거왕이 한나라와 싸울 때,  "백성들도 무엇이든 힘껏 도우려 애썼지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어요."라는 문장을 더해 넣었다는 점이었어요. 어느 집단이건 항상 이상적으로 한 마음이기 어렵고, 항상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 혹은 배신자가 있게 마련이라는 역사 인식을 꼬마들에게 은연중 심어주는 대범함 때문에 놀랐어요. 아이들은 '적/우리편'으로만 생각하지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 이질적 존재 혹은 배반자'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잖아요. 이처럼 적절히 현실적으로 역사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20170619_190310_resized.jpg
 

20170619_190339_resized

고조선을 이야기와 그림만으로 만나는 게 아쉬운 꼬마독자를 위한 보너스 선물도 실려 있어요.  ‘나의 첫 역사 여행’이라는 코너에서는  고조선을 탐색할 선사 유적지나 관련 박물관 정보 등을 수록했어요. "대장간의 마법"이라는 페이지에서는 그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쇠붙이를 다루게 되었는지를 친절한 그림과 설명으로 안내해준답니다. 아이들이 단지 그림책의 이야기뿐 아니라, 역사에 대한 Q&A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가도록 유도해주는 참신한 페이지 같아요.

'나의 첫 역사책'은 앞으로 25권까지 발간된다니 계속 관심을 가져야 겠습니다.

휴먼어린이나의첫역사책_상세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나의 첫 역사책 1
이현 지음, 이광익 그림 / 휴먼어린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첫 역사책 1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20170619_190235_HDR_resized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의 첫문장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아버지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족관계 소유격만으로 세 줄이 채워집니다. BC *세기, 혹은 '아주 먼 옛날'라고 짧게 처리해도 될 텐데 굳이 길게 늘여쓴 데는 이유가 있다지요. 이 책의 주요 독자가 유치원생 혹은 더 꼬마이거든요. 아직 시계 볼 줄도 모르는 꼬마들에게 BC니 AD니 너무 어렵겠지요? 그래서 일부러 쉬운 말로 '고조선''을 소개하나봐요.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꼬마들이 벌써 역사 공부 시작하냐고요? 하긴 한국의 열성 부모님들이 소위 역사 전집 아이들에게 "넣어주는 input" 시기가 대략 초등 중고학년부터이겠어요. 고학년 학생들은, 부모님께서 "넣어준" '역사 학습 만화'나 '역사교양서'를 공부와 암기의 대상으로 붙들고 씨름 시작합니다. 그러나 역사가 꼭 '공부'의 대상이어야할까요?  역사에 입문하는데 꼭 제한 연령이 필요할까요? 한국사 통사를 그림책으로 재밌게 배울 수는 없을까요?

*

이런 고민에서 기획된 책이 바로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나의 첫 역사 책' 시리즈입니다. 이번 6월에 출간된 <맨처음 만나는 우리나라, 고조선>을 시작으로 현대사까지 다뤄줄 예정이랍니다.

 <맨처음 만나는 우리나라, 고조선>의 서술은 철저히 아이 눈높이에서 이뤄집니다. 고조선이라는 나라가 있던 시대를 "아파트도 없고, 자동차도 없었죠.… (중략) … 학교도 유치원도 없었고요."라고 표현하지요. 그럼 아이들이 궁금해하겠죠? '그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랑 아주 다를까?'하고요. 아이들의 궁금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옛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져요. "그래도 사람들은 무척 씩씩했어요."라며, 연속성을 강조하지요. 옛 사람들이 어떻게 협동하여 먹을 것을 구하고, 생존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줘요.


아이들을 위한 역사 그림책답게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은 그림으로 참 많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동굴 안에서의 삶, 돌을 다뤄 도구 만들기, 협력하여 먹이 구하기, 땅과 야생 동물을 다룸으로써 안정적으로 먹거리 확보하기 등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두었어요. 반복해서 보다 보면 동굴 벽화라든지, 움집, 뗀석기, 간석기 등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물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어려운 용어를 책에서는 전혀 쓰지 않았기에 꼬마 독자들도 형누나, 언니오빠들 국사 시험공부하듯 접근하지는 않겠지만 그림 자체가 호기심을 유발하게 생겼어요. 역사를 이렇게 재밌게 시작할 수 있다니,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책을 만난 꼬마는 행운인 셈이지요? 20170619_190257_resized.jpg
이야기는 이어져서 청동기 시대에 어떻게 사람들의 높고 낮음이 생겼는지, 단군이라는 존재가 나라를 건설하게 되었는지를 묘사합니다. 고조선이라는 나라에 어떤 법이 있었고, 주변 나라들과 어떤 관계였는지도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이 고조선의 우거왕이 한나라와 싸울 때,  "백성들도 무엇이든 힘껏 도우려 애썼지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어요."라는 문장을 더해 넣었다는 점이었어요. 어느 집단이건 항상 이상적으로 한 마음이기 어렵고, 항상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 혹은 배신자가 있게 마련이라는 역사 인식을 꼬마들에게 은연중 심어주는 대범함 때문에 놀랐어요. 아이들은 '적/우리편'으로만 생각하지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 이질적 존재 혹은 배반자'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잖아요. 이처럼 적절히 현실적으로 역사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20170619_190310_resized.jpg
 

20170619_190339_resized

고조선을 이야기와 그림만으로 만나는 게 아쉬운 꼬마독자를 위한 보너스 선물도 실려 있어요.  ‘나의 첫 역사 여행’이라는 코너에서는  고조선을 탐색할 선사 유적지나 관련 박물관 정보 등을 수록했어요. "대장간의 마법"이라는 페이지에서는 그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쇠붙이를 다루게 되었는지를 친절한 그림과 설명으로 안내해준답니다. 아이들이 단지 그림책의 이야기뿐 아니라, 역사에 대한 Q&A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가도록 유도해주는 참신한 페이지 같아요.

'나의 첫 역사책'은 앞으로 25권까지 발간된다니 계속 관심을 가져야 겠습니다.

휴먼어린이나의첫역사책_상세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태어난 숲 하늘파란상상 10
이정덕.우지현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태어난

 


20170521_144136_resized.jpg

 

 

 뜨거운 여름에 생일을 맞는 제게는 붉은 장미 한 다발 선물이 자주 옵니다. 하지만, 만약 제게 "선물 뭐 받고 싶어?"라고 물어 준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어요. "숲에 가자!" 숲이 참 좋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고, 직접 찾으면 더욱 좋고, 숲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내가 태어난 숲>의 우지현 작가와 이정덕 역시 숲을 사랑하겠지요? 책의 표지부터 속지까지 온통 초록 연두 기운이 가득합니다.

*

<내가 태어난 숲>은 아주 특별합니다. 과수원집 7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부지런히 살아온 어르신이 한땀한땀 자수로 만든 책이거든요. 표지의 글자가 두툼하다 싶었는데 고동색 실로 한땀 한땀 새겨만든 글자랍니다. 아름다워요. 가지와 줄기의 질감이 살아 있고, 나뭇잎의 도톰한 촉감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

20170521_165738_resized

연초록이 너울거리는 숲을 배경으로 한 줄의 문장이 새겨있습니다. "내가 태어났어요." "나?, 누굴까? 누가 태어났다는 거지?" 독자의 머릿 속에 반짝 하고 떠오르는 첫 번째 답은 무엇일까요? <내가 태어난 숲>에서는 숲 속 친구들로 시작합니다. 숲에서 태어난 작은 열매, 분홍 날개가 예쁜 작은 새, 달팽이와 나비 등 작은 생물들.

비오고 바람 부는 날에 특히 잘 태어나는 것도 있대요. 꼬마들과 이 대목을 읽으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봤지만 아무도 '옹달샘'을 생각해내진 못했어요. 의외였네요. "바람이 불고 비오는 날 태어나는 것은 바로 옹달샘"이었답니다.

20170521_165802_resized

 

속 작은 집에는 꼬마가 살고 있어요. 친구를 기다린답니다. 숲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숲에서 보내는 초대장을 우지현 작가는 아이의 목소리로 전해주었네요. 친구를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이 순간에도 또 누가, 무엇이 숲에서 태어날까? 숲에가면 누구를 만나게 될까? <내가 태어난 숲>은 진행형의 확장, 미확정의 즐거움. 그래서 더 독자를 설레게 하는 그림책이네요.


 

20170521_164039_Burst01_resized
<내가 태어난 숲>은 수목원에서 읽었어요. 책 속 부록처럼 작은 책자가 함께 왔는데 본문의 그림과 아주 똑같은 스케치로 채워져 있어요. 자수 놓는데 자신 있는 이라면 이 책자를 본 삼아서 자수를 놓아도 좋겠고, 색칠북으로 이용해도 좋겠어요. 수목원 평상에 배 깔고 엎드려서 꼬마들이 <내가 태어난 숲>을 예쁘게 칠했답니다.
*
숲을 소재로 한 많은 그림책이 있지만 <내가 태어난 숲>처럼 아름다운 자수로 한땀한땀 만들어진 책은 드물 거예요. 한국의 독자뿐 아니라, 세계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만나고 아껴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결국 숲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질테니까요.
20170521_165549_resized

20170521_165700_resized
20170521_161347_resize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