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게 미안합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를 인테리어 책으로 착각했습니다. 잠들기 전 부담 없이 읽으려고 골라들었는데, 이 책은 전혀 가볍지 않았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고발하는 글이었습니다. 저자 최병성에게는 '목사'라는 직업군에에게는 어울리기 어려운 "불독" 이란 별명이 있습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를 읽는 중간중간, 그 별명이 떠올랐습니다. '와! 혼자서 30년간 자료를 모았다고? 시멘트 회사들과 계속 싸워왔다고?' 경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자의 불독 정신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책의 존재,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을 알리는 데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병성은 1994년, 강원도 영월 서강 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용한 전원의 삶을 꿈꾸었는데 그곳은 시멘트 공장에서 날아오는 악취와 분진으로 오염된 곳이었습니다.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존엄과 건강을 보장받아야야 하건만, 쓰레기 시멘트의 소리 없는 독살에 희생되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아닌 개인"으로서 무력감을 느꼈지만, 최병성이 싸워 온 이유입니다. 시멘트 업계에서 대형 로펌을 끼고 협박하고 소송을 걸어왔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대 기업과 싸우고, 환경 재앙에 손 놓고 있는 환경부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그가 서문에서 말합니다.

"이제 국민이 깨어나야 할 때"

혼자 싸우기는 외롭습니다. 자신의 즉각적인 이권과 생명권이 위협받지 않으면 강 건너 불 보듯 환경 재앙을 관망하는 사람들에게 실망해서 싸움을 멈추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최병성이 무려 450여 쪽의 긴 책 마지막 장에서 "가족의 건강엔 관심 없고, 오직 아파트값에 혈안이 된 대한민국"이라며 한탄하겠습니까? 그는 영화 [정직한 후보]의 대사로 책을 마무리했습니다. 의미심장합니다.




강원도지사: 공사비 횡령하고 쓰레기 시멘트 쓰라고 시킨 거야? 나중에 문제 생기면 어떡하게?

건설사 대표: 안 생겨요. 생겨도 증명 못 해. 한 5년 질질 끌다가 결론나면 그땐 다 살고 있는데 어쩔 건데? 아니 자기 아파트에 하자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놈들이 어디 있어요? 집값 떨어질까 봐 벌벌 떨지.




최병성은 1990년대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여,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공론화해왔습니다. 국회로, 법원으로, 영월과 단양의 현장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집은 안전하냐?"라고 묻고 다녔고, "안전하지 않습니다"를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싸우는 사람이 없습니다.

"고맙소, 덕분에 한국의 쓰레기 시멘트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소."의 반응은 있어도, 두 팔 걷어붙이고 같이 싸우려는 국민의 응원이 약합니다. 마치,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체념 반 무관심 반의 반응을 보이듯 말입니다. 불독도 지칠 수 있습니다. 같이 싸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선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이나 최병성 저자가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 자격으로 올렸던 기사들을 찬찬히 찾아 읽는 것도 좋은 시작입니다. 그다음에는? 가동 가능한 채널들을 모두 동원하여 문제 제기하는 스피커를 키우는 것입니다.

방사능 오염수, 마셔 볼래?

쓰레기 시멘트 수저로 밥 먹어 볼래?

환경부는 온갖 유독한 쓰레기, 심지어는 가축의 분뇨에 방사능 쓰레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극도로 유해한 물질 등을 모두 시멘트 재료로 활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그 시멘트로 만든 건물에서 먹고, 자고, 숨 쉬는 사람들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땅과 물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멘트 업계와 환경부는 한결같이 '무해성, 안전성'을 주장합니다. 저자 최병성은 묘수를 내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로 숟가락의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토론회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었답니다. "쓰레기 시멘트로 숟가락을 만들었는데, 이걸로 밥 먹을래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대답하지 못하는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 관계자만이 이 엄청난 환경 재앙의 주범일까요? 문제는 얽힌 실타래와 같아서, 사실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입니다. 독성 시멘트로 지어진 집에 살면서 아토피와 암으로 고생을 하더라도 당장 아파트값이 중요하다는 사람들, 세계에서 플라스틱이나 시멘트 소비량이 둘째가라면 서럽게 많이 낭비하는 대한민국, 2~30년이면 아파트 갈아엎고 새로 건물 올리는 문제적 건축문화, 기피시설은 무조건 서울과 수도권에서 멀리멀리 보내려는 지역 이기주의 등등.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쓰레기 시멘트"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는 결국 "대한민국은, 우리 생태계는 안녕하겠습니까?"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같이 깨어나서, 함께 목소리를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르바나 2023-06-10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방팔방 시멘트에 둘러 싸인 곳에서만 사는 우리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군요.

얄라알라 2023-06-10 21:0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니르바나님.
30년 동안 저자가 모아온 자료와 치밀한 준비력에 감탄이 절로 나와요^^
 

  • 패기 넘치는 젊은 인류학자가 2010년대 카자흐스탄에서 수행했던  자신의 연구를 들려주던 중, 몸짓과 목소리에 두려움을 담길래 의아했던 적이 있다. 공안에게 밀착 감시받고 근방에서 폭탄테러를 경험하는 등 생사가 갈리는 절박한 순간들을 회상하는 그의 앞에서, 모험소설 소비하는 독자인 양 생글거렸던 무식함을 후회한다.

  • [신장위구르 디스토피아]를 권해 준 이 지역 정치철학 연구자에게 서문 읽다가 충동적으로 "무척 흥미롭습니다"라고 메시지 날리지 말았어야 했다. 목숨을 걸고 증언해 준 사람들만큼이나 학자로서 자신도 많은 걸 걸고 쓴 대런 바일러(Darren Byler)의 책에 "흥미롭다"라는 표현이 불경하다는 걸 알았다.

  •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를 읽는 중간중간, [이퀼리브리엄], [1984] [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가 겹쳐 떠올랐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가상 현실계(소설과 영화 속)의 디스토피아가 21세기 현실에서 소위 "중국의 첨단기술 형벌 식민지(China's high-tech Penal Colony)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데 경악, 혐오, 공포감을 느끼리라. 그럼에도 저자 대런 바일러는 [1984]나 [멋진 신세계]를 어디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IF" 가정법이나 비유적 수사, 저자 자신의 사적인 목소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담담하게 기술했다.

  • 대런 바일러는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를 문헌 연구는 물론, 2011년부터 2020년, 신장과 카자흐스탄, 그리고 미국 시애틀에서 수행했던 연구(특히 심층 인터뷰와 현장조사)에 근거해 썼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고 있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수준의 폭력이 현실의 이야기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신장 재교육 수용소를 거쳐갔던 이들의 사례 연구(case study)를 축으로 챕터를 연결한다. 감시 자본주의 하, "자동화된 인종화의 일상성"이 얼마나 끔찍하게 진행형이며 벗어날 길 없이 내리누르는 탄압과 촘촘한 감시망이 구축되기까지 어떤 이해관계가 얽히고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 [신장위구르 디스토피아] 읽기를 권해준 신장위구르 연구자(+알라디너) 김 ** 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3-03-06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7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3-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오웰의 1984년을 읽을 때 공포를 느꼈었는데- 저는 이런 세상에서 살라고 하면 못 살 듯- 신장 위구르~~는
더할 것 같습니다. 필독서인 것 같아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얄라알라 2023-04-05 08:58   좋아요 0 | URL
페크님, 장바구니엔 또 뭐 다른 보물이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전 이 책 김재원님 추천으로 읽었는데 완전 잘 읽었다 싶었어요. 완독 응원드립니다
 
GEN Z (Z세대) -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로버타 카츠 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Gen Z]?

사회과학서 제목이라기보다는, 백화점 입점 힙한 신생 브랜드 이름처럼 들립니다. 부제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The Art of Living in a Digital Age"를 확인하자마자, 궁금증과 당장 읽어야겠다는 의욕이 솟구쳤어요. 사실, 도서관 300번대 서가 어슬렁거릴 때마다 "요즘 애들," "MZ," "(포스트) 밀레니얼," "청년" 을 제목에 담은 책들이 즐비하길래, 언젠가는 세대론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평소 제가 관심을 두어 온 사회학, 언어학, 역사학, 인류학 전문가들이 협업한 결과물이라니 그 방법론과 분석 방향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Gen Z]는 미국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봄날 햇살을 즐기며 '요즘 애들'을 이야기하던 4명((언어학자 세라 오길비 Sarah Ogilvie, 인류학자 로버타 카츠 Roberta Katz, 역사학자 제인 쇼 Jane Shaw, 그리고 사회학자 린다 우드헤드 Linda Woodhead)의 오케이 부머(OK boomer)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각 전공 분야의 이론과 방법론을 활용해 "요즘 애들"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해석하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재정적 지원처를 확보한 후 이들 4인은, 대학교수로서 동원 가능한 연망과 지도학생들의 도움에 힘입어 3년간 차곡차곡 자료를 모았습니다. 일반인도 이해할 쉬운 언어로 그 연구 결과를 풀어낸 책이 바로 [Gen Z]이고요. 




[Gen Z]는 '세대론'이라는 주제와 방법론 면에서 태생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데, 공저자 4인은 영리하게도 도입부에서 그 약점을 공개하고 인정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먼저 표본의 한계로 인한 과대 일반화 가능성입니다. 이 연구는 2017년부터 3년간 120개 포커스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자료, 무려 7000만 영어 어휘를 분석한 'I 세대 말뭉치' 그리고 문헌 자료에 기반을 두었습니다. 인터뷰 대상은 모두 미국의 두 대학(캘리포니아 소재의 칼리지와 스탠포드 대학)과 영국의 랭커스터 대학교 재학생인데, 저자들이 직접 인터뷰하지 않고 Z세대인 연구조교들에게 대리 수행시켰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Z 세대 특유의 존재와 상호작용 방식, 정체성 지표, 지향과 세계관, 문제의식 등을 다룬다고는 하지만 표본의 한계로 인해서 특수한 소수 집단의 특성을 파악했다는 정도로 의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자들의 말을 들어 보겠습니다.


이 책은 표본의 한계로 인해 전 세계 포스트 밀레니얼에 관한 확정적 연구서는 되지 못한다. 그래도 미국과 영국의 Z세대를 포착하는 데는 유용한 책이기를 바란다. 다른 문화권과 사회에서 Z세대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영감을 준다면 기쁠 것 같다.

[Gen Z] 들어가며: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中


_____

따라서, [Gen Z]를 생산적으로 읽으려면 자료의 대표성을 문제 삼거나 해석의 허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연구의 시사점을 현재 관심 두고 있는 집단 및 사회에 생전적으로 적용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제 경우엔, 공저자 4인이 소위 포스트 밀레니얼이라 불리는 "Z세대"의 가치관(가족과 친족, 친밀관계, 상위 공동체, 정치의식 등), 관심 화두나 정신 건강상태 등 비물질적 변화를 '언어-I세대 말뭉치'를 통해 포착하려는 시도가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I 세대 말뭉치' Z세대의 교차적 정체성에서 '국가나 민족,' '종교,' '계층'등의 지표가 덜 중시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법적으로 구속되는 가족이나 친족 관계를 넘어, 온라인 오프라인 상 유사가족 관계를 구축하는 Z세대에게는 'fam' 'crew' 'tribe' 등의 어휘가 일상에서 많이 활용된다는 것도 확인해 줍니다. 또한 기성세대를 불신하고 경직된 위계질서를 환멸 하는 Z세대는 유독 "I"주어의 문구,  'I think,' 'I have,' 'I don't' 등을 유독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Z세대는,

  1. Born Digital: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산다. 그에 따라 소통방식, 상호작용 방식도 조율한다.
  2. 자기 중심성과는 변별되는 "자기 의존적 지향성"을 보이며 (의외로) 타인을 돌본다.
  3. 디지털 세대는 조립식 정체성을 통해 공동체에 소속되고자 한다.
  4. 공동체 밖 타인을 포용하고 다원주의를 추구한다.
  5.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진정성을 중시하며, 이를 변별할 수 있다.
  6. 협력(콜라보)를 중시하며, 위계가 아닌 합의된 권위를 지향한다. 전문가 우대는 옛말이다.
  7. 암울한 현실에 환멸하고 현 세대의 과제가 버겁다고는 느끼며,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8. 그렇다고 안주나 포기가 아니라,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 집합적으로 투쟁하고자 한다.

다소 이상화된 특성으로 보이지는 않나요? 아무래도 실제 Z세대의 일상에서 밀착 관찰한 연구가 아니라, 자기보고식 설문조사와 대면 인터뷰로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이상화된 답변들이 모이지 않았을까도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연구가 Z세대라는 추상의, 경계가 흐린 집합체를 'Z' 에 속하지 않는 세대와 변별하는 목적을 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보다는 인류가 처해 있는 큰 어려움과 변화에 협력하여 서로 배우고 같이 나아가자는 데 [Gen Z]의 핵심 메시지가 있습니다.

여기, 서문의 유효한 문장이 있어 옮겨보겠습니다.

우리 연구와 이 책의 목표는 Z세대를 병리학적으로 해부하거나 이상적으로 포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들의 방식대로 Z세대를 이해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물려받은 세대를 파헤쳐 보고 싶었다... 우리는 한배를 탔다. 우리에게는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에게 배울 귀중한 점들이 있다. [Gen Z] 13쪽



해당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라디오 2023-01-31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Z세대ㅎ 유튜브에서 SNL MZ오피스 보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ㅎㅎ

Z세대의 특징을 보며 인간 혹은 젊은 세대의 보편적 특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ㅎㅎ

얄라알라 2023-02-01 01:54   좋아요 1 | URL
그 연기 잘 하시는 주현영이 메인인 프로그램 말씀하시는 거죠?
ㅎㅎ저도 봤어요. 넘 재밌었어요^^ 다들 연기도 넘 잘하시고

오늘도 직거래장터에 가면 MZ세대 참 많이 볼 수 있다. 기성세대(?)와 다른 면이 있다...라고 얘기해주시는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GEN Z] 생각이 났어요

고양이라디오 2023-02-01 10:33   좋아요 0 | URL
다들 주현영씨가 연기 잘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넘 재밌어요ㅎ

요즘 MZ세대는 어떤가 궁금하네요ㅎ 뉴스로만 들은 거 같아요ㅎㅎ

2023-02-01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3-02-0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급해 주신 대로 백화점에
이제 막 입점한 신생 브랜드
처럼 들리네요 ^^

본 디지털, 정말 공감하는
바입니다. 어릴 적부터 그렇
게 너튜브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디지털에 대한 거부
감이 기성세대와는 남다르
다고나 할까요.
 


읽고 난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일상 대화에서도 '드라이, 드라이' 하고 다닐 지경으로 계속 소설 [드라이]가 생각난다.  


https://blog.aladin.co.kr/757693118/14227819

한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사실, 올해 뵈었던 어르신 중에서 상수도 시설이 없는 거주지에 사셨던 지라, 출산 임박해 스스로 작은 우물을 팠다는 회고담, 심지어는 사막 행성 배경의 영화 [DUNE](2021)나 다큐멘터리 [Blue Gold]까지 꼬리를 물고 계속 생각난다. 일상이 예고 없이 비일상 재난 상황으로 전환되고, 국가라는 안전망은 구멍 숭숭 뚫린 신기루에 불과한 상황이 '당신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의,' '나의'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오래 전, 수자원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불평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블루 골드]를 보았다, 2023년 업데이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신간 [워터]를 읽었다. 하버드(중퇴이지만) 출신 헐리우드 배우로 더 유명한 멧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가 함께 썼다. Water.Org 공동 설립자인 이들이 서로의 노력과 철학을 칭송하면서도, 물부족의 현실을 현장 전문가의 시각에서 전해주는 책이다. 이들이 어떻게 "Water.Org" https://water.org/를 통해 지구촌 물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책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또한, 깨끗한 물 접근성이야 말로, 생존뿐 아니라, 교육 기회, 성평등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유도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분들이 발벗고 나서 준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다만, 부제인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을 십분 살려서, 물이 부족한 지역 사람들의 시점에서 불평등의 현실을 조금 더 생생히 삽화처런 부각시켜주었더라면 하는 욕심을 독자로서 부려본다.



[드라이] 덕분에 앞으로도 한 동안, 물 불평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 다닐 것 같다. 



캘리포니아 수로(California Aqueduct) 때문에 수로 지나는 주변 지역민의 건강(평균 수명)이 현저히 나빠졌다고 비판하는 (저자 자신이 그 지역 출신) 책을 분명히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기억 나지 않아 답답합니다. 계속 검색어를 바꿔하며 그 책을 찾고 있는데(뭔가 건강 불평등에 관한 책), 혹시라도 플친님들 중 그런 책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23-01-01 2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맷 데이먼!!!!! 오~~
책 제목을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ㅜㅜ
저도 궁금하네요!!
물 아껴써야 하는데 큰일입니다ㅜㅜ
기후위기도 그렇고, 앞으로의 미래가 어찌될지?

얄라알라 2023-01-02 12:25   좋아요 3 | URL
맷 데이먼도 그러하고, water.org 공동 설립자 개리 화이트 역시
어머님께서 봉사에 진심이신 분이셨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공동체를 보듬는 엄마의 마음과 행동이 자녀에게 전해지나봐요^^

책읽는나무님, 해피 먼데이 시작하셨기를^^

감은빛 2023-01-02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쪽 가뭄이 심각해서 상수원이 말라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이야기는 언론의 오보였지요.
실제로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도시화, 산림 정책, 4대강 사업 등으로 점점 더 물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저도 책 제목을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얄라알라님.

얄라알라 2023-01-03 13:04   좋아요 1 | URL
감은빛님 감사합니다. 물 부족 세계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 남부지역은 붉은 색이더라고요
먹거리가 나오는 귀한 땅인데, 도시민으로서 클릭과 배송 받는 데만 익숙해져서
정작 땅 지키시는 분들의 고뇌가 제 것임을 잊을 뻔했어요

일깨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은빛님.

책 제목, 아, 저도 정말 답답해서 도서관을 직접 찾아서 서가에서 어슬렁 거리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분명 읽었으니까 ㅎ


고양이라디오 2023-01-05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이 부족하면 정말 끔찍할 거 같아요ㅠ 얄라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ㅎ

멧 데이먼이 이런 활동하는지 처음 알았네요ㅎ 좋은 일 하시네요^^b
 

"임신중지는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경험이다."

  • 감정은 여성의 영역?


  • 감정의 역사: 바바라 로젠와인 Barbara Rosenwein

  • 감정의 정치학을 연구하는 Sara Ahmed의 저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티나무 2022-08-29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용문은, 감정정치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문장 아닐까요.
이 글 보고 소름 돋았는데 저 어제 사라 아메드 책 다 찾아보고 보관함에 담아뒀거든요? 행복의 약속은 이미 들어있고 공저인 정동이론 어렵지만 읽어보고 싶네 했고 마지막 책 번역 안 되어 있어 매우 아쉽다 했거든요. ㅎㅎㅎ
그런데 아침에 똭 얄라알라님 올리신 거!^^ 헤헷

난티나무 2022-08-29 16:46   좋아요 3 | URL
아 어제 <여성의 수치심> 잠깐 봤는데 거기서 사라 아메드 인용 많이 하더라고요. 그리고 임신중지도 수치심&죄책감을 이용하니까 저는 인용문을 그 맥락에서 읽었어요.

얄라알라 2022-08-30 23:05   좋아요 1 | URL
오호! 난티나무님,

이런 우연의 일치로도 금새 마음이 밝아지는 걸 보면, 저희는 정말 책으로 맺어진 친구인가봅니다. 난티나무님께서는 소름까지 돋으셨군요^^ 보관함 담아 두셨다는 걸 보면, 구매각인가요?ㅎ

저는 ˝정동˝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도 그 개념이 바로 들어오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겁은 나지만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Happy Abortion] 맨 첨에 읽을 때 페이지가 안 넘어갔던 이유가, 이처럼 감정정치 등등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해서였나봐요. 아직도 어렵지만 반복해 읽으니 좀 나아진 것 같아요^^


공쟝쟝 2022-09-05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라 아메드 책 담다가 여기 옴 ㅋㅋㅋ 저 우리나라 책중에 *다소 곤란한 감정*이라는 책이 있었는 데요, 그 책 한번 읽어보세요 ㅋㅋ 감정 사회학 연구자의 에세이인데 비슷한 결예요 ㅎㅎㅎ 그 쪽 학문도 엿볼 수 있고 우리나라 사람이라 쉽더라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