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멘토링 - 7개 국어 하는 아이로 키우는
이정숙 지음 / 한솔수북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어 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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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반납하고 간 도서, 별 생각 없이 집어 들었는데 저자 이정숙은 낯설은 이름이어도 그녀의 아들 조승연은 이미 친숙하다. 7개국어를 구사하면서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엄친아"라고 익히 들어왔기에. 자세를 고쳐 앉아 진지하게 읽었다. 진지하게 곱씹어 읽을 가치가 충만한 책이다. 게다가 "한솔수복" 출판사에서 펴내주었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 책의 주장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사교육 왜 시킵니까? 영어 학원 왜 보냅니까? 책을 읽히면서 언어력을 키워주세요."라 할 수 있으니.
<언어 멘토링>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육아에,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는데 정도가 없겠지만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구나.....하는 원론적인 생각이었다. 내가 쓰는 온라인상 아이디 중에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책사랑"이라는 길고 진부한 문구가 있는데, 사실이다. 남들은 스트레스를 운동이나 술이나 음악으로 풀겠지만, 나는 정신적으로 동요할 때나 고양되었을 때 책에서 더 큰 길을 본다. 화가 나더라도 책만 잡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 보면 살아 있는데도 더 살고 싶어 눈시울은 물론 목구멍까지 뜨거워진다. 사실 "나를 키운 팔할은 책사랑"이 아니라 부모님이겠지만. 2학년 때 선물로 받은 100권짜리 전집은 당시 9세의 눈에는 "좁쌀만한 활자 무더기"였다. 그런데도 나는 방학을 알차게 활용해서 그 100권을 다 읽었을 뿐 아니라, 중학생 때까지 곱씹어 대여섯번, 예닐곱번씩 책들을 삼켰다. 마을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이 활성화 되어 있던 시절이 아니었던지라 나는 친구집이나 친지 집에 놀러가면 보이는 새로운 책 냄새에 사냥개처럼 코를 킁킁거렸고, 나의 어머니는 기꺼이 내 미칠듯한 활자중독증을 키워주셨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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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씨 역시 대단한 독서가이자 애서가 아버지를 두었다. 거의 평생 책 읽고 공부하기를 업으로 삼아오신 분 같다. 덕분에 그녀의 둘째 아들, 즉 유명인 조승연이 어린시절부터 철학 책을 꿰 차며 읽고 3분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밝힐 기회들을 얻었다고 한다. <언어 멘토링>은 너무 많은 육아서를 읽고, 각종 육아 상담에 심리 치료까지 병행해서 오히려 풍요속의 혼란을 겪는 부모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한우물 파는 인재에서 통섭형 인재가 살아남는 세상이 왔다할지라도, 여전히 언어력은 큰 자산이며 책에서 주로 취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하지만 더 지키기 어려워진 진리를 이야기하는 책 <언어 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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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2개의 에피소드만 소개해보겠다. 둘 다 "말의 힘"과 관련된다. 밖에 나가서 친구들 사귀며 좀 놀아보라는 엄마 (저자)의 잔소리에 둘째 아들(조승연)이 조근조근 따졌단다. 
"엄마도 이웃사람 별로 안 좋아하면서 왜 저한테만 억지로 친구를 사귀라 하느냐?"고. "새로 이사 온 아줌마가 떡 가지고 오니까 엄마가 그랬어요. 현관문 열기 귀찮은데 괜히 쓸데 없는 것 가지고 왔다고." 부인하는 엄마(저자)에게 아들이 부연했단다. "아줌마한테 떡 받을 때는 활짝 웃고, 아줌마가 돌아가고 나니까 그러셨다"고. 
또 다른 에피소드는 작은 아들의 수학실력이 엄마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 되었음을 저자가 깨닫고 반성하는 내용이다. "큰 아들은 이과체질, 작은 아들은 문과 체질이다."라고 규정한 말을 얼핏 듣고 난 작은 아들이 그 뒤부터 수학 공부가 싫어졌다고 했다더라. 
이처럼 무심코 던진 말에서 자신의 인격의 부스러기를 흘리고 다니는 것이고 타인에게 긍정일수도 부정일수도 있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그 타인이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자식일 때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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