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김미영 지음 / 알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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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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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신간 코너에 육아서야 항상 단골인양 올라와 있지만, 요즘 특히 워킹맘의 육아서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느낌. 그 많던 능력 있던 여성들, 쇼핑카트와 유모차 뒤에 숨어버렸나 아쉬워했는데 터져 나오나 보다. 밖으로 나오고 싶어 근질거린다고, '나 아직 안 죽었다'고,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성토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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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두 번이나 등장하는 제목의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경찰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미영이 썼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정의의 사도'를 꿈꾸며 어려운 사람을 돕곤 했다 한다. 하지만, 본인의 꿈과는 상관없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자기계발서"로 달랬다고 한다.  경찰이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노량진 학원에 다니고 고시원에서 죽을 각오로 공부해서 경찰이 되었다. 한 줄로 적기 아까울 만큼 치열하게 바쁘게 살았다고 그녀는 기억한다.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다. 경찰로서의 입지도 잘 다져두었다. 일하랴 두 아이 육아하랴, 바쁜 와중에 김미영은 항상 드림 리스트 1순위에 있었다는 '작가되기'의 꿈도 이루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까지 썼으니까. 행간을 읽어보니,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잠깐씩 짬이 날 때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커피숍에서 작업하거나, 남들 다 자는 새벽에 글을 써내려갔나 보다. 한마디로 "똑 뿌러지게 야무진"이란 형용사를 절로 떠올리게 힌다. 저자는 긍정 에너지가 풍기는 외모에 성취욕구와 야망이 어마하게 크다. 현재 그녀를 키운 팔 할이 "자기계발서"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이 분야의 다독가였던 '세기의 동기 부여가(205쪽)'를 꿈꾼단다.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세기의 동기 부여가'로서의 첫걸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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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의 성취지향성과 '야무짐'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자면 본문에서 다음의 문장을 빌어오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 하다. "독한 것도 능력이다. 왜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을 내면서 그 능력을 썩히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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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단만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뜨끔하게 찔리면서도 숨이 막혀왔기 때문이다. 착한 엄마, 착한 여성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이 땅의 많은 여성이 위 문구에 뜨끔했을 것이다. 동시에 그녀가 보이는 태도는 "여자는 독해야 사회 생활에서 생존한다".식의 논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녀의 말을 빌자면, "피해자는 있는데 범인이 없는 육아 대참사"에서 워킹맘은 뭘 해도 'sorry'를 연발해야 하며, 혼자만 정체된 고립감에 땅으로 꺼지기도 한다. 직장에서만 휴직한 게 아니라, 꿈도 휴직 상태에 돌입할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김미영은 말한다. 36개월이 고비이니, 3년만 버티라고. "이름을 세상에 남기라"고.

김미영은 그렇게 말 할 자격 있다. 소위 말하는 '몸이 열 개여도 모자를' 지경으로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니까. 본인만 '살아남은 워킹맘의 성공사례' 대열에 진입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많은 워킹맘을 구제해주겠다는 포부도 밝히니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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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음이 짠하다. 김미영의 책을 읽다보니, 그녀의 "열심히 살고, 살아남겠다"는 강박증이 활자를 타고 내 핏줄로 흘러들어오는 듯 하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답답하고 안쓰럽기도 한다.  "독한 것도 능력이다. 왜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을 내면서 그 능력을 썩히려 하는가?". 이 유리천장 사회에서 엄마 여성(여성과 다른 제 3의 존재로서의 엄마 여성)은 독해져야만 하는가? 그런 강박에 휘둘려야 하는가? 나는, 왠지 거리를 두고 싶어졌다. 천천히 가는 꿈도 꿈이기에. 김미영 작가의 빨리 가려는 꿈에는 응원을 보낸다. 단지 지향이 다를 뿐! 이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육아 인력에게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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