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그래픽노블 세트 - 전10권 산하세계문학
에르베 부샤르 외 지음 / 산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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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록을 뒤져보니 2016년에 읽었던 책이다. 그 때도 나는 이 그래픽 노블에 열광했다. 



 읽고 나면, 작가를 '조금이나마' 알았다는 생각에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사그라지는 편인데

<샐리 존스의 전설 (원제:Legendem om Sally Jones)>의 작가인 야코브 베겔리우스(Jakob Wegelius)에 대해서는 달랐다.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책 읽고 난 후, 도리어 강렬해졌다.  그의 홈페이지(http://www.jakobwegelius.com/를 방문해보니, ' 1966년 스웨덴 태생' 수준의 소개가 전부였다. 그런데도 저절로 그려진다. 야코브 베겔리우스가 인간 존엄성을 추구하며 문학과 역사, 철학에 정통한 휴머니스트임이. 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 상 수상작인 <샐리 존스의 전설>은 어린이 책으로는 드물게, 어른 독자도 고려해서, 작가가 500여 쪽 분량으로 길이를 늘인 책이라 한다.


 - 2016년 11월 기록- 


줄거리 리뷰는 이미 3년 전에 써놨으니,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나는 왜 이 그림책에 과하게 반응하는가?


우선 [샐리 존스의 전설]은, 어린 시절 내가 특히 좋아했던 이야기들과 공통분모가 크다. [소공녀] [로빈슨 크로스] [15소년 표류기] [파리대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뿌리]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온갖 핍박을 받거나 고초를 겪었어도 쓰러지지 않았던 캐릭터와 샐리 존스가 많이 닮아 있다. 


우선 이 고릴라의 이름은, [로빈슨 크로스]의 '방드르디, Friday'를 생각나게 한다. 영국인 로빈슨 크로스가 아무렇게나(물론 금요일에 처음 '발견'했다는 의도는 있지만) 붙인 '방드르디(금요일)'이란 이름처럼, 샐리 존스를 처음 아프리카 밀수꾼들에게 산 남자는 관세를 아껴보겠다고 실종된 가족 중 딸 이름을 몰래 아기 고릴라에게 붙여 주었다.  엄마와 가족 잃고, 생활터전에서 말그대로 국자로 국푸듯 떠져서 낯선 인간 세계에 던져진 것도 모자라서 촉촉한 흙바닥이 아닌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게 된다. 동물 애호가라는 사기꾼에게 팔려서 계략의 도구로 훈련 받는다. 



안락하게 범죄 현장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못된 사기꾼을 위해,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호텔 벽을 오르고 있는 샐리. 사기꾼 주인이 줄행랑을 치고 외국으로 도피했는데도 감옥에 갇힌 샐리는 주인 걱정을 한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남아 있는 고릴라여서, 더 애처롭다. 


계속 그랬다. 팔리거나, 매 맞거나, 이용당하거나 위협당하거나. 




측정당하거나.....야코브 베겔리우스가 영화 <검은 비너스>를 보았건 안보았던, 그는 이미 백인 학자들의 숫자로 측정당하는 샐리를 통해 인간인데도 다른 종 취급 받는 이들을 비유하고 있다. 



[샐리 존스의 모험]에서 두 번 째로 명장면이다! 샐리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망친 인생을 샐리 탓 하던 인간 쓰레기에게 샐리가 일어서 맞섰다. 



[샐리 존스의 모험]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다.  샐리에게 신뢰, 헌신, 양보, 존엄을 알려주고 서로를 일으켜세운 단짝 보스와 함께 타던 배, 허드슨 퀸즈 호의 뒷모습이다. 아프리카를 떠나고 있다. 누가 탔을까? 샐리는 동족인 고릴라들이 자신을 반겨주는 아프리카 밀림에 남았을까?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다른 종으로서의 인간 곁으로 갔을까? 






쉬운 답은, 샐리는 고릴라의 세계로, 보스는 인간 세계로 각각 흩어져 새 삶을 찾는 것이다. 결론을 몰랐을 때도 나는 내심 샐리가, 진정 신뢰할 대상과 함께 삶을 자유롭게 누리기를 바랬다. 평범한 선택이 아닌줄 알면서도. 

[Le Grand Bleu]에서 주인공 자크가, 인간 세계와 영원한 안녕이 될 것을 감지하면서도 계속 물 밑으로 돌고래를 따라가기를 바랬던 10대 때 마음과 겹친다. 


[샐리 존스의 모험]을 거듭 읽으며, 나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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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03-0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소설이나 고전영화에 나오는 고릴라나 원숭이는 난폭하고 포악한 존재로 그려졌어요. 소설이나 영화 속 인간은 ‘괴물’과 비슷한 모습으로 표현된 영장류를 무서워해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영장류는 자신을 포획하려고 덤벼드는 인간을 무서워할 거예요.

2020-03-06 15: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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