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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해 - 개그맨 김영철의 톡톡 튀는 도전기
김영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2월
평점 :
김영철..... 그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한다.
일단 저질러 보란다.
나처럼 신중하다 못해 생각이 많고 소심한 사람은에게는 썩 와닿지 않는 말이다.
그래도 '김영철'이란 사람이 무슨 경험을 했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는 들어보고 싶었다.
책을 펼쳐 읽으니 개그맨 특유의 입담과 진솔한 경험담, 노력해서 얻은 자만이 알 수 있는 삶의 노하우가 곳곳에 담겨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개그맨 김영철이 아니라 영어를 꽤 잘하는 김영철로 통하고 있는 그.
물론 본인은 영어에 있어서 갈 길이 멀다고 하지만, 나같은 수준의 사람에게는 부럽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그러한 부러움은 이 책을 읽으며 더 커진 거 같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다. 김영철은 개그맨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고 가정이 부유한 것도 아니며, 인물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운이 좋아 하는 일이 순탄하게 풀린 것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모두를 너끈히 이겨낼 만한 큰 장점이 있었다.
본받을 만한 사람을 멘토로 삼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조언이 좋다라고 생각하면 그 조언을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기는 것.
생각해 보면 참 힘든 일이다. 자칫 귀에 거슬리고 실행에 옮기기 힘든 조언일 수도 있는데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 그건 분명 힘든 일이다.
그런데 그는 마음밭이 참 좋은가 보다. 아무리 듣기 싫은 말이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약이 된다 싶으면 받아 마시는 거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어렵다 생각되는 일도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거다.
어찌보면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본다면 그의 실행은 결코 무모하지 않았다고 본다. 담배를 끊은 것도, 영어 학원에 다니게 된 것도, 라디오에서 영어 코너를 진행하게 된 것도, 교단에서 영어를 강의하게 된 것도..... 일단 해보자는 도전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의 얘기는 장황하지도 않았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그가 만난 사람들과 에피소드, 거기에서 얻은 삶의 깨달음과 공부, 열정.... 그 모든 것들이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 책에서 내가 얻고자 했던 건 중학교에 들어가는 딸한테 도움될 만한 게 뭐 없을까 싶어서였다. 영어 공부든 다른 공부든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공부와는 상관 없이 그의 생기발랄한 삶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 다 되어가는 그가 영어라는 쉽지 않은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나 또한 그처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접혀 있던 레이더를 켜고 내가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쉽지 않아 보여도 일단 저질러 보는 용기도 가져 보자. 그러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에서 능력자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