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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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릴 때 문고판으로 읽었던 톨스토이의 책을 얼마 전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제일 첫 장에 누군가 "순둥이 민지능요, 밥오래에요 - 어떤 인간" 이라고 끄적여놓은 헌 책이지만,
어쩐지 애정이 가서 얼른 집어들었다.

 

어릴 때 나는 책의 내용보다는

1루블로 살 수 있는 빵이라든지, 20코페이카로 찔끔찔끔 마실 수 있는 한 잔의 술과 같이
이국적인 향기를 팍팍 풍기는 문구에 더욱 끌렸지만,

 

오늘 영화 '완득이'를 보고 오는 길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오늘(아니 12시가 지났으니 어제)은 반 년 넘게 나름 고생하고 속앓이하던 것의 결과 발표일이었다. 다른 대학원은 시험 치루고 일주일만에 결과 발표 팍팍하더만, 내가 지원한 이놈의 학교는 10월 말부터 원서접수 시작하야, 11월 12일 경에 필기 시험 보고, 11월 26일 경에 면접 시험 보더니, 12월 8일, 그것도 오후 5시 이후에야 최종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었고 - 정확히 그 순서대로 시행되었다. 그동안 처음으로 타인의 심리 검사를 하고 해석 자료를 만들어 교수님과 동료들 앞에서 발표하고, 수업 듣고, 과제 하고, 기말 고사 치고, 등등, 여러모로 나는 초죽음이 되었다.

 

오늘 결과 발표를 기다리면서 집에 머무른다면,

하루 종일 PC만 껐다 켰다 할 듯 하여 일찌감치 집을 나서 사야할 것들을 구매하고
오랜만에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딱 도착 시간에 맞추어 볼 수 있는 영화가 '완득이'였다.

 

가끔 필요한 것들이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으로 주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완득이' 라는 영화가 우연히 시간이 맞아서 보았다고 하지만, 본능적 감성은 현재 내게 필요한 영화가 '완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끔 조종한게 아닐까, 그리고 인지적으로는 시간이 맞아서 이 영화를 봐야만 했어 라고 납득하게끔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로 그랬다,

지치고 각박하고 여유없고 신경이 날카로운 나에게,

'완득이'는 왜 달리고 있는가 왜 헉헉대며 노력하고 있는가 무엇으로 사는가를 속삭인다.

 

 

 

 

2.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대문호 톨스토이는 천사를 통하여 말한다.

 

"나는 이전에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생명을 내려주시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도록 바라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번에는 한 가지 일을 더 깨달았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뿔뿔이 떨어져 사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각자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계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이 하나로 뭉쳐 사는 것을 원하시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모든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 또 만인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계시하신 것이다."

 

 

 

3.

 

완득이의 입을 통해서 말하듯,

장애인 아버지, 학교 보급품을 받을 정도의 가난, 가출한 필리핀 어머니, 매일 구박하는 선생님까지 완득이는 '완벽한 가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완득이는 가출하지 않는다. 완득이가 의식하지 못 하지만, 완득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아이기 때문이다. 또한 겉으로 구박하지만 안으로 걱정하는 선생님의 애정을 받은 아이기 때문이다. 의식하지 못 하지만 그 사랑이 완득이의 엇나감에 대한 완충 작용으로 방패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완득이에게는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 형성된 기본적 자기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 해서, 권력이 있다 해서, 집안이 좋다 해서
사람이 엇나가지 않거나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런 완득이기에 하고픈 것이 생기자, 그것을 꿈꿀 수 있고, 그것을 통하여 희망을 만들어낸다.


 

 

4.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함께 애정으로서 비비적대면서 한우리 내에서,
꼭 깔끔하거나 지적이거나 부자거나 나와 동류일 필요없이,
누구라도 누구라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배려와 이해로서.

 

그 토대에서 제대로 된 '꿈'이 싹트고 자라고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또는 결핍된 욕구를 채우고자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썩은 '꿈(야망)'과는 다른 자신을 찾아가고 성장시키고 완성시킬 수 있는 그런 꿈 말이다.

 

'꿈'이란 동기이다.
그것은 노력과 고통을 감내할 힘을 준다.

현재 짧게는 시험 결과에 연연하여 안달복달하고 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2년을 버텨주었고, 그리고 더 길게 앞으로 나를 버텨줄 힘은 바로 현재 '꿈'에서 나오는 것이다.

 

타 체육관생과 붙은 킥복싱 시합에서 얻어터지고 대자로 뻗어서
킬킬 대고 웃기 시작하여 크게 크게 웃는 완득이의 모습에서 꿈이 희망으로 변화되는 순간을 본다
.

 

 

 

 

 

 

 

5.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한 장면,
소년 소녀들이 나니아 세상에 도착한 것만으로 한겨울이 지나고 얼음이 녹기 시작한다.

 

함께 보던 코알라가 묻는다. "왜 겨울이 지나가?" "희망 때문이야."

 

그래, 아직 아무 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으나 희망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판도라의 상자 마지막에 남은 것이 '희망'이듯, 작은 희망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불씨이자 힘이다.

 

 

 

6.

 

심리 상담에서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현재의 고통이 사라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정녕 현재 당신을 괴롭히는 그것(사람 혹은 상황 혹은 제도)가 갑자기 사라진다 해도, 현재 하는 일을 관두고 싶으십니까?" 이다.

 

완득이는 기도대로 똥주 선생님이 사라졌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완득이는 가난을 벗어났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완득이는 정상인 아버지를 가졌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완득이는 한국인 어머니를 가졌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글쎄.............. 타인이나 상황이 변화한다면 과연 내가 변화될까? 

 

그런 면에서

아마도 완득이는 제대로 된 답을 찾아가는, 아주 행복한 아이가 아닐까 싶어진다.

나도 제대로 답을 찾아가고 있는걸까.

 

 

 

추신.

 

원하던 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불혹의 나이에, 참 수선스럽죠, 저. 조금(많이) 쑥스럽지만 행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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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기울이면 2011-12-09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 이런 중요한 소식을 글 시작에는 언질만 주고 결국은 글 말미에, 그것도 추신으로 달아 놓으시다니... 역시 심리적 밀땅을 잘 하시는데요? ㅋㅋ
오래 기다리신 소식이니 행복한 기분도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12-09 12:4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머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소식을 전하고 싶긴 한데 쑥스러워서 말이죠.
축하 감사드립니다.

비로그인 2011-12-0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생일 선물을 받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마녀고양이 2011-12-09 12:49   좋아요 0 | URL
후와님, 감사합니다~
오늘 춥네요, 건강 챙기시구요.

2011-12-09 0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9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글 읽기 전에 축하 먼저 하고 싶네요! 사실, 붙으실 줄 알았어요. 축하해요, 마고님..! ^^

+ 읽고 나서 추천 꾹.
좋은 글 고마워요. 2와 3이 특히 좋았고, 5의 코알라와의 대화 또한 정말 좋아요.

상황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지만, 그래도 이대로 희망이 있다는 듯 꿈이 점점 크고 있다는 듯, 살아야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12-09 12:50   좋아요 0 | URL
섬님, 아유, 매번 이렇게 힘주는 댓글 다시는 것도
진짜 재주시고 능력이네요, 부비부비~~

축하 감사드립니다.

아무개 2011-12-0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축하드려요. 불혹의 나이에 어려운 도전에 이어 멋진 결과까지 얻으셨에요
정말 대닺하십니다~~~~ ^^

마녀고양이 2011-12-09 12:51   좋아요 0 | URL
앤님, 감사드려요....
거기도 눈이 왔다구요? 오늘 눈다운 눈이라서 참 좋던걸요?

꽃도둑 2011-12-0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축하드려요 마고님,,^^

마녀고양이 2011-12-09 12:51   좋아요 0 | URL
감사드려요, 꽃도둑님, 부비부비~

양철나무꾼 2011-12-0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ㅊ.ㅋ.ㅊ.ㅋ.
어제 핸드폰을 집에 두고 출근 했었음.
손 들고 반성 중~(__)

마녀고양이 2011-12-09 12:52   좋아요 0 | URL
흐흐, 손까지 들 정도야....
머.. 내가 페인트로 사고치는거나, 매번 핸펀 까먹고 다니는 그대나..

축하 감사드려염, 그날 자기가 나한테 기를 넣어줘서 그래~

맥거핀 2011-12-09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이 있으셨군요. 좋은 생각을 하시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나 봅니다.^^

마녀고양이 2011-12-12 14:06   좋아요 0 | URL
제가 좋은 생각을 하나요?
이거 굉장히 칭찬같은걸요.... 감사드려요~

페크(pek0501) 2011-12-0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합격하셨군요. 진심으로 많이 많이 축하 드립니다. 박수 쫙쫙쫙...

가장 아깝지 않은 투자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교육`에 대한 투자랍니다.

마녀고양이님 파이팅!!!!!!!!!!!! 지켜 보겠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지, 농땡이를 치시는지... 크하하.

마녀고양이 2011-12-12 14: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페크언니
언니 때문에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아우, 힘나는걸요.
그죠! 교육에 대한 투자는 할 마음만 있다면 아깝지 않다는,,,
언니의 말씀이 너무 감사해요. 대학원 학비가 역시 걱정되니까요.

감사드려염~~

무스탕 2011-12-09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스스로 만들어 내셨네요 ^^

마녀고양이 2011-12-12 14:08   좋아요 0 | URL
감사드려염, 무스탕님.
아하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니.. 그렇네요! ^^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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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다들 그렇겠지만
어릴 때 인상적으로 바라본 영상은 나이 들어서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애수>, 발레리나 마이라(비비안 리 역)가 자살한 텅 빈 다리의 흑백 영상, <추억>,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마지막으로 눈길을 마주치는 그 곳, <필링 러브>, 마지막 힘을 다해 수영 경기를 하다가 죽어버린 주인공 이름을 부르짖는 소녀 목소리와 함께 퍼지던 Feeling Love 멜로디, <라스트 콘서트>, 연주하는 리처드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파멜라의 시리도록 파란 눈동자... 감미롭고 달콤하면서도 슬픈 순간들에 끼어서 

유일하게 충격적으로 남은 찰턴 헤스턴 주연의 <혹성 탈출> 엔딩,
Planet of Apes(유인원 행성)의 기원을 암시하는 듯 바닷가 모래 사장에 묻혀진 자유의 여신상을 오랫동안 잊지 못 하고 있다. 지금도 생생하다.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유인원에게 쫒겨서 땅 끝까지 도망친 인간에게 마지막 희망이라도 빼앗듯이, 자유의 여신상 머리의 뾰족뾰족한 왕관은 지구 멸망까지 버틸만큼 육중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어린 맘에 얼마나 놀랐던지.. 그 장면은 
나에게 최초로 인간도 멸망할 수 있는 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커서도
회상할 때마다 마음이 복잡하고 우울해지는 근사한 선물을 남겼다.   



(1968년 혹성 탈출)
 

1. 

며칠 전 케이블 TV에서 2001년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을 방영했는데
코알라에게도 내가 받았던 충격과 겸손을 살려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함께 보는데
원작과 줄거리가 다르고 충격도 덜 했지만 나름 볼 만했기에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을 별 기대없이 영화관에서 보기로 했다. 

그랬는데, 오오, 좋았다. 특히
유인원 시저의 맑고 침착하며 지성적인 눈초리에 반해 버렸고, 아우,
1968년작 혹성 탈출의 유인원 여자 과학자는 찰턴 헤스턴이 감사의 키스를 남기려는 순간
'당신은 너무 못생겼어요' 라고 말했지만, 반대로 나에게 유인원 시저가 감사의 키스를 남긴다면 덥석 반길만큼 매력적이고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섹시한(?) 원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마 그것은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킹콩에서 킹콩을 연기했던 배우 앤디 서키스의 마력이었을거다. 

원숭이 움직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놀라왔는데
원숭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액션을 모션 캡처 장비를 통해서 컴퓨터로 옮겨와 CG 처리했다고 한다. 그랬구나, 나는 보는 내내 진짜 원숭이인지 아니면 배우인지 혼란스러웠는데.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



 

2. 

시저가 살아왔던 집 안(또는 동물 우리)와 죽죽 뻗은 삼나무 숲이라는 설정의 대비는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극단적인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그가 인지적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선택 밖이었으나, 그 이후의 일은 그의 선택이었다. 그렇다, 자유란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다.    

(신 또는 자연이 인간에게 준) 인지라는 능력은 선택을 극대화하여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일지 모르겠다. 선택은 공존을 위한 현명한 길로도, 나만 잘 살아보자는 편협한 길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선택을 한다는 자체가 사고한다는 것이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감수하는가는 선택한 자의 몫이고, 현 시점에서 지구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선택은 인간들이 하는 상황이기에 우리는 막중한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시저는 인간의 실패한 선택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물로서 보여진다
그리고 결과는 다들 알 것이다.

 

 

3. 

2001년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의 엔딩을 되살리자면,
유인원 행성에서 지구로 돌아온 주인공은 워싱턴 DC에 추락하면서 링컨 대통령 동상 대신 유인원 시저 장군 동상이 세워져 있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고 끝이 난다. 그리고 2011년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은 어떻게 유인원이 인간을 정복하게 되었나의 발단을 그리는 작품으로, 팀 버튼 감독 <혹성 탈출>에서 시조로서 등장한 유인원 시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즉,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 시점이 현재 - 미래 - 현재로 향하게 되고,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은 팀 버튼 감독의 현재와 현재 사이에 위치하는 복잡한 구도를 그린다. 

하지만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은 궁극적으로 유인원과 인간의 화합과 공존이라는 매우 희망적인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다시 한번 인간에게 기회를 약속하는 따스한 시선인데 반해,  

2011년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의 인간 이기주의에 대한 냉소적인 면모는
1968년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의 <혹성 탈출>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



 

4.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의 주인공 윌은 아버지의 치매를 고치겠다는 일념 하에
인지 능력 향상 치료약을 만들려고 시도하는데서 모든 것은 시작한다. 효심 자체는 기특하지만, 치매란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병 중 하나가 치매임에 틀림없다. 치매란 본인에게도 주위 사람에게도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는 병이다. 그러나 치매는 자연 현상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뇌가 늙어가는 과정으로, 세포가 더이상 재생되지 않기에 생기는 병이다. 

치매를 고치기 위한 인지 능력 향상 특효약이란,
자연에 반하는 행위라 할 수 있고 인간의 오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현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오만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가능한 결과를 모두 예상할 수 있다는 만용을 부리고 자신에게 불리한 작은 가능성은 무시해버린다.
사고는 항상 무시해버린 그 가능성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지켜야할 선을 넘었을 때 일어난다. 

 

5. 

<혹성 탈출> 시리즈는 우리에게 욕심에 대해서 되새겨보도록 이른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신의 선택을 영원히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침팬지라는 우리와 단지 유전자 0.6% 다른 존재의 진화를 통하여 알려준다. 

영화를 보면서 어느새 유인원 편을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지저분한 인간을 싹 쓸어내라고 중얼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지저분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머쓱해진다. 어쩐지
인간이란 곤충 - 공룡에 이어 다만 한 시대를 풍미하는 종으로서 존재할 뿐이고
인간 시대 마감이란 지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을거라는 허무감을 느낀다.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참, 곤란한 영화다. 

 

추신. 

한가지 Tip을 드리자면
영화가 끝나고 만든이 자막이 올라가더라도 살짝 의자에서 더 버티시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장면 하나가 뒤늦게 나오는데, 그로 인해, 성질 급한 사람들은 극장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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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8-2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성탈출은 결국 인간을 상대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영화지요..ㅎㅎ 역시 빼어난 리뷰는 마고님의 매력!!

마녀고양이 2011-08-23 00:45   좋아요 0 | URL
내일 시간이 없어서 오늘 리뷰를 쓸려고 서둘렀더니 시간이 벌써 이렇네요.
머큐리님 안 주무셔요? 저는 이만 자러 가야겠어요.... ^^

영화, 참 좋았죠.. 머큐리님의 리뷰도 좋았습니다.
사실 모세와 시저에 대해 한참 생각했더랍니다~

2011-08-2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시저의 움직임이 그렇게 자연스러웠군요. 근데 표정도 너무 인간적이었어요. 마치 인간 배우처럼 느껴졌어요.그것도 원래 연기자의 표정을 땄으려나?! 우리 인간이 부정된다는 점에서 '아바타'와 비슷하네요. (아바타가 더 그렇지만..) 여튼 참 잘 만든 영화여요..

마녀고양이 2011-08-24 09:55   좋아요 0 | URL
섬님두 영화 보셨군요? 연기자의 표정과 움직임은 놔두고 나머지 부분을 그래픽 처리하는거죠. 대단한 기술이다 싶어요. 잘 만든 영화였어요. ^^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1-08-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야겠네요.
'지성적이며 침착한 눈초리'라니..반하겠는걸요!
마고님 리뷰는 항상 좋아요. 읽으면 지적 욕구가 충만해 지는 느낌이랄까!!^^

마녀고양이 2011-08-24 09:56   좋아요 0 | URL
진짜루 유인원 눈초리가 지성적이고 침착했다니까요.
그 눈동자와 흔들림없는 흰자에, 저는 반했어요..

그런데 지적 욕구염,,, 에고?

아이리시스 2011-08-2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섹시한 원숭이. 저는 [킹콩]보고 반해가지고 원숭이랑 킹콩이랑 오랑우탄 나오는 것들 좋아요. 귀여워요. 진화,인류의이기심 같은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애처로움과 미안함이 막 솟아요. 사람이 대신 하는 거 아니고 진짜 원숭이나 킹콩이나 오랑우탄을 연기시키면 좋겠어요! 흐흐흐흐.

마녀고양이 2011-08-24 09:58   좋아요 0 | URL
진짜 유인원을 연기시키려면,
그것 역시 일종의 학대잖아요,,, 절대 반대랍니다. ㅋㅋㅋ
저는여, 드라마나 영화에서 물고기가 바닥에서 팔딱대는 장면 이런거 참 싫어요. 미국만 하더라도 그런 것은 모두 소품을 쓴다던데, 여하간 리얼한 장면을 위해서라도 동물 학대는 절~~~~~~~~대 반대! 댓글이 엉뚱한데로 샜어염. ㅋ

아이리시스 2011-08-24 10:42   좋아요 0 | URL
맞다맞다, 저도 싫어요. 하나만 생각했나 봐요. 너무 귀여워서.. 물고기 파닥대는 거 마고님도 그렇군요. 또 엄한 금붕어 하나 잡네......ㅠㅠ

미안해요. 실언했나봐요. 원숭이나 킹콩이나 오랑우탄 연기 절대 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8-24 10:47   좋아요 0 | URL
너무 귀여워요,
세상의 생물은 다 아름답다는 그런 생각을 가질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오늘 심적으로 팍팍해요.... ㅋㅋㅋㅋㅋ

2011-08-23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8-24 09:5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김빼는 댓글인거 아시죠? (농담입니다~)

저두 원숭이 보면 좀 그래요,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민망해요, 저랑 너무 닮았어요! 그런데 타고난 행동 그대로 하는거 보면
가끔 얼굴을 못 들겠다니까요,, 음, 제 자신을 투사하는걸까요?

hnine 2011-08-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꼭 봐야해요! (두 주먹 불끈)

마녀고양이 2011-08-25 11: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꼭 봐야해요! ^^

2011-08-24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9-0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보고 왔어요 아주 재미나던데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X-men: First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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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공존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1. 

인간은 몇 천년동안 반목과 대립을 계속해왔다.
크게는 나라 대 나라의 전쟁이나 민족 대 민족의 분쟁,
작게는 이웃끼리의 다툼, 가족 내의 분열까지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살아왔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크로마뇽인)이 호모 사피엔스(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던 그때부터
예견되어 있었을지
모르겠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보며 나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 1,2,3를 능가하는 재미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외전 울버린은 당연 비교할 것도 없다. 기획 중인 외전 매그니토는 조금 나으려나.) 

전편들이 놀라운 초능력과 화려한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어딘가 부족한 10%를 가졌다면
퍼스트 클래스는 부족한 10%를 그들만의 역사와 신념으로 채워넣는다. 

찰스 자비에와 매그니토의 젊은 날,
그들만의 애정과 갈등, 분열을 보는 것은 SF라기 보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과 신념이 뚜렷하게 공감이 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3. 

아마 소설 <네안데르탈 (존 단튼 저)> 이라고 기억한다, 큰 충격을 주었던 소설.

소규모로 채식 생활을 하던 네안데르탈인을
군집으로 육식 생활에 길들여진 크로마뇽인이 습격하고 결국 처절하게 멸종시키던 이야기. 

우리는 흔히 네안데르탈인을 현 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완전히 다른 원시인으로, 매우 공격적 성향의 낮은 지능 인류로 치부한다. 그렇기에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네안데르탈인의 넙적한 이마로 판단할 때 지능이 그리 낮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공존하던 시기에 크로마뇽인은 점령한 네안데르탈인 여자를 겁탈하고 아이를 낳거나 노예로 삼았을거라는 추정 역시 존재한다. 

결국 우매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할 수 밖에 없었던 취약한 인간이 아닌,
집단으로 힘을 키울 줄 알고 더구나 공격적 성향이 잠재되어 있던 크로마뇽인이 
멸종으로 이끈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  

공존하는 방법을 몇 천년, 몇 만년이 지나도 찾지 못 하는 우리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다른 종족이나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그로 모자라 인류끼리도 피터지게 싸운다.  



 

4. 

그런 인류가
자신보다 우월한 인종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은 자신이 했던 행동, 자신의 생각에 비추어 남도 판단하기 때문이다


진화된 신인류인 초능력자를 몰살시킬거라는 매그니토의 예언은 슬프게도 맞아들어간다.
인간은 내부의 두려움을 그렇게 밖으로 표출한다. 

<파리 대왕>에서 윌리엄 골딩
천진무구할 거라고 믿고 싶은 소년들의 집단화와 전쟁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선하게 타고난 인간성이 사회화와 경험에서 더럽혀진다는 성선설을 믿고 싶어하는 우리와 달리 그는 인간의 본성 자체가 공격적이고 악하다는 성악설의 일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의 다른 작품 <후계자들 Inheritors>은 비슷한 맥락으로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싸움을 그려낸다. 그렇기에, 

나는 인간을 공격하는 매그니토 일당에 대해서 엑스맨 1-3에서조차
나쁜 놈이라고 악당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도리어 내가 저런 입장이라면, 우월한 입장으로서 관용을 베풀어야하는 입장이라면
과연 찰스 자비에처럼 인간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지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인간의 유전자에서 변이된 엑스맨은 슬프게도
인간과 비슷한 호전성과 감정에 판단이 흔들리는 취약성을 타고났고
불안한 양육 환경에 영향을 받아 불안과 두려움과 슬픔이 내재되어 간다.
찰스 자비에와 같은 안정적인 환경과 기질을 지닌 운 좋은 자만이 연민과 신뢰를 내재화하지만
그마저도 인간의 불신 앞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앤 라이스의 소설 <위칭 아워>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류를 진화시킬 수 있는 탈토스라는 제 3세대 인류를 만들기 위한 자와 막는 자의 
쫒고 쫒기는 이야기였는데, 나는 묘하게도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탈토스가 태어나기를 열심히 기원하며 책을 탐독했다. (3부인 탈토스를 못 구하여, 줄거리의 마지막을 알지 못 한다. 끙-) 

 

5. 

궁극적으로 인류는 결국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인류는 항상 최악의 판단을 내리고 마지막 순간에 겨우 화해를 하면 
그것이 대단한 일인 것처럼 미화하곤 한다, 당연한 일인데도 말이다.
가끔 인간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교육하고 미화하고 세놰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랑을 끊임없이 부르짓는 이야기와 노래,
외계인에게 인간을 잔존시켜야 하는 이유가 사랑과 음악 때문이라는 영화 설정,
모두 우리의 애타는 바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과잉보상으로서 말이다. (엑스맨 3의 화합이 딱 그렇다-)

 

6.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갈등이나 반목을 없앨 수 있는
유토피아처럼 화기애애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언젠가 올 수 있을거라고 믿지 않는다. 

있을 수 없는 세상이기에 유토피아가 아니던가. 

그저 나는
노력할 뿐이다, 어떤 결론도 내지 못 한 채, 올바르게 살기 위한 노력을.

때로는 찰스 자비에처럼 확고한 신념으로 인한 결론을 낼 수 있는 이가 부럽다.  

 


에필로그. 

Janoff-Bulman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기본적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는데
외상적 사건은 이러한 기본적 신념을 일거에 무너뜨려 혼란과 무기력 상태에 빠뜨리고
이로인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초래한다. 

기본적 신념이란
안정성에 대한 신념(저런 일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거야),
의미있는 세상에 대한 신념(이 세상은 통제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공정한 세상이다),
가치있는 자기에 대한 신념(나는 저런 사건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소중한 사람이다)
라는 세가지이다  라고 한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인간은 누구나 위의 세가지 신념이 모두 뒤집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로 인해 불안감을 가지며, 부와 권력을 통하여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원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힘은 다른 이에게 또다른 상처를 안겨주는 악순환을 생성하는게 아닐까. 

우리가
타인을 위하여 자신의 희생을 내어주는 이들을 존경하고 고마와하는 것은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의 세가지 신념을 뒤집어서
누군가의 발판이 되어준 덕분일 것이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인류는 공존의 길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게나마 존재할지 모른다
는,
갈팡질팡한 생각으로 페이퍼를 마무리한다.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에필로그2. 

내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찰스 자비에 역할을 맡아 기뻤다. 그런데 얼굴이 조금 넙적해졌더라(ㅠㅠ). 악당 쇼우 역할의 케빈 베이컨도 반가왔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조금 놀랐지만, 카리스마는 여전하더만. 그리고 미스틱이나 비스트의 어린 시절도 좋았다. 사람의 과거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이고, 그로 인해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항상 신기하다.

 

추신. 

알라딘의 이미지 올리기 기능 오류가 있는지,
계속 경로 찾기 오류가 발생한다. 고로 이미지는 몽땅 패스할 수 밖에.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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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06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좋은 영화 보셨네요. ^^ 전 여전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엑스맨 영화는 꼭 볼려구요. 다들 평이 좋더라구요. 근데 마고님께서도 심오한 철학과 함께 소개시켜 주시니 안 볼 수가 없겠네요. 저도 제임스 맥어보이라는 배우 상당히 좋아하거든요. 평범하게 보이는 인상 속에 뭔가 끌리는 아우라가 있어서요. ㅋ

원래 세상은 엉망이라구 어느 순간 느꼈어요. 그렇다고 이 엉망인 세상에서 절망과 체념만 하고 있을 순 없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나를 힘 빠지게 하고 절망에 빠지게 하는 이 세상에 조그마한 손이지만 똥집이라도 놔 주고 싶다는 생각에 무언가를 계속해서 노력하고 단련해 봅니다.^^ 그게 제 삶의 목적인 것 같아요. 물론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도 있구요. ㅋ

왠지 양철댁님과 마고님은 자매와 같아서 한 분이 힘이 빠지시면 한 분도 힘이 빠지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네요. 마지막 휴일 코알라와 같이 푹 좀 쉬세요. 긴장 푸시구요!!! 이럴 때 아무 생각 없이 과자 먹으며 뒹구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요. ㅋ

근데 진짜 이미지가 깨지는 듯, 제 프로필 얼굴이 안 나와요. 무섭게시리..

마녀고양이 2011-06-14 02:39   좋아요 0 | URL
제임스 맥어보이가 얼마나 잘 생겼는데요..
30대가 넘어가니 아저씨 티가 팍팍 나는게 아쉽긴 하지만 말이죠.

열심히 노력하시는 루쉰님 멋지세요.

음, 양철댁과 저랑 페이퍼의 뉘앙스도 다른데
이상하게 자매같다고들 많이 하시네요. 어디가 닮았을까요? 갸우뚱~

아이리시스 2011-06-0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스맨에도 이런 리뷰를 쓸 수 있구나 감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맨 시리즈는 싫어요. 스케일 크게 시리즈로 여러 편 나오는 건 제가 잘 못 챙겨봐서 쭉 팬이 되는 게 드물었어요. 잘 하고 계신 거 맞죠? 뒤늦게 댓글 달면서 맘속으로 응원하나 보태고 갑니다.^^

마녀고양이 2011-06-14 02:40   좋아요 0 | URL
저도 맨 시리즈 잼없어 했는데,
퍼스트 클래스는 잼나더라구요. 저는 역사가 있는 SF 좋아해요.
사람의 과거랑 현재랑 미래를 알면, 너무 친밀감이 들자나요.

화이팅 감사드려요, 쪼옥~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스포일러 있습니다) 

 

0. 

눈이 소복히 쌓인 언덕 위에
구름같은 꽃송이를 듬성듬성 피운 한그루 나무가 서 있다.
살랑 부는 바람결에 꽃분홍보다 더 화사한 흰 꽃잎은 흩날리고
조금 조금 작아지더니 한 점에서 無가 된다. 

이런 느낌의 영화였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 

건방지게 실존 치료 운운하며
죽음과 상실, 이별에 직면해야 한다고 페이퍼를 쓴지 만 이틀도 지나지 않아 

나는 영화를 보며 두시간 내내 눈물 짓다 못 해, 물티슈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처리하기 바쁘다. 

문득 내게 있어 죽을듯이 아팠던 마지막 상실은
십여년 전이었고, 그동안 나름 행복하고 평온한 나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앞으로 가슴 시리다 못 해 통곡하게 될 상실을 바라볼 나이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2. 

치매 걸린 노인을 서로 모시라고 등 떠미는 며느리에게서,
장례식 장에서 '호상' 운운하는 아들 친구의 모습에서,
내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아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나이 들어 즐겁게 돌아가셨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이며 어느 누구에게도 잘 죽었다고 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3. 

"다시 태어나도 나랑 함께 살거지.." 라고 묻는 남편에게
"어떻게 그래, 받기만 하고 준 건 없는데, 어떻게 다시 산다고 하겠어.." 라고 답하는 치매 아내. 

영화는 "쓸모는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는 그런 낡은 택시"를 통하여  
늙었다고 더욱이 치매 걸렸다고 구박하며
처리해야 할 사물 및 통계로 치부해버리는 현대 사회에 대해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며
또한 사랑스럽고 따스함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
치매 걸린 조순이 할머니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런 할머니의 얼굴을 보듬는 장군봉 할아버지의 마디진 손이 얼마나 멋지던지. 



 

4. 

알콩달콩하게 시종일관 웃음을 던져주던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뿐 할머니. 

인생에 있어 쓰라림만 안고 온 송씨 할머니에게
황혼녁의 자그마한 즐거움을 선사하려고 노력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노년의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조금 느리고 조금 깊을 뿐... 10초마다 사랑한다는 고백과 키스,
그리고 100일도 못 채운 이별이 상징하는 청춘의 이기적인 사랑에 비하여 
진실로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가 묻어나는 노년의 사랑은 가슴을 풍요롭게 울려준다.   



 

5. 

원작자인 강풀님과 
추창민 감독님 (데뷔작 마파도 너무 잼났는데..),
주연을 맡은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선생님께 진정 감사를 드리고 싶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한없는 잿빛이 아닌 연노랑의 소소한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다가올 상실을 바라보며 <현재>와 <지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어 
더욱 사랑하며 따뜻하게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심이 감사하다.
 

또한
이제는 나이듦이 두렵지 않아졌다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6. 

우리는
깜깜한 골목길 굽어진 모퉁이에 누군가 켜 준
감빛 가로등이 있기에 삶을 살 수 있는게 아닐까. 

 

7. 

울다 웃으면 XXX에 털난다는데,
두시간을 내내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한 난,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극심한 멀미와 두통에 시달리고 진통제를 먹고 드러누웠다.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게 하는
그러나 오랜만에 보는 진정 따스하고 가슴 뭉클한 영화였다.
많은 분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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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고양이 2011-03-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중 '우리 아름다운 시간은'.
루시드 폴 곡.
너무 아름다운 곡이라 함께 올립니다.

프레이야 2011-03-1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 이거 보셨군요.
전 별로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울컥울컥 했더랬어요.
이순재와 송재호의 연기에 웃다가 울다가..ㅎㅎ
루시드폴의 음악이 그 동화 같은 밤풍경과 잘 맞았어요.
상실의 그때를 맞을 준비... 이뿐할매가 만석씨를 어떻게 보내요?,라고 말하며
이별을 통고하던 그 장면이 전 젤 인상깊었어요.
먼여행을 함께 떠나는 노부부의 꼭잡은 손도요.

마녀고양이 2011-03-12 14:34   좋아요 0 | URL
저는 첨부터 보고 싶었는데,,
어제 더이상 미루면 놓칠듯 하여 혼자 홀랑 날아갔어요.
처음 시작할 때며, 엔딩이며 노래 너무 좋던걸요.

너무 슬프고 너무 아름다운 영화였어요. 다시 생각해도 가슴 뭉클해요.

후애(厚愛) 2011-03-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인터넷으로 봤어요.^^
보면서 웃고 울고 그랬답니다.
만화책을 구매할까 생각중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3-12 14:35   좋아요 0 | URL
아, 후애님 봤어요?
다행이다..... 또 한국 아니라서 못 보시고 서운하면 어쩌나 했더니.
영화 너무 이쁘죠? 맘은 좀 나아졌나요?
나두 만화책 끌리더라구요.

후애(厚愛) 2011-03-13 05:32   좋아요 0 | URL
영화를 본 게 아니라 만화였어요.
만화책 구매하고 싶어요~ ㅋㅋ
무심해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1-03-13 10:21   좋아요 0 | URL
한국 dvd가 맞질 않죠, 거기는?
이 영화 보면 후애님 참 좋아하겠지만,
한편 생각하면 너무 울어서 두통올지 몰라요. ㅠ

나 하루종일 고생했거든요, 하두 울어서.

hnine 2011-03-1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게 폴 아저씨 노래였군요.
난 이 영화 보고서 마음이 참...착잡했어요.
나이든다는 것, 늙는다는 것, 죽음에 가까와온다는 것에 대해 내가 아직 정리가 안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온 셈이지요.
영화 보기 전엔 친정 부모님께도 보시라고 권해드릴까 생각했었는데 제가 보고나니 오히려 못보시게 하고 싶더라고요.
연기들을 참 잘하지요? 그들의 연기 자체도 감동이었어요. 지난 일요일 낮에 답답한 마음을 부둥켜 안고 있으려니 제풀에 지쳐 뛰쳐나가 보고온 영화였답니다. ^^

마녀고양이 2011-03-13 10:23   좋아요 0 | URL
저여, 첨 부분 보고는 친정 어머니께 보여드릴까 했는데
갈수록 안 되겠다 싶더라구요. 직접 보시겠다고 하시면 모를까
제 입장에서 보여드리기는 너무 가슴 아팠어요.

베테랑의 연기인지라, 너무 감동적이고 탄탄하더군요. 슬쩍 표정 하나로
어쩜 모든 것을 다 보여주실 수 있는지... 너무 멋졌고 존경스러웠어요.

언니가 가까이 사시면 좋겠다, 영화 취향이 일부 비슷할거 같은데..
같이 보고 수다떨면 좋겠어요. ㅎㅎ

잘잘라 2011-03-1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장면 장면, 만화 느낌 그대로 살아나네요. ^ ^
단행본으로 사서 봤더랬는데, 어쨌더라..
기억이 가물 가물..
따뜻했던 그 느낌은 남아있어요. ^ ^

마녀고양이 2011-03-13 10:23   좋아요 0 | URL
포핀스님, 이것도 영화 강추....... 진짜 강추.
저는 만화를 못 봤어요. 그런데 볼 엄두가 나질 않아요. ㅠㅠ

따스하고 이쁘담서요. 그런데 또 내내 울까봐 무서워요. 아하하.

마노아 2011-03-13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한없는 잿빛이 아닌 연노랑의 소소한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 이 표현이 유독 마음에 닿아요.
포스터를 예쁘게 배치했어요. 퀼트 솜씨가 반영된 걸까요? 감각적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3-13 10:25   좋아요 0 | URL
진짜루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30 넘어갈 때는 청춘이 다했구나 싶어 한탄했지만
40 넘어갈 때는 정말 내가 나이들었구나 싶어 슬프거든요.
그런데 주위 분들이 50 넘어갈 때는 더 하다 하시네요.

하지만... 늙는다는거, 달콤할 수도 있겠다 사랑스러울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해요, 이젠.

Mephistopheles 2011-03-13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마님과 외출했을 때 손을 꼭 잡고 정답게 이야기하며 걸어가는 노부부를 봤다죠.
그냥 계속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마님이 말씀하시길. '우리도 저렇게만 늙었으면 좋겠다.'
라더군요.

마녀고양이 2011-03-13 10:25   좋아요 0 | URL
지금도 손 안 잡는뎅, 우리 부부는..........
진짜 그렇게 부부끼리 곱게 늙어서 여행 가고 싶어요.
멀리 천천히 여행 가고 싶고 가까이 자주 여행 가고 싶어요.

2011-03-13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3-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주에 아이들이 정상 수업하게 되어 무슨 영화 볼까 했는데 이 영화 봐야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03-15 15:13   좋아요 0 | URL
ㅇㅇ, 너무 좋은 영화예요, 강추~

순오기 2011-03-1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부모님들이 보여드리기 보단 장성한 자식들이 봐야 할 영화지요.
내 부모를 어떻게 모시는게 진정한 효인지 생각케 하는 뭉클한 영화~
우리도 늙어 저런 모습이 될 거라고 생각케 하는 영화~ 나도 많이 울었어요.ㅜㅜ

마녀고양이 2011-03-15 15: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언니두 우셨죠?
그 영화는 정말 진한 감동 그 자체던걸요... ㅠ

blanca 2011-03-1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저도 이 영화 꼭 보고 싶어지네요. 아이가 이제는 다행히 안 울어요. 정말 지난 주는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도 너무 아팠고.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마녀고양이 2011-03-15 23:5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꼭 보세요...
글구 티슈나 손수건 지참은 필수입니다.

분홍공주님이 한바탕 아팠군요? 아마 올해 내내 잔병치례를 할 가능성이 있죠.
건강하게 잘 다니면 좋겠는데......... 첨에는 힘들어요.
그래도 이제 울지 않는다니 다행이예요. 화이팅!

양철나무꾼 2011-03-16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꼭 봐야한단 말이죠.
찜해 놓은 영화가 이젠 여섯편째예요~^^

마녀고양이 2011-03-16 11:31   좋아요 0 | URL
이 영화가 일순위예요.
내가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좋더라구~
날 믿어봐요.
 
블랙 스완 - Black Sw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0. 

혼자 영화 보러 간 것을 다행이라 여긴다.... 

피날레의
휘몰아치듯 턴 하는 강렬한 흑조를 보는 순간 부터
순백이기에 슬플 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해낸 백조를 볼 때까지
나는 내내 눈물 범벅이 되어 있었다. 

중앙 칸에 앉았던 사람들이
생생한 폭력적 묘사에 너무 잔인하다고 또는 적나라한 성적 묘사에 너무 당혹스럽다고
중얼거리며 일어날 때도, 나는 맨 손등으로 넘쳐나는 눈물을 쓱쓱 닦고 있었다.  

누구와 함께 본 영화라면, 꽤나 무안했으리라.  

 

 

(블랙 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나탈리 포트만 주연)

 

1. 

내면에 백조만을 가진 이의 아름다움은
텅비고 미완성의 백치미와 같다. 순진하기는 하지만, 진실되지 않다.
그것은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그것은 어린 아이와 같은 환상이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보여주는
니나의 방 안에 있는 폭신한 인형들, 항상 곁에 있는 엄마, 하얀 레오타드처럼.  

프리마돈나인 베스의 대기실에 슬쩍 들어가 의자에 앉아보는 그녀의 모습에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나 역시 꿈꾸었던,
성공한 이들에 대한 순수한 동경을 보는 듯 하여 눈물이 핑 돈다.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던 그 시절.



 

 

2. 

그녀는 날아 오르고 싶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다.
날개가 돋아야 할 니나의 어깨죽지는 항상 가렵고 상채기로 얼룩져 있으며,
딸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엄마는 등을 긁지 못 하도록 강제로 손톱을 깍아버린다.  

초반부의 흔들리는 영상, 약간 몽롱한 카메라 포커스에서 그녀의 내면이 그대로 보인다.
나도 함께 흔들거린다. 

우리는 누구나 내면에 흑조를 가지고 있다.
회피하고 외면하려 해도, 일생에 한번은 흑조를 직면해야 한다. 

안전한 알 껍질을 깨고 나와
일그러지고 추악한 외부 세상을 마주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충격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 세상이다. 제대로 독립하고 무엇인가 자신으로서 성취하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다.    

 



 

3. 

감독은 니나의 일탈된 성적 충동, 피학적 장면, 잔혹한 환상을 통해서
혹독하고도 단단한 알 껍질 두께를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발레 '백조의 호수'와 함께 고통스러운 아름다움을 가진다. 

뼛속 깊이 흑조를 인식하고 수용할 때
제대로 백조가 되어 다음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다. 종종 그렇듯이
내재된 흑조를 외면하고 무시할 때, 결국 우리는 알 속에서 도태되고 스러질 수 밖에 없다. 

나는 하얀 색은 너무나 쉽게 더렵혀질 수 있기에, 슬픔의 색이라 생각한다.
검은 색의 존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한다면, 어떤 하얀 색이 진정한 하얀 색인지 알 수 있을까.
하얀 색을 하얀 색으로 지킬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완성될 수 있다. 

그래서
니나가 마력적인 흑조에 이어서 진정한 순백의 백조를 춤출 때
펑펑 울 수 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세계니까. 너무나 빛나는 세계니까.   

 



 

4. 

블랙 스완을 보면서,
나탈리 포트만에게 매료되었다. 

영화 내의 발레 장면을 대역없이 해냈고, 이를 위해
10개월간 다섯 시간씩 발레 연습을 했다 한다.
그녀의 춤은, 연기로 다져진 그녀의 감성과 함께 황홀하기 그지 없다. 

원래 좋아하는 여배우다. 레옹의 마틸다 역으로부터
스타워즈 1,2,3, 천일의 스캔들, 브이 포 벤데타,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까지 항상 좋았다. 

그러나
영화마다 완벽하게 변신하는 그녀와 가장 어울리는 역할은 클로저앨리스가 아니었을까. 
모든 것을 내주지만, 실은 모든 것을 고히 간직하는.
아낌없이 최선을 다 하지만,
여기까지 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서슴없이 다른 세상 문을 열고 나가버릴 수 있는. 

 

5.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테지만
나는 오랜만에 무아지경에 빠져 집까지 오게 만드는 영화를 만났다. 

깨진 거울 한조각을 피와 함께 움켜쥐고 잔혹한 춤을 추는 흑조의 광기가 없다면
무엇을 이루어낼 수 있으랴. 회화든, 음악이든, 춤이든, 과학이든, 역사든, IT든,
특정 분야의 천재성이란 사람을 미치도록 만드는 흑조의 날개짓이 아닐른지.

어떤 이는 흑조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어떤 이는 흑조에게 잡아 먹히고,
어떤 이는 흑조를 보자마자 도망간다.

나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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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1-03-0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서 보는 리뷰에 의하면, 아주 강렬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영화인가봐요.
전 극장에서 예고편만 봤는데...마지막 흑조의 모습으로 화면을 향해 달려오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섬뜩했어요.

마녀고양이 2011-03-02 17:05   좋아요 0 | URL
진짜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구역질이 나도록 싫다고도 하더군요.
머랄까, 사람을 너무 자극하는데다,
건들고 싶지 않은 구석을 자꾸 찔러요, 영화가.

아이리시스 2011-03-0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레가 후천적으로도 되는 예술이군요, 멋지다, 나탈리 포트만. 여기 벵상 카셀은 무슨 역할로 나오는데요? 혼자 보는 <블랙스완>이라니, 마고님도 멋지긴 마찬가지예요. 울었어요, 에잇. 카리스마에 어울리지 않아요, 아하하하하. 그냥 우아한 예술영화인 줄 알았다가 스릴러인 걸 보고 놀랐잖아요. 추천!^^

마녀고양이 2011-03-02 18:45   좋아요 0 | URL
어, 이거 스릴러 아니예요, 아이리시스님.
예술 영화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아니면 자아 찾기, 또는 성장 영화.
다만 섬뜩해요, 장면 장면이.

벵상 카셀은 발레단의 리더지요. 상당히 카리스마 있어요. 그런데
충격적인건, 베스라는 조역인데.. 나중에 보니 위노나 라이더 더군요.
진짜 놀랐어요, 못 알아 봤거든요. 나이 앞에서 장사 없는건가요, 71년생인데.

아이리시스 2011-03-03 14:16   좋아요 0 | URL
네, 그런 스릴러가 아니라는 건 알아요.^^
위노나 라이더가 나오는군요, 못알아볼 정도라면 배우가 자기관리를 안해서인거죠, 예쁜데 볼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좋은 의미로가 아니라.

저는 이번에 아카데미 대상받은 영화에도 관심 있어요. 제목이 뭐더라~

마녀고양이 2011-03-03 14:59   좋아요 0 | URL
그거 아직 개봉하지 않았잖아요...
킹스 머던데,, 머더라~ 아하하.

울보 2011-03-0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 이 영화보고 여배우참 대단하다라고 하던데,,정말 발레리나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 영화에 대해 아이에게 열심히 설명하던데,,,

마녀고양이 2011-03-02 21:32   좋아요 0 | URL
진짜 대단해요. 나탈리 포트만이 그리 이쁘다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이 영화에서는 빛나더라구요...

잘잘라 2011-03-0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 스완, 챙겨봐야겠군요.
나탈리 포트만, 목이 아름다워요. 길구요.
목이 긴데 하나도 슬프지는 않고,
어떤 의지가 느껴지는듯..

영화는 기다렸다가 이런 느낌 희미해졌을때 볼래요. ^^;

마녀고양이 2011-03-02 21:33   좋아요 0 | URL
미학을 즐기시니, 아마 이 영화의 섬뜩하지만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실 듯.
나탈리 포트만... 많이 슬퍼보여여, 이 영화에서는.
물론 의지도 느껴지지요.

영화관에서 보시면 좋겠어요~ ^^

blanca 2011-03-02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리뷰 읽으니 완전 기대되어요. 무서워도 참아 볼래요. 이 정도로 매혹적인 영화라면. 저도 나탈리 포트만이 좋아요. 예전에 그 어린 것이(지금은 안 어리지만^^;;) 채식주의자라고 동물들의 고통에 대해서 인터뷰한 기사를 보고 참 놀랐었거든요. 임신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요즘 모습도 참 보기 좋구요. 다음 주에는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마녀고양이 2011-03-02 21:34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잔인한 거랑 무서운 거 못 보지 않아요?
영화는 너무 매혹적이었는데.....
아하, 나탈리 포트만이 지금 임신 중이예요? 몰랐어요...
찾아봐야지, 참 단단하고 멋진 여자예요, 그죠?

2011-03-02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1-03-03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 읽지도 않고 주르륵 내려버렸어요. 오늘 보겠어요~!!!!
보고나서 이 글을 읽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03-03 11:32   좋아요 0 | URL
따라님, 잔혹한 영화 잘 봐여?
영 못 보게 생겼던데.. 하기사 간호사니까~

저절로 2011-03-03 12:09   좋아요 0 | URL
하기사 간호사니까?

차라리 팔다리 뎅강뎅강 잘리는 거 보는게 낫지
어줍잖게 손톱밑 살갖 벗겨지고 비실비실 피 새는 거,
그거 못 봐요..한마디로 <우리도 무서버~!!>

마녀고양이 2011-03-03 12:1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런.
저번에 에파타님의 40자평 보고도 이런 실수를?
용서해주세요, 에파타님, 따라님~~~

제 특기인 뽀뽀 날립니다, 쪼옥~ 쪽~ 쪽~ 쪽~ 부비부비.

따라쟁이 2011-03-03 12:15   좋아요 0 | URL
팔다리 잘려나가는것도, 손톱및 살갗벗겨지는것도.. 사양이에요.
완전 무서워요. ㅠㅠ

대신 해부학 슬라이더 이백장 정도 보고도 내장탕은 먹을 수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3-03 14:59   좋아요 0 | URL
흐미,,,,,, 내장탕. ㅠㅠ
그럼 영화 보고도 충분히 가능할 듯.
하기사 나두 선지국 빼곤 자~알 먹으니까요. 흐흐.

herenow 2011-03-0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는... ^ ^; )
훈데르트바서전도 가보고 싶고, 블랙스완도 보고 싶고~
날씨는 쌀쌀해도 봄 기운은 살랑살랑~~

마녀고양이 2011-03-03 15:00   좋아요 0 | URL
보고 싶다고만 하시다가, 기회 다 놓치시겠어요.
3월인데..... 봄 이죠 봄.
저희 집 베란다의 선인장에서 꽃대가 올라왔거든요. 봄 맞죠?

순오기 2011-03-0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이거 보고 왔어요~ 보면서 심리학 공부하는 마고님이 보면 다른 평이 나오겠다 생각했어요. 나탈리 포트만...대단해요!!
강수진 발 사진을 봤기 때문에 그녀의 발이 너무 고와서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생각도 하고...^^

마녀고양이 2011-03-03 16:24   좋아요 0 | URL
오기 언니, 영화 괜찮지 않나요?
머랄까, 잔혹한 동화 같달까... 매력있는 영화였어요.
아, 진짜 발레리나 발은 형편없이 굳은 살 투성이겠죠.
그럴거 같아요. 발레 보러 가고 시퍼요, 한번도 못 봤어요. ㅠ

양철나무꾼 2011-03-0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여러분들 서재에서 봤는데 완전 무서울 것 같아요.
난 무서운 영화 보면 가위 눌리는데~ㅠ.ㅠ
무서운 책은 잘 보는 데, 영상적 각인은 오래가요~
상상력이 풍부한건가, 부족한건가?
암튼 보고싶어요.
보고싶어서 침만 발라논 영화가 적어도 세편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3-04 08:3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무섭다고 해야 하나...?
매혹적이고 잔혹한 한편의 동화 같아요, 진짜.
그리고 잔인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예상하고 간다면
아마 볼만할 거예요. 놓치기는 좀 아까운 듯.

그 침 발라놓은 영화들, 꼭 보세요~ ^^
나두 서너개 되는뎅. 아하하.

oren 2011-03-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나탈리 포트만에 대한 (임신한 모습의 사진이 실린) 기사만 듬성듬성 읽었는데, 마고님의 훌륭한 영화평을 접하고 나니 '영화'로도 꼭 만나보고 싶어지는군요. 리뷰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 달고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영화를 꼭 보라는 문자를 누구한테서 받았다면서 영화예약하라는 분부(?)를 받고, 일산CGV로 곧바로 예약 완료~)

마녀고양이 2011-03-04 17:03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어머 이심전심이셨네요. 그럼 오늘 저녁에 보시는건가요?

제가 아는 분도 보시고 나서 참 괜찮다고 하셨어요.
즐거운 관람과, 맛난 저녁 시간 되셔요.

oren 2011-03-05 16:24   좋아요 0 | URL
어젯밤 영화 보고 나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더군요.
오늘 다시 마고님의 리뷰를 읽어 보니, 아무나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하고도 훌륭한 리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특히 주인공인 '니나'에 대한 '내밀한 심리 묘사' 부분이 아주 뛰어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님의 리뷰를 추천합니다.ㅎㅎ

마녀고양이 2011-03-05 20:03   좋아요 0 | URL
어머, 오렌님의 칭찬을 듣고 나니
모든 일에 자신감과 함께 힘이 나는데요!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랑 똑같이 정신을 못 차리셨다니, 너무 기뻐요... ^^

2011-03-0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탈리 포트만에 대한 설명 표현이 맘에 듭니다.
"모든 것을 내주지만, 실은 모든 것을 고히 간직하는. / 아낌없이 최선을 다 하지만, / 여기까지 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서슴없이 다른 세상 문을 열고 나가버릴 수 있는."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탈리는 정말 예뻤어요. (오늘 저녁에 봤어요.)

마녀고양이 2011-03-05 14:29   좋아요 0 | URL
아, 보셨어요?
나탈리 포트만 너무 멋지죠! 그 영화는 정말
나탈리 포트만을 위한 영화 같아요. 거기서 사랑까지 얻고
곧 아이도 낳을 예정이라니... 참 기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