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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가토 다이조 지음, 이인애.박은정 옮김 / 고즈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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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 욕구라는 것이 있다.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받고 보호받고 싶어 하는 욕구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그래, 그렇게 느낄 수 있었겠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정서적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 또한 어리기 때문에 할 수 밖에 없는 실수에 대해서 "아이니까 못하는 것은 당연해. 괜찮아" 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미숙함을 수용받고 싶은 욕구나. 화가 났을 때 부모에게서 위로받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 자신을 허락해 주었으면 좋겠고,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한다고 표현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의존 욕구다. 어린 시절의 의존 욕구가 해결되지 않고 결핍된 채 남아 있으면, 이것은 성인이 되어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대상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이 욕구를 채우려고 든다. - 48p,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by 오은영 

 

 

나를 안타깝게 하는 젊은 부부가 있다. 부부 둘 다 따뜻하고 연약하면서도 따뜻하고 생동감이 있어서 예쁘다. 그들은 서로에게서 자신이 받았던 것과 유사한 어린 시절의 결핍과 상처를 무의식 중에 알아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열렬히 사랑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지지 기반이 되어 지켜주고 치유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두사람의 의도는 늘 빗나간다. 상대의 아픔에서 자신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방식으로 상대가 원치 않는 선물을 주면서 기뻐하기를 기대한다. 상대와 함께 하려고 무엇을 시도하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것에 실망하여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를 지켜왔던 방어 기제가 발동하여 상대를 공격하며 끝을 맺는다. 내적인 결핍이 너무 커서 자신의 행동이 서로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욕구가 먼저 튀어나오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이 부부는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기에는 스스로를 자제할 내적인 힘이 지나치게 부족하여,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점점 포기의 수렁을 빠지고 있다. 오은영 박사님의 저서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 '의존 욕구' 라는 설명을 본 순간 내가 고민하던 이런 부분-사랑하는데도 상대를 위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없는 심리적 어려움-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처럼 다가왔다. 아마 나 역시 극심하게 겪어왔던 문제이며 여전히 미해결된 부분이 있는 과제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그 부부가 내 마음에 더욱 끌렸을 수도 있다. 말로 하지 않아도 그 절망감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인터넷에서 '유아적 의존 욕구'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관련 도서를 검색하다가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의 뒷표지에는 "원만치 못한 대인관계, 계속해서 생겨나는 불안감은 마음 깊숙한 곳에 억압되어 있는 의존성 때문이다" 라고 적혀있다. 억압되어 있는 의존성, 그러니 스스로 인식하기도 어렵다.

 

말하는 입장에서 보면 특별히 문제될 것도 없는 단순하고 사소한 사실도 듣는 사람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듣는 사람은 그 '단순하고 별 것 아닌 일'을 자신의 가치관을 통해 받아들인다. (중략) 자기 자신을 높이 평가하며 건전한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쉽게 상처 받지 않는다. 그에 비해 자신을 낮게 평가하며 지나치게 예민한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놀랄 만큼 쉽게 상처 받는다. 건전한 자존심을 지닌 사람은 예민한 자존심을 지닌 사람이 얼마나 쉽게 상처를 입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매번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상대가 왜 그토록 화를 내거나 기분 나빠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 14p

 

어릴 적에 꾸지람을 자주 듣고 자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항상 누군가 자신을 탓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릴 때 도와드리면 칭찬 받고 도와드리지 않으면 잔소리를 듣던 사람은 어른이 된 후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문득 누군가에게서 비난을 당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자신이 지쳐 있음을 주위에 호소한다. 나무라지 말고 잠시 쉬고 있는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주위의 따뜻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선의나 호의를 믿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이 애정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중략) 설령 어른이 되어 주위에서 따뜻한 마음을 접한다 해도 그것을 따뜻한 애정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략) 이들은 자신의 편협한 관점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미 남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는 자신만의 시스템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중략)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나중에라도 자신이 지금껏 느껴 본 적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상기해 두는 것이 좋다. - 16~17p

 

사족 :  아프다, 아프다 라는 말로만 자신의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지쳐 있는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릴 때부터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든가 부족하게 했다는 말을 들었던 사람들은 특히 신체적으로 아프지 않고서는 정당하게 쉴 수 없는 방법이 없고 늘 긴장 상태로 근육이 굳어있거나 각성 상태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더 많이 써서 자주 아픈 경향을 보인다. 그러니 늘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고 초조하다. 우리 사회가 최선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쩔어 있어서 더하다, 17-19세 아이들에게 3당4락이라는 말이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 정도면 많이 했네, 이 정도면 누구라도 지칠 거야 라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훨씬 쉽게 받아들인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다시 목표를 향해 날아가며 장기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나 역시 잔병치례가 잦고, 아프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데다, 누군가의 비난을 받으면 스스로 피해자 역할로 돌아서면서 상대를 간접적으로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그런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만큼 어릴 때의 마음 습관은 영향이 크다.

 

더욱 근원적인 오해가 있다.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할 만한 특별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착각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주위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착각 속에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몹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그런데도 남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략)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리라는 전제 하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더욱더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 하고 또 그만큼 핑계도 많아진다. - 19p

 

사족 :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고 핑계 대는 사람도 있고, 아예 설명해도 이해해주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달팽이처럼 자신의 집 안으로 철수하는 사람도 있다. 입을 다물어 버리는 거다. 그러니 갈등은 크게 없지만 소통은 차단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심리적인 상처가 더 크다는 생각을 한다. 적어도 전자는 변명하면 상대가 받아준 경험은 있을 테니 말이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슬픔을 느끼는 이유는 그 사람이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차갑기 때문도 따뜻하기 때문도 아니며, 이해를 잘해 주기 때문도 이해를 잘해주지 않기 때문도 아니다. 인간은 상대의 됨됨이에 관계없이 그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한다. (중략) 소유욕이 강하고 아집 센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한다면 이는 비극이다. 그 사람에게선 영원히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심한 목마름을 느끼며 상대에게 매달리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의존심을 극복할 수 없다. 미워해야 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은 정작 소중히 여겨야 할 상대에게는 차갑게 행동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 22p

 

사족 : 16~17세 이상의 청소년을 만날 때 그 부모가 아무리 해도 변화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에게 그 사랑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부모에게 받아야 했을 사랑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고, 받아야 했던 것들을 받지 못했음에 함께 애도한다. 그리고 부모와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는 반드시 존재함을 알려준다. 마음 아픈 일이다.

 

인간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리광을 부리지 못한다. 버리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한 응석을 부릴 수 없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손이 안 가는 아이나 집안일을 잘 거드는 착한 아이는 늘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거나 보호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을 것이다. 놀고 있을 때나, 일을 거들 때나, 밥을 먹는 순간까지도 말이다. - 23p

 

자신의 내면 욕구를 충족해 가면서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남에게 위축되지 않으며,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인간적 매력이란 상대에게 그만의 독자성을 느끼게 하며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게 하는 힘이다. - 26p

 

융의 말처럼 억압받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투사되게 마련이다. 즉 억누른 자신의 욕구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아내려 한다. 실은 자신이 뭔가를 원하면서, 남이 자신에게 바라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마음속으로는 남을 비난하면서도 남에게 비난받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중략) 그 결과 극심한 욕구 불만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불만 때문에 적의를 품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중략) 특히 마음에 내재하는 적의를 억누르는 행위는 다른 사람과의 공감대 형성에 지장을 준다. - 28p

 

사족 : 반복적이고 격한 패턴의 부부 싸움은 실은 두 사람 만의 순수한 불만이나 서운함이 아니다. 그 뒤에는 원가족이라는 커다란 짐이 등 뒤에 하나 더 붙어 있다고 보면 더 정확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의 분노는 순수하게 배우자에 대한 것만이 아닌 어린 시절부터 억눌려 왔던 서운함과 슬픔, 기대, 당연시 여겼던 것들의 폭발이고, 성장 과정과 경험에 따른 서로의 다름을 수용할 수 없을 만큼 잠재된 불안로 인한 자기 틀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핍이 많은 사람들은 은연 중에 다른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 그 결핍을 채우고 싶어한다. 그 결핍이 채워지지 않으면 내적인 적의가 쌓이고, 적의가 높아질수록 공감 능력을 상실한다.

 

인간관계에서 헌신적일 수 밖에 없는, 우울증 증세가 있는 한 남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여자의 헌신적인 행동을 바라고 있기에 소위 말하는 '기둥서방'과 같은 생활을 동경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의식은 이를 경멸한다. 집착증세가 있는 사람이 늘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마음의 갈등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가장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을 의식이 완강히 거부하므로 끊임없이 불안과 긴장에 시달리는 것이다. - 35p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해도 되느냐 안 되느냐는 자신의 욕구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폐를 끼쳐도 절대 귀찮아 하지 않으리라고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상대와 자신이 그런 관계에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아야 한다. - 39p

 

생색내기 좋아하는 부모는 아이의 어리광 부리고 싶은 욕구를 지나치게 억압한다. 이들은 아이에게 일일이 감사해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에게 전혀 기댈 수가 없다. 니일의 말처럼 "자신을 좋아하냐고 묻는 어머니는 최악의 어머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나 좋아해?" 라는 말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거나 기대는 사람이 하는 말이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상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상대가 '무엇을' 해 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상대가 자신의 유아적 의존욕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생색내면서 주는 10마르크보다 기분 좋게 주는 1마르크가 더 좋다."는 괴테의 말처럼 말이다. - 39p

 

상대의 호의를 부끄러워하는 것은 자신이 상대의 호의를 무의식적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지식하고 소극적이며 상대를 어려워하는 성격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이다. 그런데 남의 호의를 접하게 되면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던 것인 만큼 그 방어적 성격이 허물어지게 된다. 애써 쌓아 올린 방어벽이 무너질까 봐 남의 호의에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 43p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집착성격의 소유자는 피곤해도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왜 불안을 느끼는 걸까. 일손을 놓으면 마음의 공허함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략) 만일 당신이 너무 지쳤는데도 일을 놓지 못하고 편히 쉬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에서 자기 본연의 감정을 잃어버렸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왜 다른 사람들은 일을 놓아도 불안해하지 않는데 자신은 불안해지는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하면 된다. - 45p

 

어린 시절 어리광 한 번 부려 보지 못하고 애정에 굶주렸던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무의식 세계(공상)에 지배되고 있다. 그래서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해도 채울 수 없는 욕구를 상상의 세계에서 채우려고 했다. (중략) 이 세상의 중심에서 모든 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사랑받고 있다는 내용의 공상 속에서, 필자는 자기중심적이고 모든 이의 사랑을 받기만 하는 존재이며 그들의 사랑 또한 끝이 없었다. (중략) 이런 식으로 뭔가를 성취해 봤자 자신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 52p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이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에 굶주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신기하게도 예민하고 상처를 잘 받던 성격이 조금씩 무너졌다. 스스로도 놀라울 만큼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것이다. - 59p

 

사족 : 내 스스로를 토닥토닥해주는 마법의 말, "속상하구나, 힘들구나, 애썼구나. 충분해. 토닥토닥."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엿보지 못할 자기만의 세계를 가질 때 비로소 안심하게 되며, 안심할 수 있어야 개인의 능력도 충분히 발휘된다. 안심할 수 있으면 일이나 공부에 대한 집중력도 생긴다. 마음이 불안하면 무아지경에 빠져 뭔가에 몰입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 70p

 

사족 : 친밀한 관계일수록 상대방 마음 안에 숨겨진 방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부모가 사춘기 아이의 일기나 페북을 다 들여다보는 것, 연인의 동선을 일일히 체크하는 것, 부부 사이에 비밀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믿는 것, 실은 신뢰의 부족이고 불안이다. 이럴 때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할 거라고 예상하는가, 과연 다 털어놓고 모든 것을 보여줄 것 같은가, 더욱 숨기고 물러서고 감출 것 같은가.

 

유아성이 남아 있는 사람은 '그냥 내버려둬 달라'는 상대의 마음을 용납하지 못한다. 자아가 확립된 어른은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는 것을 못 견뎌 하는데,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렇게 걱정해 줬더니...' 하면서 생색을 내고, 상대 일에 더욱 집요하게 관여하려고 한다. 이처럼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은 상대를 잘 이해하지 못하며, 설령 이해한다 해도 자신을 거부하는 상대의 태도를 용납하지 못한다. (중략) 상대에게 간섭하는 일 없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도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 85p 

 

자신의 존재에 죄책감을 느끼며 항상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듯한 괴로움에 시달리는 사람은 어린 시절을 진지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남에게 상처를 입었을 때 이를 묵묵히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심한 열등감으로 노이로제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화목한 가정'을 핑계로 무시당하고 상처받으며 자랐을지도 모른다. - 89p

 

당신 마음속에 가까운 사람에 대한 적의가 자리하고 있다면 이를 자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는 도덕이나 규범은 때로 마음이 병든 사람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되기도 한다. 비겁한 사람은 도덕이나 규범을 내세워 약한 사람의 심신을 착취한다. 반항을 잠재우는 데 도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 98p

 

어린 시절 아이답게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던 사람은 오히려 어른이 된 후에 노이로제성 요구로 주위 사람들을 괴롭힌다. 한마디로 어리광 부리고 싶은 유아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것이다. 유아적 의존욕구의 억압은 노이로제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어른이 아이처럼 자신의 유아적 욕구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끄럽고 겸연쩍은 일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중략) 그래서 있는 것을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어른들은 자기 행동을 합리화한다. 가령 업무를 내세워 자신을 합리화하려 든다. - 105p

 

"난 다 같이 가고 싶어. 혼자서는 가기 싫단 말이야." 라고 말하고 싶은데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어 "기껏 데려와 줬더니." 하고 생색을 내기도 하고, 나중에는 "내가 너무 오냐오냐 해 줬군." 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사실 그의 의존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혼자서는 뭘 해도 재미가 없다. 어린아이나 마찬가지다. 아이가 "엄마, 같이 가요." 하고 조르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107p) '내가 지금 어린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리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유아적 욕구를 그대로 인정하면 신경증적 요구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113p)

 

"의존성은 또 다른 가면 뒤에 숨는데, 그것이 바로 '과도하게 강박적인 관리'다." 특히 그 대상이 아이일 경우 부모의 보호라든가 책임이라든가 하는 대의명분이 따르며, 그것을 내세워 철저히 관리한다. 비밀 따위는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 (중략) 이 때문에 아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돋아나는 모든 자립의 싹을 죄악시하게 된다. (중략) 이런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대개 얼마 못 가 도망치고 말 것이다. 그 엄청난 의심과 질투에 혀를 내두르면서 말이다. 그러나 상대가 부모일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다. 도망쳐 버릴 수도 없오 인사이동 같은 절호의 기회도 없다. 오히려 자식의 의무를 다한다. (중략) 항상 아이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은 깊숙히 숨겨진 의존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늘 애정 표현을 강요한다. - 120p

 

누군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할 때 당신의 결점까지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결점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당신의 싫은 점에 불과하다. 결코 결점 때문에 당신을 싫어하게 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좋아하는 당신'의 싫은 점일 뿐, 그것 때문에 당신에 대한 호의가 바뀌지 않는다. - 139p

 

어머니의 진정한 배려와 자기만족 배려 - 158p

 

우리는 부모에게 억압받았던 감정이 해방되었을 때 이로써 부모에게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부모에 대한 증오를 의식하게 되면 자신이 심리적 이유에 성공했다고 여긴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태도, 남에 대한 자신의 감정, 자기 자신에 대한 감정 등을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심리적으로 독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3p)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일이다. 호의에 꼭 보답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와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믿음을 이끌어 내려면 자기 자신을 멸시하지 않아야 한다. (208p).

 

이 책은 어린 시절에 이루어지는 대인 관계의 영향이 현재의 성격, 대처 방안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양한 부분을 기술한다. 물론 현재의 태도를 '유아적 의존 욕구'로 모두 설명할 수 없지만, 저자인 가토 다이조의 주장은 최근 들어 유아기 애착이 성인 애착(대인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연구 결과와 맥락을 이을 수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우선 자신이 어떤 영향권 안에 있고, 거기서 형성된 대처 방법이 타고난 잠재력이나 기질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또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진정 효과적인 방법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그냥 함께 하는 자체로 즐거운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애정을 채우거나 금전적으로 얻거나 지적인 무엇을 배우거나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서가 아닌, 그냥 함께 있는 자체로 즐거운 사람들이 얼마나 귀하고 소증한가를 나이 들면서 점점 깨닫는다. 문득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반성한다. 열심히 달리느라고 혹시 밀어낸 것은 아닌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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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1-2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내용이네요. 마고님이 아래에 설명을 더해주셔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살짝 아주 살짝 덜 춥습니다.
마고님, 따뜻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마녀고양이 2017-11-22 14:17   좋아요 1 | URL
글이 하두 길어서, 그런데도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감기가 기승이네요. 아주, 골골대는 중입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하게 좋은 날 되셔요.

북극곰 2017-12-0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서재 들어와서.... 마고님 글 잘 읽었어요. 마고 님이 올려주시는 요전 글만 잘 읽어도 공부가 될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7-12-15 1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간만에 서재 들어와서 끄적였어요.

글들이 도움되신다고 해주셔서 기쁘네요. 제가 되새기려고 올린 글이니. ^^
 
잔소리의 품격 - 큰소리 내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성품훈계법
이영숙 지음 / 가디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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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의 품격"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의 부모나 비난 및 잔소리가 심한 부모에게 권하고 싶다. 솔직히 부모가 되는 이라면 자녀와의 소통 방식과 관련하여 다들 읽어보면 좋겠다. 더 나아가 어른과 어른의 대화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읽어보면 어떨까.

 

대화의 어려움을 겪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의 말 다음에 할 자신의 반응이나 말에만 골몰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효과적일까, 좋은 반응을 얻을까 라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상대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게 된다. 그러면 대화는 끊어진다. 우선, 상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저런 말을 하고 있는지 경청하면 내가 이어나가야 할 대화가 저절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아이와의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저런 행동과 말을 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헤아린다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은 잔소리가 미치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데다 아동 및 청소년의 뇌와 심리적 발달을 기반으로 하여 핵심적이고 구체적이며, 현실성 있게 전개된다.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은 대부분의 상담에서 마주치는 청소년 내담자가 느끼는 부모에 대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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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해라." "공부해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학원 빼먹지 마라." 부모들은 청소년기 자녀에게 이런 강압적인 잔소리를 하면서 자녀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아이가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항의하면 "잔소리 안 하게끔 해야 잔소리를 안 하지"라며 잘못을 아이 탓으로 돌리곤 하지요. 백날 잔소리해봐야 변하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나쁜 습관을 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공부하도록 해야 하니까 또 잔소리를 시작합니다. 반복해서 말하면 언젠가는 말을 듣겠지 하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 22p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잔소리는 청소년의 귀가 아니라 뇌에서부터 거부되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도 부정적인 잔소리처럼 말했다면 자녀들은 그 의도를 읽지 못합니다. '엄마가 내게 잔소리를 했다'라는 부정적인 감정만 남을 뿐입니다. - 23p

 

"방 좀 치워! 그게 사람 방이야? 돼지우리지!"라고 말하지 말고 "방을 좀 치웠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치우면 좋을까?"라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요청하면 자녀는 강요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 25p

 

청소년기는 외모에 대한 자아상이 개인의 자존감, 자아정체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입니다. 외모를 가꿈으로써 자신의 개성을 찾고, 자아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중략..) 청소년들이 내면에도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외모보다 내면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의 모델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나 어른들이 성취보다 성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지요. - 33p

 

청소년기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 한마디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이 시기 아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나이가 들수록 공동체 의식이 강해집니다. - 42p

 

"당신은 그들과 충분히 친한가요?"

길을 가다 만나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내 자녀를 훈계할 때도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훈계는 친밀한 관계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또한 훈계한답시고 화를 내며 꾸짖거나 체벌을 하는 것은 자녀와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 뿐입니다. - 44p

 

훈계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제거하는 것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의 분별력을 길러, 스스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성품훈계입니다. 거짓말하는 아이를 훈계할 때도 중요한 것은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보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거짓말이라는 부정적인 행동을 했다면, 마음속에 부정적인 선택을 한 동기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 올바르지 못한 생각과 감정을 풀어주지 않은채, 그저 거짓말하지 말라고만 다그치니 문제 행동이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일단 들어준 다음에 어루만져 줄 부분이 있다면 어루만져주세요. - 62p

 

훈계를 급하게, 계획 없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빨리 변하기를 바라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런 훈계는 감정이 앞서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기 쉽고,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기보다 '네가 잘못했다'에만 초점이 맞춰져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 63p

 

권위 있는 부모는 자신이 먼저 좋은 성품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절제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럼 엄마는?"이라며 부모의 태도부터 지적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의 특성상 어른 세대를 날카롭게 비판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질문에 당당하려면 당연히 부모가 좋은 성품을 갖추려고 놀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성품훈계는 부모의 모범적인 모습이 선행되고,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해야 효과적입니다. 이 두가지가 없으면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 71p

 

여학생은 보통 11세, 남학생은 13세 때 급성장하지요. 이는 뇌 발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경정신과 의사 루안 브리젠딘에 의하면, 여자아이의 뇌가 남자아이의 뇌보다 2-3년 더 먼저 성장한다고 합니다. 사춘기 때의 뇌는 성장하면서 감정을 처리하는 영역이 편도체에서 전전두엽 피질로 천천히 옮겨가는데, 이러한 이동이 십대 소녀에게 먼저 일어납니다. 소녀들은 전전두엽 피질에서 감정을 처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교적 부모의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소년의 뇌는 사소한 잔소리에도 편도체가 먼저 반응해서 분노가 폭발하기 쉽습니다. (..중략..) 따라서 남자아이에게 "누나는 사춘기 때 안 그랬는데, 너는 왜 이렇게 화를 잘 내니?"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아이의 화만 더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아들의 뇌는 아직 자라는 중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잔소리를 퍼붓는 대신 온화한 말로 요청해보세요. - 79p

 

예민한 딸은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우울한 감정에 심하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네가 걱정하는 만큼, 네가 우울해하는 만큼 너의 상황이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욱하는 십대 남자아이를 자녀로 두고 있다면 아이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부모들이 같이 흥분해서는 안 됩니다. 절제의 성품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화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절제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정의를 떠올리며 화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생각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83p

 

규칙 세우기는 첫째, 세상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곳이며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합니다. 존중받고 싶다면 다른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규칙을 통해 깨닫게 되지요. 둘째, 규칙을 통해서 무엇이 좋은 생각, 감정, 행동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분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규칙을 세우는 것은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계획과 약속을 정하는 것이기 대문입니다. 넷째, 규칙은 부모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가르침의 기회입니다. 다섯째, 규칙은 자기조절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의 규칙은 자녀가 지켜야 하는 행동과 의식에 관한 규범이며, 이는 자녀의 성장 경험과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사회화를 이루게 합니다. - 105p 일부 발췌

 

십대 자녀가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이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 118p

 

자연적 귀결 경험하기 : 자신이 선택한 행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결과를 겪으면서 자녀가 잘못을 깨닫고 더 좋은 성품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정 방법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개입 없이,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아이가 직접 체험하게 하는 방법이지요. (.. 중략 ..) 이 과정에서 부모가 잔소리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그것봐, 그렇게 용돈을 계획 없이 쓰면 후회할 거라고 했지?"라고 말하고 비난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런 말은 자연적 귀결을 통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습니다. 청소년 자녀는 부모가 그렇게 비난하면 자신을 방어하는 데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지요. - 137p

 

'매주 토요일에 자기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다음 날 외출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매주 토요일에 자기 방을 청소하면, 다음 날 외출할 수 있다.'라고 바꾸세요. -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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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6-20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이와 소통하고 있을까? 아니면 제가 알라디너와 소통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훈계는 친밀한 관계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 저도 지인에게 그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지인은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고, 관계를 만들기에는 인내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훈계를 하지 않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길을 가다 만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훈계 ; 이들과 관계를 형성해서 훈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농사 짓는 비교적 폐쇄된 작은 사회가 아닌) 도시에서 가능한지 의심스럽고, 최소한, 훈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저에게는 위로가 되는군요.


마녀고양이 2016-06-21 10:59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소통이 고민입니다. ㅠㅠ

길을 가다가 만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훈계, 이미 엄청나게 훈계를 들은 아이들일 가능성이 높고 최근의 청소년 분노 조절 어려움은 위험 수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효과도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지요. 그렇다고 그냥 모른 척 해야 하나에 대해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틀림없습니다.

지인분이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에 인내가 부족하다는 의미는 욱한다-는 의미이신가요? 그러니까 공감이나 이해는 없이 훈계만 한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그런 경우 아이들은 보통 튀어나가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많이 보이더군요. ㅠㅠ 그런데 본인은 항상 그런 모습이었고 그런 성장 환경에서 커왔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을 모를 때가 많고, 설령 안다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변화 방법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답을 몰라서 상담을 받는 게 아니고, 구체적인 변화를 위해 부모 상담을 받으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마립간 2016-06-21 12:00   좋아요 0 | URL
제 지인, 욱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아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아이는 왜 그래`라면서 나에게 의견을 물을 때, 제 의견은 아버지인 당신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지라고 답을 줍니다.

그리고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신에 모습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줘도 어떻게 변화할 지도 모르고, 결정적인 것은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마녀고양이 2016-06-21 15:06   좋아요 0 | URL
그 아이는 왜 그래, 라고 물어보실 때 듣고 싶은 답이 따로 있으신가 봐요. ^^

변화의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조언이나 도움은 정말 필요없더군요. 상담이 꼭 필요한 분들이 도중에 그만둘 때, 예전에는 한 번쯤 연락을 해봤으나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하시게 합니다. 변화란 본인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부모 vs 학부모
SBS 스페셜 부모 vs 학부모 제작팀 지음 / 예담Friend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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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사회의 학부모와 자녀들의 갈등에 대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읽는 내내 참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리뷰를 미뤄놓았지만, 다시 한 번 되새김질을 해야겠다. 별 다섯 개로 모자란 좋은 책이다.

 

제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시점의 문제라든가 사건 자체의 민감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도록 제 생각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날의 끔찍함이 저를 휘감습니다. '이 손으로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했구나' 하는 자괴감이 저를 먹어치울 때면 구토가 나올 것만 같고 그냥 두 손을 잘라 내고만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정말 때로는 이 사건이 벌어졌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께 죄송스럽지 않은 것이 아니고, 제 죄가 끔찍하지 않다는 게 절대 아니지만, 그저 이 일의 근본에 있는 과정은 제게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저를 정신병자라고 느끼겠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고통스러워하고 더 많은 시간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 제게 남은 답은 이것이었습니다. 비록 그 방법은 끔찍이도 어긋나 있었지만, 어머니의 억압에서 벗어나려 한 의지 자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고요. (..중략..)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어쩔 줄 모르셨고 그 감정을 저를  위한 노력에 더하셨습니다. 더 열심히 제게 헌신하셨고 그만큼 더 많은, 더 완벽한 결과를 원하셨습니다. 제가 1분 1초도 낭비하기를 원치 않으셨고 계획과 어긋나게 시간을 보내면 가차 없이 혼을 내셨습니다. (..중략..) 어머니는 좋을 때 한없이 좋으셨고 무서울 때 한없이 무서우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좋을 때의 기억으로 무서울 때를 견뎌냈습니다. (..중략..) 아버지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제가 채워주기를 바라셨는데 저는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무서운 어머니를 사랑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어머니의 마음은 점점 피폐해졌고 저는 그런 어머니로부터 자꾸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무서운 시간들은 예고 없이 불쑥불쑥 찾아왔고 행복한 시간들에도 저는 매 순간을 무서운 어머니가 나타날까 봐 경계해야 했습니다. - 23~27p 일부 발췌; 사족 : 엄마를 살해하고 8개월 동안 시신을 방치한 우등생 아이의 글입니다. 이 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이 납니다. 누가 이 아이를 괴물로 만들었을까요?

 

사춘기 이전에는 엄마와의 애착이 아이를 지배하므로 '어머니가 기뻐하시면' 참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사춘기는 아이가 부모가 아닌 또래집단의 소속감을 위해 투쟁하는 시기이므로 단지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필요했던 공부는 뒷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2병의 실체다. 이 시기에 흔들리지 않는 경우는 엄마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뿐이다. - 28p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저는 3년이 다 되어서야 이제 겨우 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을 내리는 데 3년이 걸렸는데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요. (..중략..) 다만 단 한 가지, 아주 작은 소망이 있다면, 그건 학업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향한 것입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할 때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정면으로 부딪혔어야 할 때 비겁하게 회피하고만 배덕자로서 저는 바랍니다. 저는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방법을 여전히 알지 못하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방법이 신앙이든 상담이든 상관없지만 저처럼 극단적이지 않은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포기하는 것도, 남을 포기하는 것도, 모두 처절하도록 슬픈 일이기에... - 30p

 

보통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감기 같은 질병을 치료하듯 아이 문제에만 집중한다. 아이가 아픈 것이니 아이만 치료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과 심리 문제는 반드시 온 가족이 함께 풀어야 한다. 자폐와 같은 몇 가지 생물학적 질병을 제외하고는 그 원인이 모두 부모와의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똑같이 중독성 높은 게임에 노출된 환경에서 살고 있더라도 어떤 아이는 게임중독에 빠지는 반면, 어떤 아이는 잠시 즐기는 수준에서 그만두기도 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 35p; 사족 : 간혹 어떤 부모들은 잔인하다는 생각을 한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키거나 들여보기를 두려워하면서도, 그 두려운 것을 아이들에게는 쉽게 시킨다. 억지로 끌고 온다. 그리고 아이 탓만 한다. 공부 역시, 본인들은 하기 싫은 것을 아이들에게는 당연하게 열 몇 시간씩 강요하고 학원을 뺑뺑이 돌린다. 그럴 때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에 대한 태도가 타인보다도 못하다. 자신의 불안을,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떠넘긴다.

 

아마 성적으로 부모의 기대를 부응하는 데 스스로 한계를 느낀 것 같아요. 성적에 대한 자기의 범위가 있는데 부모는 항상 그보다 좀 더 많은 것을 기대하니까 그 기대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회피 수단이 필요하잖아요. 게임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이런 게 모두 부모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한 회피 수단인 거죠. 부모의 역할은 그때그때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거거든요. 아주 위험할 때만 들어가는 건데, 이 아이가 행동할 때마다 개입하셨어요. 제재를, 제재를, 제재를 계속하면 얘는 어디로든 도망갈 수 밖에 없어요. 도망가지 않으면 얘는 우울증으로 죽을 수도 있어요. - 40p

 

믿을 수 없는 사람,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아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복수를 감행한다. 그 대상이 부모라면 복수는 훨씬 쉽다. 자신을 망가뜨리면 되는 것이다. 부모가 공부 잘하기를 소망하면 공부를 안 하면 되고, 학교를 잘 다니기를 소망하면 학교에 안 가면 된다. 청소년의 뇌는 아직 미숙한 상태라 그것이 스스로에게 더 손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채 말이다. - 41p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어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다. - 55p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부모들에게 경고한다. 지금은 학업 부담과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나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겉보기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지격이 되어가고 있다. 반항을 하는 아이들은 그래도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자살을 하지는 않는다. 안타까운 것은 더 이상 달릴 에너지가 남지 않았는데 그런 사실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모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가 보기에는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으로 병들다가 결국에는 무너지는 것이다. 많은 경우, 그들이 부모에게 신호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 여기거나 아니면 부모에게 차마 말을 할 수 없어서이다. 부모가 강압적인 경우도 있고 아이가 너무 착해서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 73p

 

강남 엄마들 사이에선 초등학교 때 아이가 영재 판별을 받는 게 불행의 씨앗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오고 간다. 평범한 아이라면 큰 욕심 안 부렸을 텐데, 아이가 가능성을 보이면 엄마가 더욱 공을 들이게 되고 그로 인해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오히려 멀어지게 되더라는 것이다. 중학교까지 엄마가 세운 계획대로 잘 따라오던 아이가 정작 고등학교에 올라가 공부를 아예 포기해버리거나, 엄마와 철천지원수가 됐다는 괴담은 차고 넘칠 정도다. - 85p

 

컴퓨터와 핸드폰은 곧 친구와 동의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컴퓨터게임과 핸드폰 사용 시간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친구관계를 끊어놓는 것이 된다. - 90p

 

학생들의 성적 변화 패턴부터 펼쳐본 제작진은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9가지 성적 변화 패턴 가운데 초등학교 때부터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유지형'이라고 대답한 학생은 전체 응답자 중 25.7%뿐이었다. 반면 하위권에서 성적이 오른 '상승형'과 '향상형',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다시 상승한 '슬럼프 극복형', 떨어졌다 올라갔다는 반복한 '곡예형'이 55%로 과반수 이상이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성적이 향상됐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대부분 고등학교 때 성적 향상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중략..) 성적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성실한 공부 결과(29%), 대학이나 진로 등의 목표 수립(21%), 마음 가짐 변화(19%) 등 내적 동기에 해당하는 대답이 주를 이뤘고, 어릴 때 부모에 의해 형성된 공부습관(9%)이나 학급의 학습 분위기(6%) 등 외적 동기에 해당하는 대답은 소수에 불과했다. - 101p

 

부모가 학업성취에 어떤 도움을 줬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생활을 관리해주는 시간적 지원이나 사교육비와 용돈을 아끼는 경제적 지원보다 정서적 지원이 훨씬 많은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특히 정서적 지원에 있어서는 자기주도성이 높은 학생과 상대적으로 자기 주도성이 낮은 학생들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자기주도성이 높은 학생들의 경우 부모가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고 이야기를 잘 경청해 주었던 반면, 자기주도성이 낮은 학생들은 부모가 자녀의 기분을 맞추어주려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중략..) 애정이 넘치되 지나친 허용이나 과보호는 삼가고, 세상을 가르치되 권위적이거나 거부적인 태도를 경계하는 부모, 돈을 투자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대신 경청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가진 부모만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바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인 것이다. - 106p

 

제작진이 서울대 경영학과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할 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들 중에도 중고등학교 시절 게임중독이라고 할 만큼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았던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략..) 그런데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게임중독에 빠져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한 아이들과 전혀 다른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컴퓨터게임에 대해 부모들이 보였다는 반응이다. "제가 밤새 컴퓨터를 해도 부모님은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올라와서 정신 차린 후 게임을 안 하고 공부하기 시작했죠._유기훈(서울대 수학과 1학년)" "걱정은 하셨는데 그렇게 강압적인 건 없었어요. 그냥 내버려뒀어요. 혼자 깨달을 수 있도록. 어느 순간 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게임하던 시간에 도저히 공부는 못하겠고, 책하고 영화 같은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왔어요._마동한(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부모님이 저를 엄청 믿어주셨어요. 성적이 나와도 제가 보여주기 전에는 성적표를 잘 안 보셨어요. 공부하기 싫어 잠을 자도 뭐라 안 하시고 게임하고 놀아도 소리를 지르시거나 시간표 짜서 이렇게 해라, 그런 것도 없었고 저를 믿고 자유롭게 두셨어요. 이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_박상현(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 107~1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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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은 되는데 그걸 아이에게 계속 내색할 순 없잖아요. 꾹꾹 눌러두는 거죠. 차곡차곡. 그러다가 한 가지 잘하는 게 있으면 칭찬해주고... 칭찬을 정말 많이 했어요." "집에서 전업주부로만 있으면 계속 아이만 바라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중학교 도서관 사서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중학교 아이들을 많이 봤죠. 아들과 또래니까 그 아이들 이야기를 귀담아듣게 되었죠.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다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참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들한테 별로 해준 게 없으니까요. 제가 돈이 많아 아이에게 투자를 했다면 바라는 것도 많겠죠. 하지만 저희는 아이에게 기본적인 것밖에 해준  게 없어요. 그래서 너무 바라면 안 된다, 그건 내 욕심이다 생각하거든요." "아이를 믿는다는 건 굉장히 힘듭니다. 너무너무 힘들어요. 어떤 때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의구심도 생기고 불안감도 있죠. 그래도 참을 인 세 개 쓰고 마음을 놓으니 제 맘도 편해지고 아이와 관계도 좋아지고, 그러니까 아이도 결국 공부에 집중을 하더라고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아주길 정말 잘했구나는 생각이 들어요." - 115p; 사족 : 코알라가 지금 고1, 나도 이런 마음으로 지켜봐 줄 수 있기를!

 

우리의 마음 속에 '부모'의 마음과 '학부모'의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부모'의 마음은 자녀가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며 스스로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고, '학부모'의 마음은 자녀가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만 행복에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처해진 현실이 만만치 않으므로 부모의 개입이나 도움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126p

 

우리나라 학부모 문화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합니다. 사교육 의존성, 엄마 주도성, 정보 의존성이 그것입니다. - 134p

 

소극적 거부형 : 일상적인 생활에서 자녀와 대화나 관계 형성 시에 자녀의 의견을 어느 정도 경청하고 존중하는 척하지만, 결국에는 부모의 뜻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적극적 거부형 : 일상적인 생활에서 자녀와 대화나 관계 형성 시에 부모의 가치관이나 사고에 맞지 않으면 즉시 자녀에게 조언, 충고, 지시, 체벌, 폭언을 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엄격형 : 부모자녀 관계에서 자녀의 행동을 늘 감시하고, 부모의 생각과 원칙을 자녀에게 강조하고, 자녀의 시간이나 과업, 성적에 대해서 통제하려는 성향의 의미한다.

기대형 : 부모는 늘 자녀의 성공을 기대하며, 자녀가 학업이나 생활에서 타인보다 우수한 능력을 나타내길 기대하고, 자녀의 공부하는 습관 등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를 말한다.

간섭형 : 자녀 스스로 할 수 있음에도 자녀의 행동을 믿지 못하거나 신경이 쓰여 자녀의 학습이나 과업, 숙제, 일상적인 일에 간섭을 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불안형 : 자녀가 행동이나 말을 실수하지 않을까, 학교생활은 잘 할 수 있을까, 자녀의 장래에 대해서 걱정하고 나쁜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불안 등의 정도를 의미한다.

익애형 : 일상적인 생활에서 자녀의 행동이나 말이 너무나 예쁘고 귀여우며 어린 상태로 인식하여 자녀의 모든 행동을 수용하고, 자녀를 위해서는 어떤 고통도 감수하려는 정도를 의미한다.

맹종형 : 일상적인 생활에서 자녀가 부모에게 끈질기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부모는 자녀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주고 수용하며, 특히 부모가 자녀의 기분이나 감정을 맞추고 눈치를 보는 정도를 의미한다.

언행 불일치형 : 부모가 자녀를 지도하는 데 있어 그때그때 기분과 감정, 상황 논리에 따라서 지도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성향이나 경향, 일관성 정도를 의미한다.

의견 불일치형 : 부부가 자녀를 지도하는 데 있어 한목소리를 내면서 지도하느냐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녀교육에 부부간 의견 일치 정도를 의미한다.

- 145p (www.kapi.co.kr 유료 검사)

 

부탁입니다. 초딩들 학원 뺑뺑이 돌리지 마세요. 아이 망치는, 성적 망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초딩 때부터 기초를 잡아야 한다고요?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요? 학원 뺑뺑이 돌려봐야 기초도 안 잡히고, 공부하는 습관도 안 듭니다. 그저 시험 문제 푸는 요령, 답 외우기만 배워올 뿐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내신 2등급 이하는 없습니다. 특목고라고 특별히 더 나을 것도 없습니다. 아이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뭐냐면, 문제 푸는 기술은 뛰어난데 사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이 물음에 답하려면 제시문을 어느 관점에서 봐야 하고, 틀린 선택지라면 어떤 근거에서 틀렸는지, 이거 판단하는 게 꽝입니다. - 157p

 

부모 십계명

1. 공부하라고 하면 오히려 공부를 싫어하게 되니, 스스로 행복하게 공부하며 살게 하자.

2. 내 아이는 내 욕심만 버리면 자기 속도에 맞게 자신의 흥미와 잠재력을 발견할 것이다.

3. 옆집 아줌마, 학원 말 잘 들으면 내 아이는 내 말 안 듣는다.

4. 내가 성질부린 대로 아이는 답습함을 명심하라.

5. 아이는 부모의 인내, 무조건적인 사랑, 무한한 신뢰를 먹고 자란다.

6. 내가 잔소리를 하면 할수록 아이와의 관계는 멀어진다.

7. 내 아이는 자신이 겪은 어려움만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큰 사람이 될 것이다.

8. 지금 천천히 가는 것이 나중에 다시 가는 것보다 빠르다.

9. 나도 안 하면서 어찌 아이가 하기를 바라는가.

10. 못하면 어떠하리, 실패하면 어떠하리, 난 전문가가 아님을 인정하자.

 

- 기적의 카페에 참가했던 한 엄마의 작성 부모 십계명, 182p

 

연구 결과, 자녀의 성적은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는지'가 아니라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책을 열심히 읽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책을 많이 읽는 부모일수록,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 삶에 충실한 부모일수록, 자녀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워킹맘이라면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 대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즐기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라. 전업주부라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대신, 엄마 자신의 인생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아이와 전혀 상관없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내적 성장을 위해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184p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율권을 인정한다고 해서,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의 진심을 의심하고 저항하고 인내력을 시험하느라 공격적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부모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부모와의 흑역사가 오래되고 암울할수록, 역사 청산을 위한 과정도 그만큼 더디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이런 시험을 이겨내지 못하면 관계는 오히려 더 악화될 뿐이다. - 199p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가 우골탑을 쌓던 시절에 자수성가한 자식이 많았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세계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시대였고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누구든 부모보다 나은 삶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골탑의 시대는 끝났다. 세계경제는 동반 하락 중이고 대학 졸업장은 취업을 보장하지 않으며 우리 아이들은 88만 원 세대보다 더 혹독한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21세기에 부모가 된 우리 세대는 아이들에게 자양분을 나눠주는 토양이 아니라, 오히려 태양을 가리는 높은 나무가 돼버렸다. 부모의 학력이나 경제력이 뛰어날수록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는 성공 기준도 높아졌고, 자존감을 지키기도 그만큼 어렵다. - 225p; 사족 : 자신의 성공이 무조건 자신의 노력에 기인했다고 생각하는 대기업이나 전문가 직종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시대와 환경이 다르다.

 

가족이니까, 아버지고 아들이니까, 오랫동안 같이 살아왔으니까 자세히 얘기 안 해도 아이가 내 뜻을 잘 이해하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가족이라도 남들과 대화하듯이 앞뒤 설명하고 감정 배려하고 그래야 아이가 이해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 229p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머니 말씀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틀렸다는 걸 증명해보세요. 대안이 되셔야 돼요. 그게 바로 여러분의 진로입니다. 꿈이라는 건 책상에 앉아서 진단지 가지고 혼자 머리 붙잡고 고민해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아요. 방황하면서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가장 공감하는 것, 내 가슴 속에 울림이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절대 지름길은 없습니다. 방황하셔야 돼요. - 247p; 사족 : 그리고 부모님이 자녀가 방황할 기회를 주셔야 한답니다. 저도 제 딸아이 코알라에게 방황할 기회를 주고 있는지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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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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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을 못하고 감정에 압도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감정이 안 풀리면 쓸데없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항상 지친 느낌이다. 인식의 제헌이 생겨 올바른 판단이 어렵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다. 심지어 감정을 억압하면 몸이 아프고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삶이 고통스럽다. 그러나 감정이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삶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 13p

 

거슬린다는 것은 화의 약한 단계이다. 감정은 참 오묘해서 때론 위장을 한다. 불안한데 화를 내고, 우울한데 즐거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진짜감정을 숨기고 가짜감정으로 위장한다. 어떤 사람이 거슬렸다면 마음속의 뭔가가 건드려진 것이다. 거슬리는 감정은 어쩌면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즉, 거슬림은 표면감정이고, 두려움과 외로움은 이면감정이다. 그런데 감정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내 안의 수치심에 이르게 된다. 이를 심층감정이라고 한다. 수치심이란 자신이 보잘것 없다고 생각해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모든 인간이 필사적으로 피하고 싶은 감정이다. 작아진 자신, 초라한 자신을 직면하는 일은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 14p

 

화, 슬픔, 외로움,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놓는다. 즉, 불편하고 위험한 '진짜감정'은 속으로 꾹꾹 눌러놓고 비교적 안전한 '가짜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의식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의식 속에 쌓인 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압력이 세지고 밖으로 나오려는 힘이 강해진다. - 47p

 

무의식 속에 분노가 많으면 세세한 감정을 느끼기 힘들다. 공격성 강한 분노 에너지는 계속해서 나오려고 하고, 이를 막으려면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쟁이 따로 없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을 마비시킨다. 그래서 분노가 많은 사람들은 분노 이외의 다른 감정들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소인 세심함은 약화되고 세심함을 바탕으로 한 친밀한 교재나 대화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된다. - 48p

 

배가 고파 계속 우는데도 엄마가 거들떠도 안 보고, 안아달라고 보채는데도 무시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수치심이 생긴다. 인생 초기에 발생한 수치심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수치심은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에 민감해지도록 만든다. 엄마로부터 거부당하거나 지배당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엄마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이렇게 수치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타인지향성이 생기게 한다. 타인지향성을 가진 아이는 성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지지와 인정을 얻을 수 있는 성공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이런 삶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타인지향성을 갖고 살다 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고 살게 된다. - 57p; 사족 : 내 핵심정서는 수치심이었다. 그래서 눈치 보고 왜곡되어 해석해서 무시당했다고 발끈하고 속내를 털어놓기 어려웠다. 꽁꽁 싸매고, 싸매고. 언제부터인가 마음을 털어놓아도 비웃음이 아닌 이해와 공감을 받게 되면서, 괜찮구나, 싶어진다. 그리고 속 안의 수치심은 서서히 옅어져서 필요한만큼 가지게 되었다.

 

자신은 외로운 여자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란 걸 머리로는 아는데 가슴으로 인정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가슴으로 인정하려니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었고 혹시 남편이 나를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 두려운 마음이 밀려온다고 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란 자신을 지탱하던 지지대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진영 씨의 지지대는 '나는 똑 부러지게 내 일을 잘 해내는 괜찮은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 외롭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자신이 아주 작게 느껴졌다. (..중략..) 진영씨는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진영 씨 입장에서 보면 외로움의 세상은 찌질이들의 세상이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돌봄받는 가치가 없는, 수치스러운 감정이다. - 89p

 

"기천 씨는 괴물이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세요?" - 91p

 

본인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욕먹던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임을 받아들이는 것은 맷집이 필요한 일이다. 본인은 그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위축되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것을 볼 수 있는 내적인 통찰력이 생긴 것은 크게 성장한 것이다. - 94p

 

"그냥 쪽팔리고 비참한데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기천 씨는 자신에 대해서 더 이상 이해를 하지 못하는 막다른 벽에 다다랐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인식의 한계에 부딪힐 때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기천 씨의 마음속 저항은 괴물인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에서 온다.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는 괴물의 모습은 추하고 수치스러운 모습이다. 바닥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도저히 남 앞에 드러낼 수 없다. 아버지나 형은 '화를 일상적으로 내는 괴물'들이었다. 그러나 기천 씨는 화를 내지 않고 대화를 통해서 '화를 조절하는 구원자'였다. 자신도 아버지나 형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들보다 힘도 세지 못하면서 착하지도 않은,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못난 사람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견디기 어려웠다. (..중략..)

"괴물에게 이름을 붙이면 무엇일 것 같아요?"

"나의 거친 면, 지배하고 싶어 하는 면,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면." - 105p

 

 

인간은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고 싶어 한다. 각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이 있고 이것이 침범될 때 분노한다. 그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을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 110p

 

수치심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불완전성과 한계를 받아들일 때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부모도 불완전하다. 나도 불완전하다. 너도 불완전하다. 우리 모두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작은 존재다." 라는 그렇게도 피하고자 했던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오히려 해결이 가능하다. 더 이상 이를 감추기 위해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커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진다. 인간 존재가 갖는 아이러니다. - 114p

 

화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메시지를 갖고 있다. 하나는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이 잘못됐다."는 메시지다. 다른 하나는 "나는 다른 사람들을 바꿀 것이다."라는 메시지다. - 123p

 

화가 나는데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게 되면 억울한 감정이 생긴다. 억울함이란 슬픔과 화가 공존하는 상태다. 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장 현실에서 실현하려는 감정이다. 슬픔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이 둘은 서로 모순적이다. 하나는 당장 현실화하려 하고 다른 하나는 현실화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모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억울한 사람들은 우울 감정을 갖는다. - 131p

 

부부 싸움은 아이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행동 중 하나다. 불안이 증폭된 아이들은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에 민감해진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춘다. 대인관계를 할 때도 사람들의 어두운 면에 먼저 반응하고 이를 토대로 인간관계를 한다. - 136p

 

엄마에게 화가 난 아이는 화난 감정이 엄마와 자기와의 관계에 위험하다고 느끼고 지체 없이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마치 화가 나지 않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엄마와의 관계를 안전하게 유지한다. 심리 내적으로 일어나는 방어기제 외에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다른 방식은 '역할 수행하기'다. 인간은 불안해지면 살아남기 위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려고 한다. - 138p; => 정리 : 구원자, 일중독자

 

구원자는 행동으로만 보면 이타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단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구원자들의 이타적 행동은 불안과 두려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들은 상대방의 괜찮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괜찮지 않은데 말로만 그러는 거야.' 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미리 짐작하고 자신의 짐작이 맞는다는 확신을 가진다. 그리고 상대방의 의사도 묻지 않고 자신의 짐작대로 일을 처리해 상대방을 짜증나게 하거나 화나게 한다. (..중략..) 구원자들은 갈등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이 생각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이 세상에는 언제나 문제가 있고 문제 중에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그러나 구원자들은 문제를 그냥 놔두면 잘못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겨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종종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려 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낸다. "나는 그런 의도에서 한 게 아니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문제를 외재화한다. 외재화란 자신 밖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생각을 말한다. 구원자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 140p; 사족 : 내 존재 가치는 쓸모있는 사람, 도움되는 사람. ㅠㅠ

 

우울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환상 속에서 구하는 감정이다 (..중략..)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과 환상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의 환상 속으로 상대방을 초대함으로써 꿈을 이루려고 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환상 속으로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왔다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면 크게 좌절한다. 상대방에게 묻거나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혼자 생각으로 좌절한다. 이들은 나눔이 서툰 사람들이다. 현실적 나눔이 아닌 환상적 나눔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는 언제나 좌절한다. - 146p

 

"당신은 남편이 왜 팽이버섯과 무를 남기는지 알고 있습니까?

왜 그런지 남편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 147p

 

외롭고 우울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연민).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이 비참하거나 형편없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게 많은 분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면만 가지면 살기 어렵기 때문에 우울한 사람들은 연민이라는 감정을 발달시킨다. (..중략..) 연민을 통해서 자신이 괜찮은 사람 같은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연민을 가진 사람들은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정신 구조를 갖는다. 연민은 피해자를 위로하는 감정이다. 대신 가해자나 강자를 향해서 분노를 느낀다. 이들은 이런 분노가 정당하다고 믿고, 강자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경우도 있다. 연민에 사로잡히면 환상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피해가 전혀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배려가 많은 세상, 아픔이나 고통이 전혀 없는 세상을 꿈꾸게 된다. (..중략..) 연민이 많은 사람들은 강자와 관계를 할 때 자신이 피해자라는 점을 부각한다. 강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향을 가진다. 강자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만을 생각한다. 도덕적 우위에서 강자를 지배하려 한다. 그런데 약자가 독립을 하려 하면 연민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지배적 의존도 의존이기 때문이다. 약자들이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해도, 어떻게든 의존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겉으로는 이들이 도움을 주는 입장이지만, 심리적으로 상대방의 자율성을 해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 158p; 사족 :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부분임. 즉, 아직도 직면하지 못하는 내 얘기라는 의미임.

 

"선생님, 저는 정말로 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만 했어요. 아들을 심리적으로 착취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런 점을 깨달으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S씨는 이 말을 하면서 또 많은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자신의 품을 떠나야 한다는 점을 알았지만 가슴에서 받아들일 수 없어 괴로워했다. 너무도 허망해했다. 빈 가슴을 안고 돌아가는 S씨가 안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도울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S씨의 몫이다. - 161p

 

질투와 시기는 열등감 있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부러워서 가져오려는 마음이다.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에 대한 감정이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진 것은 별 볼일 없기 때문이다. 자신 속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와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오면 자신이 더 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166p

 

"아버지가 자상하고 다정하기를 원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슬프지요? 자상하고 다정한 아버지를 원했던 마음에 대해 좀 더 얘기해주시겠어요?" - 182p

 

짜증이 자주 나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고, 화가 자주 나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우울한 사람들은 이상이 높은 사람이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보호본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해력이 높은 사람이고, 강박적인 사람들은 실천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 250p

 

화는 자신이 전능한 하나님처럼 행동하려는 감정이다. 화가 나면 나만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를 원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불가능한 것들을 하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슬픈 사람들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편집적인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의심할 것이 없는 완전한 믿음의 세상을 바란다. 강박적인 사람들은 조금도 해가 없는 세상을 바란다. 불안한 사람들은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기를 원한다. 이렇듯 감정이 부정적이 되면 인간은 끊임없이 한계가 없는 세상, 즉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게 된다. 감정 조절을 잘하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 260p

 

 

※ 책의 내용은 참으로 좋은데,

"그리곤" "문제다" 등의 문어체 문구가 눈에 걸려서 실은 별 반 개는 빼고 싶습니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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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5-20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이런 건 인쇄해서 봐야 할까요?

짜증이 자주 나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고, 화가 자주 나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우울한 사람들은 이상이 높은 사람이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보호본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해력이 높은 사람이고, 강박적인 사람들은 실천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 250p

위의 글을 여러 번 읽어서 제 두뇌에 깊이 넣고 싶군요.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사람과 똑같이 정보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군요.
저는 전체를 읽지 못했지만 부분적인 글을 암기할 정도로 읽음으로써
책 전체를 그저 한 번만 읽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 거죠. 꿈이 야무졌나요?

마녀고양이 2016-05-24 13:43   좋아요 0 | URL
읽어보셔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흔히 부정적인 측면만 보게 되지만, 하나의 특성에는 틀림없이 긍정적인 자원이 숨어 있으니까 그 부분도 함께 보자라는 연습 같아요. 인간은 진화의 특성상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에 먼저 시선이 쏠리게 되어 있으니까요.

제 댓글의 단어가 다소 횡성수설하네요. 오늘 페이퍼를 하나 쓰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다음으로 미뤄야겠어요. 언니, 즐거운 날 되셔요~~~~
 
고독의 위로
앤터니 스토 지음, 이순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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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평생을 살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충동을 느낀다. 다른 이들을 사귀고 사랑을 나누는 등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충동이 그 한 가지고, 또 한 가지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이며 독자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충동이다. - 19p

 

열한 살 때 나는 내 개인교사이기도 했던 형과 함께 유클리드 기하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 할 만했고, 첫사랑만큼이나 눈부셨다. 나는 세상에 그처럼 멋진 것이 존재한다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다. (버트런드 러셀 인용) - 28p

 

융은 자기 분석 과정을 통해 청년의 임무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세상에서 자리를 잡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인 반면, 중년의 임무는 한 개인으로서 자신만의 특성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것임을 확신했다. - 32p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그 변화가 대부분 무언가를 할 때가 아니라 그저 이완하고 짐을 내려놓을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 39p

 

창조의 열정을 지닌 창의적인 사람은 영감을 얻는 단계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잊고 오직 그 순간에만 존재한다. 온전히 그것에 있으며, 현재의 당면 문제, 지금의 상황, 지금 여기에 완전히 열중하고 매혹되고 몰두한다. ... '현재에 몰두'하는 능력은 모든 종류의 창조 활동의 필수요소다. 하지만 창조 활동의 전제조건 역시 시간과 자신에게서 벗어나 있는 능력, 공간과 사회와 역사에서 벗어나 있는 능력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된다. - 47p

 

이 과정이 얼마만큼 완성되느냐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본질을 얼마만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 56p

 

나는 혼자 있는 능력이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아는 상태에서 혼자 있는 경험을 하는 데서 생긴다는 것과,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 79p

 

위니콧의 표현대로라면 '거짓 자아'를 형성하는 환자들, 자신의 진짜 느낌과 본능적 욕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바람에 따라 자아를 형성하는 환자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세상을 자신의 주관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보지 못하고, 그저 세상에 순응해 살아간다. 결국 그들은 인생이 무의미하고 하찮다고 느낀다. - 80p

 

아주 친밀한 관계라 해도 분명 결점과 약점이 있게 마련이며, 사람들이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불행해하고 서로를 포기하려 하는 것이다. 어떤 관계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사살들이 인간관계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충족감을 얻으려고 하는 이유가 쉽게 이해된다. - 129p

 

추상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대상으로부터의 분리, 안전, 개인의 완전함과 힘에 대한 인식과 관련되어 있다. 추상은 또한 과학자가 자연과의 만남에서 경험하는 일종의 만족감이다. 과학자가 가설을 근거로 사건을 예측하는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내는 것은 규칙을 인지하고 자신이 연구하는 현상으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주관적 느낌을 분리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추상은 자기 보호, 객체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아들러의 내향적 태도, 독립, 그리고 더 나아가 통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 139p

 

자신의 진짜 천성을 일부 부정하거나 억압하면서까지 순종해야 한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자아 존중감을 지키기 위해 외부 요소에 언제까지나 의존해야 한다. 그런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성공하거나 선해지거나 모두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역경, 시험이나 구직 실패, 실연, 사별 등의 상실에 유독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시련을 겪으면 누구나 잠시 동안은 화가 나거나 의기소침해지거나 아니면 두 가지 감정을 다 경험한다. 하지만 자아 존중감이 희박한 사람들은 심각한 우울증이라는 소용돌이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 149p

 

정신병으로 분류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은 공허함을 느낀다고, 뭔가 빠져 있다고, 절대 채워지지 않는 공간이 있다고 하소연을 하곤 한다. (.. 중략..) 심각한 우울증 환자들의 내면에는 좀 더 저항력이 강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말하자면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 중략..) 다른 이들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그들에게서 비난을 들을 수 있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회유적인 태도를 취한다. 인정을 받으려면 순종해야 하고 그러려면 진짜 자신은 어느 정도 감춰야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남을 기쁘게 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나고 싶어 혼자 떨어져 있으려 한다. 타인에게 '피학적',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려면 공격성을 억압해야 한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의 적개심은 방향을 잃고 자기 비난의 형태로 스스로에게 향한다. 프로이트가 그의 탁월한 논문 '애도와 우울증'에서 설명했듯, 감정을 억압하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퍼붓는 비난은 사실은 가까운 누군가에게 돌리고 싶었지만 자신에게는 그의 사랑이 중요하므로 반감을 살까봐 두려워 감히 표현하지 못한 비난일 때가 많다. - 151p

 

엄마와의 관계에서 회피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순응 행동을 보이는 아이보다 더 큰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의 발달단계에서 회피가 순응이라는 복잡한 행동보다 더 일찍 나타난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회피는 상대가 자신을 미워해 해치거나 파괴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연관된다. 순응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과 관계된다. 회피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를 의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응은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사랑이 지속될 것인지 의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 155p; 사족 : 이는 충격적이다. 회피적 인간 관계를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나머지, 사랑받을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 아닐까?

 

우드하우스나 베아트릭스 포터와 같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창작력이 친밀한 애착에 대한 보상으로 발전했다는 개념에는, 그런 재능이 차선이라는 의미, 마땅히 누렸어야 할 가깝고 애정 어린 관계를 대신하는 보잘것없는 대체물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벗어나면 그 어떤 것도 친밀한 애착을 완전하게 보상할 수는 없다. 어쨌든 박탈에 대한 보상으로 시작된 것이 그들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 190p; 사족 : 완전히 행복하게 성장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성장한 이후에도 자기 중심적인 관점을 가질 때가 많지만,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그러는 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고생하거나 노력하지 않고 가졌던 재벌 2세, 3세의 관점이 그럴 것이고, 평온한 성장 과정을 보낸 심리상담가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나 절망적 고통에 대한 연민과 이해는 도리어 적을 수도 있다.

 

글쓰기는 치료의 한 형태다. 글을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는 사람들은 인간의 상황에 내재해 있는 광기, 우울증, 극도의 두려움을 어떻게 피하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그레이엄 그린 인용) - 192p

 

질서, 일체감, 완전함의 추구는 기질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는 상상을 갈망한다. 단 내면의 부조화가 클수록 조화를 찾고자 하는 충동이 더 커진다. 그리고 재능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조화를 창조하고자 하는 충동이 커진다. - 205p; 사족 : 창조란 평온과의 교환이 아닐까. 또는 타인으로부터 얻을 수도 있었던 온기와의 교환일지도. 끝없는 자기와의 대면,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그처럼 언제나 변하지 않는 보살핌도

내면의 슬픔을 위로해주지는 않는다.

모든 곳에 슬픔이 있으며,

계절과 풍경도 아무 상관이 없다. - 212p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뭔가를 하도록 권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동정과 격려 사이에서 세심하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일이다. 지나치게 동정적인 태도로 대하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무력감과 절망감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반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격려하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절망의 깊이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 214p

 

청력 상실이 베토벤의 창의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베토벤은 방해하는 외부 환경의 소리 없이, 물질세계의 경직성에 영향 받지 않고, 마치 몽상가처럼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유롭게 현실을 결합하고 재결합해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형태와 구조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 242p

 

프란시스코 고야가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남의 기분에 맞추려는 노력을 과감히 포기'해야 했다. - 243p

 

뉴턴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거나 비평받는 걸 늘 꺼려서 그의 작품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걸 몇 차례 거절하기도 했다. 그는 명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며, 오히려 유명해져서 사람들에게 시달릴까봐 겁을 냈다. 그는 복잡한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 288p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 4중주, 제3기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이 시기의 작품에서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소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둘째, 형태는 대체로 전통에 얽매이지 않으며, 얼핏 볼 때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통일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셋째, 과정된 표현이나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넷째, 인간관계의 경험보다는 개인 내면의 혹은 개인을 초월하는 경험이라는 외딴 영역을 탐험하는 경향을 보인다. - 302p

 

피가 뜨거웠던 젊은 시절에 저지른 '방종'은 하나도 후회되지 않는데, 냉담했던 시절에 끌어안지 못한 일들과 가능성들은 후회가 된다네. (헨리 제임스 인용구) - 318p; 사족 : 도전하지 못하고 후회하는 못난 내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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