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열일곱 살을 부탁해 - 대한민국 10대를 위한 유쾌한 심리학
이정현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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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만약 누군가 다들 앞으로 뛰어가고 있는데 왜 혼자 거기서 머뭇거리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대답하면 되지 않을까.

 

"저는 지금 열심히 꿈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 39p

 

이 구절이 절절히 와닿은 것은,

불혹의 나이 넘어서 아직도 '나의 꿈'을 찾느라 머뭇대는 나 자신이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친구 Y양이 말하기를, 지금 나이에 새로운 공부? 난 못 해. 그래서 존경스러워 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Y양 역시, 아직도 자신의 흥미를 주체하지 못 해서 새로운 공부를 하면서도 말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고등학교, 재수 학원, 대학, 인턴 레지던트까지 내가 거쳐 온 정류장을 다시 되돌아봤다. 앞에 보이는 정류장을 향해 악착같이 걸어왔는데, 계속 정류장만 지나치고 있을 뿐 정작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가 없다. 갑자기 눈앞에 남극행 버스가 등장했다. 어차피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잠깐 돌아간다고 해서 안 될 것도 없잖아.  - 32p, <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인용구

 

그랬다,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왜그리 초조해하고 한방에 결론을 낼 것처럼 굴었을까.

 

 

1.

 

<심리학, 열일곱살을 부탁해>를 읽기 시작한 것은

물론 최근의 잇단 사회 폭력 이슈에 대한 관심과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의무감 때문이었으나,

읽어가면서 구구절절 내 과거 현재 미래 이야기 같고 내 곁의 누군가 이야기 같다.

대학 입시에 쩔고 취업에 쩔고 먹고 사는 것에 쩐 우리는, 아직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 했는지도.


 

열일곱살, 참 어려운 나이다.

본인에게도 주위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나이다. 흔히

걷잡을 수 없는 '질풍 노도의 시기'라든지, 주도하지 못 하고 변방을 서성이는 '주변인'이라든지, 자신만의 고독과 고민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 할거라는 아픔에 젖는 '개인적 우화 갖는 시기'라든지, 주위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환상을 갖는 '상상 속의 청중'이라는 말로써, 사춘기의 특징을 표현한다. 저자 이정현 님은 다음과 같이 안나 프로이트의 말을 인용하여 사춘기를 설명한다.

 

성인의 인격 구조가 그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문제가 되고 있는 개인의 자아는 쉬지 않고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고 여러 가지 가능성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이다.  - 61p

 

나는 그렇기에 사춘기가 멋지면서 힘들겠다고 생각한다.

부모 아래에서 아무 책임이 없던 시기에서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로 넘어간다.

성인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쉼없이 고민해야 하고, 내가 어떤 가치관과 신념, 성격, 태도를 가졌으며, 타인과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며, 미래에 무엇을 하면 좋은지,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하고 그러면서도 툭툭 털고 일어서서 나아가야 한다.

 

 

 

(캐논 변주곡, 파헬벨, 조지 윈스턴 연주) 

 

 

2.

 

Marcia는 청년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획하고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시기는

반드시 어떤 미래를 가겠다고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정체성 유예, 모라토리엄(moratorium)이라 한다. 위기감을 갖는다는 것은, 언젠가 꿈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충분히 자아정체성 탐색 없이 지나치게 빨리 미래를 결정하는 이들이 있다. 흔히 부모가 기대하거나 선택한 생애 과업으로 나아가는 이들이다. 이를 정체성 유실이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 적성, 가치관, 직업으로 인해 괴로와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것은 20대일 수도, 30대 일 수도, 40대일 수도, 아니면 평생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대부분 열일곱살은 '정체성 유실'을 겪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을 줄이고 밥 먹는 시간조차 아까와하며 공부를 해도 원치 않는 학교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학생들이 있다. 그렇게 아이들은 깊은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이들에게 친구는 밟고 올라서야 할 적이 된지 오래이다.

 

아이들은 이토록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을 경험하며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어떤 것이든 지극히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 더 이상의 좌절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밤새 공부하고, 먹고 살기에 유리한 진로를 탐색하며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할 시간에 '3년만 참자'라는 마음으로 공부에 매달린다.  - 16 ~ 17 일부 발췌

 

 

3.

 

그렇다보니 우리는 나를 찾는 법을 배우는게 아니라,

타인과 비교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된다. 그리고 내 경험(나와 주위 사람들)에 의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성취라는 강박 관념에 시달리면서,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뒤떨어지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자신이 이루지 못 한 꿈을 아이에게 강요한다.

 

"선생님. 잘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예요. 어떡하죠? 뭐든 저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그 아이가 그 많은 분야에서 또다시 100점을 받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부를 못해서 자기를 비하하며 죽고 싶다는 아니나,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들어간 아이나 비교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남들이 비교 스트레스를 주든, 내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든 그 덫에 빠지면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면 행복감을 맞볼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 24p

 

 

알라딘 서재에 첫 일 년 동안, 정말 많은 자괴감에 빠졌었다.

알라딘 서재 시스템은 참 묘해서, 경쟁을 붙이는 구도로 만들어져 있다. 추천수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다. 한달에 한번 뽑는 당선작도 그렇고 1년에 한번 뽑는 서재의 달인도 그렇다. 거기다 내재된 비교 강박에 의해서, 내내 타인의 글을 부러움에 차서 바라보았었다. 이로 인해, 2년 사이에 문단을 구성한다든지 내 의견을 전달하는 요령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심적 고통도 상당했었다.

 

머 이런거다.

일단 타인의 글을 보니 나보다 월등하고, 인정도 많이 받더라. 우와, 부럽다. 나는 저렇게 죽어도 못 쓰겠던데 나는 저런 생각을 해낼 수 없었는데 나는 저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 한데.. 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스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시기심을 갖는 째째한 내 모습을 보면서 이차적으로 부끄러움을 가지고 괴로와한다. 다른 페이퍼에도 쓴 기억이 있지만, 알라딘 서재는 축소형 사회 모습을 띄고 있기 때문에 나는 알라딘 서재 활동을 통해서 자신을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차츰,

 

내가 살아 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줄 알겠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다.  - 24~25, 고 장영희 교수님 말 인용

 

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4.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다 주고픈 부모의 맘이다. 자기가 못 가졌던 것들, 못 이뤘던 꿈들을 아이에게 해주고픈 맘이다. 안다, 공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착하다. 어른들의 생각보다 더 착하다.

 

착한 아이는 모든 안테나를 부모에게 맞추고서 부모가 원하는 것만 하고 싫어할 만한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부모에게 말대꾸를 하거나 불평을 하며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드러내면 '나쁜 아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욕구도 철저히 억누른다.  - 29p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청소년들이 거짓말을 하는 주된 이유를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를 속이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부모와의 관계를 보호하고 싶어서', '부모가 나에게 실망하는게 싫어서' 였다.  - 140p

 

이런 '착한 아이' 컴플렉스는 성장한 이후에도 그대로 남게 된다.

이렇게 착한 아이가 되어 이쁨을 받고자 노력했는데, 그 소망이 실현되지 않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받지 못 했다면 소망은 점점 커진다. 사고와 행동의 촛점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애정의 획득에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도 않게 말이다.

 

요즘 상담하면서 종종 느끼는 건 어머니들이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것이다.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자부하며, 아이가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처럼 이성적인 어머니의 경우 대체로 마음보다는 머리가 앞선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다독거리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지거나 어떻게 행동하는게 맞는지를 가르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녀가 잘못을 했을 때 절대 윽박지르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잘잘못을 따진다. 그럴 경우 아이는 도저히 똑똑한 어머니를 이길 길이 없으며, 말로도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아이는 어느 순간 숨통이 조여 오는 갑갑함을 견디다 못 해 결국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게 된다.  - 147p

 

이 문구를 읽으면서

나는 숨이 탁탁 막힘을 느낀다. 이건 딸아이에 대한 나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건.... 나에 대한 우리 엄마의 모습이다. 그리고 외할머니 모습이기도 하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어느덧 눈물이 차오른다. 안다. 엄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딸아이를 사랑했다. 그러나, 우린 외롭다.

 

 

5.

 

"내성적인 학생은 생각을 진지하게 해서 좋습니다. 사교성이 적은 학생은 정직하고 과장되지 않아 좋습니다. 소심한 학생은 실수가 적고 정확해서 좋습니다. 질투심이 많은 학생은 의욕이 넘쳐서 좋습니다. 말이 많은 학생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학생은 겸손해서 좋습니다. 직선적인 학생은 속정이 깊어 좋습니다.  - 57p, 김인중의 안산 동산고 이야기 인용

 

그렇다, 엄마도 나도 딸아이도, 있는 자체만으로 사랑받기 충분하다.

 

 

6.

 

나 자신에게 조급증을 느낄 때,

딸아이의 미래에 대해 조급증을 느낄 때,

나는 나의 지난 40년을 돌아본다. 무난하게 대학 가고 남들 보기 괜찮은 직장을 가졌지만, 힘들었던.

 

나는 어렸을 때 마라톤에서 출발선에 모여선 수많은 선수들을 보며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맨 앞에 서 있는 선수와 맨 뒤에 있는 선수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것의 불합리함을 지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졌다... 어느 순간 마라톤은 42.195 킬로미터라는 길고도 긴 코스를 뛰어야 하는 경기이므로 출발선이 조금 다르다는 게 별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굳이 좋은 기록으로 남들보다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저 저마다의 레이스에서 순간순간의 경치를 즐기고, 인내심과 지혜로 고비도 넘기면서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  244p

 

 

7.

 

딸아이가 외동이라 그런지, 내가 직장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니면 마음보다 머리에 집중된 내 성격 탓인지.. 딸아이는 어리광도 심하고 아직도 (13살인데도) 안아줘 하면서 달겨든다. 특히 내가 공부를 하고 있다든가 열심히 책에 집중 중이라든가 알라딘에 글을 쓰고 있을 때 심하다.

 

나는 어떤 때는 받아주지만, 어떤 때는 노려보며 내쳐버리고, 또 어떤 때는 모른척한다.

 

그러다 하루는 이게 영 맘에 걸려서,

"엄마가 바쁘거나 집중할 때 안아줘 하는 말, 무시하는거, 그거 딸네미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거 아니다...."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울 코알라 아주 자신있는 어조로 "당연, 알쥐" 이런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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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육아일기 번외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2-01-31 14:31 
    * 마녀고양이님의 글에 공감하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려 합니다. 혹시 아랫글을 통해 제 생각(가치관)에 교정할 것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  “저는 지금 열심히 꿈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불혹의 나이 넘어서 아직도 '나의 꿈'을 찾느라 머뭇대는 나 자신이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알라디너는 유치하지 않지만 유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없는 인생을 가치가 있다
 
 
페크(pek0501) 2012-01-3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 - 이 말, 맞아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는 엄마의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해야 될 것 같아요.

딸아이, 조금 있으면 달라져요. 저도 둘째가 6학년까지 제가 외출하는 것도 싫어하다더니 중학생되어 교복 입고나서부터 딱 독립이 되더라고요. 이젠 반대로 제가 귀찮게 굴어요. 나좀 안아 줘, 이러면서...ㅋㅋ 역전이죠. 꼭 경험하실 거예요. 그러면 그때가 그리워진다는 것, 기억해 놓으세요. ㅋㅋ

마녀고양이 2012-01-31 14:01   좋아요 0 | URL
아우, 저두 일년 후면 그런 역전이를 경험할까요?
이거 상상만 해두, 갑자기 막막해지는걸요. 하기사 양철나무꾼님두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하면서... ㅠㅠ

머리는 아는데, 맘으로 아이의 독립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거 같아요.
소중한 내 딸네미... 하면서요.

북극곰 2012-01-3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기도 전이라 마립*님네에 엄한 댓글을 달아놓은 것 같네요.^^ 저는 첫째를 어려서부터 기관에서 키워서 그런지 아직도 짠해요.(6개월 아가를 말이죠.=.=;) 그래서 자꾸 약해지네요. 강하게 키우고 싶다면서도 말이죠.

마녀고양이 2012-02-06 15:04   좋아요 0 | URL
저두 아이를 일곱살까지 친정에 맡겨놓고 키워서,
많이 짠해요. 무엇인가 힘들어하면 모두 제 탓 같구 말이죠.

저는, 부모의 진심어린 이해를 받고 자라난 아이는,
일부러 강하게 키우지 않아도 강하다고 생각한답니다. ^^

차트랑 2012-01-3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녀고양이님이 쓰는 글처럼은 죽어도 잘 쓰질 못하겠습니다요 ㅠ.ㅠ

그런데...
캐논 변주곡의 버퍼링은 제게만 극심??
쩔어요~~~ ㅠ.ㅠ

마녀고양이 2012-02-06 15:05   좋아요 0 | URL
유튜브 서버가 밤에 들으면, 속도가 쩔어염... ^^
굉장히 버벅거린다니까요.

음,, 글에 대한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에공.... 그건 아닌 듯~ ㅠㅠ

블루데이지 2012-02-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이 아닌 내 자식 마음 알고 다독이며 이해하기가 이세상에서 제일 어려워요!!
같이 마음 다독이는일.....
요책 요리보고 저리봐도 제 품속으로 와야할듯해요!!

마녀고양이 2012-02-06 15:20   좋아요 0 | URL
아끼는 사람일수록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잖아요.
꼭, 내 바람이 함께 들어가니, 그래서 도리어 다독이고 이해하는게 어렵더라구요. 이 책, 괜찮아요... 한번 읽어보세요. 그런데 블루데이지님의 책 구매도 만만치 않군요!

숲노래 2012-02-01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하고 날마다 사랑스레 살아가면 넉넉하리라 믿어요~

마녀고양이 2012-02-06 15:20   좋아요 0 | URL
네, 된장님의 넉넉함은 지금처럼만 가면 될거 같아요...

icaru 2012-02-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캐논 변주곡 다시재생다시재생, 하면서 푹~~~~ 들었네요! 덕분이에요. ㅎ
런 글들은 읽다보면, 저에게 딱 해당되는 이야기같고, 저를 위해 들려주시는 것 같단 착각이 든단 말이죠~ ㅎ
알라딘서재만 해도 그렇습니다~ 내공9단 마고님도 초기에는 그런 내적 갈등이 있으셨다는 게 놀랍고, 또 공감 많이 해요. ㅎㅎ
지금 당면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사춘기를 맞이할 쯤에 다시 마고 님 이 페이퍼를 뒤적뒤적 하게 될 것 같은데, 페이퍼 카테고리를 비공개로 돌리거나 하지는 않으시겠지~ 하고 있네요 ㅋㅋ

마녀고양이 2012-02-06 15:22   좋아요 0 | URL
저 내공 9단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제발 좀 되었으면 하고 소원이예염~ ^^

캐논 변주곡 참 좋죠,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게 그리 쉬운거 같지 않아요.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어려운게, 가족 같아요. 아하하.

울보 2012-02-0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류가 너무 애교가 없는듯해서 걱정인데,커가면 커 갈 수록 더 한것 같아요, 엄마가 아무리 혼자 하기를 원했지만 쓸데 없는데서 혼자하겠다고 고집이고 혼자 해야 할일은 막상 도와 달라고 칭얼거리면 확 올라오거든요,,에고 참 어렵습니다,

마녀고양이 2012-02-06 19:28   좋아요 0 | URL
엄마 마음과 류의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데가 있나본데요....
하지만 저 역시 방금, 서재질 좀 오랜만에 할테니 절루 좀 가라고
코알라를 쫓아냈답니다... ㅋㅋ.

차트랑 2012-02-0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버퍼링이 쩔지 않고 원활합니다.
어제는 어찌나 쩔던지 ㅠ.ㅠ

처음에 들을 땐,
얼러??
어려운 곡도 아닌데 조지가 삑사리를 다 내네??
그랬습죠 ㅠ.ㅠ
그런데 쩜 다가가 또 삑사리를 내는거에요?? 이자가??
이랬습죠... 헐~

그래서 조지의 손놀림을 설펴보니
삑사리가 아닌거에요~
익~ 이넘의 조지!!가 나를 ㅠ.ㅠ

발매 음반에 기록된 음에만 길들여져
의도적인 변화를 삑사리라고 생각했다는 ㅠ.ㅠ

'삑사리버전'이라도 일겉겠습니다요 ㅠ.ㅠ
삑사리버전을 들려주셔서
그 고마움은 이루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2-06 19:33   좋아요 0 | URL
아.. 의도적인 변화까지 아시다니,
저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고수이십니다.
사실, 저는 잘 몰랐답니다. 차트랑공님께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은빛 2012-02-0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과 Y님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시죠!
글도 잘 쓰시고, 여러가지 일들도 척척 다 해내시구요.
이 글은 또 얼마나 멋져요!
늘 여러모로 많이 배우게 됩니다.

바쁘신 중에도 꼭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

마녀고양이 2012-02-06 19:34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은 대단하지 않으시나요?
일에, 육아에, 사회적 관심과 참여에, 멋진 페이퍼에, 그리고
엄청난 술자리들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항상 배우고 있답니다. 늘 건강하세요.

아이리시스 2012-02-0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귀여워...........표지가 귀여워요. 오랜만에 캐논변주곡도 듣고 전에 읽었는데 댓글은 이제야 보태고^^

추워요 마고님, 감기 조심하세요. 너무 오래 답글이 없잖아요!!! 또 데모시작하려다가 그냥 갑니다. 맨날 하면 재미 없으니까요.

마녀고양이 2012-02-06 19:45   좋아요 0 | URL
아이리님두 가끔 땡땡이 잘 치면서,
나한테 할말은 없을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부터 또 추워진대요. 그래도 부산은 훨 따뜻하죠?
고양은 영하 20도였답니다, 지난주에요. 대단하죠? 서울보다 더 춥거든요.
이젠 슬슬 봄이 그리워질라 해요.
 
나를 사랑해야 치유된다 - 중독 심리치유 에세이
선안남 지음 / 신원문화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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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상담 심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심란해졌던 용어들이 있다. 첫째로 '애착'이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였다. 아이가 엄마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느끼는 욕구,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기제인 '애착'이라는 용어는 나에게 무어라 설명할 여지도 없이 마음에 철썩 들러붙었다. 둘째로 '대상 관계' 라는 개념으로, '애착'과 일맥 상통한다. 대상을 표현하는 영어 단어 Object는 나에게 매우 친숙하다. IT에서 Object Oriented(OO)라고 하는 개념이 처음으로 나오면서, IT 세상이 획기적으로 넓어지고 한계성이 허물어졌었다. 나는 Object라는 개념으로 인해, IT의 무한함과 통제 불가성을 두려워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인생 두번째 전문 분야로서 택한 상담 심리에서 또한 Object(대상)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나온다. 대상이란 자기(self)에 대응되는 타인을 말한다. 대상 관계란, 애착을 일으키는 타자와의 관계로서 이를 통하여 자의식을 형성하고 타인과의 관계 방식을 발전시키게 되며, 학자들은 초기 유아기의 대상 관계 방식이 평생을 걸쳐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평생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세번째가 '중독'인데,

이 역시 '애착' 및 '대상 관계'와 밀접한 관련성을 느끼면서 공부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중독 역시 <중독 심리 치유 에세이 - 나를 사랑해야 치유된다>의 저자 선안남 님이 <일러두기>에서 밝힌 '의학적 진단이나 엄격한 학문적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닌 결핍되거나 부족한 사랑의 대체물이자 삶에 대한 동상 반응(13p)'과 비슷하다. 흔히 중독이라 하면 물질 중독(술, 마약, 카페인 등) 및 인터넷 게임과 같은 행위 중독을 떠올리지만, 나는 그에 못지않게 관계 중독 및 여타 행위 중독도 무섭다고 생각하며 또한 매우 서럽다고 느낀다.

 

 

 

1.

 

Feel 꽂힌다 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그놈의 Feel이 괜히 꽂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꽂힐만 하니까 꽂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문구에 또는 어떤 개념에 필이 꽂혔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내게 중요한 어떤 것이고 미해결된 채 숨어있는 어떤 것이며 내 불안과 두려움과 고통의 발단이거나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이상 심리 진단 기준인 DSM-IV의 성격장애 파트 B군으로 분류된,

모든 사람에게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극대화된 연극적 성격 장애, 자아가 지나치게 팽배하여 타인에게 계속적으로 자신의 위대함과 성취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자기애성 성격 장애, 자신과 세상의 경계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아서 끊임없이 타인에게 집착하고 매달리는 경계선적 성격 장애의 내용을 볼 때마다 나는 너무 심란하여 심장이 울렁거린다.

 

이 슬픔은, 위에서 말한 '애착', '대상 관계', '중독'과 동일한 맥락이다. 세가지 성격 장애 모두 타인을 통해서 자신을 확인하려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보이고 당당해보이려 노력하지만, 실은 자존감이 바닥이며 결핍감이 큰 타입이다. 이 결핍은 어디서부터 왔겠는가....를 생각하면, 나는 서글프다. 이유를 꼽자면 부모로부터 왔다가 정답이겠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어서이다. 부모도 역시 결핍되고 불안한 존재이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가 그것 밖에 안 되었을지도 모르므로.

 

 

 

2.

 

물질 남용이나 중독은 사회적 애착을 통해 제공되는 자연적 보상을 대체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 38p

 

그렇기에,

누군가의 중독을 비판하거나 혐오하기만 해서든 안 된다.

그 사람의 중독은 그 사람이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의 타계책인지도 모른다.

비록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은 아닐지라도.

 

알라딘 서재는 내게 있어 정말 많은 의미를 지닌 존재이다.

나는 알라딘 서재 때문에 퍽 당혹스러웠다. 특히 알라딘 서재에 대한 나의 집착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하루에 몇번씩 들락날락하면서 오늘 방문자수 즐찾수 추천수를 확인하는 내 자신의 행위가 엄청나게 당혹스럽고 창피하고 회의감이 들었다. 알라딘 서재에서 내 행적의 증거들은, 내 행동 패턴을 극대화시켜서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심지어 한 때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추천수를 늘릴 수 있을지, 그리고 왜 누구는 나보다 훨씬 인정받는지 등의 고백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유치한(또는 자신을 버리고 위선적으로 치장하는) 고민까지 했었다. 이제까지 어렴풋이 느끼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일종의 중독적인 관계 패턴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고 자신을 해쳐도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는 관계를 맺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대하는 사람을 만난다. 반대로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을 무가치하게 대한다면 그들을 떠나거나 맞서 싸울 것이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30p

 

그랬다,

내가 다른 색으로 치장을 해야만 친교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과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아닌 나'를 이뻐해주는 사람은 도리어 나를 얼어붙고 공허하게만 하는 것 아닐까? 내가 나를 창피하게 여긴다면 과연 누구에게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소중한 깨달음을 나는 알라딘 서재에서 얻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해가 되는 관계- 특히 사람이나 상황-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나쁜 남자, 나쁜 여자만 골라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흥미로운 가설이 있어 인용한다.

 

프로이드는 해로운 줄 알면서도 계속하고자 하는 중독을 '반복 강박'으로 설명한 바 있다. 내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남겼던 그때 그 사건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크고 작은 트라우마에 노출된 사람들 중에는 또다시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재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어쩌면 그만큼 상처가 깊었고, 그 상처를 설명하고 어루만져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그 상처로 인해 무너지고 있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   -  35p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덧붙이고 싶다.

(그 전에 한마디 하자면, 이 책은 전반적인 중독 패턴과 영화를 결부시켜서 다양한 중독 행위를 다루고 쉽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하지만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깊이는 다소 얕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금 인용한 부분이나, 다른 부분에서도 살짝 그렇다. 아마 에세이 형식이라서 그럴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위험한 상황을 반복하는 행위는,

내가 상처를 받았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을 보듬어줄 누군가가 있어서 더 이상 아픔없이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은 무의식적 심리라는 설명을 들었다. 정신분석학이 항상 그렇듯이, 증명적 사실은 아니지만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 두번은 주위 사람들이 이해해줄지 모르나, 결국 부담스러워하고 곤란해하면서 떠나가거나 비판하고 본인은 다시 상처받는 상황을 반복하게 된다. 물론,

 

엘리베이터와 같은 갇힌 공간에 대한 공포증이거나 폭행 이후의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경우,

동일한 상황을 상상하거나 실험하면서 노출하는 요법이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도 안전하다는 확인을 받으면서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만 한다. 무작정 나를 사랑해줄 나쁜 남자(여자)를 찾아서 사랑에 빠진다든지, 자신의 정당성 입증을 위하여 타인에게 비난받을만한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또다른 상처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4.

 

마흔이 넘어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나는, 아니 내 주위 사람들도 많이 그러하니 우리는,

사랑을 간절하게 원하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배우지 못 한 세대인 것 같다. 어제 페이퍼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다' '아니다'의 스위치처럼 모든 사물과 상황을 판단하는데만 익숙하고 다이얼처럼 미세하게 조종하는데는 영 서툴다.

 

그녀는 어떻게 사랑을 믿고 어떻게 사랑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난폭하게 굴고 사랑으로 자신을 참아달라고 요구한다. 다시 또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투쟁했던 것이다. 이 투쟁은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버림받음이 아니라 그녀의 환상 속에서 나타나는 버림받음의 충격에 근거해 나타난다. 그녀가 요구하고 투쟁할수록 그녀의 사람들은 점점 더 그녀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멀리하게 된다. 그들 역시 그녀에게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중략)..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고 필요로 했기에 여렸던 우리는 그 대상에게 버림받게 되는 그 순간, 고통이 우리 인생 전체를 관통해버린 것만 같다. 마치 우리 존재 자체를 어딘가에 저당 잡힌 것만 같이 느낀다. 그 이후 우리는 '버림받음'이라는 상황에 대해 더 예민하고 민감한 촉수를 가지고 세상과 타인을 대하게 된다. 그리고 예민하고 민감한 촉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버림받음의 상처를 치유해줄 새로운 관계 형성을 방해한다.  - 45p

 

임상적으로 말한다면, 영화 <지아>의 여주인공 지아는 전형적인 경계선 성격장애를 보인다.

사실 성격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경계선 성격의 특징을 보이는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다. 보통 때는 잘 살아나가지만,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버림받음'에 대한 공포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누구라도, 삶을 살아나간다는 것은 고통과 스트레스, 상처, 아픔, 불안을 함께 지니고 나아가야 한다. 프로이트의 말에 따르면 타나토스(죽음 본능)이라 칭할 수 있는.

 

죽음의 가능성을 품고도 삶을 또 살아내야 하는 것. 우리는 이내 평온한 웃음을 지으며 삶의 맥박을 느끼며 산다.  - 63p

 

이런 죽음의 그림자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영화 제목인 허트로커는 군인들끼리 쓰는 비속어로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부상'을 의미한다. 윌리엄이 전쟁에서 경험한 심각한 부상은 휘몰아치는 격렬한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긍정적인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윌리엄은 전쟁에서 경험한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설렘, 기대, 기쁨과 같이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 속에서 경험하는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지 못 한다.  - 67p

 

소소한 즐거움, 뭉근히 퍼지는 기쁨, 고요함, 평온함.  - 160p

 

 

5.

 

책의 2장 큰 제목은 관심 대신 먹어치운 생크림 케이크(75p).

 

나는 이 제목이 중독이라는 행위를 나타내는데 매우 적절한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중독은 사랑의 대체물로서 나타난다. 중독은 뭉근하게 퍼지는 기쁨보다는 속도감 있고 짜릿한 기쁨을 선사한다. 문제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못 하다는 점에 있다. 또한 계속적으로 중독의 대상물이 주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욱 빈번한, 더욱 강렬한 체험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허하다. 일시적 짜릿함과 만족감은 있지만, 10% 정도 어딘가 내내 부족하다. 그것은, 술, 마약, 음식, 섹스, 쇼핑, 게임 모두 마찬가지이다.

 

중독자 친구와 마약 중개상을 찾아 함께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던 찰나, 그들은 마치 햇빛에 노출된 흡혈귀라도 되는 듯 빛에 노출된 자신을 감싸며 뒤돌아선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그들을 가려줄 도구를 꺼낸다.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나서야 밖으로 나간 그들의 모습에도 현기증이 엿보인다. 평범한 한낮을 활보하려면 그들은 중독으로 충혈된 눈, 중독을 통해보던 세상을 숨길 필요가 있다.  - 137p

 

그들은 극적으로 변한 성형 광고 속 비포 VS 애프터 사진을 번갈아 보며 자신의 현재를 비포에 대입시키고 자신의 미래를 애프터에 대입시킨다. 마치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달라진 외모는 더 나은 미래의 시간을 보장하는 것만 같다.  - 151p

 

그녀는 시간의 흐름과 그 시간에서 변할 수 밖에 없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안에서 변해가는 서로의 시건을 두려워한다.  - 152p

 

술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엉망이 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엉망이기에 술을 마시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을 되뇐다. - 163p

 

마약 중독, 성형 중독, 알콜 중독... 위의 문구에서 공통점은?

바로 회피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을 받아들이지 못 하거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할 수 없는.

중독의 대상물은 결핍의 대체물이자 회피의 매개체이다. 흔히,

나는 'XX 홀릭이예요' 라고 다소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 XX 홀릭이라는 자체로서 더욱 치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아니면 중독이라는 방패를 삼아 진정한 삶에 대해 숨어버리는지도. (즉, 내 '책 구매 중독증'은... 음.. 음..)

 

 

6.

 

저자가 인용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구절이 인상적이다.

 

"사랑 때문에 균형을 깨는 것도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에요."

 

균형이 잡혔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다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균형이 깨지는 변화가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현자는 말한다. 균형이 깨졌다가 회복되고 또다시 깨지는 변화가 계속되는 것, 그게 삶이라고.  - 281p

 

도망치지도 숨지도 말자.

내게 결핍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채워도 또다른 결핍이 새로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불안정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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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2-2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착과 집착, 그리고 중독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얼마전에 드라마에서 애착이라는 단어를 접한 후 친구에게
`너는 참 시에 대한 애착이 심하구나`라고 좋은뜻으로 한 말인데,
친구는 화를 내더라구요.
애착은 집착이나 마찬가지라는 단어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애착이 부모에게 느끼는 그러한 감정이었다니 말이지요...

리뷰 읽으면서 생각많이 했어요.
저도 알라딘 서재에 대한 집착, 무지 심하거든요.
마고님의 글을 읽으니 내가 정말 멋진 문장으로만 이루어진 글을 쓰고자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진실로 우러나는 글이 아닌.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녀고양이 2011-12-29 12:21   좋아요 0 | URL
애착이라고 하면,
좋은 느낌도 있지만 아무래도 소이진님 또래 친구들, 특히 남자분들은
연약하게 아이같은 느낌으로 단어를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경직되었을 경우, 집착과 비슷한 측면도 분명 있구 말이죠.

소이진님은 지금 그대로 사랑스러우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찾는거예요.
그냥 그대로....... 이쁘게 자라달라는 늙은 누나(?)의 부탁이랍니다. ㅋㅋ

아이리시스 2011-12-2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배가 고프기 전에 먹을 것을 먹어치우는 행위는 뭘까요? 다 무언가에 대해 애착 또는 집착, 애정을 갖고 있잖아요. 서재에 집착을 보이는 것도 결국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한 갈증 때문이고. 저는 다른 건 별로인데 댓글에 대한 집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글은 다 읽을 수도 안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애초 제 욕망에 의해 씌여지는 거니까요.

결론:)
그러니까 저한테 마고님은 매일매일 댓글 써줘요, 들어올때마다요. 하하하.-_-;;

마녀고양이 2011-12-29 12:24   좋아요 0 | URL
스트레스 풀기, 속이 허하다... 머 이런? ㅋㅋㅋ
내 갈증을 풀기 위해서 음식물이든 서재든 무엇인가 필요하다는 자체는,
적당한 수준에서 하면 좋은 취향인건고 그 수준 이상이면 집착이겠죠.
그 차이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거 같아요, 이거 빨간불인데 하고 스스로 아는거죠. 저는 알라딘 서재에 대해서 아예 그만두어야 하나 라고 생각했을 때가 한동안 있었는데, 그때가 빨간불이었지 싶어요.

으흐흐,,, 아이리시스님 글이 요즘 점점 숭고해지고 있단 말이예요.
그래서 팍팍 댓글 달기 어렵단 말이예요. 아하하!!!

cyrus 2011-12-2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도 공부를 하게 되면 개념 용어상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학습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을거 같아요, 저도 행정학 공부하면서도 개념 용어 때문에 햇갈려 할 때가 많아요 ^^;;
증독 역시 타인을 대상으로 자신을 확인하려는 행위라는 점을 처음 알았어요,
역시 사람의 심리는 정말 어려운 영역인거 같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1-12-29 12:26   좋아요 0 | URL
저는 심리학 보다는, IT의 테스트 품질 검증 분야를 할 때
용어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어요.
test, debug, fault, failure, bug, error.. 등등등
이런 비슷한 녀석들이 다들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데,,, 으으으.

중독은 꼭 타인보다는, 무엇인가 다른 매개체를 통해서
자신을 확인하려고 하는거죠. 사람일수도 행위일수도 사물일수도 있는.

네, 사람이 제일 어려운거 같아요. 시루스님, 해피뉴이어.
 
프로이트처럼 생각하고 스키너처럼 행동하라
제러미 딘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0.

 

내가 회사를 관둔 이유는

틀림없이 여유를 찾고 자아를 찾고 주위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현재 내 모습은 어떤가?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역시 미친듯이 달리고 있고, 헉헉댄다.

지난주 토요일 마지막 시험을 치르면 석 달간 시험이 없다고 자신을 다독였는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하고 싶은 또다른 무엇이 생겨버렸다.

 

그것을 도전해보자 라고 결정을 내리자마자

본능이 미친듯이 빨간 등을 반짝거리기 시작하며 멈추라고 소리지른다.

이성은 하는데까지 해보자고, 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데 이례적으로 나의 본능이 단호하다,

이렇게 다시 내질러 달릴거라면 애초에 20년간 하던 일을 왜 그만두었냐고. 결국 원서를 내긴 했지만, 타인이 결론을 내주기를 - 즉,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포기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해낼 시간과 에너지도 막막하기에, 손 안에 쥔 뜨거운 감자같다. (사실 본능이 이렇게 단호하게 알려줄 때는, 보통 본능이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버리지 못 하는 내가 현명하지 못 한거다.)

 

'선택적 주의'라고나 할까, 이럴 때 들어오는 구절이 있다.

성공이 먼저인가 행복이 먼저인가. 그러니까 말이지, 우리는 성공하면 행복할거야 라든지 부자가 되면 행복할거야 라고 흔히 말하지만, 과연 성공하면 행복한걸까. 혹시 행복하면 성공하는게 아닐까에 대한 실험 연구 보고이다.

 

현대 사회에서 죽어라 내달리도록 교육을 받아온 우리들은 한번쯤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글이다.

다음 글을 한번 보자.

 

연구들은 재미있는 결과를 많이 내놓았다.

긍정적인 기분에 젖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성향을 강하게 보인다.

 

1)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잘 건다 : 한 실험에서는 긍정적인 기분에 빠진 남자들이 여자에게 말을 더 잘 걸고 자기 노출을 더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여가 활동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 : 좋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은 파티를 열고 싶어 하고, 휴가를 가거나 외식을 하려 한다. 사회적 교류와 여가 활동을 더 많이 즐기는 것이다.

3) 갈등을 효과적으로 푼다 :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좋은 기분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갈등을 피하거나 경쟁을 벌이려는 마음이 덜한 반면에 사람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을 펼 확률이 높다.

4)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 심리학자들이 '친사회적 행동'이라고 부르는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시간과 돈에 관대하게 된다는 뜻이다.

5) 자신에 대해 더 건강하다고 느낀다.

6) 창의성을 더 강하게 발휘한다 : 사고에서 독창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확률이 높다. 아마 그런 기분이 장난기를 발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7) 복잡한 일을 더 잘 처리한다.

8)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돌린다.

 

- 304p

 

 

그렇다, 성공을 하기 위해 또는 나 자신에게 무엇인가 증명해보이는 듯이

일을 힘겹게 벌여놓았을 때 과연 그것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었는지 되집어보게 된다.

빠르게 가는 것이, 꼭 도착점에 빨리 도달한다는 말은 아닌 듯 하다. 그리고 과연 도착점이란게 무엇인란 말인가, 존재하기는 하는건가. 행복이란, 영원한 과정이 아닐까.

 

 

 

1.

 

<프로이트처럼 생각하고 스키너처럼 행동하라>는

저자 제러미 딘이 블러그에 개재했던 글을 모아서 출판한 책이다. 그래서

이미 사회심리학(또는 인지심리학)을 공부한 분들께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겠지만, 나름의 인생 철학을 곁들여서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심리학 관련 실험 연구 및 결과는, 이미 접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다시 접할 때마다 나의 행동과 연계하여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사실 이 책의 원제가 국내 출판 제목과 동일한지 궁금해서 뒤적거렸는데 아직도 못 찾았다.

여하간 <프로이트처럼 생각하고 스키너처럼 행동하라>는게 무슨 의미인지 조금 고민 중이다. 심리학이라는 분야의 두기둥을 제목에 세운 것은, 그저 흥미롭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저자의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일까.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서, 그리고 본능적 욕구에 대해서 최초로 주창한 프로이트와 인간의 행동은 환경에 의해 그저 학습된 것일 뿐이라는 스키너는 극단과 극단의 조합이니까. 

 

 

 

2.

 

책의 첫 장은 '기억'에 할애되어 있다.

인지심리학에서 처음으로 인간의 기억에 대한 사실을 배울 때 혼란스러움이 똑똑히 기억난다.

 

기억의 오귀인에 관한 연구는 존재론적으로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우리라는 존재가 사실상 경험과 기억의 축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간됨됨이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우리에게 일어난 일의 집합이다. 기억이 너무나 쉽게 혼동을 일으키거나 왜곡되고, 또 공상과 현실을 넘나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들은 우리 자신의 일부분이 위조되었거나 거짓이라는 느낌을 안겨준다.  -33p

 

 

기억의 7가지 죄악이라고, 저자는 농담처럼 1장 전체의 부제를 달았지만

어떨 때는 정말 죄악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의 긍정적인 피드백이나 힌트에 의해서 멋대로 조작되고 확신하는 기억의 실험 결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의 기억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도록, 편향되도록 진화되었다. 어느 정도 의견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 한다면, 자신에 대해 장미빛 추억을 덧칠하지 않는다면,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기가 더욱 어려울테니.

 

 

 

3.

 

심리학을 공부한 이후로

예전처럼 내 기억력이나 태도나 주장에 대해서 완강한 확신을 가지기 힘들다.

물론 세상 만물은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고, 얻는 만큼 주어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나의 태도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화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진실임을 깨달은 이후에는, 유일한 문제 해결책은 이것이라든지 아니면 예전에 내가 그런적 없다고 펄쩍뛰며 발뺌하는 주장을 펼치기 더욱 어려워졌다 - 좋은 말로 조금은 세상 무서운 줄 알고 겸손해졌다고 해야할까나.

 

사람들은 같은 정보를 놓고도 정반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자신의 세계관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그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말썽의 소지가 많은 어떤 일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결정해야 할 때, 우리는 자신의 이론과 마찰음을 일으키는 것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그 이론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면 무엇이든 기억한다.  - 73p

 

우리의 태도가 스스로 이유를 자각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너무나 쉽게 변한다는 점이다. 이유는커녕 태도가 변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참으로 많다.  - 232p

 

 

위의 인용구는 '편향'에 대한 설명이고,

두번째 인용구는 '인지 부조화' 이론이다. 인지 부조화 이론은 참 웃기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 이론이다. 만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다고 하자. 그런데 이 행동이 평소의 지론과 다른 행동이었는데 물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행동의 잘못을 인식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지(사고나 기억, 판단)을 변경하여 행동을 타당화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원래 이런 생각을 했고 소신에 따라 행동했다고 힘주어 말한다는 것이다.

 

아마 주위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많이 봤어, 하고 맞장구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도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 적어도 나는 자주 그랬으리라 반성한다.

 

 

4.

 

<프로이트처럼 생각하고 스키너처럼 행동하라>는

기억 - 본성 - 인간 관계 - 돈의 심리 - 태도 - 행복의 주제를 중심으로

실제 심리학 연구를 통하여 인간 심리의 토막을 보여준다.

 

가령 3장에서 언급하는,

타인과 관계에서 모든 것을 '네 탓으로' 돌리거나 실력없는 점쟁이처럼 타인의 마음을 마음대로 추측하는 귀인 패턴이나 상대의 요구에 대해서 모른척하고 물러서는 서로의 관계 패턴만 바뀌어도 인간 관계가 확 달라질거라는 문구는,

한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게 만든다.

 

상담을 하다보면

나는 사람들을 다 포용하고 애지간하면 받아주지만, 내 맘을 쉽게 열지는 않아요. 제 이야기를 하는게 부질없게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저는 인간 관계가 원만한 편이예요 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을 상대도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상대 역시 그만큼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본인은 원만한 인간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어디 기댈 사람 하나 없이 항상 외롭지 않을까. 원만한 인간 관계란 그저 싸움이나 충돌이 없는 인간 관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5.

 

마지막으로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 인용하고 리뷰 끝을 내자면,

 

모호함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도 우리의 세계관과 성격적 특징, 혹은 유머 감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발견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들은 우리와 다른 점부터 파악되고, 그 결과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끼는 몇 몇은 있다. 3일이 지나도 냄새를 풍기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영광스런 예외일 뿐이니 그 사람들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쓰도록 하라.  - 168p

 

 

알라딘 서재를 시작한지 2년이 넘어간다.

그동안 조금 가까와졌다가 멀어진 사람도 있고, 그냥 그 자리만큼 서있는 사람도 있고, 더욱 가까와진 사람도 있다. 이 중 더욱 가까와진 사람들은, 위의 인용구에서 말한 '영광스런 예외'겠지.

그 분들을 더욱 아끼고 함께 해주는 모습에 감사해야지, 실생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번에도 한번 말한 적 있지만,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항상 그 자리에 있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다시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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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12-2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기엔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인 게 아니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이런 행복을 안다면 모르는 사람에 비해 훨씬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12-22 11:56   좋아요 0 | URL
네, 소소함에 감사하는 마음이 살아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거 같아요.
성공에 중독되면, 그런 마음이 굳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요즘 <중독> 관련 책을 읽는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너무 추워요! 어젠 눈도 많이 왔는뎅.

아이리시스 2011-12-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뭔데요, 마고님? 알려줘요~^^

저 3일이 지나도 냄새를 풍기지 않는 사람,하니 어제 아들이 코코아 사준다고 나한테 냄새나지 않냐고 묻던 설레는 표정의 신하균 어머니가 떠올라요. 어제 그거 보면서 슬프고, 수애 보면서 또 슬프고~ 김래원이 우는 거 보면서 진짜 슬프고ㅜㅜ 그랬어요.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늘.

마녀고양이 2011-12-22 11:58   좋아요 0 | URL
음? 머가여...?
그리고 왜 조르는 것도 이렇게 달콤하게 조르는거지, 초콜릿 냄새 폴폴 나게.

아아,, 난 슬픈거 싫다고 천일 안 보다가 브레인 보면서 내내 눈물 짓는 중.
하기사 원래 김수현 작가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분의 고집은 코드가 맞는 분만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좀 들지요. 대단하신 분이란 생각은 변함없지만.

아이리시스님두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그러나 `늘` 이란 단어는 위험해요.

꽃도둑 2011-12-2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은 것이 마음 안에서 결정되는 거 아닌지 의심(?) 해봅니다.

"천국과 지옥은 다 니 마음속에 있느니라"

기분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잘 휘둘리는 지 보면 이 말도 순도 100% 진실 같잖아요.
같은 문제를 두고도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는가, 어느 시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건 분명 답은 안에서 찾아야 하는 거 맞는 거 같아요. 푸는 자의 몫이라는 거죠..
심리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끔 하는 안내서라고 하면 억지일까요?
ㅋㅋ 왠지 오늘 억지도 부리고 횡설수설하면 폼날 것 같아요...용서하세욤*.*

마녀고양이 2011-12-22 12:00   좋아요 0 | URL
결국 마음의 문제다 라고 원효대사가 말씀하셨다는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항상 기억하고 싶은 말은, 상황은 선택할 수 있으나 그 안의 행동과 생각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빅터 프랭클도 같은 말을 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니 푸는 자의 몫이라는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심리학은 양날의 칼인거 같아요.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자신과 타인을 해치지 않나 싶어요.
전혀, 횡성수설 아닌데요, 글구 꽃도둑님은 항상 멋져요.

2011-12-2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일단 떨어지진 않을 것 같은데요? ㅎㅎ (항상 그랬듯 공은 마고님께 넘어올 듯.)

행복은 영원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긴 쉽지만, 실제로 몸에 그 생각을 딱 붙여놓긴 참 힘들어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정말 별개예요.
그래서 자꾸 버리고 덜고 그래야 하나 봐요. 억지로라도.. 우린 늘 조증 상태, 속도 중독 상태니까요.

기억에 대한 이야기 재미있네요. 심리학은 정말 재밌군요...^^

마녀고양이 2011-12-22 12:02   좋아요 0 | URL
이미 떨어졌고, 떨어져서 행복해하고 있어요,, ㅋㅋ.
왜냐하면 시험이 아니고, 이건 일이었는데 제 경력이 모자라요.
일단 도전을 해본건데, 역시 경력도 무리고, 지금 제 에너지도 무리이고.

아 그거 좋네요. 일정 부분 비워놓아야 머라도 들어오겠죠.
네, 현대 사회는 속도 중독을 부추기는거 같아요. 핸펀 모델만 해도 금방 바뀌면서 최신을 써야 멋져보일거 같이 광고하잖아요..

기억은, 진짜 믿을만하지 못 하더라구요. 그래도 그게 유용하니
그렇게 진화했겠지 싶지만요. 네, 심리학 재미있어요. ^^

2011-12-22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3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12-2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 강의를 들어봐도 저는 이론 적용도 안되고 분석도 안되더라구요. 그냥 포기.
저도 고양이님과 비슷한 이유로 서울 회사를 떠나 지방의 학교로 내려왔지만, 여기서 더 많은 인간관계에 잡무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그래도 출퇴근 1호선과 환승하는 신도림역과 2호선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거, 입사 동기들은 다 회사를 떠났다는 거, 파란 하늘 밑으로 뿌연 스모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세가지만으로 버틸 수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12-23 15:45   좋아요 0 | URL
그리고 브리니님은 선생님이시잖아요.
속상한 일들과 말도 안 되는 잡무와 진짜 너무한 학생들도 많지만,
저는 그래도 정말 보람있는 일을 하시는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선생님은,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이시니까요... 멋지세요.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0.

아침 기온 2도까지 떨어진 날,
감기가 나를 반겼다. 그리고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간 오늘까지도 나는 오돌오돌 떨고 있다.
20여 년 만에 다시 맞는 입시 전쟁- 원하는 학교 경쟁률이 20:1이니 전쟁 맞겠지 -은 신경을 내내 날카롭게 하고 덕분에 감기 몸살이 두주 이상 떨어져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며칠 내내 서류 준비와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를 쓰고 시험 공부와 학교 공부도 병행하며 처음으로 데뷔할 심리 검사 준비까지- 신경이 팽팽하게 당겨진 현과 같이 느껴진다, 툭 건드리면 톡 끊어질 듯한.

그래서일까, 세상의 냉혹한 경쟁과 평가와 논리보다는 따스한 온기가 너무 그립다, 그렇기에
아잔 브라흐마님이 쓰고 류시화님이 옮긴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몇 주째 끌어안고 있다.

어느 책 중독자는 책 표지를 핥아보며 존재감을 확인한다는데, 나 역시 책이란 대상에 대한 애착이 점점 강해지나 보다. 이젠 책 표지에 슬쩍 손을 대면서 쌀쌀맞거나 포근하다는 책온을 느낀다, 마치 사람의 체온처럼. (책온이란 책의 온도란 의미로, 내가 만든 신조어다. 나도 단어 만들 권리가 있을테니, 케헴.) 그도 모자라 킁킁 냄새도 맡는다. 어느날

<책 먹는 여우>처럼 책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뜯어 먹고 냠냠거리지 않을까. 설마.  


(사진 출처 : 부산 파랑새 북아트 연구소)


 

1.

조금 있다가 우체국에 갈 예정이다.
두군데 원서를 보내고, 누군가에게 책 선물도 보낼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127p

중얼거린다. 그리고 나를 다독거린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당신이 무엇을 하든 내 마음의 문은 당신에게 열려 있다' 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훨씬 더 어려운 일은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만큼 오랫동안 나와 가까이 지내온 나 자신이여,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든 상관없이 내 마음의 문은 나에게도 열려 있다. 안으로 들어오라." - 54p

당신의 미친 마음과 싸우는 대신, 그 마음을 평화롭게 대하라.
당신은 부드럽게 그 마음을 토닥이며 말한다.
"그래, 내 마음이여. 그래, 내가 다 안다." - 116p




2.

분노에 대해서 생각한다.
설명할 수 없지만 최근 들어 자주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한 악마를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 라고 부른다.
때로는 당신의 배우자가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가 될 수도 있다. 배우자에게 화를 내보라. 그러면 그는 더 나빠질 것이다. 더 독해지고, 더 냄새가 나고, 언어 사용에 있어서도 더 공격적이 된다. 당신이 그에게 화를 낼 때마다, 심지어 생각 속에서 화를 내도, 문제는 한 뼘씩 커져 간다.
..(중략)..
분노는 관계를 파괴하고 우리를 주위 사람들로부터 갈라놓는다.
우리가 함께한 그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998개의 잘 쌓은 벽돌들)은 세어 보지도 않는다. 오로지 한 번의 끔찍한 실수(두 개의 잘못 놓인 벽돌)만을 보고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 102~103p 일부


아마 내 분노도 그럴 것이다. 단지 두 개의 잘못 놓인 벽돌 때문에 998개의 벽돌을 못 보는 것이다. 설령 누군가 나에게 어떤 일을 행한다 하더라도, 또는 상황이 그렇더라도 그것은 진정한 나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만일 누군가 그대를 개라고 부르면 화내지 말라. 그 대신 그대의 엉덩이를 살펴보라. 그곳에 개꼬리가 달려 있지 않다면 그대는 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으로 문제는 끝이다.  - 224p  
   

나는 나일 뿐.  





3.

논쟁.

아마도 모든 논쟁을 중단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동양의 유명한 격언은 말하고 있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으며, 말하는 자는 알지 못 한다."
이 말은 매우 심오하게 들리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말한 사람도 알지 못 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 195p

내가 얼마나 우월감과 오만에 차 있는지, 그것을 버리지 못 하는지.



4.

현재 나의 삶의 태도, 안절부절, 스피드, 경직성, 괜한 걱정, 과도한 행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 140p
죽음이나 치명적인 어려움이 사방에서 그를 에워쌌을 때 그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차 한잔을 끓였다. - 139p

차 한잔 데워야겠다.... 천천히 숨을 가라 앉히고, 들이 쉬고, 내뱉고, 하늘 보고.
(물 먹고 하늘 보고, 나는 전생에 병아리였던게 아닐까?)



5.

가끔 손해를 봐서, 나만 당한 것 같아서 억울할 때가 있다.
하지만 다음 글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하고, 또한 내 행동을 돌아보게도 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죄'를 저지르며,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심술궂은 행동을 하는가? 그러면서도 그것 때문에 고통을 받지는 않는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는가?
"이건 공정하지 않아! 왜 내가 발각되지 않지?"
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고통 받게 될 때 우리는 마구 불평을 해댄다.
"이건 공정하지 않아! 왜 하필 나지?"
그 재소자처럼 어쩌면 그것은 공정한 일인지도 모른다. 발각되지 않은 다른 많은 '죄'들이 있기 때문에 삶은 결국 공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 136p



발각되지 않은 나의 '죄' 얼마나 많을까,
그것을 갚으려면 나는 얼마나 많이 사람들을 돕고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주고 받고. 

 



6.

내가 이랬으면 좋겠다,

   
  그는 우리에게 쓰레기통이 되더라도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쓰레기통과 같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모든 쓰레기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그 어떤 것도 간직할 필요는 없다. 좋은 친구나 상담자는 바닥이 없는 쓰레기통과 같다. 그리고 너무 가득 차서 또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들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결코 없다. - 134p
 
   


내 소망, 아주 큰 소망.



7.

베스트셀러로서 시끌벅적할 때, 일종의 처세술 책으로 치부한 나는
이 책을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얼마 전 우연히 들린 중고 책방에서 누군가 연필로 그은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발견한다(다른 사람 밑줄 열심히 지워가며, 새로이 내가 밑줄 그으며 읽었다. 밑줄이 겹치는 부분도 지우고 다시 긋고..아하하). 류시화 님의 고운 서문, 섬세한 그림. 단돈 3,000원 주고 산 이 책은 내게 수천 수억원에 비할 만한 평화를 준다. 읽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지막 이야기는 환생한 두 명의 수행자 이야기다. 친한 친구였던 그들은
죽은 다음 한 사람은 아름다운 천상계에서 천신으로, 다른 친구는 한 무더기의 똥 속에서 벌레로 환생했다. 천신은 친구가 그리워서 찾아내고, 친구를 악취나는 똥무더기로부터 구해주고 싶어한다.

"어이, 벌레! 나를 기억하나? 우린 전생에 함께 수행자였고, 넌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어. 나는 즐거운 천상계로 환생한 반면에 넌 이 냄새나는 소똥더미 속에서 환생했어.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널 천상으로 데려갈 테니까. 어서 나와, 친구야!"
"잠깐만 기다려! 자네가 흥분해서 떠드는 그 '천상계'가 도대체 뭐 그리 대단하다는거지? 난 나의 맛있고 향기로운 이곳 소똥 속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말은 고맙네." - 276p



마지막 장을 덮으며 왜 순간 멍했을까....
인간으로 태어나 지구의 다른 생명체를 홀랑 망쳐가면서 살아가는 우월감에 젖어있던 나는 문득,
인간으로 태어난게 행운일까 불운일까 전생에 선한 일을 많이 해서일까 악한 일을 많이 해서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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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lat 2011-11-0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론적 고민은 답이 없지.
그래도 답이 없는 고민들 속에서 헤매다가 어느날 부쩍 커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오늘은 마녀가 나꼼?한 모양이다^^

마녀고양이 2011-11-03 15:22   좋아요 0 | URL
나꼼 이 머얌? 사전도 찾아봤는데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염.
'나는 꼼수다' 이건 아닐거 같고.

존재론적 고민을 해야 본인의 한계도 보고 겸손해지지 않을까 싶은 기대로.. ^^

2011-11-03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11-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 정말 난독증 걸렸나봐요. '수학 계획서'에서 막혀서 머뭇 머뭇..
'수학 계획서? 웬 수학? 마고님.. 심리 공부하는거 아녔나?'
이러구 한동안.. ㅋㅋㅋㅋ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11-03 15:22   좋아요 0 | URL
흐흐흐, 수학 증말 안 친한대요.
전산 시러서 뛰쳐나와서 수학으로 뛰어들라구요?
아아, 차라리 공부하지 말라고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1-11-03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11-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먹는 여우 북아트 넘 이쁘네요 어서 이런 사진들을 모두 구하신데요 리뷰 쓰시는데도 벅찬데 이러니 잘 쓰신다고 소문이 나지요.
잘 읽고가긴 하는데 님이 쓰시는 리뷰의 책들이 모두 탐이 나서 큰일이랍니다.
어찌나 재미나게 쓰시는지요.

마녀고양이 2011-11-15 20:52   좋아요 0 | URL
다음 이미지에서, 이쁜 사진이 좀 많아야지요...
출처는 밝히지만 이렇게 낼름 가져와도 되나, 걱정스러워요.

하늘바람님 잘 계시죠? ^^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1-11-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바쁘시네요. 경쟁률 세다니 바싹 긴장도 되고 그러시겠어요.
우리 삶이 그러네요. 한 고비 넘기면 새로운 고개가 생기고...
그런데 그 고개 넘느냐 그냥 밑에서 안주하느냐, 그건 내가 정하는거니까...
힘들지만 힘내서 걸어봐요.
걸으며 만나는 모든 바람과 나무와 하늘은 다 내꺼니까..즐기면서 하자구요.
저도 요새 바쁘고 힘든데...그랬음 좋겠다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1-11-15 20:53   좋아요 0 | URL
아, 여행가고 싶어요.
현맘님은 어디 좀 다녀오셨어요? 가을 여행?

맥거핀 2011-11-0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어떻게 되었나봐요. 낮에 분명히 제목을 봤을 때는 '향기로운 소통'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향기로운 소똥'이네요. 아무튼 준비중인 일이 있으신 것 같은데,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마녀고양이 2011-11-15 20: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소통에 아무래도 필이 꽂히셨던듯.
넵, 소똥입니다. 생각해보니, 향기로운 소똥에서 사는 벌레가 최고인거 같더라구요.

감사합니다.

헤르메스 2011-11-0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랄까요, 정갈한 차 한잔을 두 손에 감싸들고 그 온도를 느끼고 있는 듯한 리뷰네요. 적당히 따스해서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여주는 그런 '리온'(책의 온도가 책온이라면 리뷰의 온도는 리온이 아닐까 해서^ ^)이 느껴집니다. 이런 리온은 글을 쓰시면서 차분히 가라앉힌 마고님의 마음에서 직접 우려나오는 것이겠지요? 20여년 만에 다시 대하게 된 입시, 병아리가 멋진 수탉이 되어 훼를 치듯 승리의 환호성이 들려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1-11-15 20:54   좋아요 0 | URL
오, 이렇게 댓글이 더욱 멋지면 곤란하단 말예요!
리온,, 이 단어 멋진데요. 언젠가 써먹겠어요.

아,,, 정말 승리의 환호성이 들리면 좋겠지만... ㅠㅠ

yamoo 2011-11-04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드뎌 본격적인 입학 까지 하시는군요!! 정말 마고님 수퍼 울트라 우먼입니다~ㅎㅎ

책 먹는 여우 사진 넘 귀엽네요^^

마녀고양이 2011-11-15 20:55   좋아요 0 | URL
그동안도 사이버 대학 편입해서 공부 중이었던걸요. ^^
이제 한단계 더 꿈을 꾸는데, 어찌 될지... ㅠㅠ

책먹는 여우 수제책 넘 이쁘죠~

꽃도둑 2011-11-0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여우를 몇 마리 새로 영입해서 떡하니 눕혀놓고,,본인은 입학까증,,,
정말 부럽다. 그 열정과 부지런함과 재능을,,,,
반만 저 주세요~~
줄때까지 버팁니다...^^

마녀고양이 2011-11-15 20:56   좋아요 0 | URL
여우 아니구 고양이예요, 고양이. ㅋㅋ
아... 저질 체력도 드릴까요? 미치겠어요, 이놈의 체력. 발목을 잡네요. ㅠㅠ

페크(pek0501) 2011-11-0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각되지 않은 나의 '죄' 얼마나 많을까,
그것을 갚으려면 나는 얼마나 많이 사람들을 돕고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 저 또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상쇄 효과죠. ^^^ 좋은 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11-15 20:56   좋아요 0 | URL
저두 그 부분에서 딱 걸리더라구요...
좋은 글이라고 하시니, 넘 기쁩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1-11-0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마고님~~~
오늘 책 받았어요. 아웅....고마워요.
카드도 들어있고, 책갈피도 있고. 뭐가 이렇게 많아요.
마고님 마음 느껴져서 고마웠어요.
책 잘 읽을께요. 리뷰는? 아...그건 장담 못해요.
지난번 책도 리뷰는 엄두가 안났어요.ㅎㅎㅎ

마고님. 필요하신거, 갖고 싶은 책(차, 집 이런거 말구요~~ㅋㅋ) 알려주세요.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찜하신거 있음 살짝 알려주세요~꼭!!!

마녀고양이 2011-11-15 20:57   좋아요 0 | URL
아아, 책 잘 갔나요?
ㅋㅋ, 제가 가지고픈 것은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아흠 기분 좋다... 빚쟁이같은데요.

2011-11-04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5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11-11-0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의 꿈을 위해 주저없이 나가시는 모습이 아름다움의 깊이를 더합니다. 꿋꿋하게 뻥뚫린 신작로를 만들어 가십시오. 아이의 뒷바라지와 제꿈을 위해 갈망했던 공부의 시작사이에서 목하 고민중입니다. 형편상 두가지를 다 취하기 힘들어 아이의 뒷바리지쪽으로 무게추가 움직이게 되네요ㅠ화팅하시길^^

마녀고양이 2011-11-15 20:58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하나를 꿈꾸면
일단 저지르고 보거든요... 아하하. 아, 고민 중이시군요. 그렇죠.
아무래도 아이 뒷바라지도 중요하죠. 저는 딸 하나라 좀 덜한거 같아요.
넵, 화이팅 하겠습니다.

자하(紫霞) 2011-11-0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이 책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때는 류시화님이 쓴 책을 읽고는 뭔가 어렵다라고 느꼈는데
요즘은 많이 공감하고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11-15 20:58   좋아요 0 | URL
류시화님이 펴낸 책은 참 포근하고 이뻐요.
이번에 읽으면서 저도 많이 공감했답니다.

순오기 2011-11-0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 욕심도 많고 책 욕심도 끝없는 마고님!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작년에 누가 추천해줘서 학교도서실에서 빌려보다 꼭 소장해야 될 책으로 찜했는데~~~~ 아직도 안 사서 중간 이후는 읽지 못했어요. 책사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중이라~ ^^

마녀고양이 2011-11-15 20:59   좋아요 0 | URL
요즘 책사기 자제 중이세요? 아이고.
바쁘시죠? 언니,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건강 챙기면서 모든 것을!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
토머스 조이너 지음, 지여울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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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 카뮈, 시지프스의 신화
 

 

1. 

자살에 대한 글은 항상 조심스럽다.
이는 타인을 대하듯 객관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너무나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스스로 죽을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수세기 동안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일신교를 기초로 삼는 서양에서는 자살은 죄악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열녀나 열부의 죽음이나 어떤 이념을 위한 자결은 위인으로 숭상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율 1위라고 한다.
현대 사회의 자살이 더욱 문제화되는 것은, 타인이나 공공의 이익, 어떤 확고한 목표를 위해서(물론 이런 사유로 죽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가 아닌 삶의 의미를 찾지 못 하고 어려운 길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자살은 절대 안 돼' 라는 경직된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살로서 쉽게 해결할 수 있어' 라는 안이한 태도 역시 굉장히 문제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살이란 삶에서 어떤 의미(가치)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박탈하는 가장 부조리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2.

토머스 조이너의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 Myths of Suicide>는 
'자살이란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접근하는 책이다.  

일단 서문에서 언급한 '누가 자살을 원하는가'를 먼저 보자. (토머스 조이너의 국내 미출간된 전작 '사람들은 왜 자살하는가' 에서 다룬 부분이기 때문에, 서문에서만 간단히 다룬 듯 하다.) 

두 가지 심리 상태가 동시에, 그리고 오랜 기간 지속될 때 죽음에 대한 욕망이 자라난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는 마음과 자신이 아무 데도 속하지 않는다는 마음이다. 이 두가지 심리 상태를 '짐이 된다는 의식'과 '소속감 부재'라고 부르겠다. 짐이 된다는 의식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가족과 친구, 크게는 사회에 짐이 된다는 사고 방식이다.  - 12p 

결국 수많은 이유(종교적 이유의 자살 폭탄 테러범, 나의 삶을 통제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남겨진 사람에게 이익을 남겨주겠다, 누군가에게 복수하겠어, 사랑을 잃어버린 나에게 삶의 이유가 없다 등등)를 댄다 하더라도,  

자신이 누군가의 삶이나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느끼거나, 무언가에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이 있다면 살아가려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의미이다.  

 

3. 

그런데 이 책은 나를 굉장히 당혹스럽게 한다.
일단 자살에 대한 25개의 오해와 편견을 단락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그에 대한 반박을 하는 형식을 취한다. 각 단락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많지만, 소소한 나뭇잎에 가려서 숲이 보이지 않아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려는 취지가 무엇인지 헛갈리기 시작한다.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통해서 자살 심리나 자살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자살 시도자 판별, 자살 예방 방법을 알기 원한다면, 책을 잘못 선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물론 책의 부분부분은 자살 예방에 목적을 두고 있는 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통합되는 모습이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당혹스러운 부분은
외국인 저자인 책 치고 한국에 대한 인용이 이렇게 많은 책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즐거운 부분도 아니고, 하필이면 자살 이야기에. '정다빈' 씨의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 하며, 매우 불편한 맘으로 책을 읽어 나간다. 우리나라는 자살 강국이 맞나보다. ㅠ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는다. 일단 
다음 인용구는 진저리나게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른들이 '죽을 용기로 살아봐' 라고 하시는 말씀은 농담이 아니다. 그만큼 죽기는 쉽지 않다, 평생동안 폭력과 인연이 없었던 사람은 특히.  

"손목을 긋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적이지도 않고, 쉽지도 않더군요. 피가 응고되어 멈춰버리기 때문에 고작 이런 상처로는 죽지도 못 하겠더라고요. 그 날 저녁 내내 다시 응고되어 막히는 이 못된 혈관을 다시 째느라 씨름하면서 보냈습니다. 나도 고집스레 달라붙어 한 시간도 넘게 내 팔을 마구 베어댔죠. 나는 죽기 위해서 내 몸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싸운 끝에 결국 기절하고 말았어요.  - 32p" 

아아, 다시 읽어도 저절로 몸이 부르르 떨린다. 예전 우울증이 극심했을 때, 나 역시 죽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고려 사항이 많더라. 일단 가족들이 발견했을 때의 충격을 고려하게 되어서 어느 장소에서 저지를까부터, 늦게 발견되려면 어느 시간대에, 가능한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고통이 덜한 방법이 무엇이지 까지. 누가 타이레놀을 다량 복용하면 간이 손상되어 죽는다던데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거의 2-3일간 복통으로 미친다고 하고, 투신은 발견할 사람에게 너무 미안하다. 독약은 구할 방법이 거의 없고, 손목 긋기는 성공하기가 더욱 희박하다고 한다는 등등등.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끔찍하시리라.) 

에이, 죽을 때가 안 되었으니 그런 잡다한 걱정을 하는거야 라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언급된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정신 병리적 이상(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 경계선 성격장애..)이 있지만, 일단 죽음을 결심하고 나면 그 부분에만 집중하여 상당히 이성적으로 명료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과감하고 폭력에 단련된 사람이 주로 자살에 성공하는 경향성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포기할 준비가 완전히 다 되어 있었습니다. 자살할 동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완전히 끝장을 내지 못했다고 할까요... 자살하고 싶었냐고요? 그랬습니다. 자살을 기도했냐고요? 정말 자살 근처까지 갔었죠.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딱 한가지는, 내 자신이 그런 선택을 할만큼 강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  - 34p, 매릴린 맨슨 인터뷰
  

 

5. 

삶에 대해 자포자기하여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상태이다. 

사람이 너무도 강렬한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게 되면 '인지 해체'라 불리는 무감각한 상태로 회피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인지 해체 상태에서는 집중력의 범위가 좁아지고 지각 능력이 낮아지면서, 구체적인 감각이나 움직임만을 지각할 수 있게 되며, 바로 코 앞에 닥친 바로 여기에서의 목표와 임무 밖에 지각할 수 없게 된다. 추상적인 사고나 앞을 내다보는 사고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며, 그 결과 자제력 상실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 80p  

인지 제한의 다른 예는 유서에서도 나타난다. 

자살을 준비하는데 드는 심리적이고 물리적인 노력 때문에 주의력이 고갈되어, 자살하려는 사람은 유서를 남길 생각조차 하지 못하거나, 혹은 유서를 남긴다 해도 먼 미래의 감정적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그 대신 열쇠나 청구서 같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고 수준에서 비롯되는 하찮은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당신에게 5,000달러를 남겨둘게. 당신에게 그만큼 빚을 졌다고 생각해. 계약서와 목록은 책상에 두었어."
"문을 열기 전에 경찰에 먼저 전화해. 총으로 자살했어."
"경찰관께. 주머니에 차 열쇠가 있습니다. 차를 집에 갖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딸아이가 출퇴근할 때 차가 필요합니다."
"내 저축을 모두 인출해서 청구서를 처리해 주세요."  - 200p
 

 

6.

왜 자살을 할까 하고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살에 대한 집착도 우울증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에 걸리면,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고 그 자리에서 사고가 맴을 돈다. 즉, 미래-자신-세상이 모두 불투명하고 가망성 없이 보이기만 한다. 자살에 대한 집착도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삶을 끝내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갈등한다. 자신을 늪에서 끌어올려줄 수 있는 희망을 갈구한다. 그래서 종이 양면의 차이로 죽음을 선택하기도 포기하기도 하게 된다. 이 말은 자칫하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충동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과정에서 어느날 분기점이 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라도 그는 살고 싶어할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으로서. 누군가가 희망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그는 살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죽음을 보는 관점에 있어 일종의 분기점을 넘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나 자기 자신에게 죽음이 일종의 평안을 가져다주리라 생각한다.  - 146p 

삶과 죽음의 싸움이 자살의 순간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삶을 긍정하는 순간을 누리고서 다음 순간 죽어버리는지 혼란스러워한다. 이 혼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도 삶을 향한 마음과 죽음을 향한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뿐이다. - 114p
   

 

7. 

추가적으로,
이 책에 나와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자살 위험자의 가족과 친구에게 주는 지침'
자살 예방 및 상담 책자를 통해 인용하려 한다. 


1)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가벼이 넘기지 마라.
2) 침착함을 유지하되 적극적으로 대처 하라.
3)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라. 건강이나 안전에 위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위기 상황을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라. 필요하면 119를 불러라
4) 그 사람의 담당 의사나 치료자, 구급팀, 또는 다른 전문가에게 연락하여 우려되는 바를 얘기하라. 그가 자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5)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눈을 맞춰라.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을 잡는 등 몸으로 이야기하라.
6)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라. 그 사람이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라. 가능하다면 그가 어떤 자살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판단하라.
7) 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하라. 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되, 판단하지 마라. 하지만 그가 자신의 생동에 대한 책임감의 끈을 놓게 해서는 안 된다.
8) 강조하라. 순간의 문제를 모면하기 위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해결책이 바로 자살임을 강조하라. 희망을 불어넣어라. 도움의 손길이 존재하며 일이 잘 풀릴 거라는 점을 상기시켜라.
9) 비밀로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마라. 그를 보호하기 위해 그의 담당의에게 알리는게 좋을 수 있다. 그의 목숨을 위협에 빠뜨릴 수 있는 약속은 하지 마라.
10) 믿을 만한 전문가의 손에 맡겨질 때까지는 가능한 한 혼자 있게 하지 마라. 

 

 

8. 

어제 뉴스에서 한강 다리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의하면, 다리까지 온 사람은 이미 죽음에 대한 결심이 확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화를 걸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그보다는 미관을 포기하더라도 다리에서 뛰어내릴 수 없도록 칸막이를 설치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란다. 코 앞에 생각하지 못한 죽음의 장애물이 있다면, 자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살 강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만큼
우리도 좀 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각도에서 자살 예방법이 연구되고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그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순간적인 탐닉에 열광하며 긴 시간의 노력을 회피하는 풍조를 없애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대중 매체의 각종 경연 프로그램(연예인 만들기 프로젝트)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에 미쳐서 원석으로 숨은 다이아몬드는 언제 다듬을 것인지.
세상은 점점 빨라지고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지금처럼 사람을 하나의 대상화시켜서 유행으로 만들어버린다면, 점점 소속감과 연대감, 자신의 가치에 대한 존중감은 줄어들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노약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정작 내가 노약자가 되었을 때 누군가의 짐으로 전락하는 현실은 당연하지 않은가 말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이나 여성의 자살 성공율보다
중년 남성이나 노인의 자살 성공율이 훨씬 높다는 것은 사회의 또다른 슬픈 측면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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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1-07-2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울해서가 아닌.
죽고싶다고 나불대는 친구 땜에 식겁한 적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유치뽕한 방법인데
뭘하면 죽고 뭘하면 죽고 어쩌고 저쩌고 한동안 내내 그런 얘기를 하길래
걱정이 되서 친언니에게 애가 좀 이상해요-.
라고 말을 했다가 ..쩝..
재미삼아? 악세사리 삼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 걸 ..몰랐어요.
그 정신세계는 너무 어려워서.. 지금은 멀리하고 있죠.. ㅡ_-

마녀고양이 2011-07-28 03:00   좋아요 0 | URL
음, 우울이란게 반드시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그분은 관심을 받고 싶으셨던걸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어린애같은 말을 내내 하지는 않으셨을 듯 한데....

ㅎㅎ, 정신 세계가 독특한 분이시군요.

cyrus 2011-07-2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1학기 사회학 수업 시간에 자살과 관련한 레포트를 작성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주제가 좀 어둡고(?) 민감한 부분이 있는지라 레포트로 정리하기 쉬우면서도
막상 쓰려고 하니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레포트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자살이라는 행위가 좋지 않더라도 너무 금기시하는 것도 자살 방조라고 생각했어요.
100%는 아니지만 사람이 왜 자살하려는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상담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현실적인 자살 예방 대책이 필요한거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7-28 03:02   좋아요 0 | URL
자살이라는 자체가
접근이 워낙 어렵죠. 절대 해서는 안 돼 라고도 그렇다고 나름의 선택이야 라고도 저는 머라 말하기 힘들더군요. 하지만, 물론 누군가 자살하겠다고 하면 열심히 말리겠죠.

사람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구요. 그리고
막상 코 앞에 닥치면 무엇이라 말해야 상처가 덧붙여지지 않을지 난감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실성과 솔직성 같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hnine 2011-07-27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읽은 책에는 죽음에 관하여 키에르케고르의 말을 인용해놓았더군요. 삶을 희망하지만, 죽음보다 더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차라리 죽음을 희망하게 된다고요. 우리가 죽음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은 암과 같은 질병과 싸울 때의 통증과 절망감, 혹은 사회적으로 매장 당했을 때의 열등감, 내 삶이 겨우 이렇게 마감되는가 하는 허무감 같은 것일 수 있다는 구절을 읽고 우리가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 있었구나, 새삼 느꼈답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8 03:04   좋아요 0 | URL
네, 그래서 딱히 자살은 절대 안 돼 라고 말하지 못 하겠어요.
정말 무서운 것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주위에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고 금전적으로도 짐이 안 된다면
암과 같은 질병이 있는 분이라도 과연 자살하려할까 하는 생각두 들구요.

하지만...... 위험한 생각이지만
제가 너무 초라해지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그런 생각도 해요. 참 복잡한 문제예요, 죽음에 대한 선택이란.

꿈꾸는섬 2011-07-28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알 것 같아요. 물론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가장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이든 있다는 것이겠죠. 추가적으로 올리신 글, 자살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참 좋은 글이에요.

마녀고양이 2011-07-28 03:21   좋아요 0 | URL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아팠다는 것에 우선 연민을 느껴야 마땅할거 같아요.
연민은 동정이랑 다른거죠. 괜히 복수하려고 죽어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사람 조차도 그만큼 마음이 다쳐있다는거니까요.

저는 근처에 자살한 사람이 많아요. ㅠㅠ.
그래서 남겨진 사람의 심정도 잘 알구요.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 2011-07-28 03:30   좋아요 0 | URL
저도 주변에 자살한 사람이 있어요.ㅜㅜ
근데 그게 그럴만하다 싶더라구요.
물론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들은 잘 몰랐을 것 같아요. 얼마나 외로웠을까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1-07-28 03:4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살아야죠,
인생이란게 그리 호락호락한게 아니니,
죽을 이유를 세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 않겠어요.

인간은 원래 혼자라고, 그리고 혼자이기에 함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들 외로운줄 아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거잖아요, 그죠.

프레이야 2011-07-2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얘기에요.
베르테르 효과니 뭐니 하지만 최은희씨 부부 동반자살 같은 경우엔 뭐라 말해야할지.
그 고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으로선 뭐라 할 말이..
제가 아는 어떤 여성분은 이십대에 교통사고로 정말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의
육체적 고통을 겪고서도 죽어지지가 않더랍니다. 그 후 뭐 어째서 죽겠다 라는 말,
습관처럼 그냥 하는 그말을 다시는 안 하며 산다네요. 같은 상황에서도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와 삶을 선택하는 경우.. 그 경계가 참 무서워요.
그나저나 울마녀님 멋진페이퍼로 잠시 심각해졌어요.^^

마녀고양이 2011-07-28 19: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과 삶을 선택하는 사람.
빅터 프랭클은 유태인 포로 수용소에서 꼭 살아야겠다는 의미를 갖은
사람만이 살아남더라 라는 말을 하던데, 삶이란게 그런거 같아요...
무엇인가 해내겠다, 목표를 가지겠다, 긍정적으로 살겠다고
조금은 능동적 가짐을 갖는 사람이 타인이 보기에 운도 따르는거 같아요.
사실은 노력인데 말이죠. 저도 저 책으로 인해 심각했었어요. ㅠ

2011-07-2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글, 다 흥미로운데, 특히 "죽기 위해 자기 몸과 싸워야 했다"는 인용이 제일 인상적이에요.
그나저나 이 책 왜 읽게 되셨어요? 그냥 호기심, 혹은 전공공부와 관련?
최근에 자살이란 게 꼭 그리 금기시할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어쩌다가 했던 거 같은데, 이 글 읽고 나니.. 역시 자살은 남이고 나고 할 게 못 된다는 생각이..^^;

마녀고양이 2011-07-29 10:57   좋아요 0 | URL
정말 인상적이지요? 너무 사실적이구요.. ㅠ

상담에 자살 관련 긴급 상담이 있어서 흥미가 있었구요,
원래 이런 부분에 흥미가 많아서요. 그런데 책이 우왕좌왕해서... ㅡㅡ;;
자살은... 섣불리 머라 말한 것이 못 되는거 같아요, 그죠?

2011-07-29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9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