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의 품격 - 큰소리 내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성품훈계법
이영숙 지음 / 가디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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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의 품격"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의 부모나 비난 및 잔소리가 심한 부모에게 권하고 싶다. 솔직히 부모가 되는 이라면 자녀와의 소통 방식과 관련하여 다들 읽어보면 좋겠다. 더 나아가 어른과 어른의 대화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읽어보면 어떨까.

 

대화의 어려움을 겪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의 말 다음에 할 자신의 반응이나 말에만 골몰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효과적일까, 좋은 반응을 얻을까 라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상대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게 된다. 그러면 대화는 끊어진다. 우선, 상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저런 말을 하고 있는지 경청하면 내가 이어나가야 할 대화가 저절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아이와의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저런 행동과 말을 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헤아린다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은 잔소리가 미치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데다 아동 및 청소년의 뇌와 심리적 발달을 기반으로 하여 핵심적이고 구체적이며, 현실성 있게 전개된다.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은 대부분의 상담에서 마주치는 청소년 내담자가 느끼는 부모에 대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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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해라." "공부해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학원 빼먹지 마라." 부모들은 청소년기 자녀에게 이런 강압적인 잔소리를 하면서 자녀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아이가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항의하면 "잔소리 안 하게끔 해야 잔소리를 안 하지"라며 잘못을 아이 탓으로 돌리곤 하지요. 백날 잔소리해봐야 변하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나쁜 습관을 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공부하도록 해야 하니까 또 잔소리를 시작합니다. 반복해서 말하면 언젠가는 말을 듣겠지 하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 22p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잔소리는 청소년의 귀가 아니라 뇌에서부터 거부되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도 부정적인 잔소리처럼 말했다면 자녀들은 그 의도를 읽지 못합니다. '엄마가 내게 잔소리를 했다'라는 부정적인 감정만 남을 뿐입니다. - 23p

 

"방 좀 치워! 그게 사람 방이야? 돼지우리지!"라고 말하지 말고 "방을 좀 치웠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치우면 좋을까?"라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요청하면 자녀는 강요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 25p

 

청소년기는 외모에 대한 자아상이 개인의 자존감, 자아정체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입니다. 외모를 가꿈으로써 자신의 개성을 찾고, 자아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중략..) 청소년들이 내면에도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외모보다 내면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의 모델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나 어른들이 성취보다 성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지요. - 33p

 

청소년기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 한마디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이 시기 아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나이가 들수록 공동체 의식이 강해집니다. - 42p

 

"당신은 그들과 충분히 친한가요?"

길을 가다 만나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내 자녀를 훈계할 때도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훈계는 친밀한 관계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또한 훈계한답시고 화를 내며 꾸짖거나 체벌을 하는 것은 자녀와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 뿐입니다. - 44p

 

훈계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제거하는 것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의 분별력을 길러, 스스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성품훈계입니다. 거짓말하는 아이를 훈계할 때도 중요한 것은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보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거짓말이라는 부정적인 행동을 했다면, 마음속에 부정적인 선택을 한 동기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 올바르지 못한 생각과 감정을 풀어주지 않은채, 그저 거짓말하지 말라고만 다그치니 문제 행동이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일단 들어준 다음에 어루만져 줄 부분이 있다면 어루만져주세요. - 62p

 

훈계를 급하게, 계획 없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빨리 변하기를 바라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런 훈계는 감정이 앞서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기 쉽고,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기보다 '네가 잘못했다'에만 초점이 맞춰져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 63p

 

권위 있는 부모는 자신이 먼저 좋은 성품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절제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럼 엄마는?"이라며 부모의 태도부터 지적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의 특성상 어른 세대를 날카롭게 비판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질문에 당당하려면 당연히 부모가 좋은 성품을 갖추려고 놀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성품훈계는 부모의 모범적인 모습이 선행되고,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해야 효과적입니다. 이 두가지가 없으면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 71p

 

여학생은 보통 11세, 남학생은 13세 때 급성장하지요. 이는 뇌 발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경정신과 의사 루안 브리젠딘에 의하면, 여자아이의 뇌가 남자아이의 뇌보다 2-3년 더 먼저 성장한다고 합니다. 사춘기 때의 뇌는 성장하면서 감정을 처리하는 영역이 편도체에서 전전두엽 피질로 천천히 옮겨가는데, 이러한 이동이 십대 소녀에게 먼저 일어납니다. 소녀들은 전전두엽 피질에서 감정을 처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교적 부모의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소년의 뇌는 사소한 잔소리에도 편도체가 먼저 반응해서 분노가 폭발하기 쉽습니다. (..중략..) 따라서 남자아이에게 "누나는 사춘기 때 안 그랬는데, 너는 왜 이렇게 화를 잘 내니?"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아이의 화만 더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아들의 뇌는 아직 자라는 중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잔소리를 퍼붓는 대신 온화한 말로 요청해보세요. - 79p

 

예민한 딸은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우울한 감정에 심하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네가 걱정하는 만큼, 네가 우울해하는 만큼 너의 상황이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욱하는 십대 남자아이를 자녀로 두고 있다면 아이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부모들이 같이 흥분해서는 안 됩니다. 절제의 성품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화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절제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정의를 떠올리며 화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생각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83p

 

규칙 세우기는 첫째, 세상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곳이며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합니다. 존중받고 싶다면 다른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규칙을 통해 깨닫게 되지요. 둘째, 규칙을 통해서 무엇이 좋은 생각, 감정, 행동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분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규칙을 세우는 것은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계획과 약속을 정하는 것이기 대문입니다. 넷째, 규칙은 부모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가르침의 기회입니다. 다섯째, 규칙은 자기조절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의 규칙은 자녀가 지켜야 하는 행동과 의식에 관한 규범이며, 이는 자녀의 성장 경험과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사회화를 이루게 합니다. - 105p 일부 발췌

 

십대 자녀가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이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 118p

 

자연적 귀결 경험하기 : 자신이 선택한 행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결과를 겪으면서 자녀가 잘못을 깨닫고 더 좋은 성품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정 방법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개입 없이,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아이가 직접 체험하게 하는 방법이지요. (.. 중략 ..) 이 과정에서 부모가 잔소리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그것봐, 그렇게 용돈을 계획 없이 쓰면 후회할 거라고 했지?"라고 말하고 비난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런 말은 자연적 귀결을 통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습니다. 청소년 자녀는 부모가 그렇게 비난하면 자신을 방어하는 데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지요. - 137p

 

'매주 토요일에 자기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다음 날 외출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매주 토요일에 자기 방을 청소하면, 다음 날 외출할 수 있다.'라고 바꾸세요. -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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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6-20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이와 소통하고 있을까? 아니면 제가 알라디너와 소통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훈계는 친밀한 관계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 저도 지인에게 그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지인은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고, 관계를 만들기에는 인내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훈계를 하지 않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길을 가다 만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훈계 ; 이들과 관계를 형성해서 훈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농사 짓는 비교적 폐쇄된 작은 사회가 아닌) 도시에서 가능한지 의심스럽고, 최소한, 훈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저에게는 위로가 되는군요.


마녀고양이 2016-06-21 10:59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소통이 고민입니다. ㅠㅠ

길을 가다가 만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훈계, 이미 엄청나게 훈계를 들은 아이들일 가능성이 높고 최근의 청소년 분노 조절 어려움은 위험 수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효과도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지요. 그렇다고 그냥 모른 척 해야 하나에 대해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틀림없습니다.

지인분이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에 인내가 부족하다는 의미는 욱한다-는 의미이신가요? 그러니까 공감이나 이해는 없이 훈계만 한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그런 경우 아이들은 보통 튀어나가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많이 보이더군요. ㅠㅠ 그런데 본인은 항상 그런 모습이었고 그런 성장 환경에서 커왔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을 모를 때가 많고, 설령 안다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변화 방법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답을 몰라서 상담을 받는 게 아니고, 구체적인 변화를 위해 부모 상담을 받으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마립간 2016-06-21 12:00   좋아요 0 | URL
제 지인, 욱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아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아이는 왜 그래`라면서 나에게 의견을 물을 때, 제 의견은 아버지인 당신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지라고 답을 줍니다.

그리고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신에 모습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줘도 어떻게 변화할 지도 모르고, 결정적인 것은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마녀고양이 2016-06-21 15:06   좋아요 0 | URL
그 아이는 왜 그래, 라고 물어보실 때 듣고 싶은 답이 따로 있으신가 봐요. ^^

변화의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조언이나 도움은 정말 필요없더군요. 상담이 꼭 필요한 분들이 도중에 그만둘 때, 예전에는 한 번쯤 연락을 해봤으나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하시게 합니다. 변화란 본인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