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내가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특별히 나쁜 땅은 없다는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 식상할 테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해요. 거기 들어가서 누가 사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낙원은 사람이 만드는 거니까요.""근데 예술가들은 항상 감정 상태가 평화로운가요?" 또는, "예술을 하면 아무래도 삶의 만족도가 높겠죠?" 또는,"뭔가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일은 행복할 거 같아요. 물론 힘들겠지만." - P26
무엇들이 그 어지러운 밤새 살아남았을까?간밤에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살아있다는 것은 나의 숨소리를 느끼며 약간의 불안감을느끼는 것. - P61
손대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는 완고함이 이런 것일까? 안아보니, 그 완고한 무게가 느껴졌다. 이 굽은 나무를 어찌해야 좋을지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 P72
꼴찌는 약한 몸으로 간신히 살아가는 허약하고 열등한 나무일 것이다. 슬프다 해야 할지, 가엾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무는 정말로 말이 없기에 나도 누군가에게 뭐라고 말을 걸고 싶은 욕구를 꾹 누르며 숲의 정적을 따라 잠시 멈춰 섰다. - P15
유난히 예의 바른 여자아이를 만날 때마다 측은하고 불안했던 기억들이 많다. 그렇게까지 해서는 안된다고 마음속으로만 말하곤 했는데, 이런 문장을 만나고는 시야가 잠시 흐려졌다. 섬세하게 포착된 문장들이 고맙게 느껴졌다.˝아,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알려 줬다고 나한테 선물을 줄 필요는 없어요.˝ _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