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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모든 것이 우리에게 이질적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 세상에 눈 깜짝할 순간만 머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런데 그 눈 깜짝할 순간은 다정한 윙크일 수도 있고 자발적인 무지일 수도 있는데 자신이 두 가지 다 가능한 존재임을 우리는 알아야 해. 그리고 악이 턱까지 차 있다 해도 그 너머를 볼 준비를 해야 해.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시간, 우리의 시간이 아직 남아 있는 동안 그것을 허비하지 않는 거야. - P247

엘리자베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매일 아침 그녀는 어쩐지 속아 넘어간 것 같은 기분으로 잠에서 깬다. 그러면 어느 쪽에 투표했든 속았다는 기분으로 일어나는 사람이 온 나라에 몇 명이나 될까 하는 것으로 생각이 이어진다. - P256

사실 우리는 때로 잊어야 하지. 잊는 건 중요한 일이란다. 일부러라도 그래야 해. 그래야 좀 쉴 수 있거든. 듣고 있니? 우리는 잊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영영 잠을 잘 수 없게 될 거야.
엘리자베스는 훨씬 어린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울음이 날씨처럼 그녀에게서 나왔다. - P271

되살아나다. 엘리자베스가 말한다. 기아와 곤궁과 무. 온 도시가 격랑에 휩쓸리고 있으나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야만이 몰려온다.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다. - P273

자유로운 영혼이 지상에 도착해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들을 공간 속으로 폭발시킬 기술과 비전을 가지고요. 우리가 그녀의 그림들이 지닌 생명력에 주의를 기울일 때마다 그것들은 그 공간 속에서 무로 증발해 버리고요.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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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하나의 ‘통계 단위‘로 보는 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지점에서 사람은 근본적으로 나뉘는 것 같다. - P13

악수를 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악수는 자연스러운 인사이지만, 나는 미처 그 상황은 대비하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생각으로만 대비했을 뿐 나의 몸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 - P69

첫 만남에서 악수를 하자고 내민 그녀의 손 앞에서 움찔했던 것과 달리,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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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세월이 흐르는 동안 토미가 출장으로 집을 비우고 아이들이 곤히 잠들고 도시가 방금 내린 눈처럼 뜻하지 않게 조용히 숨을 죽일 때에만, 나는 경찰관이 준 카세트테이프를 서랍 안쪽에서 꺼내 파인 씨가 녹음한 음악을 들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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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함께 줄을 설 사람은 바로 푸시킨이라는 사실을 모스크바 시민들이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워낙 온화한 성품을 지닌 그는 촌스럽지도 않고 건방을 떨지도 않았다. 자기 생각만 늘어놓지도 않고 재수 없게 굴지도 않았다.  - P24

하지만 나는 스미티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에 대해 생각했다. - P144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순수한 기쁨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그녀가 없는 곳에 존재하는 기쁨, 게다가 그녀가 없어야만 가능할 것 같은 기쁨.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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