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한국사 : 고려편 - 격동의 500년이 단숨에 이해되는 스토리텔링 고려사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거벗은한국사 조선편에 이어 고려편에도 서평단 당첨이 되었다.
학창시절, 역사라는 과목을 어려워하고 싫어했는데 벌거벗은 한국사 책을 통해 역사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재미있게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가볍게 읽으면서 역사공부하기에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왕건과 강감찬, 최영 장군 등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었던 장군들이 많은 시대의 이야기라 고려편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놀라웠던 사실은 왕건에게 29명의 부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계획적이었던 왕건, 왕건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기생충 버전)
이 책을 통해 고려 역사를 다시 한번 배워볼 수 있어서 좋다.

왕건은 왜 29명의 부인을 두었을까요?
강감찬은 어떻게 귀주대첩의 영웅이 되었을까요?
반원정책을 펼친 공민왕이 왜 원나라 공주를 사랑하게 되었을까요?
신돈은 어떻게 노비에서 왕의 오른팔이 되었을까요?
최영과 이성계는 원래 친한 관계였는데 한순간에 원수로 역사에 남았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문 중에서

전남 나주는 후백제 배후에 위치해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왕건의 군대가 계속 나주에 주둔하려면 나주 호족들의 주력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오씨가 나주 유력 호족의 딸이었던 것이지요. 왕건은 야망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혼맥을 통해 또 다시 자신의 세력을 키운 것입니다. 왕건이 첫째 부인 유씨를 두고, 둘째 부인 오씨마저 들인 상황에서 두 부인의 심정은 어땠을까요?(p27)

호족들에게 "우리는 하나다!"라는 강한 유대감을 심어주기 위해 '사성정책'을 시행했지요. 사성정책은 성을 하사하는 정책으로 호족들은 왕족의 왕씨 성 혹은 새로운 성을 받았습니다. 당시에 성을 갖는 것은 엄청난 우대를 뜻했습니다. 심지어 왕건과 같은 개성 왕씨를 쓴다는 것은 왕실의 일원, 즉 한 가족으로 묶인 것을 의미했지요. (p35)

서희는 거란의 진짜 목적은 고려 정벌이 아니라, 고려와 송나라의 연을 끊게 만드는 것이라 판단했지요. 서희는 한 번 더 싸운 뒤 상황을 봐도 늦지 않다며 왕에게 거란에 맞서 싸우기를 권했던 것이지요. 당시 고려의 왕이었던 성종은 서희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p95)

묘청이 난을 일으키자 서경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백성들까지 가담해 반란군의 규모는 점차 늘어났습니다. 묘청은 서경을 중심으로 군을 정비하고 서경과 개경 사이의 길목을 차단했습니다. (p151)

공민왕 부부의 무덤 내부에는 다른 무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가 있습니다. 바로 두 무덤을 연결하는 통로가 나 있는 것이지요. 이 통로는 노국대장공주를 무척 사랑한 공민왕이 죽어서도 서로의 영혼이 오고 갈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요. (p223)

아버지의 유언을 마음에 새긴 아들은 평생 재산을 늘리지 않고 집이 누추해도 기쁜 마음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유명한 말은 사실 최영의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유언이었어요. (p271)

이성계의 출생에는 깜짝 놀랄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성계는 고려가 아니라 원나라에서 태어난 원나라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p275)


역사 특히 고려의 역사에 관심있으신 분들
역사를 잘 몰라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
수험생(한국사자격증준비중인)분들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정지아 지음, 박정은 그림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쓰고,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 병으로 돌아가신 권정생 작가님의 이야기. 정지아 작가의 글로 권정생작가의 일생이 재탄생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님의 목소리가 음성지원이 되었다. 몇 달 전, 정지아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 빨치산과 아버님의 장례식 이야기를 직접 들었던 나는 그 때 들러주었던 목소리와 내용이 오버랩되면서 이 책이 더 잘 와 닿았다. 정지아 작가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정지아 작가가 에필로그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권정생의 유언장을 읽고 나는 울었다. 나는 본디 좀체 울지 않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도 울지 않았다. 그런데 권정생 유언장의 첫 대목을 읽고 울컥 눈물이 솟구쳤다. (중략) 이 유언장을 쓸 때 권정생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유언장을 쓸 정도였다. (중략) 권정생의 삶은 가장 널리 알려진 그의 동화책 <강아지똥>의 강아지 똥과 똑같다.

권정생 작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사진을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봐서 그런지 '참 외롭고 쓸쓸하고 아파보인다'라는 생각도 든다. 작품들로 상도 받고 기자들이 인터뷰도 하러 왔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평생을 옷 하나 안 사입고, 늘 죽으로 하루를 떼우고 달라진게 없었다. 오히려 5000만원이라는 큰 돈을 기부하였다. 폐병으로 평생을 괴로워했지만 이 폐병으로 인해 낮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도 했다. 아픈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만 살다가 갔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오고 슬펐다. 참 비운한 인생을 사신 권정생 작가.
늘 가난하게 살고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다. 일본에서 5남 2녀중 여섯째로 태어났지만, 제일 큰 형은 사망하고 다른 두 형도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생존여부도 모른다.

한국전쟁(6.25)이 배경인 이 책. 만약에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전쟁통에 살지 않았더라면 (시대를 잘 타고 나셨더라면) 더 많은 작품들을 쓰셨을 것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 작가이다. 권정생작가에 대해서 심도 있게 알 수 있었다. 몽실언니 와 강아지똥 다시 읽어봐야지.

본문 중에서

정생은 그날 밤, 꿈속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이 슬픈 눈으로 정생을 바라보았다. 정생은 울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보다 못한 누나가 정생을 어머니 방에 데려다주었다. (p35)

정생이 한달음에 아버지 곁으로 달려갔다. 아버지 곁에 서서 나란히 걸으며 정생은 리어카 안을 기웃거렸다. 오늘도 헌책들이 수북했다. 정생이 손꼽아 기다린 것은 바로 그 책들이었다. 아버지는 헌책들을 주워다 뒤란 추녀 밑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렇게 헌책들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헌책방에 넘기는 것이다. 그때까지 이 책들은 정생의 것이었다. (p47)

고막을 찢을 듯 요란한 굉음이 겨우 멈췄다. 공습이 멈춘 지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귀가 먹먹했다. 혼마치 사람들이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대피한 것은 엊저녁이었다. 불도 없이 어두컴컴한 방에서 막 밥을 먹으려는 찰나 숨이 넘어갈 듯 사이렌이 울렸다. 곧 폭격이 시작된다는 의미였다. (p49)

아프다가 죽는 것. 오직 그것이 정생의 삶에 주어진 것이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정생에게 주신 삶이었다. 그것이 자신의 삶이라면 자유롭게, 더 철저하게 아프고 싶었다. (p153)

유명 작가가 된 뒤에도 정생은 맛있는 음식 한 번 사 먹은 적이 없고, 비싼 옷 한 벌 사 입은 적이 없었다. 종지기로 살던 때처럼 무릎 툭 튀어나온 시장 옷에 고무신이 전부였다. 그렇게 모은 돈을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위해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정생은 북한에 관심이 많았다.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에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렇게 정생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p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박지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수두룩하게 나오는 아이폰 신상폰,
분명히 아이폰12를 산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가 나왔고, 나는 지금 15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애플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애플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면 다른 회사에 가서도 일을 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빡세면서도 일을 효율적으로 잘한다고 하는 '애플'사. SK하이닉스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애플에서 4년간 일한 작가님. 애플에 관한 책을 보면 대부분 일해보지도 않고 알음알음 들은 정보로 책을 쓴 작가들이 많은데, 이 책은 작가님이 직접 애플사에서 일을 해보고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적은 책이라 '애플'사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꼭 애플이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일잘러'라는 소리를 듣는데 도움이 되겠지.


본문 중에서

제품의 신뢰성은 소비자의 만족도, 나아가 브랜드의 평판과 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회사는 제품의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 철저히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완벽히 해결해야 한다. 신뢰성 담당자는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설계, 재료 선택, 부품의 기능과 제조 공정 그리고 양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팀과 광범위한 협업을 한다. (p23)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잃으면 고객이 떠나는 건 한순간이다.
이를 알고 있기에 애플사에서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애플에서는 상사 앞에서 절대 해선 안 되는 말이 있다. 바로 "모르겠습니다.""안 됩니다" 그리고 "불가능합니다"이다. 만약 당장 제시할 해법이 없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모른다, 안 된다, 불가능하다"라고 답하는 행위는 "저는 무능해서 애플에서 쓸모없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p33)

한국의 대다수 기업에서는 논쟁적이고 호전적인 직원을 쌈닭이라고 하거나 쓸데없이 일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애플에서는 이런 직원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제시하며, 남들이 대충 넘어가는 부분까지 찾아 개선하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p62)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란 부분이다. 우리나라와 기업문화도 당연히 다르겠지만 외국의 사고방식에 놀랐다.

"자료를 늦게 받아서...."와 같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무조건 결과로 이야기해야 한다. 회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때 보고하는 것이 담당자의 '기본'업무이다. (p74)

애플의 일잘러들은 모두 회의에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회의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단으로 보았고, 그래서 완벽히 준비하고서 회의에 참석했다. 신랄한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 때문에 회의를 두려워했던 나는 그들의 모습을 참고하면서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p93)

애플에서는 아무리 복잡한 주제를 발표하더라도 그 내용을 슬라이드 한 장에 담아야 한다. 그래서 애플 직원들은 발표자료를 '원 페이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담당자가 발표 내용을 원 페이저로 만들지 못한다면, 자기 업무를 완전히 숙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팀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p100)


직접 애플기업에서 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이나, 우리나라 기업과는 다른 점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외국 기업문화에 대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배워야 할 문화나 일하는 방식들을 보고 '아, 이런 점은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적용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
애플의 기업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사람
애플제품을 좋아하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까지 우아하게
원현정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죽음을 준비해보신 적은요? 유서라는 걸 써보셨나요?
제가 5살 때즈음인가 기억도 안나지만 친할머니의 죽음을 처음 직면했어요. 담배를 많이 피시던 분이라 폐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염을 하거나 시신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가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한참 후인 20대에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미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지만, 사실 친가댁과 왕래는 거의 없었어요. 그 때에도 아마 부모님만 가시고 동생과 전 장례식에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 염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입관까지 봤던 건 2020년 시외할머니의 장례식이 처음이었어요. 그러고 최근 2월에 제가 유산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막내이모님이 돌아가셔서 두번째로 보았고요.
사실 시막내이모님이 갑작스럽게 요양원에서 돌아가셨을 때 저는 '죽음'이라는 걸 생각하게 되었어요. 준비가 되지 않은 이별 특히 배우자의 죽음은 정말 상실감도 크고 충격이 오래 가거든요. 아마 이모부님도 그러셨을 거에요. 시막내이모님의 장례를 치루고 온 이후로 저는 더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기 시작했고, 가까운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어요. 귀찮을 정도로 카톡이나 디엠을 해도 거부하지 말아주세요~^^

이 책의 작가님은 15년 전 남동생을 자살로 떠나보내고 60대에 친엄마마저 떠나보내면서 더 우울증이 오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죽음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고 라이프코치 작가이자 죽음교육 지도사라는 직업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답니다. 요즘 '웰다잉'이 이슈가 되면서 임종체험이나 유서 쓰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다들 죽기 전에 후회하는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회사일을 열심히 할걸"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중한 가족들에게 애정표현을 자주 할걸,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할걸. 시간을 많이 보낼걸." 등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점을 꼽는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본인이 죽거나 가족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기 전에 후회하지 말고 부모님이나 배우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어머님도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드렸고, 작가님 본인도 나중에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편하게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보고 가족들과 공유해야 한다.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바꾸기 위해서, 죽음 이야기를 식탁 위로 올려보려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p11)

엄마 전화였다. 동생이 죽었다고. 알아듣지 못했다. 뭐라고, 무슨 소리야? 믿지 못한 채로 친정으로 달려갔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찰이 와서 상황을 수습하고 있었다. 사망신고를 하고 부고도 없이 혼자 장례를 치렀다. 그 후로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충격은 온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근데 지나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는 아픔도 있다. 가족이 자살을 하면 남은 가족을 유족이라 하지 않고 생존자라고 하는 이유이다. 모든 상실에는 그만큼의 애도가 필요하다. (p19)

아픔이나 고통을 겪어보기 전에는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당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섣불리 남의 아픔에 대해서 아는 척하는 것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지도 깨닫게 된다. 내 마음대로 힘든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일인지도. 내가 직접 같은 고통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남들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도 없다. 고통의 크기를 비교할 수는 없다. (p21)

자살을 하려는 사람은 누군가 말려주기를 원하는 건지도 모른다. 말 한마디라도 건네고 아는 척해주면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힘든 순간에 누가 '왜 그래. 괜찮을 거야.'라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한 명의 죽음을 막을 수도 있다. (p27)

보통 사람에게 유언장을 쓰는 일이란 살아 온 나의 인생을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뜻을 남길 수 있는 일이다.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p65)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미룬다. 그러다가 내일이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p74)

부모님이나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
자살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분들
웰다잉과 죽음을 준비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분들

이 책을 읽으면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도 이뤄냈으니까
허우령 지음 / 부크럼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에 점자가 있다는 것에 일단 감탄했다.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 곳에 장애인 커플이 나와서 고민 상담을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책의 작가인 ’허우령‘님이랑 남자친구였다.
둘 다 시각장애인 커플이지만 서로 시야가 보이는 부분을 도와주며 의지하며 알콩달콩 이쁘게 연애를 하는 중이었다. 그 당시에, 허우령 작가가 ’아나운서‘가 되는게 꿈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고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하얀이‘에 대한 편견과 지나친 관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함부로 만지거나 쓰다듬거나, 사진을 찍는 행동은 무례하다고 한다. 아무리 귀엽다고 한들 절대 만지면 안된다고. 식당에서도 대부분의 주인들이 ’애완동물 출입금지‘라고 하면서 출입을 금지한다.이 책 덕분에 나는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안내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허우령 작가님은 참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다. 똑부러지고 할말은 용기 있게 하고,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창시절 방송반도 하고 동아리 리더를 함으로써 결국엔 2023년 KBS 7기 장애인 앵커로 선발돼 자신의 이름을 건 <허우령의 생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허우령 작가는 ’시신경염‘이라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하루 아침에 시각 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밝은 에너지를 잃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내가 여기서 허우령 작가에게 반했다. 비장애인인 우리들도 기회가 오면 주저하거나 망설이다가 포기하는데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 모습이 멋지다.

⭐️바로 장애는 ’극복‘이 아닌 ’인정‘이라는 것. 그 안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는 것이다. (p17)

⭐️지금은 내 외모에 함부로 손가락질하는 이들에게 똑바로 눈을 맞추며 가소롭다는 듯 웃음까지 날려 주고 있다. 남에게 상처 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는 그 사람 자체가 단점 덩어리이니까. (p37)

⭐️솔직한 감정을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 포장지 안에 감추지 말았으면 한다. ’장애인인데‘, ’장애인이라‘,’장애인치고는‘따위의 거추장스러운 수식어는 그대로 무시하고 싶다.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장애인이란 프레임 속에 주어진 서사가 아닌 나만의 고유한 서가로 살아가는 게 진정한 인생이니까. 그러나 완전히 무너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겠다. (p61)

⭐️다수의 사람이 처음 내가 느꼈던 것처럼 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실수를 범하지 않을지 고민하고 곁으로 가기를 망설인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마주했을 때, 시각 장애인 허우령이 아닌 그냥 허우령으로 마주해 줬으면 한다. 장애가 있다고 다른 존재도, 특별한 존재도 아니다. 모두가 각자의 고유함을 갖고 살아가니까. (p78)

⭐️우연한 기회를 나만의 행운으로 만드는 건 마냥 운이 좋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간절하기만 해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회를 잡기 위한 용기, 그에 들인 시간과 노력도 나만의 행운을 조리하는 중요한 재료였다. (p145)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허우령이 궁금하신 분
✔️장애를 딛고 꿈을 이룬 과정이 궁금하신 분
✔️그냥 허우령 작가가 좋으신 분

이 책을 읽으면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