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6,000년 인류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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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사실이 아니다. 역사는 ‘사실중의 일부를 가공한 것’이다. 과거의 사실 그 자체를 우리는 알 수 없다.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고(1차 가공), 기록된 것들 중 편집자의 의도에 맞게 취사선택된 내용(2차 가공)을 우리는 역사로써 취급한다. 칸트가 말하는 물자체의 개념처럼,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실 그 자체로써의 역사’를 알 방법은 없다. 기록물은 이러한 한계를 지닌다. 기록자를 뛰어넘는 기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역사책들은 쓸모 없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 역사의 주관적인 성질을 이해한다면, 역사를 읽는 독자의 권위는 역사를 쓴 역사가의 권위만큼 상승한다. 텍스트를 쓰는 사람만큼 텍스트를 해석하는 사람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역사를 비판적으로 읽어야한다. 역사가 역사가에 의해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다양한 역사책을 읽어보고, 자료를 의심하고, 역사의 퍼즐을 스스로 맞추어 봐야 한다. 그래야만 ‘역사’라는 복잡하고 추상적인 덩어리가 편견 없이 총체적으로 이해될 것이다. 떠먹여주는 역사가 제일 위험하다. 


‘세계사 신박 정리’는 그런 의미에서 세계 역사의 올바른 흐름을 잡는 데에 도움을 준다. 서문에서 작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역사는 승자에 의한 역사임을 고백한다. 단순 고백에서 나아가 책의 상당부분을 우리에게 생소한 인도 역사와 이슬람 역사에 할애한다. 그동안 대중에게 소외되어왔던 부분의 역사도 끌어안고 가겠다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다. ‘역사는 역사가에 의해 재가공됨’을 깊이 이해하는 듯이 책 전반에서 작가 개인의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배경지식이 전무한 독자를 위한 친절한 태도가 좋았다. 용어에 대한 설명도 많아 이를테면 아우구스투스의 뜻은 황제와 같다거나 이집트의 어원, 기독교의 어원 등등 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인류사 6000년을 단 500페이지에 부족함 없이 담는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책에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독자가 호기심을 갖고 앞으로 탐구해보면 될 일이다. 그런데 왜 작가는 BC 8000년부터 현재까지 한 지역의 역사가 아닌 전세계의 역사를 다루었을까? ‘인간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게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가 아닐까 싶다. 전세계를 이렇게 한번 조망해보면 세계의 모든 나라는 각각의 흥망성쇄를 겪지만 그 형태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가족을 암살하고, 배반하고 적에게 승리하는 역사는 전 세계의 공통인 듯하다. 위대한 역사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결국에 다 비슷하다. 이것이 이 책을 읽고 세계사에 대한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 내가 느낀 바다.


(해당도서는 김영사출판사에서 제공되어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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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동안 읽은 책들 알라딘사이트 보면서 간략하게 소개와 느낀점 이야기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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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 산책 - 모방에서 시작해 예술 선진국이 되기까지, 프랑스 미술사 500년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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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이미지가 한국의 일반 대중에게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낭만이 숨쉬는 나라일 것이다. 그래서 일단 호감이 생겼고, 책 제목이 ‘프랑스 미술 산책’이기 때문에 쉬엄쉬엄 걷는 과정에서 많은 화가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표지 디자인의 민트와 핑크의 색감이 부드러워서 마치 프랑스의 과자 마카롱이 떠오르기도 했다. 

책을 읽어보니, 미술사의 흥미있는 부분만 부각하여 대중들에게서 인기를 얻으려는 책은 아니었다. 먼저 시간적으로는,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 무려 500년의 프랑스의 미술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역사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그렇다고 서양미술사 전체를 조망한 것은 아니고, 프랑스의 미술과 이에 영향을 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미술을 들여다보았기 때문에 공간적 배경을 프랑스에 한정을 한 것도 책의 전문성을 드러내는 데에 기여했다. 

이렇듯 정해진 시간과 공간의 범위 안에서 마치 씨실과 날실을 엮듯이 저자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고, 거의 모든 페이지에 걸쳐서 그림 사진이 있기 때문에 시각적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의 화가인 피카소가 화실을 파리로 옮기고 작업을 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프랑스의 정치적 권력을 통해 획득된 스페인의 작품들이 루브르에 걸리고, 프랑스의 화가들은 이 작품들을 통해 발전을 했으며, 마침내 독자적인 프랑스의 예술이 창조된다. 이는 다시 세계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어서 피카소와 같은 대가도 파리를 찾게 되는 순환과도 같은 과정을 밟게 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역사와 미술이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역사에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더 흥미있게 읽을 것 같다. 프랑스 여행 특히 루브르 박물관 방문 전에 읽으면 배경지식으로도 물론 좋을 것이다. 프랑스의 미술 사조를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등으로 정리도 잘 해 주셔서, 지식이 낱알 구슬 여러 개로 흩어진 느낌이 있는 독자분들은 이 책의 도움으로 하나의 줄로 잘 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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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박싱및 책소개영상입니다
  • 녹스앤 카슨 지음, 윤경희 옮김봄날의책 2022-08-31장바구니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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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시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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