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이름 붙이기 -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캐럴 계숙 윤 지음, 정지인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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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당연히 이 책을 찾아봤는데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책이라 좌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드디어 출간되는군요~! 이름을 붙임으로 우리는 인식합니다. 자연 역시 이름이 없다면 인식체계 내에서 존재할 수 럾죠. 흥미로운 주제의 책이라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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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안전가옥 쇼-트 22
해도연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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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의 여신들 (해도연 作,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중단편 세 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입니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수록작 중 ‘위대한 침묵’과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작가의 첫 소설집인 “위대한 침묵 (그래비티북스)”의 수록작이기도 합니다. 5년 정도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다시 읽다 보니 그때 느꼈던 장르적 경외감이 다시 느껴집니다. 


위그드라실 (世界樹, Yggdrasil)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생명수(生命樹)이자 우주수(宇宙樹)입니다. 위그드라실의 가지는 북유럽 신화 아홉 세계에 모두 닿아있어 존재 자체로 모든 세계를 담아낸다고 합니다.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 (Europa).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은 이 위성은 액체 상태의 물은 지구의 그것보다 더 많다고 추정하고 있어 지구 바깥에서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천제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입니다. (작중에도 등장하지만 인류의 무분별한 탐사로 토착종이 멸종해버린 설정입니다.) 

수미, 세실리아, 마야 이 세 사람은 바로 이 유로파에서 지구외 생명체 탐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입니다.


그리고 그 생명체가 사후 세계를 인식하는 지성체임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해양 열수구마다 서로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음도 알게 됩니다. 유로파의 바다는 그 자체로 우주이고, 해양 열수구는 각각의 행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미스터리가 남아있습니다. 남아있는 화석적 증거로 볼 때 완벽하게 독립된 여덟 개의 생태계가 동시에 시작하고. 그리고 동시에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세계들을 연결해주는 ‘세계수’가 있는 것일까요?

탐사는 계속될 수 없습니다. 90일로 예정된 철수 계획이 이제 6일로 앞당겨졌습니다. 지구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로파 생태계 연구를 중단해야 할까요? 아니면 남은 시간 동안 과학자들은 유로파 생태계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까요? 


장르적 다양성이 풍부한 해도연 작가이지만 특히 하드SF 장르에서 더욱 역량이 빛나는 작가입니다. 소프트한 SF 중심인 SF 문학계에서는 드문 재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집에서도 그리 길지 않은 중단편이지만 외계 생명, 페르미의 역설, 마인드 업로딩 등 다양한 과학적 소재를 밀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지막 수록작인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미발표작으로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세 주인공에 대한 여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이야기를 다시 곰씹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이야기였습니다.

 







 



#위그드라실의여신들 #해도연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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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 - 현대 과학이 외면한 인간 본성과 도덕의 기원
로저 스크루턴 지음, 노정태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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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은 어떠한가,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인간은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가, 인간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인간이 가진 욕구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생물학적으로는 사람아족(Hominina)에 속하는 모든 종을 일컫는 표현은 인류라고 하는데, 이 인류라는 종은 영장목에 속하는 유일한 사람종 (Homo sapiens)으로 사회학적으로 일컫을 때 인간이라 표현합니다.


인간에 대한 명백한 정의가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좀더 들어가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인간을 정의하는 여러 요소 중 생물학적 정의를 제외한다면 인간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모호해집니다.

예를 들어 감정, 욕구, 인지 능력을 통해 자아를 가지며 독립적인 의지와 판단 능력을 가진 존재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문화를 창조하고 이를 통해 지식과 가치관을 전달하는 존재라 볼 수도 있겠지요. 사회적 동물로, 집단과 조직 안에서 상호작용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적 구조와 제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로 정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존재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이 그에 속한 생물학적 범주를 벗어버린다면 모호하면서도 일반적인 정의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 본질에 대한 복잡성을 탐험하는 일은 더더욱 모호해지기 마련이지요. 



과학은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구하려는 학문입니다. 진리를 추구하되 진리를 회의하는 학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학도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하는 사실들이 많습니다. 우주의 기원 이전에 무엇이 있는지,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우리의 의식 체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등 말이지요. 인간의 본질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인간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로 인간의 형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냈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는 그것을 인간이라 부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은 인체 더미 (dummy)  혹은 마네킹이라 부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 더미라 불리우던 것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제 이것이 인간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적을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인간이라 부르지 않는 사람들 역시 많을 것입니다. 

정말 인간이란 무엇일까? 위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의 정의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까요?




이번에 읽은 “인간의 본질 (로저 스크루턴 著, 노정태 譯, 21세기북스, 원제 : On Human Nature)”은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독자는 저자의 물음과 답변을 따라가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본질은 철학적 미스터리로 인류 역사 내내 존재해왔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한 고대 철학자, 칸트나 루소 같은 근대 철학자들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현대 철학자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통사적 의미 탐구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석학들의 고민과 결론을 접함으로써 인간 본질에 대한 철학적 관점에 보다 익숙해질 수 있게 됩니다.  


사실 기술 문명이 발달하면서 기술 중심주의 혹은 환원주의적 사고로 경도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많은 부분이 창발적인데 특히 인간의 의식이 더욱 그러합니다. 환원주의적 사고는 이러한 측면에서 창발성에 대해 경시하기 쉽습니다. 인간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과학과 본질의 간극을 철학적 질문으로 메꾸는 시도를 합니다. 


이 책, “인간의 본질”은 철학이 추구해온 유구한 질문 중 하나에 대한 심오한 여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질문에 훌륭한 통찰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간의본질 #21세기북스 #로저스크루턴 #노정태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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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 평생을 수치심과 싸워온 우리의 이야기
로라 베이츠 지음, 황가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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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그 생생한 경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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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케인스 - 다음 세대가 누릴 경제적 가능성
존 메이너드 케인스 외 지음, 김성아 옮김, 이강국 감수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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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케인스 (로렌조 페치, 구스타포 피가 共編, 김성아 譯, 이강국 監, 포레스트북스, 원제 :  Revisiting Keynes: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20세기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 1883~1946)가 예견한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에세이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을 바탕으로 21세기 경제학자 18명이 대답하는 형식의 책입니다. 

케인스는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을 통해 자본주의적 경제체제의 미래와 번영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예측과 통찰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고민과 예측, 통찰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실현되었고, 또 어떤 것들이 실현되지 않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케인스 시대 이후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고찰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 경제 체제가 가진 고민과 도전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러한 성찰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한 실마리와 함께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케인스는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주당 근무 시간이 단축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는 미래를 예측하였습니다. 그의 예측은 분명 선견지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단순히 이러한 선견지명을 찬양만 하지 않습니다. 

케인스는 경제 발전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부의 공평한 분배로 이어지는 미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자동화, 세계화, 사회적 가치의 변화와 같은 요인들이 케인스가 예측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소득 불평등이라는 현상으로 설명합니다. 즉, 여가 시간을 늘리고 노동 시간을 줄이겠다는 케인스의 비전은 실현 가능하였지만 소득 격차의 지속으로 인해 퇴색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 저자들은 정부 개입, 재정 정책, 수요 관리의 역할에 대한 케인스의 통찰력이 소득 불평등, 기술 혁신, 지속 가능성 등의 문제로 고심하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도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케인스의 이론은 비록 낡았지만 그 이론 곳곳에 묻어있는 케인스의 통찰력은 여전히 세상을 설명하는데 유용한 도구이고, 여기에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쩌면 경제적 우선순위를 재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케인스의 통찰력이 아닐까 합니다. 기술 발전은 장시간 노동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경제 성장에만 중점을 둔 정책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경쟁을 야기하고, 탈락자들을 양산했습니다. 경제학의 핵심을 다수의 행복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모두의 행복으로 둘 것인지를 지금 다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시케인스 #포레스트북스 #존메이너드케인스 #조지프스티글리츠 #리처드프리먼 #구스타보피가 #로렌조페치 #김성아 #이강국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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