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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1 - 옥탑방에 유령이 산다! ㅣ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9월
평점 :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때 그냥 흔한 유령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은 구성, 편집, 스토리 모두 너무나 기발한 아이디어 집합체이다.
그리고 다시 펼쳐 본 표지에서 깨알같이 숨어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들^^
43번지 유령저택은
편지글로 시작해서 이에 대한 답장, 신문기사, 광고, 그림 등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매우 독특한 책이다.
그런데 그러한 독특함때문인지
책장을 넘기고 넘겨 마지막 장까지 정말 눈을 뗄 수가 없는...
마치 영화 한편을 본 듯한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 으슥한 공동묘지길 43번지
등장인물은
유명한 어린이 작가 그러나 늘 불퉁대는 부루퉁 B 그럼플리
부동산업자 다팔아 세일
그럼플리의 변호사 E 개그
출판사 사장 책만봐 터너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43번지 저택을 소유한 뻔뻔하니 호프&김팍새니 호프 교수 부부
이들의 열 한살난 아들 드리미 호프와 고양이 섀도
사설탐정 어리바리 빈스
그리고 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 집을 지은 올드미스 C 스푸키(97년전세상을 떠났음)
이야기의 배경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이름조차 너무나 웃겼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이름으로 그 사람을 잘 드러낼 수 있구나
그래서 이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부루퉁씨가 다팔아 세일씨에게 여름동안 지낼 집을 구하고 있으니 알려달라는 편지에서 시작된다. (아니 이 이야기는 편지에서 시작해서 편지로 끝난다.)
다팔아 세일이 보내준 답장에서 부루퉁은 공동묘지길 43번지 집을 빌리기로 하고
그 집에 들어섰는데
거기에는 생각치 않았던
집주인 호프교수부부의 아들 드리미와 고양이 섀도
그리고 옥탑방에 살고 있는 유령 올드미스가 있었다.
부루퉁은 모든 일을 편지로 해결을 하려하고 결국 그래서 계약서를 직접보지 않고
변호사인 개그를 통해 사인했기에 이와 같은 사실을 알 리 없었고..
결국 그 여름을 함께 지내게 된 것이다.
20여년 넘게 못 쓰고 있는
유령이야기 시리즈를 완성하고자 이 집에 왔지만
문을 꽝꽝 닫는 소리, 피아노 소리 등등
부루퉁은 드리미에게 글 쓰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고
편지를 쓰고
드리미는 자기가 아니라 유령이 그런 것이라는 답장만 쓴다.
유령이 있다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 부루퉁은
어느날 유령 올드미스를 만나게 되고
생전에 추리소설을 출판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올드미스는 부루퉁의 글 쓰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작된다.
가족이지만 가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존재를 부정하고 떠나버린 부모.. 그리고 그들의 버려진(?)아니 그들로부터 독립한 아들 드리미
생전에 자신이 공들여 쓴 작품들에게 대해 기네스북에 오를만큼 거절당해 본 올드미스
그리고 유명작가에 돈도 어마어마하게 벌었지만
한 여자에게 버림받으면서 외부 세계와 아니 심지어 자신과도 담을 쌓아버린 부루퉁
이들이 한 집에 살면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 강점을 찾아내어 이들만의 행복한 드림하우스를 만든다는 것이 가슴 따뜻한 장면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올드미스의 조금은 괴짜같고 까탈스런 성격도 작용을 했으리라
안 그랬다면 부루퉁은 자기를 막고 있던 그 벽을 깨지 못했을 거니까...
이 책은 편지와 신문, 광고 등의 형식으로 씌여졌다고 했다.
그 중에 겁나라 빨라 신문에 나오는 깨알 스포는 이 책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냥 삽화같기도 하고 넘어가버릴 수도 있는데
이 겁나라 빨라 신문을 읽지 않으면
이 책의 재미도 반감되니 말이다.
특히 이 장면
호프교수내외가 집이 팔리지 않자 집을 허물고 대지만 팔기로 했다는 신문기사가 실린 장면
이렇게 되면 우리의 세 주인공의 드림하우스가 없어지는 것인데
그 신문기사를 가리고 있는 광고지가 있었으니
바로 올드미스, 부루퉁, 드리미 이 세사람이 공동집필하고 삽화를 담당한
<43번지 유령저택>이라는 유령 이야기의 첫 세꼭지를 신문에 끼워 넣었으니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으면 3달러를 보내라는 광고지...
이걸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다음에 나오는 부루퉁의 편지가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왠만한 정보를 얻고 스마트폰, ebook등으로 우리의 생활이 디지털되고 있는 마당에
이 책에서는 오로지 편지와 신문, 광고지 등 아날로그적인 의사소통수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아날로그방식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 읽는데는 더 없이 효과적이라는 것
조금 느리지만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집을 팔게 된 호프 교수부부가 드리미에게
첨으로 쓴 편지가 나오는데
참으로 구차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통쾌하게 드리미가 쓴 답장..
".....엄마 아빠 말이 맞는 게 또 있어요. 엄마 아빠는 제 부모로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한때 아들이었던 드리미 호프 드림"
드리미에게 정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장면이었다.
부모 마음대로 아이를 어찌할 수 있다는 그런 권리가 부모에게 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어른 세대에게.. 한 방 먹이는 장면이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해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이 책 제목에 있는 (1)이라는 숫자였다
그렇다면 뒤 이어 시리즈로 나온다는 이야기...^^
다음 편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이 세사람에게 일어날 다음 이야기가 정말이지 너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