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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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1980년 정초에 친구들 몇명이 골방에 모여 중앙지 신문을 펼쳐들고 신춘문예 당선작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가 당선 통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에 당선작들은 어느정도의 수준인지 감히 논하기 위하여 우리는 조그만 시비거리라도 찾아보고 싶었다. 특히 나는 J일보의 당선작에 더 많은 시선을 두고 있었다-감히 내 글을 앞선 시가 있다니 하는 젊음의 객기로- 그때의 당선작이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였다.
그 시를 접하곤 나는 말없이 한개의 담배를 피워물고, 밖을 나가 한 겨울의 찬바람을 들여 마시며 마루 끝선에 걸터앉아 절망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거기,외로움을 두고 왔다-의 부제로 붙어있는 "시로 추억하는 젊은날"이란 글귀로 인하여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어진 "사평역에서"를 오랜 시간이 흘러 반백의 나이에 다시 접하고 보니
어느듯 시공을 거슬러 그때의 시절로 돌아 간것 같았다, 작가도 거론하였지만 나도 오랜만에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한동안 멍하니 앉아 추억 여행을 하다가 돌아오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여기에 소개되는 시와 그 시에 엮여있는 작가의 추억들을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어보는 독자들도 나처럼 여기에 소개된 각각의 시에 나름의 추억이나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을지 모르겠다.
또 한편으로는 이 책은 참으로 귀중하다는 생각이 든다.왜냐하면 책속에 수록되어있는 사진들이 더할나위없이 시와 이야기에 맞게 배치되어 있고 사진들 하나하나가 멋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시와 공감가는 이야기와 사진들이 하나의 호흡으로 배치된 이 책에서 또하나의 추억을 찾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힐링이 있겠는가!
작가는 외로움을 두고 왔다고 이야기하지만,그건 또 다른 추억을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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