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에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예전에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도 역시 소개되어 있네요.
196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린든 존슨이 배리 골드워터를 이기도록 도왔던
토니 슈와츠가 유명한 정치 광고를 만들었어요.
바로 '데이지 소녀'이지요.
어린 소녀가 데이지 꽃잎을 한 장 한 장 떼어내는 영상이 나와요.
소녀가 꽃잎을 한 장 한 장 떼어내며 숫자를 세는 장면으로 영상은 시작하지요.
10,9,8,7,6,5..... 2,1
소녀는 숫자를 세고
그다음 소녀의 눈이 클로즈업 되자
핵폭탄이 터져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장면이 검은 눈동자에 나타납니다.
충동적이고 호전적인 골드워터에게 표를 주면 미국인이 맞을 운명을 암시하는 장면인 거죠.
하지만 이 광고에서 골드워터의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대신
"하나님의 자녀가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않으면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이제 결단할 때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는 죽습니다."
읊조리는 존슨의 목소리가 나온 뒤
"11월 3일에 존슨을 대통령으로 뽑으세요."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며
이 광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데이지 소녀'는 전설이 되었고,
최근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상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핵 위협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당시 3세 모델이었던 모니크를 불러내 광고를 찍었다고 해요.
또 하나 '데이지'꽃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1931년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이
자신을 그렇게 만든 박사의 여동생 마리아와 호수에서 데이지를 던지며 놀아요.
순진한 소녀와 괴물이 어울리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지요.
하지만 괴물은 꽃송이들을 모두 던진 후 꽃과 아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마리아를 물에 던져버린답니다.
그다음 엄청나게 죄책감을 느끼면서 숲으로 도망치는데
미국과 여러 나라의 영화 검열관들은 그 장면이 너무 무시무시하다고 판단해
프랑켄슈타인이 소녀를 던지기 직전 부분부터 삭제했다고 해요.
'세계사를 바꾸'었다기 보다는..
세계사, 그림, 신화, 이야기 속에 꽃들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원래 영어 제목도 <blooming flowers : A seadonal history of plants and people>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 '계절마다 피는 평범한 꽃들로 엮어낸 찬란한 인간의 역사'라고 인쇄되어 있어요.
어디에도 세계사를 바꾼... 은 찾아볼 수가 없었답니다.
제목이 눈길을 확 끌긴 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제목과 다른 내용에 살짝 아쉬움이 남았어요.
하지만 인간의 역사 속에 녹아 있는 꽃들의 이야기로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사랑, 죽음, 패션, 날씨, 정치, 예술, 역사, 미술, 혁명 속에
꽃과 관련된 이야기가 녹아 있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