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의 삶과 예술
최성숙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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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문신의 삶과 예술_스타 리치 북스


‘문신’하면 사람 몸에 그린 그림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영어로는 ‘타투’라고 하는데 그걸 그리는 사람의 이름은 아니다. 이 책과는 상관없지만 그만큼 개인적으로 생소한 예술가였다. 하지만 세계 3대 조각가로 불리며 해외에서 더 유명한 미술계의 거장이었다. 사실 그가 만든 '개미'라는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 조각가 정도로만 알았다. 청동 재질에 개미가 생각나는 모양이면서 균일한 대칭으로 만들어진 큰 조각상이었다. 조형미와 곤충의 형상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움이 아름다웠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고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될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각뿐만이 아니라 드로잉, 회화, 석고, 스테인리스, 나무 등을 재료로 여러 작품을 남겼다. 부끄럽지만 해외 유명 화가의 작품만 추앙할 것이 아니라 거장 ‘문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었다.


-세계 3대 조각의 거장, 문신의 예술적 삶과 작품 세계

“문신은 대한민국 예술의 전통을 여러 세기에 걸쳐 심어놓은 거장들의 특징을 모두 갖춘 뛰어난 예술가다-자크 도판느(프랑스 미술 평론가)”

“문신의 삶에서 예술은 99%를 차지한다. 나머지 1% 안에 세상이 있고, 가족이 있고, 내가 있다.-최성국(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관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


 '문신'은 격동과 파란의 일제 치하 시대 때부터 6.25 한국 전쟁을 겪었지만, 이 책은 핍박 받았다는 내용이나 전쟁 얘기 보다는 깊은 예술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오직 예술로 살았다. 어려웠던 시절, 프랑스로 건너가 유학하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비자 발급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프랑스로 가서는 작품이 더욱 주목받게 되었고 신문이나 티브에도 나오며 유명해졌다. 그러나 고국에 대한 그리움에 다시 돌아왔다. 그 후 숙원이었던 미술관을 지어서 더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섬기고 도왔던 최성숙 선생님도 함께했다. 그 운명적인 만남과 인연이 이어져 '문신의 삶과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세상에 나왔다. 표지는 강렬한 붉은색이었고 그의 사진에서 불타는 고뇌가 느껴졌다. 내용 또한 일대기 뿐만 아니라 예술론과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1995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예술만 생각한 그였고, 유언을 받든 최성숙 선생님도 지금까지 '문신'이 되어 계셨다. 특히 다섯 번째 목차인 ‘최성숙, 문신을 기리다.’는 그에 대한 애틋함과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마치 보석 루비처럼 뜨겁고 붉은 아름다움을 지녔고, 세상에 나오기까지 두문불출했던 최성숙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존경심이 생겼다. 거장 ‘문신’이 영원히 빛나는 예술가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이 사랑 받으며 읽혔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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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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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그림자를 판 사나이_아델베르트 폰 샤미소_열림원


사람이 그림자가 없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일단 물리적으로 사람이 아니다. 좀 더 판타지적인 해석을 하자면 영혼이나 귀신일 것이다. 이 부분만 따져도 그림자가 없으면 그걸 본 사람들은 놀랄만하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좋습니다. 거래하십시다.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아주 그로테스크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진지하고 현대적이고 열정적인 특성을 지닌 작품

아무래도 고전 소설이라서 시대적 배경이 1800년대 서양의 모습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올리는 게 조금은 어려웠다. 영상으로 봤다면 바로 와닿았겠지만 고증에 대해서 잘 몰라서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갔다. 당시 귀족과 하인 간의 관계도 있고 상류층의 모임 파티에서 벌어지는 악마의 조용한 등장은 낯설었다. 물론 그게 악마라고 처음부터 예기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 당시에 이런 발상으로 환상 소설을 쓴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첫 부분은 절친이었던 푸케의 추천사로 시작된다. 푸케는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로서 다양한 작품을 썼다. 아쉽게도 샤미소의 작품은 몇 편 되지 않았지만 이 소설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었던 자연주의 작가였다.

그림자를 판 다는 건 단순하게 얘기해서 악마와의 계약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사회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티끌이 된 존재 같았다. 사실 그림자가 없어진 다고 해서 자신이 죽은 것도 아니고 단지 없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놀라움과 냉대는 단순하게 그림자가 없어진 걸로 보기보단 복합적인 걸로 느껴졌다. 그걸 찾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처음엔 적극적이지 않다가도 여러 사람을 만나며 벌어지는 상황들이 흥미로웠다. 어렵지 않은 단어에 당시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했으며 작가의 개인적인 소설적 성향도 느껴볼 수 있었던 명작 소설이었다. 거기에 판타지적인 전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좋은 점이 있었다. 사실 이 소설은 조금은 생소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독자가 생기며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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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주식회사
잭 런던 지음, 한원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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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암살 주식회사_잭 런던_문학동네


 ‘암살! 암살 전문 주식회사.’ 제목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소개 글을 읽으면서 놀랐다. 바로 ‘야성의 부름’을 쓴 잭 런던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일약 스타가 되었는데 충분히 그럴 정도로 좋은 소설이었다. 그리고 유명 배우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아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소설만큼 재미있게 봤다. 특히 썰매 견을 주인공으로 한 대서사시는 감동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본 동물 관련 소설 중 단연코 최고였다. 그런 추억을 떠올리며 최근 읽게 된 ‘암살 주식회사’는 그의 또 다른 명작 장편 소설이었다. 사실 처음엔 작가도 모른 채 제목만 보고 읽으려 했다.

‘한 손에는 철학, 한 손에는 권총, 세상에서 가장 철학적인 킬러들의 숨 막히는 추격전’

이 문장이 소설 전체의 내용을 축약했다.

 잭 런던은 40세의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정말 천재 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장편 소설 치고는 적당한 분량이면서 내용이 풍성했다. 이를테면 단순히 누가 누구를 살해했다,라는 문장이 있으면 대략적인 설명이 아니라 충분히 공감할 만큼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철학적인 킬러라는 표현처럼 단순한 사람들의 뻔한 싸움이 아니라 암살자 모두가 뛰어난 학자였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래서 잔혹한 제목의 소설임에도 학구적이었다. 특히 사회를 지키는데 개인이나 단체가 개입해서 심판하는 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면 자유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원칙대로 심판을 받는 게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드라고와 윈터 홀의 대담이 흥미로웠다. 당연히 후자라고 할 수 있는데, 누군가 영웅이 되어 세상을 지키기엔 이미 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적인 암살자들의 토론 또한 다시 읽어도 인생 공부가 될 부분이었다. 깊이 있는 지식과 감칠 맛나는 필력을 느꼈다.

 고전적이지만 이야기의 짜임이 탄탄했고 주인공 드라고는 암살 주식회사 대표로서 문무를 겸비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의 딸 ‘그루냐’와 직업적 동료이자 적이었던 ‘윈터 홀’의 로맨스 또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입체감 있게 살렸다. 그녀는 약혼녀로서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독자의 대변자 같기도 했다. 물론 철학과 사랑 때문에 사건 자체가 두루뭉술한 건 아니었다. 잔인한 암살 복수극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중심 주제였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내용과 인물을 동시에 잘 쓰는 게 쉽지 않은데 작가의 집념이 대단했다. 아쉽게도 결말을 완벽하게 끝내지 못한 채 미완성 소설이 되었지만, 그가 생각한 결론이 있었고 내용을 남겼다. 또한 그의 두 번째 아내와 추리 작가 로버트 L 피시가 각자 다른 결말로 완성했다. 여담으로 1963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해서 사회적으로도 음모론이 커지며 이 소설이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경찰의 수사가 배제되어 있다. 그럼에도 암살 요원들의 남자다움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개인적으로 로버트 L 피시가 쓴 결론이 좋았다. 이 소설은 고전 문학으로서 보석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받기를 바라며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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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기억 창고를 만드는 K-POP 작곡가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시리즈 69
서정진 지음 / 토크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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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음속 기억 창고를 만드는 K-POP 작곡가_서정진_토크 쇼


전 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K-POP 작곡가를 꿈꾸는 청소년들도 더 많아진 것이 현실 같다. 필자도 음악을 전공해서 매우 관심 있는 쪽이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서정진 님의 진솔한 내용을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음악 이야기만 하면 소위 꼰대가 될 수 있기에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이 책은 정말 현실적인 얘기가 많아서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학술서는 아니기에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단순히 작곡가에 대해서만 쓴 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써져 있었다. 서정진 작곡가님도 경력이 풍부하시기에 어릴 적 힘든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는데 그때에 비하면 정말 세상이 좋아진 것 같다. 배우기도 좋고 자기 음악을 SNS를 통해 발표하고 홍보하기도 수월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마음처럼 쉬운 건 아니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가만히 있어서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전에 나가서 수상하거나 데모곡을 만들어서 기획사에 보내는 것도 여전히 중요했다. 물론 경쟁률은 엄청나지만 그 속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서 잘 된다면 성공적인 작곡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작곡가 서정진 님도 무명 생활을 하며 대학 후배를 통해 자신을 이끌어줄 소중한 멘토를 만나서 지금까지 성장해 오신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음악을 많이 추천해 줘서 단순히 이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많은 음악을 들어보는 게 좋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최고 작곡가가 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이 책을 통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머나먼 길이다. 배운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결과물이 대중들에게 소개되면서 음악을 사줘야 작곡가에게도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유명 작곡가의 곡비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지만 서정진 작곡가님이 대략적으로 알려준 곡비는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라고 알려줬다, 이 역시 무명 작곡가에겐 꿈같은 액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작곡 꿈나무는 기죽을 필요는 없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으며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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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숲에서 - 바이칼에서 찾은 삶의 의미
실뱅 테송 지음, 비르질 뒤뢰이 그림, 박효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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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시베리아의 숲에서 바이칼에서 찾은 삶의 의미_실뱅 테송_BH발란스앤하모니


어렸을 땐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돌아간다는 건 시대에 뒤떨어져 사는 것 같았다. 문명을 멀리한다는 건 암묵적으로 죽으라는 소리로 느껴졌다. 그만큼 도시라는 건 편리하고 행복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나이가 좀 들고 나서는 달라졌다. 언젠가부터 노후 생활을 떠올렸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대로 도시에서 살겠지만 일부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 같다. 맑은 공기와 숲이 주는 다양한 싱그러움은 마음부터 정화가 된다. 특히 티브이를 통해 자연에 사는 사람을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적어도 한 번쯤은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 ‘실뱅 테송’의 ‘시베리아의 숲에서 바이칼에서 찾은 삶의 의미’라는 그래픽 노블은 자연과 함께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시베리아 바이칼에서의‘은둔’의 기록

-프랑스 4대 문학상 메디치상 에세이 부문 수상작

벌써부터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내용도 좋았고 그림체도 훌륭했지만 실제 영상으로 표현되었다면 더 현실감이 있었을 것 같았다. 물론 저자는 그런 다큐 영상을 만들려고 그 외로운 땅으로 떠난 건 아닐 것이다.

일단 이 책은 눈 덮인 시베리아에서 혼자 살아간 저자의 이야기지만 고독함을 준다. 그렇지만 불행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낀 소소한 행복을 알게 해준다. 물론 그 속에서 주인공은 자연의 무서움도 느끼고 때로는 인간관계적으로 힘든 일도 겪지만 오두막 안에서 손님을 맞으며 한 잔 따라주는 보드카와 풍성한 이야기에 또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삶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책을 보는 와중에도 메모를 하고 싶을 만큼 좋은 내용이 있었다. 한 문장 써보자면

‘내면의 삶이 곤궁하게 느껴질 때는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 언제든 가난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

사실 외로운 삶 때문에 무얼 하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을 때, 눈에 들어온 문장이었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더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함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이 책은 드라마틱한 전개는 아니지만 아름답게 고독할 수 있는 삶을 보여줬다. 읽으면서도 꼭 시베리아가 아니더라도 인생 자체가 하나의 시베리아이기에 각자 적용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이 그래픽 노블이 읽혔으면 하며 강력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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