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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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_유선경_위즈덤 하우스


제목부터가 집념의 도전 정신이 느껴졌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필생즉사 공즉시색!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지혜로운 이상을 가지고 허물을 벗어나는 것. 매일 필사를 한다는 건 하루 이틀은 몰라도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통스럽다. 거기다 웬만한 성실함과 열정 없이는 불가능 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사는 지금이 참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내게 항상 감사해야 함을 알았다.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 때문에 자책할 때가 많지만 말이다. 이렇게 필사를 위한 책이 나온 건 개인적으론 글쓰기 분야의 혁명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봤다. 사실 나를 위한 혁명이 맞는 것 같다. 의미심장한 표지 그림에 눈 길이 갔다.

"당신이 자는 사이에 누군가는 꿈을 쓰고 이룬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내게 무서운 글귀였다. 그냥 먹고 자고 놀고 하며 보내는 인생에서 남들 중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라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필사의 기적이 과연 있을까, 라고 의심하기 전에 실천하여 쓸 필요가 있다.

총 두꺼운 분량의 이 필사서엔 친절하게도 좋은 글이 기록되어 있다. 각 장에는 내게 동기부여가 되는 주옥같은 글들이 쓰여있었고 옆쪽에 직접 쓸 수 있도록 줄 칸이 그어져 있다. 직접 내가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필사의 힘은 직접 쓰는 데 있다고 하는데, 그냥 눈으로 읽는 것보다 뇌와 눈, 촉각이 만나면 와닿는 점이 훨씬 많다고 한다. 과학적으로도 증명 된 부분이었고 기억도 훨씬 잘 되며 마치 그 글이 내 것이 된 기분이 든다. 사실 기분에 그치기 보다 실천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독자를 위해 세상에 필사 책이 나왔다. 이제 그것을 이루어 내는 건 내 몫이다. 이미 내 마음은 기적을 이룬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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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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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1928 부산_무경_나비클럽

 경성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역사 고증하기가 까다로워서 작가들이 어려워하는 시대 배경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잘 써야 한다는 얘긴데 그런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이 소설은 잘 썼다. 그리고 문장을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님의 필력이 좋다는 것이었고 배경과 인물의 행동에 대한 섬세함 또한 대단했다. 마담 흑조의 등장과 함께 기이한 이야기를 듣거나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1928 부산’

 -“스스로 탐정이라 칭한 적은 없습니다. 다른 이와 곤란한 사정 이야기를 청해 듣길 좋아하는 기벽을 지녔을 뿐”

 -그녀는 인간이 아닌, 그저 인간을 닮았을 뿐인 존재처럼 보였다. 인간을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 센다 아카네, 조선의 이름은 천연주.

 -이 여자, 요괴인 걸까? 마음을 읽는 요괴 사토리? 속마음을 꼭꼭 숨기고 살아야만 하는 이런 세상에 정말 달갑지 않은 존재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문학적인 면보다는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올 릴 수 있게 물건과 대사와 행동이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개연성도 충분히 확보되었고 이걸 초자연적 현상 이야기와 연결 지어서 재미를 더했다. 그래서 흑조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함을 가지고 계속 읽게 된다. 더불어 주위 등장인물 또한 허투루 두지 않고 사건 단서의 중요한 존재여서 처음부터 현실감 있게 묘사를 했던 것 같다. 이 때문에 자칫 전개의 흐름이 조금은 더딘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 또한 읽다 보면 그런 게 잊힐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설에서만 머물 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화될 수 있게 판권이 판매되어 영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책을 읽은 독자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시청자들이 미스터리적 갈증을 충족 시킬 충분한 소설이라고 봤다. 소설 한 편 쓰기도 참 어려운데 작가님의 집념과 노력이 읽으면서 느껴져서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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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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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영원한 저녁의 연인들_서윤빈_래빗홀

인류의 염원 중 하나는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사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아예 자살할 것처럼 험악한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는 발 빠르게 진화하며 최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기한 건 그 시기가 지구 탄생 역사를 기준으로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문학 작품을 통해 SF라는 장르로 미래의 세상을 상상하며 즐긴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심장을 파고드는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 문보영 시인

-100년의 기억을 가진 트랜스휴먼들의 Wkfadms 러브 스토리

-2022 한국 과학 문학상 대상 수상자 첫 장편

개인적으로 SF 소설은 참 쓰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를 비롯 예술 콘텐츠도 마찬가지인데 제대로 쓰려면 창작자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UFO의 진실이 밝혀지다.’혹은 ‘태양계를 넘어 광년의 거리를 여행할 수 있는 비행기가 있다.’ 등의 현재로선 허무맹랑하지만 소설 속에선 얼마든지 그런 소재로 재미있게 쓸 수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안에서의 개연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독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이야기를 따라가는 힘이 생긴다고 봤다. 이 소설은 참신하면서도 그럴 법한 미래 세계를 그려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로맨스가 있어서 문학적 감동까지 있었던 말 그대로 믿고 읽게 되는 작품이었다. 적어도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한 작가님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망각을 가지고 있는 존재지만 그걸 보완하는 완벽한 장치를 머리에 이식하면 태어난 순간부터 정확한 기억을 가지게 되며 비서 같은 특수한 AI는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마치 게임으로 치자면 스탯창 같은 느낌이다.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게 되었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문장으로 소설의 모든 것이 축약되는 것 같다. 영원불멸의 존재와 기억이 완벽한 세상 말이다. 물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흥미로웠다. 이를테면 갑자기 인생 임플란트가 구독이 해제되어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인간으로선 굉장히 허무했다. 하지만 무감각하게 자기 할 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미래 사회에도 닥칠 수 있는 장면 같았다. 이처럼 절묘하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 소설의 판권이 판매되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된다면 정말 근사할 것 같다. 작가님의 행보를 응원하며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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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맥스 커틀러.케빈 콘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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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컬트_멕스 커틀러_케빈 콘리_을유문화사


독특한 콘셉트의 책이었다.

컬트,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코미디 그룹인 컬트 삼총사 같은 코믹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혹은 컬처,라는 단어처럼 문화에 대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달랐다.


-세계를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컬트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컬트에 빠져드는가

-매우 중독성 높은 책


사실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다. 뭔가 사회적으로 이슈 되었던 사건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같았는데 쉽게 말해 집단 광기의 중심에선 한 인간의 군상을 그렸다. 여기서 놀란 건 정확한 경위를 모르고 있던 사건에 대해서 상당히 흥미로움을 느꼈다. 특히 찰리 맨슨은 단순히 그룹에 의한 집단 살인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 책에 그려진 모습은 마치 사이비 집단 교주와 신자들이 모인 그룹이었다. 유려한 말 솜씨로 사람의 심리를 파고들어 세뇌시켜버리는 모습은 3자 입장에선 왜, 저렇게 빠져드냐고 어이없어 할 수 있지만 읽을수록 신기했다. 사실 사건의 경위와 전체적인 정황에 대해 세세하게 나와있지는 않아서 의문점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은 사건 개요서가 아닌 컬트가 주제이기 때문에 집단 광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흥미 위주의 쉬운 내용은 아니었고 학술서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중독성 있게 몰입되었다.


흥미로웠던 건 컬트 지도자에 대한 어린 시절이었는데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정황이나 불우했던 과거가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구체적인 추적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엔 선천적인 요소로 작용했는지 혹은 후천적인 환경 탓이었는지 추측해 볼 수 있게 했다. 물론 구체적인 성향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은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따지는 것 같았다. 특이했던 건 그러한 요소를 발견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있어서 분명하고 과학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어서 놀랐다.‘컬트’는 정말 깊기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특히 미스터리 범죄에 대해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고 단순히 범죄 수사를 통한 해결이 아닌 집단 광기를 주도하는 지도자에 대해 분석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이에게 읽혔으면 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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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대화
윤상필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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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꿈꾸는 대화_윤상필_하움


 독특한 책이 나왔다. 소설 같기도 하고 에세이처럼 보이는 애매함. 또는 대화로 쓰였으니 시나리오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설화라고 하니 궁금증이 생긴다.

‘꿈꾸는 대화’

-소나무가 쉴 만한 곳을 말하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잘 알면서도 시를 써 주었다는 건가요?

네. 그렇죠.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가끔 나의 운명과 자기의 운명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바꾸기도 하니까요. 설령, 그ㄹ것이 밑지는 장사처럼 보일지라도 말이죠. 12. 외롭고 힘든 길

그랬다. 이 소설은 주인공과 소나무의 대화였다. 솔직히 보자면 꼭 소나무가 아니라 큰 산을 지배하는 신선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소나무라고 한다면 뭔가 아낌없이 주는 그런 존재로 보이기도 했고 자연이라는 배경이 오히려 더 친근했다. 글은 쉬운 듯하면서 깊은 철학적 통찰이 느껴졌다. 거기에 문학적인 내용도 좋았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학술지나 전문서같이 난해함도 없이 잘 읽혔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첫 부분에 목차를 보며 자신이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 읽어도 괜찮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운 점은 대개 책을 읽는 독자가 나누어져 있는데 소설가, 에세이 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선입견을 갖지 않고 접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가 주는 좋은 이야기는 어느 때 읽어도 다르게 깨달음을 줄 것 같다. 그리고 아름다운 시도 있어서 손글씨를 쓰며 필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이 이어져서 다음 책으로 나올 예정이라는데 정말 기대가 된다. 누구나 읽어도 좋을 소나무 같은 책이라서 더 많은 이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아울러 좋은 문장은 직접 써가면서 외운다면 인생을 살며 힘들 때도 힐링이 될 훌륭한 내용이었다. 자연을 상징하 듯 아름답게 꾸며진 표지 디자인을 보며 오늘도 ‘꿈꾸는 대화’를 펼쳤다. 그리고 나무와 주인공의 대화를 읽는다. 꿈일 수도 있고 현실일지도 모를 애매함 속에서 문학적 아름다움에 빠지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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