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흔들리며 피는 꽃 (황수진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나로 살아가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23 Jun 2026 18:34:33 +0900</lastBuildDate><image><title>황수진</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68751122993617.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황수진</description></image><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윤재림] 물음표는 낚싯바늘 - [물음표는 낚싯바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8958</link><pubDate>Mon, 22 Jun 2026 15: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89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35&TPaperId=173489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2/2/coveroff/89364494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35&TPaperId=173489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물음표는 낚싯바늘</a><br/>윤제림 지음, 장고딕 그림 / 창비 / 2026년 05월<br/></td></tr></table><br/>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어린이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질문과 호기심을 낚싯바늘에 비유하며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린이의 엉뚱한 상상과 질문을 담은 동시집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펼쳐 보니 그 질문들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lt;물음표는 낚싯바늘&gt;에서 윤제림 시인은 어린이의 시선을 빌려 사물과 생명, 그리고 주변 세계를 다채로운 각도에서 바라본다. 어린이들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시인은 이러한 호기심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어 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 내며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일상을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br>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lt;물음표&gt;이다. 시인은 ‘물음표는 낚싯바늘’이라는 독창적인 비유를 통해 어린이의 호기심이 지닌 힘을 보여 준다. 생각의 강물에 물음표를 던지자 말하는 숭어가 올라오고, 하늘 연못에 던지자 도깨비감투가 내려앉으며, 우주의 바다에 던지자 유에프오(UFO)가 나타난다. 현실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존재들이지만 시 속에서는 물음표 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와 상상이 시작된다.​이 시를 읽으며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상상의 즐거움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는 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만남으로 이어진다. 시 속 화자가 망설임 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모습은 호기심이야말로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게 만드는 출발점임을 보여 준다. 익숙한 것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 평범한 일상도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 찬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br>또 다른 작품인 &lt;아기가 말을 배우는 이유&gt;는 짧은 분량 속에서도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한 반전이 돋보이는 시이다. 우리는 보통 아기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시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아기는 자신의 말을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자 답답함을 느끼고 결국 ‘지구의 말’을 배우기로 결심한다는 것이다. 마치 아기가 원래부터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설정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특히 어른의 시선이 아니라 아기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익숙한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 장면을 낯설고 재미있게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시는 윤제림 시인이 지닌 상상력의 매력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이 동시집이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동시집에 머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제림 시인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질문하는 즐거움과 타인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호기심은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만들고, 존재하는 모든 것과 친구가 되려는 마음은 세상을 더욱 넓고 다정하게 바라보게 한다.​우리는 성장하면서 많은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질문하기를 멈추곤 한다. 그러나 &lt;물음표는 낚싯바늘&gt;은 익숙한 일상 속에도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으며 세상을 향한 작은 호기심 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세계로 우리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동시집이라고생각한다. 잊고 지냈던 상상력과 호기심, 그리고 세상과 다정하게 대화하는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들고, 책을 덮은 뒤에는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게 만드는 따뜻한 힘이 오래 남는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2/2/cover150/89364494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20237</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샤히르 S. 리즈크, 매기 M.핑크] 춤추는 단백질  - [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3056</link><pubDate>Fri, 19 Jun 2026 05: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30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8267&TPaperId=173430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27/coveroff/89659682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8267&TPaperId=173430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a><br/>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lt;춤추는 단백질&gt;이라는 제목에서 왜 단백질을 춤춘다고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 감각과 기억, 사랑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존재에게 일어나는 거의 모든 현상을 단백질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단백질을 음식 속 영양소 정도로 생각하지만, 저자들은 단백질을 생명 활동을 수행하는 나노 기계로 설명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우리의 몸속에서는 수많은 단백질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책은 이러한 사실을 다양한 생명 현상을 통해 보여 준다. 울새는 크립토크롬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해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며 수백 킬로미터를 정확하게 이동하고, 모세가자미는 파르닥신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처럼 저자들은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부터 인간의 감각과 기억, 면역 작용에 이르기까지 생명체의 거의 모든 기능이 단백질과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과학적 지식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의 경험과 생물학의 역사를 함께 엮어 단백질이라는 작은 분자가 어떻게 생명의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지를 쉽고 생생하게 들려준다.<br>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들이 단백질을 단순한 과학 지식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단백질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단백질을 생명의 언어이자 우리 존재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설명한다. 실제로 단백질은 인간의 감각과 기억, 면역 작용뿐만 아니라 철새의 이동, 문어의 위장 능력,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생존까지 가능하게 한다. 또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이 되기도 하며, 오늘날에는 오염물질을 감지하거나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인공 단백질의 개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단백질이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물질이 아니라 생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존재임을 보여 준다.​또한 이 책은 다루는 내용만 보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책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쉽고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들은 자신의 연구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생물학의 역사와 함께 엮어 단백질의 세계를 설명한다. 복잡한 과학 개념을 어려운 용어로 나열하기보다 다양한 생명체의 사례와 연구 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독자가 자연스럽게 단백질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저자들이 직접 그린 삽화까지 더해져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덕분에 책장을 넘길수록 생명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내용에 더욱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책을 읽으며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백질을 통해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저자들은 우리 몸속의 단백질 하나하나에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흔적이 담겨 있다고 한다. 단백질은 단순히 생명 활동을 수행하는 물질이 아니라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물이며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단백질을 연구하는 일이 단순히 세포 속 분자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생명의 역사를 읽어 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또한 저자들은 DNA와 단백질의 관계를 설명하며 우리가 가진 수많은 특징과 감각이 단백질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DNA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면 단백질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생명 활동을 수행하는 존재이다. 단백질의 작은 차이는 머리카락의 형태나 눈동자의 색과 같은 외형적 특징을 결정할 뿐 아니라 우리가 숨 쉬고 움직이며 세상을 인식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빛과 소리, 냄새와 같은 외부 자극이 단백질에 의해 분자 신호로 바뀌고 이것이 신경계를 거쳐 우리가 알고 있는 색과 형태, 맛과 냄새로 해석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과 경험들이 사실은 수많은 단백질이 만들어 내는 정교한 과정의 결과라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br>그리고 책을 읽으며 비로소 제목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들이 말하는 춤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아 온 세포는 정지된 그림에 가깝지만 실제 세포 내부에서는 수많은 단백질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시각을 담당하는 옵신 단백질이 빛을 받았을 때 형태를 바꾸고, 그 변화가 연쇄적으로 다른 단백질들에게 전달되어 하나의 신호 체계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생명 현상은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수많은 단백질들이 만들어 내는 질서 있는 움직임의 결과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또한 저자들은 단백질의 구조가 생명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극한의 고온이나 혹한 속에서도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각 환경에 적응한 단백질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구조를 가지게 되면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ALS를 앓았던 저자의 할머니 이야기는 단백질 연구가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인간의 삶과 죽음에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를 통해 생명은 물론 질병과 노화, 죽음까지도 단백질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책은 단백질을 통해 생명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명이 끊임없이 순환하며 변화해 온 과정까지 세밀하게 보여 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진화를 단순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아니라 환경에 맞추어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한때 생존을 위해 사용되었던 독소 단백질이 오늘날에는 진통제와 고혈압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오래전 생명체의 활동이 현재의 지구 환경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은 생명과 자연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이를 통해 생명은 무엇인가를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며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또한 이 책은 단백질 연구의 역사를 만들어 온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함께 조명하며 과학의 발전이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과 호기심 위에서 이루어졌음을 일깨운다. 나아가 오늘날 과학자들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직접 설계해 질병 치료와 환경 문제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명과학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lt;춤추는 단백질&gt;은 단백질이라는 작은 분자를 통해 생명의 역사와 과학의 발전,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탐구하게 해 준다. 그렇기에 책을 덮고 나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정교한 과정 위에서 이루어지는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생명 현상을 이전보다 더 깊고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27/cover150/89659682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62766</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송라음]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3054</link><pubDate>Fri, 19 Jun 2026 05: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430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0514&TPaperId=173430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24/17/coveroff/893645051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0514&TPaperId=173430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a><br/>송라음 지음, 서수인 그림 / 창비 / 2026년 05월<br/></td></tr></table><br/>제목과 표지 그림부터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다. &lt;그렇다니까 상상사전 1&gt;은 낡은 백과사전 속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모험을 그린 판타지 동화로, “그렇다니까!”라는 주문 한마디만으로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설정부터 눈길을 끈다. 오래된 사전 속으로 들어가 공룡이 되어 정글을 누비고, 밤하늘의 별을 따는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무엇보다 백과사전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확장한 발상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이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흥미로운 모험 속에 주인공 새하의 성장 과정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새하는 사전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친구를 사귀는 데 대한 두려움과 낯섦을 조금씩 극복해 나간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상상이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한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상상하는 즐거움과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소중함을 전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br>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우선 등장인물을 소개하며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은 도서관에서 오래된 백과사전을 발견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지갯빛 문양과 별이 새겨진 신비로운 표지의 사전은 새하의 호기심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사서 할머니는 그 책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사전이라며 대출을 금지하지만 오히려 그 말은 새하의 궁금증을 더욱 키운다. 결국 새하는 무인 대출기를 이용해 사전을 빌려 집으로 가져오고 자신이 상상해 그린 새로운 공룡 ‘안테케사우루스’의 그림을 사전 사이에 끼워 둔 채 잠이 든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신비로운 사건의 시작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이야기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사전의 내용을 고치면 큰일이 난다는 사서 할머니의 말과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설정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또한 공룡을 직접 만들어 그릴 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새하의 모습은 이후 사전 속 세계에서 어떤 특별한 일이 벌어질지를 기대하게 만든다.<br>그리고 책은 사전 형식을 활용한 독특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각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공룡’, ‘나라’, ‘돈’과 같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먼저 제시한 뒤 그 의미가 새하의 상상력과 만나 하나의 모험으로 확장된다. 독자는 익숙하게 알고 있던 단어가 전혀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새하는 무지갯빛 깃털을 가진 공룡 안테케사우루스가 되어 친구들과 숲을 누비고, 모든 규칙이 거꾸로 적용되는 나라를 만들기도 하며, 별을 화폐처럼 사용하는 특별한 세계를 경험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창적인 상상으로 가득하지만, 서로 다른 모험들이 하나의 성장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점도 흥미롭다.<br>특히 인상적인 점은 상상이 단순한 놀이의 차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던 새하는 상상 속 경험을 통해 다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 간다. 자지는 기발한 판타지와 현실적인 고민을 조화롭게 엮어 내며 상상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가까워지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어린이들의 실제 대화를 옮겨 놓은 듯한 생생한 말투와 유쾌한 분위기는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며 더욱더 이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lt;그렇다니까 상상사전 1&gt;은 흥미로운 판타지 모험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만든다. 그리고 책 속 공룡, 나라, 돈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한 단어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특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규칙과 가치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무엇보다 이 책은 상상을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는 힘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렇기에 어린이 독자들은 새하와 함께 상상의 세계를 누비며 자유롭게 생각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사전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기발한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미까지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1권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2권에서는 또 어떤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24/17/cover150/893645051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241708</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범유진]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8735</link><pubDate>Tue, 16 Jun 2026 20: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8735</guid><description><![CDATA[<br><br>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lt;삼도천 환생 고등학교&gt;는 죽은 아이들이 환생을 준비하는 저승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로, 환생을 앞둔 세 학생이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생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지만, 작품 속 문이철, 서지유, 이하록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들은 환생을 막기 위해 금지된 규칙을 어기고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lt;삼도천 환생 고등학교&gt;의 가장 큰 매력은 독특한 설정 속에 현실적인 고민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저승과 학교,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배경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실패와 상처, 후회와 두려움 같은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감정이 자리하고 있어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세 학생은 환생을 막기 위해 행동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죽음의 기억과 생전의 상처를 하나씩 마주하게 되는데, 그 과정은 단순한 모험이나 미스터리를 넘어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해 가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이는 판타지 소설인 동시에 삶을 다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br>이야기는 환생 고등학교에 대해 먼저 설명하며 시작된다. 작품 속 저승에서는 죽은 영혼들이 팔대지옥에서 전생의 죄를 심판받은 뒤 환생을 준비하게 되는데,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아이들은 죄를 판단할 수 없어 특별한 예외로 분류된다. 이들은 삼도천 강가에서 환생을 기다리지만, 스스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어려워 오랜 시간 저승을 떠돌게 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지장보살은 어린 영혼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다음 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 즉 삼도고를 세운다.​삼도고는 저승에 존재하지만 이승의 학교와 비슷한 모습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전생에 남은 미련과 상처를 돌아보고,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련을 이어 간다. 그리고 모든 미련을 내려놓고 스스로 성장한 영혼에게는 환생꽃이 피어나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적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이 앞으로 이야기할 성장과 치유, 그리고 삶의 의미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br>소설은 삼도고의 학생인 문이철, 이하록, 서지유의 이야기가 차례로 전개된 뒤, 세 아이와 특별한 인연으로 연결되는 현생의 아이 하아랑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이철은 삼도고에서도 손꼽히는 말썽꾸러기다. 환생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그는 환생 자체에 관심이 없으며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공부와 경쟁에 시달리는 삶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서지유, 이하록의 환생꽃에 봉오리가 맺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은 환생을 막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무엇이든 알려 준다는 금지된 거울 지경을 찾아가 환생꽃을 시들게 할 방법을 묻고, 위험한 장소에 숨어들기까지 하며 규칙을 어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존재와 마주하고 친구 이하록마저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문이철이 단순히 장난기 많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환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삼도고의 분위기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며 모두가 같은 삶을 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른 상처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정답이어야 하느냐는 그의 질문은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삼도고의 세 아이, 문이철과 이하록, 서지유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기에 모든 아이가 바라던 환생을 거부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또한 이후 전개될 현생의 아이 하아랑의 이야기가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 그리고 그 만남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이어지는 이하록의 이야기는 그가 환생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하록은 귀신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귀문’을 지닌 아이로 살아 있을 때부터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목소리들에 시달려 왔다. 이 능력은 그에게 특별함이라기보다 저주에 가까웠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상한 아이로 여겨지게 했다. 삼도고에 온 뒤에는 더 이상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귀문은 죽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명사와 마주한 이하록은 다시 태어나도 이 귀문이 그대로 이어질지 묻고 싶어 한다. 그가 환생을 거부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승 생활이 좋아서가 아니라 다시 태어나도 같은 고통을 반복하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서지유와 생전에도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 친구들과 함께하는 지금의 평온함을 지키고 싶어 한다.​그리고 이어지는 서지유의 이야기는 세 아이의 관계가 단순한 저승의 우정이 아니라 생전의 상처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서지유는 우연히 삼도천 아래의 기억돌 조각을 삼키고 잊고 있던 죽음의 일부를 떠올리게 된다. 그 기억 속에서 그는 이하록과 생전에도 친구였으며 자신을 구하려던 이하록이 사고에 휘말려 먼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서지유가 환생을 원하지 않게 된 이유는 자기 자신의 삶 때문만이 아니라 이하록이 환생 직전 죽음의 기억을 되찾고 자신을 원망하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는 이하록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 죄책감을 품고 친구와 함께하는 현재의 시간을 붙잡으려 한다. 그렇게 환생꽃을 시들게 하기 위해 망자의 옷을 훔치려던 세 사람의 작전은 실패하지만 이들은 곧 보물찾기 특별상으로 지장보살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환생을 위한 축제를 오히려 환생을 막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세 아이의 계획은 이후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br>이렇게 저마다 다른 사연과 상처로 인해 환생을 거부하는 삼도고의 세 아이와 이 아이들과 접점이 되는 하아랑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세 아이는 환생을 막기 위한 보물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보물찾기는 단순히 소원을 이루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 안에 남아 있던 미련과 그리움을 마주하는 과정으로 확장된다. 세 사람은 하아랑이 자신들 모두의 보물, 즉 이승에 남기고 온 가장 큰 미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미련의 또 다른 이름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환생을 거부하던 아이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무엇을 붙잡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놓아 주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서로가 함께였기에 아이들이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 간다는 점이다. 문이철과 이하록, 서지유는 각기 다른 아픔을 안고 있지만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또한 작품 속에 담긴 아이들의 상처와 고민은 판타지적 설정 속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청소년들이 겪는 외로움과 불안, 죄책감과 맞닿아 있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lt;삼도천 환생 고등학교&gt;는 환생과 저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넘어 상처 입은 아이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 내어 그 여운은 더욱 오래 남을 듯 싶다.&nbsp;​**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가제본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616/pimg_756875112515590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8735</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성해나] 인비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5683</link><pubDate>Mon, 15 Jun 2026 08: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5683</guid><description><![CDATA[<br><br>성해나 작가의 첫 기담집이라 하여 읽게 된 책이다. 특별히 출간 전 사전 서평단에 당첨되어 아홉 편의 수록작 가운데 세 편을 먼저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과 낯선 존재들을 통해 오늘날 인간 사회의 욕망과 불안을 비추는 아홉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흔히 기담이라고 하면 귀신이나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하는 공포담을 떠올리기 쉽지만 &lt;인비인&gt;이 보여 주는 기이함은 오히려 인간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죄의 흔적을 품은 채 대를 이어 전해지는 책상, 자신을 만든 존재를 아버지처럼 따르는 정체불명의 생명체, 타인의 삶을 거래하는 경매장,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 등 작품 속 존재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끊임없이 흔들어 놓는다.​특히 &lt;인비인&gt;은 단순히 기묘한 설정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작품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과연 인간과 비인간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성해나 작가는 그동안 &lt;혼모노&gt;를 비롯한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사회의 모순을 섬세하게 포착해 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기담이라는 형식을 빌려 그러한 관심사를 더욱 낯설고 선명한 방식으로 확장한다. 그래서 &lt;인비인&gt;은 공포나 괴이함 자체보다도 그 이면에 자리한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세 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역시 표제작인 &lt;인비인&gt;이다. 작품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한 노인으로부터 받은 의문의 원고뭉치를 읽게 되면서 시작된다. 원고의 화자는 일제강점기 말 일본의 한 대학에서 세균학을 연구하던 청년으로, 존경하던 교수의 제안을 받아 만주의 비밀 연구 시설에 들어가게 된다. 처음에는 국가와 인류를 위한 연구에 참여한다고 믿었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다.​특히 교수가 주인공을 데려간 시설 내부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고문당한 사람들, 산 채로 해부되는 사람들, 포르말린 속에 보존된 시신들이 늘어선 공간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한 사람의 생명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재료로 취급된다.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폭력은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짓밟고 있었으며, 주인공 또한 그 비극의 한가운데로 서서히 끌려 들어간다. 이후 이야기는 그곳에서 탄생한 정체불명의 존재 ‘가타마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단순히 기괴한 존재를 등장시키는 데 목적이 있지는 않는 듯하다.​오히려 &lt;인비인&gt;이 인상적인 이유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 온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품 속 비밀 연구 시설은 실제 역사 속 생체 실험과 전쟁 범죄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인간이 인간에게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공포는 괴물이나 귀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문명인이라 믿었던 인간의 탐욕과 오만,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감각함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존재임을 일깨우며 그 묵직한 여운은 작품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 <br>&lt;인비인&gt;이 역사 속 비인간성을 통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었다면, 이어지는 &lt;윤회(당한) 자들&gt;은 현대 사회가 만들어 낸 결핍과 불안을 기묘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 현실에서 채우지 못한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더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고, 더 완전한 존재가 되고 싶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윤회자 모임이라는 수상한 공동체로 사람들을 이끈다. 전생에는 완전한 몸을 지녔으나 윤회를 통해 불완전한 존재가 되었다고 믿는 이들의 모습은 황당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선택받은 사람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논리는 현실의 사이비 종교를 떠올리게 했으며 완벽함을 강요하는 사회가 얼마나 쉽게 사람들의 불안과 결핍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듯했다. 읽고 나면 가장 무서운 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완전해지고 싶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는다. <br>마지막 작품인 &lt;아미고&gt;는 세 편 가운데 가장 현재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었다. AI와 휴머노이드가 일상이 된 미래 사회에서 주인공인 스턴트맨은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간다. 기술은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 가고, 사람들은 효율과 성과를 위해 서로를 소모한다. 안전보다 비용 절감이 우선되는 촬영 현장, 실수 한 번으로 기계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노동자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스턴트맨의 모습은 낯설지 않은 현실처럼 다가온다. 그런데 정작 작품 속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보이는 존재는 휴머노이드 아미고이다. 인간은 점점 기계처럼 행동하고 기계는 점점 사람을 닮아 가는 모습은 묘한 불편함과 두려움을 안겨 준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능력이나 생산성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과 관계 맺음에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lt;아미고&gt;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세 작품을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기이한 존재나 초자연적인 현상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역사 속 폭력과 차별, 완벽해지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는 불안처럼 인간이 만들어 낸 공포가 얼마나 섬뜩한지를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lt;인비인&gt;은 기담이라는 장르를 빌려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가치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저자는 역사와 현실, 그리고 가까운 미래를 오가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펼쳐 보이지만 결국에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끈다. 그래서 이 작품집은 단순히 기묘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기담집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묵직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사전 서평단을 통해 세 편만 먼저 만나 보았음에도 이야기들이 남긴 여운이 너무나 깊어 아직 읽지 못한 나머지 작품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모습을 비춰 낼지 더욱 기대하게 된다. **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받은 특별인쇄본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615/pimg_7568751125153944.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5683</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이화영] AI시대, 아이의 격차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 - [AI 시대, 아이의 격차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0174</link><pubDate>Fri, 12 Jun 2026 08: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301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8406&TPaperId=173301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62/68/coveroff/k9121384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8406&TPaperId=173301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AI 시대, 아이의 격차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a><br/>이화영 지음 / 가디언 / 2026년 05월<br/></td></tr></table><br/>&lt;AI 시대, 아이의 격차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gt;라는 직관적인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일상과 교육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오늘날, 부모가 어떤 관점과 태도로 아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현직 중학교 교장인 저자는 AI가 숙제를 대신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환경 속에서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습득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신 앞으로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과 이를 길러 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특히 이 책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한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고 연결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사고력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보다 질문을 만들고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교육과 대학 입시를 넘어 미래 직업 세계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앞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동시에 부모 역시 막연한 불안에 머무르기보다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올바른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br>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부모들이 AI 시대를 바라보며 느끼는 불안과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과제를 하다 막히면 AI에게 질문하고 글쓰기와 정보 탐색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는 현실 속에서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과연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걱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돕는 새로운 도구이며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집중해야 할 것은 AI를 막는 일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아이가 어떤 능력을 갖추며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강조한다.​특히 저자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으로 문해력, 통찰력, 편집력을 제시하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설명한다. 이제는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보다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많은 지식을 암기하는 능력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하여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직업이 유망한지를 예측하는 것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역량은 부모가 정답을 알려 주는 과정에서가 아니라 독서와 대화, 경험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AI 시대의 교육은 기술을 따라가는 경쟁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사고력과 적응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br>먼저 저자는 미국, 중국, 일본의 AI 전략을 비교하며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경쟁임을 보여 준다. 미국은 기업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을 통해 AI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일본 역시 로봇 기술과 AI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접목하며 새로운 사회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본 뒤 저자는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질문한다.​그 답으로 제시되는 내용이 바로 AI 3강을 이끌 인재라고 본다. 저자는 AI 경쟁의 핵심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자본을 갖추더라도 그것을 창조하고 활용할 인재가 없다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에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사람보다 좋은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세계 AI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6C 역량과 함께 통찰력, 문해력, 편집력을 미래 인재의 핵심 능력으로 제시한다. 또한 가치 지향적 설계자, 융합형 창조자, 조정·중재형 인재라는 세 가지 인재상을 통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물이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기술과 인간, 혁신과 책임을 연결할 수 있는 사람임을 설명한다. 결국 대한민국이 AI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내는 일이라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br>또한 저자는 AI 시대에는 직업 자체보다 산업의 변화를 읽는 안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특정 직업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떤 산업이 성장하고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래 기술 산업, 산업 융합 산업, 인간 중심 산업, 사회 시스템 산업을 앞으로 성장할 핵심 분야로 제시하며 AI 기술을 개발하는 영역뿐 아니라 기술과 기존 산업을 연결하거나 인간의 창의성과 공감 능력,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 역시 지식 암기 중심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며 대학 입시와 수능 또한 이러한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점차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미래 산업의 변화와 교육의 방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설명한 부분은 단순한 전망을 넘어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 준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가 부모의 역할을 단순한 교육 조력자가 아니라 아이의 사고를 함께 성장시키는 동반자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가 더 이상 정답을 알려 주고 길을 대신 정해 주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생각의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 그렇게 생각했니?”, “이 정보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 “너는 어떻게 판단하니?”와 같은 질문은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또한 이러한 역량의 바탕에는 독서가 있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는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내용을 질문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다시 생각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결국 독서는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인 셈이다.​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AI를 단순히 개인의 편의를 위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AI라는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나를 돕는 개인화된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공동체와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활용해야 할 공공의 자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 역시 AI를 두려움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아이와 함께 배우며, 기술보다 가치와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AI는 계산하지만 인간은 선택하고, AI는 문장을 만들지만 인간은 의미를 만든다’는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결국 이 책은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아이가 어떤 태도로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불안한 미래를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질문하고, 생각하고, 함께 성장하는 힘을 기르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AI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부모와 학생에게 의미 있는 기준이 되어 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62/68/cover150/k9121384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626862</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튀르허르 브레흐만] 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 - [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8195</link><pubDate>Thu, 11 Jun 2026 06: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81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9606&TPaperId=173281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4/80/coveroff/k1521396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9606&TPaperId=173281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a><br/>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이정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06월<br/></td></tr></table><br/>표지에 있는 ‘선한 인간 본성이 만들어낸 새로운 야망의 정의’라는 글귀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lt;휴먼카인드&gt;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기존의 냉소적 시각에 도전했던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의 재능과 열정을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성공을 좇아 금융, 광고, 플랫폼 산업에 몰리는 동안 기후 위기와 빈곤, 불평등 같은 인류의 중요한 문제들은 충분한 관심과 자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사용하려는 ‘선한 야망(Moral Ambition)’이 새로운 성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특히 이 책은 단순히 이상적인 가치나 도덕적 당위를 이야기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킨 인물들과 오늘날 다양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선한 야망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또한 저자는 개인의 성공을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가가 아니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금 우리가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lt;모럴 앰비션&gt;은 성공의 의미를 다시 묻고, 개인의 능력과 사회적 책임을 연결하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br>책은 우리가 가진 재능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오늘날 가장 안타까운 낭비는 돈이나 자원이 아니라 사람들의 재능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정해 놓은 성공의 기준을 좇는 데 그 재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정작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들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인생의 상당 부분을 일하며 살아가는 만큼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는 단순한 진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개념이 바로 ‘선한 야망(Moral Ambition)’이다. 선한 야망은 더 높은 지위나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한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사용하려는 의지를 뜻한다. 저자는 선한 야망이 특별한 영웅이나 뛰어난 사람들만의 몫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든, 어떤 나이에 있든, 자신의 능력을 더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선한 야망을 펼치기에 늦은 때란 결코 없다고 강조하며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시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책에서 제시하는 선한 야망의 여러 사례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 동북부의 작은 마을 니우란데의 이야기이다. 독일 점령기에 이 마을은 유럽에서도 드물 정도로 많은 유대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아르놀트 다우베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어떻게 평범한 주민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대인을 숨겨 주게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흥미롭게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항에 나선 사람들은 성격이나 성장 배경, 정치적 성향에서 특별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요청에 응답하고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계기였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은 또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 내며 공동체 전체로 확산되었고, 저항은 마치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이 사례를 통해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데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훌륭한 사람으로 태어났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기를 선택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선한 행동이 선한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선한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이 변화한다고 설명한다. 즉,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일을 함으로써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한 야망 역시 거창한 결심이나 특별한 자질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작은 실천 하나, 누군가의 요청에 응답하는 행동 하나가 더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은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며 확산될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행동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이 책이 말하는 선한 야망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준다.<br>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 살았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특징을 지닌다. 로자 파크스의 작은 저항은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 냈고, 니우란데 주민들의 용기는 수많은 생명을 구해 냈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거대한 권력이나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행동에 나선 개인에게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영향은 현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까지 이어진다.​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선한 야망의 범위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으로까지 확장한다는 점이다. 그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기술과 영향력을 갖게 되었지만, 동시에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 자원 고갈과 같은 거대한 문제 역시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명은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 주었지만, 그 힘이 어떤 방향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미래의 모습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작은 선택 하나가 수십 년, 나아가 수백 년 뒤의 세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모럴 앰비션》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과 시간을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남길 것인가’에 가깝다. 저자는 재능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느냐고 말한다. 또한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이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세상을 바꾸는 일은 특별한 영웅의 몫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먼 미래의 삶까지 바꿀 수 있는 만큼 선한 야망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시대가 짊어진 책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난 뒤 나 역시 내가 가진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불평등과 같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의 능력을 활용하고 싶다는 다짐이 생겼다. 비록 한 사람의 힘은 작을지라도, 저자가 말하듯 변화는 행동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4/80/cover150/k1521396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548033</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하세가와 마리루] 단 한 번의 사계절 - [단 한 번의 사계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7101</link><pubDate>Wed, 10 Jun 2026 15: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71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9299&TPaperId=173271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83/coveroff/k5121392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9299&TPaperId=173271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단 한 번의 사계절</a><br/>하세가와 마리루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5월<br/></td></tr></table><br/>제목과 띠지 속 책 소개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열네 살 소년의 몸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사계절을 살아가며 삶의 의미를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핏 보면 삶과 죽음을 다룬 판타지 성장소설처럼 보이지만 작품은 특별한 설정 자체보다 그 속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감정과 선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소년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친구를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차근차근 되짚어 나가며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특히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지나친 비극이나 감상에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인공은 친구와 가족, 학교와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며 지금껏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나간다. 또한 살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과 살아 있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대비시키며 삶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소설은 단순한 청소년 성장담을 넘어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온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br>소설은 한 영혼이 지금 막 죽은 텐잔이라는 아이의 몸속으로 들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름도 기억도 없는 영혼은 병원에서 눈을 뜨자마자 숨 쉬는 감각과 심장이 뛰는 소리, 손끝에 닿는 촉감과 창밖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풍경에 연신 감탄한다. 따뜻한 햇살과 처음 맛본 푸딩의 달콤함마저도 그에게는 경이로운 경험이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그에게는 모두 처음 경험하는 순간들인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특히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너무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쳐 버릴 감각들을 낯선 존재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보여 준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작품은 숨을 쉬는 일, 음식을 먹는 일,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특별한 경험으로 그려내며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운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도 잠시, 영혼은 자신이 막 죽은 중학생 다카나시 텐잔의 몸을 빌려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나아가 자신을 쫓는 존재인 여우로부터 이 몸은 사계절이 지나면 완전히 죽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듣게 된다.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과 다가올 끝이 동시에 제시되는 이 설정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우며 텐잔의 몸으로 살아가게 된 영혼이 사계절 동안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기대하게 만든다.<br>그렇게 텐잔의 몸으로 살아가게 된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텐잔의 아버지와 조부모, 친구 다쿠마를 만나며 그는 점차 텐잔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처음에는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탄하던 존재였지만 학교에 다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하나씩 배워 나간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 가족이 건네는 걱정과 애정, 누군가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마음까지 모두 그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다. 기억상실을 핑계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치는 것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학교 친구들은 팔로워 수와 ‘좋아요’의 개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스마트폰 속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것들보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순간에 더 큰 의미를 둔다. 그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와 친구들의 웃음소리, 밤하늘의 별빛 같은 사소한 풍경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모습은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와 자극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우리는 어느새 화면 속 숫자와 평가에 익숙해진 나머지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 평범한 하루가 주는 행복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삶의 소중함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작은 행복들 속에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그러나 작품이 보여 주는 삶은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인공이 세상의 소중함을 알아갈수록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고통과 절망 역시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친구와 마주하는 장면은 작품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텐잔의 몸을 빌려서라도 살아가고 싶어 하는 주인공과 달리, 린은 살아 있을 수 있음에도 삶을 내려놓으려 한다. 이러한 대비는 살아 있다는 사실과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님을 보여 준다.​이 과정에서 소설은 자살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섣부른 위로나 단순한 교훈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삶이 왜 버거운지, 사람은 언제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지를 담담하게 들여다본다. 주인공은 린을이해하고 붙잡고 싶어 하지만 타인의 아픔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작품은 삶을 무조건 긍정하거나 희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삶은 어렵고,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를 안고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야 한다는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 준다. 그렇기에 &lt;단 한 번의 사계절&gt;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겹고도 값진 일인지를 이야기하며,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br>결국 소설이 도달하는 곳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고 본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살아 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누군가를 만나고,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살아 보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는 삶을 포기하려는 친구를 향해 살아 달라고 말한다. 언젠가 반드시 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사계절 동안 주인공은 기쁨과 설렘뿐 아니라 상실과 절망, 아픔과 후회 역시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감정을 겪고도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직 가 보지 못한 곳, 만나지 못한 사람, 경험하지 못한 순간들을 아쉬워하며 삶을 향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산다는 것은 단순히 하루를 버텨 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뻗는 일이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은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럼에도 살아갈 만한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83/cover150/k5121392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78324</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김하연]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4276</link><pubDate>Mon, 08 Jun 2026 22: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242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139619&TPaperId=173242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7/69/coveroff/k2021396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139619&TPaperId=173242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a><br/>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김하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고등학생 동찬이 탐정사무소 소장 영심과 직원 상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고객을 괴롭히는 스토커를 추적하던 영심과 상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승에 남아 있는 영혼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하는 두 사람은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귀신과 천국이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혼들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을 따뜻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br>소설은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영심과 조수 상구가 의뢰인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 나타난 여학생 귀신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청소년 소설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탐정사무소라는 설정과 개성 있는 두 인물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품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스토킹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영심과 상구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초반부터 이어지는 빠른 전개는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이후 펼쳐질 동찬과의 만남과 특별한 여정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이후 영심과 상구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승천하지 못한 영혼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전 마지막으로 의뢰받았던 미영 프라자의 여학생 귀신을 찾아 나선다.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주한 여학생의 이름은 강진원. 그러나 진원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만큼 깊은 슬픔에 갇혀 있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진원의 삶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한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언니 진경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진원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에 대한 단서도 발견하게 된다.​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학교에서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졌던 진원이 왜 늦은 밤 미영 프라자에 가게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와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은 무엇이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던 동찬이 매일 찾아가는 윤아의 존재 역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진원의 마지막 소원뿐 아니라 동찬과 윤아에게 숨겨진 이야기까지 궁금해지며 작품 속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숨 가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끝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감동을 남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후회, 그리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품은 채 오랜 시간을 견뎌 왔지만, 마침내 진심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찬이 보여 주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단순히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건네는 그의 인사는 단순한 작별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아픔과 행복을 모두 품어 주는 따뜻한 응원처럼 느껴진다.​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떠나는 이를 붙잡기보다 진심으로 보내 주는 동찬의 태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아쉽지만, 작품은 진정한 안녕이란 상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음과 이별을 다루면서도 결코 우울함만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렇기에 책장을 덮고 나면 동찬이 건넨 마지막 인사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기 전에 진심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7/69/cover150/k2021396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176956</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김하연]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18600</link><pubDate>Fri, 05 Jun 2026 16: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18600</guid><description><![CDATA[<br><br>김하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고등학생 동찬이 탐정사무소 소장 영심과 직원 상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고객을 괴롭히는 스토커를 추적하던 영심과 상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승에 남아 있는 영혼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하는 두 사람은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귀신과 천국이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혼들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을 따뜻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br>소설은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영심과 조수 상구가 의뢰인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 나타난 여학생 귀신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청소년 소설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탐정사무소라는 설정과 개성 있는 두 인물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품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스토킹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영심과 상구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초반부터 이어지는 빠른 전개는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이후 펼쳐질 동찬과의 만남과 특별한 여정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이후 영심과 상구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승천하지 못한 영혼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전 마지막으로 의뢰받았던 미영 프라자의 여학생 귀신을 찾아 나선다.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주한 여학생의 이름은 강진원. 그러나 진원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만큼 깊은 슬픔에 갇혀 있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진원의 삶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한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언니 진경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진원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에 대한 단서도 발견하게 된다.​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학교에서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졌던 진원이 왜 늦은 밤 미영 프라자에 가게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와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은 무엇이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던 동찬이 매일 찾아가는 윤아의 존재 역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진원의 마지막 소원뿐 아니라 동찬과 윤아에게 숨겨진 이야기까지 궁금해지며 작품 속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숨 가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끝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감동을 남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후회, 그리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품은 채 오랜 시간을 견뎌 왔지만, 마침내 진심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찬이 보여 주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단순히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건네는 그의 인사는 단순한 작별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아픔과 행복을 모두 품어 주는 따뜻한 응원처럼 느껴진다.​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떠나는 이를 붙잡기보다 진심으로 보내 주는 동찬의 태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아쉽지만, 작품은 진정한 안녕이란 상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음과 이별을 다루면서도 결코 우울함만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렇기에 책장을 덮고 나면 동찬이 건넨 마지막 인사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기 전에 진심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0605/pimg_7568751125144850.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18600</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황영미] 반짝이는 안녕 - [반짝이는 안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12090</link><pubDate>Mon, 01 Jun 2026 23: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3120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138&TPaperId=173120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14/96/coveroff/k37213813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138&TPaperId=173120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짝이는 안녕</a><br/>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05월<br/></td></tr></table><br/>황영미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lt;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gt;와 &lt;고백해도 되는 타이밍&gt;에 이어 성장통 3부작의 완결작으로, 반복되는 이별 속에서 성장해 가는 중학생 정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정유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이별을 경험한 데 이어서 가장 친한 친구들이 차례로 자신의 곁을 떠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유학을 가는 친구, 이사를 떠나는 친구, 그리고 기숙사 학교에 진학하는 소꿉친구까지. 정유는 계속되는 헤어짐 앞에서 불안과 상실감을 느끼며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과 떠나 보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다.​저자는 전작들에서도 청소년들이 겪는 관계의 고민과 성장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 왔지만 이번 책에서는 이별이라는 주제를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설렘을 넘어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고 소설은 이별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문제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클수록 이별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 주며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실과 변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의 이야기는 오랜 친구 승아가 겨울방학에 잠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는 정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정유는 친구와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지만 동시에 그 만남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유학을 떠난 승아, 이사를 간 혜빈이에 이어 가장 친한 친구인 수지마저 기숙사 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에게 친구들은 단순한 또래 관계를 넘어 자신의 일상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래서 친구들의 떠남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야 할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익숙하게 살아온 세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불안으로 다가온다.​특히 정유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별에 더욱 민감한 인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 엄마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정유는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사실 자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친구와 잠시 떨어지는 일조차 큰 상실처럼 느끼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지금 곁에 없다는 현실에 더 크게 흔들린다. 소설은 이러한 정유의 모습을 통해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외로움과 상실감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와의 헤어짐을 경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별에 익숙해지거나 무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관계를 소중히 여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이어지는 이야기들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엄마를 향한 정유의 그리움이었다. 정유는 종종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한동안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정유에게 그 상실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일상 속 사소한 순간마다 엄마를 떠올리고 문득 익숙한 향기나 풍경을 마주할 때면 엄마가 곁에 있었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특히 엄마가 없는 현실을 이미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에서는 여전히 엄마가 돌아올 것만 같은 기대를 품고 있는 정유의 모습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러한 정유의 감정을 과장된 슬픔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상의 틈새마다 스며 있는 그리움으로 담아내는데 그래서 오히려 그 감정이 더 생생하고 깊게 전해져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정유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간다. 친구들의 연이은 이별 앞에서 무너질 것만 같았던 정유는 외할머니의 죽음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까지 경험하며 세상이 단순히 떠나보내는 일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순간이 있다면 또 다른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도 존재하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특별한 사건이라기보다 누구나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삶의 한 과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 평범한 순간들을 정유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황영미 작가는 성장이라는 것을 거창한 깨달음이나 극적인 변화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넓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정유는 여전히 이별을 힘들어하고 여전히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이전처럼 상실만 바라보는 대신 관계가 남긴 기억과 의미를 품어 가는 법을 배워 나간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단순한 청소년의 성장이야기를 넘어 변화하는 삶을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는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독자의 마음속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드는 황영미 작가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14/96/cover150/k37213813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149620</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정희지]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 -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74785</link><pubDate>Wed, 13 May 2026 21: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747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19&TPaperId=172747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6/coveroff/89364494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19&TPaperId=172747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a><br/>정희지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신박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동시집이다. 이 책은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규칙과 익숙한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어린이만의 자유로운 언어와 상상력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lt;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gt;라는 제목처럼 작품들은 처음부터 예상 밖의 발상으로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라면에 귤을 넣는 엉뚱한 상상, 수조 속 존재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선, 지구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까지 평범한 일상과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단순히 귀엽고 유쾌한 동시를 넘어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특히 이 책은 어린이다운 솔직함과 개성을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품마다 익숙한 소재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면서도 과하게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고 담백한 유머와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린이의 말과 생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까지 더해지며 동시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상상력이 한층 생생하게 살아난다.<br>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lt;달팽이에게 좋은 일&gt;이다. 시는 달팽이를 더 좋은 곳에 보내 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마지막에는 오히려 달팽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엄마와 아이는 달팽이를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달팽이는 이미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었고, 어디서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선의를 담은 행동이 반드시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짧고 유쾌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무엇보다 마지막에 달팽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환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앞부분에서는 인간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달팽이의 목소리를 등장시키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바꾸어 놓는다. 덕분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렵거나 교훈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만의 상상력과 관찰력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동시집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듯하다. ​그리고 표제작인 &lt;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gt;는 이 동시집이 가진 자유로운 상상력과 어린이의 솔직한 시선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시 속의 아이는 자신의 말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아빠에게 계속 말을 건네지만 아빠의 관심은 뉴스와 일상에 머물러 있다. 그러자 아이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매운 라면에 귤을 넣겠다는 엉뚱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신호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평범한 가족의 저녁 풍경 속에서 어린이가 느끼는 서운함과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특히 이 시는 어린이의 행동을 어른의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귤을 아빠의 음식에 넣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 한다. 그 과정이 과장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익숙한 대화와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도 어린이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 시는 동시가 어린이의 언어와 시선을 얼마나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처럼 느껴진다.​결국 이 동시집은 어린이의 말을 단순히 귀엽고 순수한 언어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이만이 발견할 수 있는 시선과 감각을 통해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시 속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쉽게 맞춰지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 간다. 때로는 엉뚱하고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의 마음을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과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단단함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오래 잊고 지냈던 감각과 태도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특별한 사건이나 거창한 교훈 없이도 읽는 사람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다.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귀 기울이고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으며 자기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어른에게도 필요한 태도처럼 느껴진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재치 있는 언어 속에서 시집은 결국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동시에 일상의 풍경을 이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6/cover150/89364494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909621</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류재향] 나요나! - 1. 기쁨의 숲마을로 출발하다 - [나요나! 1 - 기쁨의 숲마을로 출발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60002</link><pubDate>Wed, 06 May 2026 08: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600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27&TPaperId=172600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55/coveroff/89364494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9427&TPaperId=172600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요나! 1 - 기쁨의 숲마을로 출발하다</a><br/>류재향 지음, 방새미 그림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lt;욕 좀 하는 이유나&gt; 시리즈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류재향 작가의 신작이라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주인공 나요나가 신비한 탈것 나르리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아가며 겪는 모험과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은 섬마을을 떠나 낯선 숲마을에 도착한 나요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과정에서 일상 속에 숨어 있던 기쁨의 의미를 하나씩 발견해 나간다. 이러한 나요나의 이야기는 어린이 동화임에도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공감되는 지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이야기는 ‘열 살이 되면 나르리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판타지적 장치를 통해 현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특히 숲마을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나눔과 환대, 그리고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는 장으로 기능한다. 그 속에서 나요나는 버려진 것들 속에서도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만의 시선과 태도를 형성해 간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의 모험 이야기에서 기대되는 긴장감보다는 일상의 변화와 감정의 축적에 초점을 맞추며 읽는 이에게 오래 생각할 지점을 남긴다.<br>이야기는 주인공 나요나가 자라 온 나르리마을과 그곳의 특별한 전통을 소개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르리 마을의 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각자 자신만의 나르리를 만나고 나르리와 함께 섬을 떠나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 나르리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사소한 경험과 순간들을 계기로 변화하는 존재로, 이 마을에서의 삶과 성장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설정은 나요나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모험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는 과정임을 자연스럽게 예고한다.​프롤로그에서는 나요나의 개인적인 상황 또한 함께 제시된다.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나요나는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하지만 그날 아침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통해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상실 앞에서 혼란과 슬픔을 느끼면서도 나요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결국 할머니의 마지막 메시지를 품은 채, 나르리 마을의 아이로서 자신의 나르리를 타고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나요나에게 앞으로 펼쳐질 여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br>그리고 주인공 나요나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요나는 복숭앗빛 폭탄 머리를 휘날리며 “한번 맡겨 보세요. 제가 뭘 해내나!”라고 말할 만큼 당차고 씩씩한 성격을 지닌 아이다.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 보고 고쳐 내는 능숙한 손길과, 주변의 재료로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태도는 나요나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직접 기른 블루베리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그 맛과 감각을 온전히 즐기고,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일상을 풍부하게 바라보는 나요나만의 시선이 드러난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독자를 끌어당기며 누구라도 나요나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캐릭터는 빨간 머리 앤이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떠올리게 할 만큼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지니며 이야기 전체에 생동감을 더한다.​동시에 나요나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쉽게 주저하지 않는다. 어디로 가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설렘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 역시 이 인물의 또 다른 매력이다. 낯선 길 위에서 지치고 힘든 순간을 겪으면서도 주변 풍경에 감탄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려는 자세는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힘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성격은 나요나를 단순한 모험의 주인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이러한 나요나의 성격은 숲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초록이 무성한 숲마을에 도착한 나요나는 말하고 감정을 느끼는 나르리와 함께 아이들과 어울리며 ‘주거니 받거니 주머니 우체통’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눔과 환대의 의미를 배워 나간다. 낯선 공간에서도 먼저 다가가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은 나요나 특유의 밝고 적극적인 성격을 잘 보여 주는 부분이다.​하지만 축제를 앞두고 퍼진 근거 없는 오해와 소문은 이러한 흐름에 균열을 가져온다. 씩씩하던 나요나 역시 상처를 받으며 흔들리지만 그 감정을 그대로 무너뜨리는 대신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간다. 이때 등장하는 요리는 단순한 활동을 넘어 나요나가 자신을 돌보고 회복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정성껏 만든 음식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동시에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매개가 되고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요나는 다시 균형을 되찾는다. 이러한 과정은 상처를 겪더라도 그것을 회피하기보다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 가는 나요나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며 이야기 전반에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결국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 모험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로 남는다. 숲마을에서 버려진 것들이 새로운 에너지로 되살아나는 장면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나요나의 선택과 행동은 그 가능성을 현실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동시에 할머니의 말처럼 작은 기쁨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상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다시 이어 가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축제의 기쁨과 이별의 아쉬움,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나는 감정들은 나요나와 나르리의 관계를 통해 더욱 깊이 있게 전달된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일상의 감각과 선택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작은 기쁨들을 다시 발견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렇기에 나요나의 다음 이야기는 더더욱 기대가 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55/cover150/89364494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95565</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가키야 미우] 인생 임시 보관 중 - [인생 임시 보관 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45260</link><pubDate>Wed, 29 Apr 2026 05: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452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40&TPaperId=172452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8/37/coveroff/89760480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40&TPaperId=172452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 임시 보관 중</a><br/>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가키야 미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63세 주부 마사미가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남편의 냉소적인 반응에서 비롯된 고민은 과거로 돌아간 이후 구체적인 선택의 문제로 이어지고, 마사미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삶을 설계하려 한다. 이미 한 번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소설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활용해 결혼과 가족 중심으로 이어져 온 삶의 방식에 균열을 내고, 개인의 선택과 주체적인 삶의 가능성을 다시 묻는다. 특히 가키야 미우 특유의 현실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시선은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과거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남녀 차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개인의 의지가 어떻게 제한되고 또 변화하는지를 보여 주며 이야기는 단순한 다시 살아보기에 머물지 않는다. 전개는 비교적 간결하게 이어지지만 인물의 판단과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되어 익숙한 삶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만든다.<br>이야기는 TV 화면에 비친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인생을 설계해 온 그의 모습을 접한 마사미는 깊은 인상을 받는 동시에 자신 역시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한때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자신은 가사와 생계를 병행하는 평범한 주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면서 그 간극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이러한 감정은 점차 구체적인 결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마사미는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자신을 제약해 온 조건들을 배제하고 오롯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심정을 남편에게 털어놓는 순간 그는 오타니와 자신을 비교했다는 이유만으로 빈정거림과 조롱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마사미가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br>남편의 말에 상처를 받은 마사미는 무심코 장보기 메모 뒷면에 만다라 차트를 그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막연한 생각에 머물렀지만 점차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한 불만과 문제의식이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되기 시작한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역할과 구조를 다시 바라보며 여성의 삶을 제약해 온 조건들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되고, 이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어진다.​그렇게 생각을 정리해 나가던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만다라 차트를 바라보던 마사미는 어느 순간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의식을 잃고 눈을 뜬 곳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73년이다. 이미 한 번 살아본 기억을 지닌 채 과거로 돌아온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며 이야기는 인생 2회차라는 새로운 전개로 이어진다.<br>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마사미는 같은 시기를 살아가던 첫사랑 아마가세와 다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다시 얻은 삶을 인식하며 각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마사미는 결혼과 출산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기준으로 인생을 설계하려 하지만 그녀가 속한 시대는 여전히 그러한 선택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조건이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제약과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어 더욱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현실을 적나라하게 짚어내는 가키야 미우 특유의 시선은 이 소설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소설의 중간 중간에 마사미가 편지 형식을 통해 고발하듯 풀어내는 남녀차별의 실상은 과장된 장치가 아니라 실제 삶의 모습에 가까워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이러한 묘사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독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현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인생 2회차의 시선으로 드러나는 편견과 구조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지만 우리 사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씁쓸함과 공감을 함께 남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8/37/cover150/89760480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183700</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우신영]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28869</link><pubDate>Mon, 20 Apr 2026 22: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288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419&TPaperId=172288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2/37/coveroff/k1521374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419&TPaperId=172288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a><br/>우신영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04월<br/></td></tr></table><br/>우신영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입시 경쟁의 중심지로 불리는 대치동을 배경으로 극단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학원비로 수백만 원을 지출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학생들, 학업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주 리얼하게 담아내었다. 주인공 고미정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성적과 경쟁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린 현실과 마주한다. 소설은 과장하기보다 오히려 절제된 방식으로 장면들을 제시하며 대치동이라는 공간이 지닌 압박과 긴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이야기는 한 개인의 서사에만 머물지 않고 그 공간에 속한 다양한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을 함께 보여 준다. 겉으로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가 놓인 조건과 속도는 분명히 다르다. 작가는 이러한 차이를 통해 획일적인 경쟁 구조 속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입시 중심 사회의 단면을 구체적으로 포착이야기는 암소수학 학원에 대한 소개와 설명으로 시작된다. 독특한 이름의 이 학원은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철저하게 등급으로 나누고, 상위권을 중심으로 한 경쟁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곳이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분위기는 대치동 학원가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설정에 이어지는 주인공 고미정의 이야기는 대치동 아이들의 일상을 한층 또렷하게 보여 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차 밀려나는 한 학생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주인공 고미정은 한때 상위 반에 속했던 학생이지만 점차 성적이 떨어지며 아래 등급으로 밀려난다. 학원에서의 강등 통보와 시험 실패는 일상이 되어 버렸고, 짧은 휴식 시간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편의점과 학원을 오가는 생활이 반복되괴 있다. 그리고 그녀가 다니는 학원가 주변의 풍경 역시 공부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 식사를 대신해 당분으로 버티는 모습이나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 익숙해진 현재 아이들의 모습이 리얼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흐름은 대치동이라는 공간의 단면을 보다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며 고미정의 이야기를 통해 그 현실이 더욱 구체적으로 와닿게 만든다.하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은 과연 어떠한 지를 되짚어 보게 만든다.<br>주인공 고미정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이마트24에서 일하는 알바생 백영만의 시선이 펼쳐진다. 백영만이 바라본 대치동 아이들은 겉으로는 단정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음식과 에너지 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며 하루를 버텨 나간다. 비슷한 교복과 태도 속에서도 묘하게 드러나는 여유와 동시에, 지나치게 단순화된 식습관과 반복되는 생활은 이곳 아이들의 일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매번 같은 음식을 고집하며 무표정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끌게 된다.​그 학생은 바로 고미정이다. 백영만은 편의점에서 수많은 손님을 상대해 왔지만, 고미정의 반복되는 행동과 무심한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한편 그는 넉살 좋은 성격과 꾸준한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인물로,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버텨 나가고 있다. 두 사람은 편의점과 그 앞 공간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마주하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백영만이 말을 건네면서 짧은 대화가 이어진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이 만남은 고미정에게는 낯선 변화의 계기가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인물이 처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으로 그려진다.<br>주인공 고미정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이마트24에서 일하는 알바생 백영만의 시선이 펼쳐진다. 백영만이 바라본 대치동 아이들은 겉으로는 단정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음식과 에너지 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며 하루를 버텨 나간다. 비슷한 교복과 태도 속에서도 묘하게 드러나는 여유와 동시에, 지나치게 단순화된 식습관과 반복되는 생활은 이곳 아이들의 일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매번 같은 음식을 고집하며 무표정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끌게 된다.​그 학생은 바로 고미정이다. 백영만은 편의점에서 수많은 손님을 상대해 왔지만, 고미정의 반복되는 행동과 무심한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한편 그는 넉살 좋은 성격과 꾸준한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인물로,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버텨 나가고 있다. 두 사람은 편의점과 그 앞 공간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마주하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백영만이 말을 건네면서 짧은 대화가 이어진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이 만남은 고미정에게는 낯선 변화의 계기가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인물이 처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으로 그려진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2/37/cover150/k1521374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623712</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임작가] 완전학습 바이블 - [완전학습 바이블 - 배운 것을 100% 이해하는 후천적 공부머리의 비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10406</link><pubDate>Sat, 11 Apr 2026 16: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104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7007&TPaperId=172104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2/82/coveroff/k9821370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7007&TPaperId=172104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전학습 바이블 - 배운 것을 100% 이해하는 후천적 공부머리의 비밀</a><br/>임작가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IQ, 환경, 운을 뛰어넘는 상위 1% 아이들의 학습 비밀은 '공부 정서'에 있다!"라는 띄지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책은 사교육과 선행학습, 학습지와 과외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을 동원하고도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이유를 ‘공부정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공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이 학습의 지속성과 몰입을 좌우한다고 말하며 억지로 하는 공부와 스스로 몰입하는 공부 사이에는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결국 학습량이나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대하는 태도와 감정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인생멘토 임작가〉를 운영하며 학부모와 꾸준히 소통해 온 저자의 교육 경험과 학습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공부정서를 긍정적으로 형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공부머리를 타고난 소수의 아이들만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과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엄마표 완전학습법’의 원리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부모의 지지와 환경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학습에 몰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학업 성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이 책은 자녀 교육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br>책은 부모의 공부머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머리는 유전된다'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만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생각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풀어낸다. 실제로 공부에 유리한 성향을 타고나는 아이들이 일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부모의 생물학적 유전자로 결정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학업 성취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은 부모의 학력과 학습 경험, 그리고 자녀를 지도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공부가 유전된다’는 말은 생물학적 유전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전달하는 학습 환경과 양육 방식이 학업 성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요소로 학습 방법과 학습 동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학습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 역시 학교나 학원이 아니라 부모라고 말한다. 부모와의 대화, 상호작용, 가이드와 피드백 등 일상적인 양육 방식이 아이의 공부 방법과 학습 의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결국 자녀의 학업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 스스로 자신의 양육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아이가 올바른 공부 습관과 학습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공부정서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공부정서를 '공부와 관련된 경험이 반복되면서 형성되는 정서적 상태, 즉 공부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정’으로 설명한다. 처음부터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지만 학습 과정에서 겪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공부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제를 풀기 어려워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반복되면 그 경험이 축적되며 공부 자체가 부담과 회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를 ‘공부정서가 나빠진 경우’라고 설명하며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공부량이나 문제 풀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공부정서의 변화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문제집 풀이 중심의 학습이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라고 말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은 분량의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 아이를 배려하는 방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반복되는 문제 풀이가 공부에 대한 부담과 부정적 감정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공부정서가 한 번 부정적으로 굳어지면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내와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학습 자체가 지속되기 힘든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공부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뛰어난 학습 능력이 아니라 긍정적인 공부정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역할 역시 아이의 공부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br>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부모의 교육 방식이 아이의 공부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먼저 책은 많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선행을 통해 학습 내용을 미리 접한 아이들은 학교 수업에서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거나 학습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 쉽다. 문제는 단순히 진도를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집을 풀고 내용을 한 번 접한 것만으로도 이미 이해했다고 여기는 습관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학습을 깊이 이해하기보다 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리 잡게 되고, 결국 공부에 대한 태도와 학습 방식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겉보기에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방식처럼 보이는 놀이형 학습 역시 잘못 사용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가 실생활 속 놀이를 통해 숫자나 글자를 가르치려 하지만 아이의 흥미나 자발성이 배제된 채 지식을 계속 주입하려 한다면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학습 강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부모가 아이의 능력을 믿지 않거나 실패를 먼저 강조하는 태도를 보일 때 아이의 자기효능감 또한 약화된다. 자신의 노력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지 못한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지속적인 노력과 시도를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책은 아이의 성적 문제를 단순히 공부량의 문제로 보기보다, 부모의 학습 지도 방식과 정서적 환경 속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완전학습’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된다. 저자는 공부정서를 회복하고 학습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나 문제풀이 중심의 공부보다 학교 수업과 교과서를 바탕으로 배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하며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완전학습은 단순히 많은 문제를 풀거나 진도를 앞당기는 방식이 아니라 한 번 배운 개념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이 다시 긍정적인 공부정서로 이어지며 학습을 지속하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 역시 새롭게 정의된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대신 이끌어 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학습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사교육이나 선행에 의존해 진도를 앞세우기보다는 교과서 중심의 학습을 통해 배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완전학습의 원리를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주요 과목에 적용하는 방법과 학습 결손을 보완하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제시하며 부모가 실제 교육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향을 안내한다. 결국 이 책은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이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공부정서를 형성하도록 돕는 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유용할 듯 싶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2/82/cover150/k9821370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28225</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이하람] 비밀의 종이 울리면 - [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06492</link><pubDate>Thu, 09 Apr 2026 15: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2064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3526&TPaperId=172064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3/21/coveroff/89364435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43526&TPaperId=172064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a><br/>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부문 대상작이라 하여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게 된 열세 살 소년 우찬이 친구와 함께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웠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작은 행동은 곧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두 아이는 그 일을 계기로 마을에 오래도록 숨겨져 있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산속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함께 드러나기 시작한 사건의 실마리는 아이들을 점점 더 깊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타인을 향한 연민과 책임의 문제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두 아이는 마을에 남겨진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기억한다는 일이 지닌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책의 이야기는 외증조할머니의 49재가 열리는 절 법당에서 가족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목탁 소리와 함께 스님의 기도문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찬은 슬픔에 잠긴 할머니와 가족들 사이에서 어딘가 낯선 분위기를 느끼며 법당 안을 둘러본다. 평생 솔개마을을 떠난 적 없던 외증조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도 절을 찾아와, 법당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우찬은 제사상에 놓인 음식과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외증조할머니와 함께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고 여름이면 뽕잎 위에 올려 먹던 오디를 함께 먹던 시절을 생각하였다.​그러나 따뜻한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기억은 또 하나 있다. 생의 마지막 시기에 외증조할머니는 우찬을 알아보지 못한 채 이유 없이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우찬은 그 모습을 보며 두려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북소리가 낮게 울리고 촛불이 흔들리는 법당에서 우찬은 외증조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절을 올린다. 이야기는 이렇게 가족의 애도와 기억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왕할머니는 왜 우찬을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그토록 울음을 터뜨렸던 것일까.<br>49재를 마친 뒤 우찬은 친구 태성을 만나게 되고, 태성이 가방에서 꺼내 보인 드론을 계기로 두 아이의 호기심은 새로운 행동으로 이어진다. 평소 마을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뒷산 솔개산 비밀 들판에 드론을 띄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두 아이는 산속으로 올라가 드론을 날리지만 기체는 울타리 너머 금지 구역 안으로 날아가 버린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채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벌판 전체가 울릴 만큼 크고 선명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갑작스러운 소리에 우찬과 태성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두 아이는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건물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스피커나 실제 종 같은 것을 찾으려 눈을 돌리던 순간, 건물 안쪽의 어두운 통로에서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치 커튼이 펄럭이듯 스쳐 간 그 정체 모를 움직임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의문을 남기며 이야기를 더욱 긴장감 있게 전개시키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날 이후 우찬과 태성은 비밀 들판에서 겪은 일을 잊지 못한 채 다시 그곳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두 아이는 폐건물 안에서 나타난 낯선 소년 동수를 만나게 된다. 동수는 자신이 곧 이곳을 떠나야 한다며 사라진 여동생 동희를 꼭 찾아 달라는 말을 남긴 뒤 건물 안으로 모습을 감춘다. 갑작스러운 만남에 두 아이는 자신들이 본 것이 현실인지 혼란스러워하지만 눈앞에서 도움을 요청한 소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동수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어른들은 이들의 말을 쉽게 믿어 주지 않지만 우찬과 태성은 포기하지 않고 단서를 따라가며 동수에게 얽힌 이야기를 조금씩 밝혀 나간다.​그 과정에서 두 아이는 예상하지 못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동수는 1945년 일본군에게 속아 산속 소년병 훈련소로 끌려온 조선 소년이었고, 그가 애타게 찾고 있던 여동생 동희는 어린 시절 우찬의 왕할머니 순영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던 아이였다. 두 소년이 풀어 가는 사건은 개인의 사연을 넘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이야기로 이어진다. 작품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잊힌 이름을 다시 불러내는 과정으로 확장되며 어린이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존재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독자는 왕할머니 순영의 어린 시절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어린 순영 역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던 인물로, 우연히 목격한 비극적인 사건 이후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기억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누구도 꺼내려 하지 않았던 그 기억은 긴 시간 침묵 속에 묻혀 있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순영은 세상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한 이름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직하며 잊지 않으려 했고, 그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된다.​이 지점에서 이 책이 전하려는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는 듯하다. 작품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고 기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역시 이름 없이 사라질 뻔했던 수많은 이야기 위에 놓여 있음을 떠올리게 하며 그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일이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겨진 책임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메시지는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을 남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3/21/cover150/893644352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932176</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사라 린 룰] 다시 하면 되지 뭐 - 실패로 단단해지는 회복탄력성 - [다시 하면 되지 뭐 - 실패로 단단해지는 회복탄력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99470</link><pubDate>Mon, 06 Apr 2026 09: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994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7509&TPaperId=171994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9/81/coveroff/k9621375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7509&TPaperId=171994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시 하면 되지 뭐 - 실패로 단단해지는 회복탄력성</a><br/>사라 린 룰 지음, 문송이 옮김 / 다봄 / 2026년 04월<br/></td></tr></table><br/>제목이 좋아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아이가 마주하게 되는 좌절과 그 이후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은 비교와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실패의 감정을 중심에 두고,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결과만을 강조하기보다 실패 속에서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마음의 힘, 즉 회복탄력성의 의미를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이야기의 주인공 빈은 정성을 들여 씨앗을 돌보지만 친구들의 화분에서는 싹이 트는 동안 자신의 화분에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맞는다.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빈은 질투와 좌절을 느끼고, 결국 다시는 아무것도 심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책은 이러한 순간에 아이가 경험하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 주면서 실패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시작할 수 있는 과정임을 차분하게 전한다.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br>책의 이야기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작은 종이봉투 하나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선생님은 그 안에 아주 작은 비밀이 들어 있다고 말하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어낸다. 그 비밀의 정체는 바로 씨앗이다. 봉투 안에는 모양과 색이 서로 다른 수많은 씨앗들이 들어 있고, 아이들은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직접 키워 보게 된다. 어떤 식물이 자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고른 씨앗이 어떻게 자랄지 상상하며 하나씩 씨앗을 선택한다.​빈은 여러 씨앗 가운데서도 첫눈에 자신만의 씨앗을 알아본다. 초록빛이 돌고 반짝거리는 데다 동글동글한 모양이 마음에 들어 그 씨앗을 고르게 된 것이다. 과연 빈은 첫눈에 알아본 그 씨앗의 싹을 잘 틔울 수 있을까? 다음으로 이어질 빈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빈은 자신이 고른 씨앗을 ‘콩’이라고 부르며 무엇이 자랄지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본다. 그리고 화분에 흙을 채운 뒤 얕은 구멍을 파 씨앗을 톡 떨어뜨려 심고, 흙을 살짝 덮어 준다. 물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알맞게 주고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화분을 올려 둔 채 싹이 트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한 시간을 꾹 참고 기다려 보아도 씨앗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선생님은 빈에게 씨앗이 자라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준다.​빈은 선생님의 말을 믿고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이 지나도록 매일 화분에 물을 주며 기다린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던 금요일, 엘로이지의 화분에서 먼저 싹이 돋는다. 빈은 작은 목소리로 축하한다고 말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든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 싹이 튼 화분은 점점 늘어나지만, 빈의 콩은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다. 과연 빈의 콩은 언제쯤 싹을 틔우게 될까? 빈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책이 단순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경험하는 감정과 배움의 과정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책은 과학 시간에 이루어질 법한 씨앗 심기 활동을 통해 사회정서교육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자연의 성장 과정에는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듯이 아이들이 살아가며 겪게 될 실패 또한 반드시 개인의 능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어 더 인상적이다. 빈의 화분에서 싹이 나지 않자 친구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하며 묻지만 아무리 따져 보아도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책은 이 과정을 통해 실패의 원인을 단순히 개인에게 돌리기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라는 것임을 깨닫게 만든다. <br>책의 이야기 뒤에는 씨앗의 성장 과정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 있어 책의 메시지를 한층 두드러지게 만든다. 씨앗은 작은 주머니와 같아서 그 안에 뿌리와 줄기, 그리고 어린 식물이 자라기 위한 기본적인 구조가 이미 들어 있다. 단단한 씨껍질 속에서 배아라고 불리는 어린 식물은 잠을 자듯 활동을 멈춘 상태로 기다리며 추위와 더위 같은 환경을 견디다가 싹이 트기 좋은 시기를 맞이한다. 이처럼 씨앗은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성장의 준비를 하며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씨앗이 싹을 틔우는 과정은 발아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과 공기, 그리고 이후 성장에 필요한 햇빛과 흙의 영양분이 필요하다. 만약 씨앗이 쉽게 자라지 않는다면 물의 양을 조절하거나 심은 깊이를 확인하고, 온도와 햇빛 같은 환경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같은 씨앗을 여러 개 심어 보거나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결국 씨앗의 성장은 언제나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다시 시도하고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가능성이 이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씨앗이든 이야기든 아이디어든, 무엇이든 시작했을 때 결과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다시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9/81/cover150/k9621375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98100</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온선영]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96943</link><pubDate>Sat, 04 Apr 2026 22: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969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1685&TPaperId=171969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7/95/coveroff/89364516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1685&TPaperId=171969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a><br/>온선영 지음, 홍주연 그림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제목과 표지만 보아도 재미가 있을 듯하여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양배추가 되어 버린 아홉 살 소년 양현찬의 하루를 그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현찬은 부모에게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말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고 체육대회 주전 선수를 뽑는 중요한 날 아침에는 뜻밖에도 사람이 아닌 양배추의 모습으로 눈을 뜨게 된다. 이야기는 이러한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해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 등교하고 수업을 듣고 운동장에서 굴러다니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이어 가며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작품은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어린이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주인공의 마음,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린이의 고민이 이야기 곳곳에 스며 있다. 동시에 어떤 모습이든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구들과 주변 인물들의 태도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이 책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어린이의 꿈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유쾌한 상상력 속에서 풀어내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br>이야기는 주인공 양현찬이 아침에 눈을 떠 자신이 양배추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현찬은 체육대회 주전 선수를 뽑는 중요한 날 아침, 사람이 아닌 양배추의 모습으로 눈을 뜨며 당황스러운 하루를 맞이한다. 엄마와 아빠는 현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그를 평소처럼 학교에 보내려 하고, 현찬은 행주에 싸인 채 부엌 식탁 위에서 어젯밤 일을 떠올리게 된다.​전날 밤 현찬은 학교 숙제로 장래 희망을 적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자신의 꿈이 축구 선수라고 말하지만, 부모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장난처럼 넘긴다. 현찬의 바람과 달리 의사나 과학자 같은 직업을 이야기하며 웃어넘기고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 역시 가볍게 놀림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며 현찬은 자신의 꿈이 제대로 이해 받지 못했다는 서운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 다음 날 아침 뜻밖에도 양배추가 되어 버린 상황은 이야기의 전개에 색다른 긴장과 흥미를 더하며 주인공이 양배추로 변했다는 설정 자체가 독자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br>이어지는 이야기는 양현찬이 실제로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 가게 되면서 겪는 여러 장면들을 따라 펼쳐진다.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현찬은 당황하지만 부모는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채 상황을 평소처럼 넘겨 버린다. 결국 그는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양배추의 모습 그대로 학교에 가게 되고, 자신이 축구 선수도 축구공도 아닌 양배추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전날 밤 부모에게 현찬이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장면 역시 인상적으로 남는다. 현찬은 축구공이 선수의 발에 자연스럽게 붙어 움직이는 것은 수많은 연습과 노력 덕분이라며 작은 채소가 굴러가기 위해서도 애써야 한다는 식의 비유를 들어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였다. 이 장면은 축구를 향한 현찬의 열망이 얼마나 진지한지 보여 주는 대목으로 읽혀 그래서 현찬이 양배추로 변하게 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예상과 달리 낯설면서도 새로운 경험들로 채워진다. 친구들은 양배추가 된 현찬을 신기해하면서도 오히려 응원의 말을 건네고 양배추가 된 현찬 역시 굴러다니며 계속 축구에 도전한다. 때로는 양배추가 된 덕분에 수업 시간에 잠깐 쉬어 갈 수 있다는 소소한 장점도 발견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양배추가 된 현찬을 특별하게 대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소 엉뚱한 상황 속에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주인공의 마음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며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결국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현찬은 좌충우돌한 하루를 지나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소동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마음이 단단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모임과 선생님, 친구들은 낯선 모습이 된 현찬을 이상하게 바라보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곁을 지켜 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어린이가 어떤 모습이든 존재 자체로 존중 받을 수 있어야 함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그리고 현찬이 받은 따뜻한 시선과 응원은 다시 다른 사람을 향한 다정한 마음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에게 응원을 건네는 모습은 이야기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 책은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 어린이가 자신의 꿈과 마음을 지켜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제목처럼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꿈을 가지고 꿈꾸는 아이들 모두를 응원하고 싶어진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7/95/cover150/89364516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79523</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하승완] 살아온 날들이 당신 편이에요 - [살아온 날들이 당신 편이에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84446</link><pubDate>Mon, 30 Mar 2026 19: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844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7107&TPaperId=171844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37/coveroff/k82213710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7107&TPaperId=171844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살아온 날들이 당신 편이에요</a><br/>하승완 지음 / 부크럼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제목만 읽어보아도 위안을 받는 책이다.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잃은 사람들에게 지나온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남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음에도 유독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스스로의 선택과 속도를 의심하게 되는 마음의 장면들을 차분하게 짚어 보며 지금까지 견뎌 온 시간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여러 작품을 통해 많은 독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감정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책은 눈에 보이는 성취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지나온 시간에 주목한다. 느린 걸음과 흔들리던 마음, 서툰 선택들 또한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쉽게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시간들이 사실은 삶을 지탱해 온 중요한 경험이었음을 되짚고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지나온 시간 자체가 이미 삶의 한 부분이자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독자가 자신의 시간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br>책은 독자에게 안부를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나 삶 속에서 크고 작은 고민과 시련을 마주하며 살아가지만 그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 채 하루를 버텨 내는 순간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을 수 있으며 “잘 지내요”라는 짧은 인사 속에도 서로의 삶을 묵묵히 견디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음을 전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이어 저자는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조심스럽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 지금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때로는 잠시 걸음을 멈추는 순간이 있더라도 그것이 결코 실패나 뒤처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사람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으며 지나온 시간과 경험들 역시 결국 삶을 이루는 중요한 장면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을 울리게 만든다. ​책의 첫 글인 '아주 작은 빛이 되어서라도'에서는 잠들지 못하는 밤, 복잡한 마음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순간 속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맞추며 살아왔고, 때로는 빛나 보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눌러가며 버티기도 했다는 사실을 되짚는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저자는 그런 시간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고 스스로를 의심했던 순간들, 힘들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지탱해 온 힘이었다는 것이다. 겉으로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 역시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처와 고민을 견디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저자는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이 글은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이 결국 한 사람을 지켜 주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야기를 이어 간다.<br>이어지는 글들 가운데 특히 공감하게 되는 글은 '어른이 된다는 건'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던 어린 시절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은 점점 실패를 두려워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쉽게 꺼내지 못하고 감정을 속으로 삼키는 순간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행동과 마음 역시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이다.​그러나 저자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며 단단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넘어질 가능성을 알면서도 다시 걸어 보려는 마음,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 그리고 누군가를 끝까지 믿어 주는 태도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의 용기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삶을 통해 조금씩 자라난 다정함과 믿음을 품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나 역시 흔들림을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사람, 그렇게 진정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br>또 다른 글인 '다정한 사람의 특징'에서는 다정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결한 문장들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다정한 사람의 모습이 거창한 행동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사소한 이야기라도 흘려듣지 않으며,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는 태도가 바로 그런 모습이다. 또한 잘못이 있을 때는 사과를 미루지 않고, 자리에 없는 사람을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으며, 작은 약속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 역시 다정함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된다.​이 글을 읽으며 하나씩 짚어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농담에도 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화를 내기보다 이유를 설명하며, 사랑과 관심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까지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목록을 하나씩 체크하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꽤 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작은 태도들이 모여 다정함을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글이다.​결국 이 책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꾸어 보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스스로를 탓하고, 지나온 시간들을 부족했던 순간으로만 기억하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들 역시 삶의 일부이며,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단단해지고 성장해 간다고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었던 날들조차 결국은 오늘의 자신을 이루는 경험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또한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거창한 해답이나 특별한 순간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무심하게 건네진 한마디의 친절, 누군가가 보여 준 작은 배려, 말없이 곁을 지켜 준 시간들처럼 사소해 보이는 장면들이 삶을 이어 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받은 온기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서로의 삶을 지탱하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책의 길지 않은 글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켠에서 다정한 위로를 받게 되는 듯해서 마음이 참 따스해진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37/cover150/k82213710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63714</link></image></item><item><author>황수진</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조경란] 반대편 사람주의 - [반대편 사람 주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68237</link><pubDate>Mon, 23 Mar 2026 17: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6875112/171682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7864&TPaperId=171682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4/59/coveroff/k0221378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7864&TPaperId=171682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대편 사람 주의</a><br/>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겪는 고독과 불안,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미세한 균열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등단 30주년을 맞은 조경란 작가의 아홉 번째 작품으로, 2024년 이상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포함한 7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변주되는 설정을 통해 하나의 연작처럼 읽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이 책은 극적인 사건의 전개보다는 일상 속에서 감지되는 작은 변화와 관계의 단면에 주목한다. 사라진 사람을 찾거나, 누군가의 유서를 접하거나, 관계의 가능성을 마주하는 상황들은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한다. 반복되는 고독과 불안 속에서도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를 과장된 감정이나 낙관 없이 절제된 문장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서술은 결국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br>책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lt;그녀들&gt;은 대학 강사 영서의 일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서는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게 하지만 이 과정이 일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받아 들여지며 인권위원회에 신고를 당하게 된다. 강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영서는 면담을 거치고, 결국 학생들 앞에서 해명과 함께 수업을 이어가기로 한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그는 학생들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게 되고 수업은 점점 부담과 긴장의 공간으로 변해간다.​이후 영서는 공황 증상을 겪을 정도로 불안이 심화되고 강의와 일상 모두에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집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각자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과거 가까웠던 사람과의 관계도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다. 소설은 이러한 상황을 통해 영서의 내면에 이미 자리하고 있던 균열을 드러내며 그가 왜 이처럼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는 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br>이후 전개에서는 영서의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며 그가 관계 속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 과정이 드러난다. 윤선배의 연락을 계기로 그는 자연스럽게 시인 오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한때 가까웠던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흐트러졌는 지를 되짚는다.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기대던 사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미묘한 거리감이 생기고, 특히 자신을 제외한 채 이어진 관계는 영서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남겼다. 이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그는 타인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고 일정한 선을 유지해왔던 자신의 태도 또한 인식하게 된다.​현재의 영서는 여전히 타인과의 만남 앞에서 쉽게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다. 약속을 앞두고도 망설이고 결국 자리에 나가면서도 끝까지 불안과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과의 관계 역시 가까이 있으면서도 충분히 닿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특히 그는 스스로 감정을 구분하고 통제하려 애써 왔지만, 실제로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한 번 시작된 감정은 이어지고 겹치며 점점 커져가고 그 속에서 영서는 점점 더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그가 왜 관계 속에서 머물지 못하고 계속해서 멀어지게 되었는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br>이처럼 소설은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결을 보다 섬세하게 들여다보게 만든다. 영서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책임감과 피로, 연민과 거리감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가까워지려 했던 시도들이 오히려 균열로 이어지는 과정을 겪는다. 특히 어떤 순간에는 상대의 부재가 상실이 아니라 해방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감정의 양가성은 영서의 내면을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낸다.​이후 영서는 자신의 감정을 다시 짚어보며 그것이 단순한 분노라기보다 잃어버린 관계에서 비롯된 슬픔과 애착에 가까웠음을 인식하게 된다. 타인을 향해 기울였던 마음이 있었기에 그만큼의 흔들림도 뒤따랐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한 끝에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 서거나 멀어지는 관계도 존재할지 모른다. 이러한 인식은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키며 소설이 남기는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든다.​결국 이 책은 불안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차분히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 속 인물들은 끝내 완전히 회복되거나 단단해지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면서도 타인을 향해 시선을 두고, 사소한 말과 행동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가까스로 이어간다. 가까운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은 한편으로는 불안을 키우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삶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관계가 지닌 여러 층위의 의미를 보여주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책을 다 읽고 나면, 결국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내미는 순간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형성되는 연결의 감각이야말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지점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삶의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4/59/cover150/k0221378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4595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