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다음 날 아침이면 초가집 둘레를 포위하듯 어슬렁거리다 돌아간 그들의 발자국들도 자주 보았다. 그러나 야수들은 결코 옥희를두렵게 한 적이 없었다. 정말로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행동으로 그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건 언제나 인간들이었다. 514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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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만나 아무리 반가워도 그렇지, 울 것까지야 없잖아? 이토가농담하듯 가볍게 말했다. 동시에 그는 옥희가 얼마나 야위고 앙상해졌는지 가늠하고 있었다. 올린 머리 뭉치에서 비어져 나온 머리칼한 타래가 옥희의 목덜미에 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과거의 옥희, 그젊고 화사했던 여자가 빠져나가고 남은 허물 같았다. "자, 어쩐 일이야? 어디 가던 길이었나?"
옥희는 고개를 저었다. 508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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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보는 편지를 뜯고 재빨리 읽어 내려갔다. 옥희가 받아 적은 그 편지 안에는 오랜만의 안부 인사와 짤막한초청의 말뿐 현재 심각한 병중에 있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명보가 그 편지를 아예 무시해 버리자고 결심하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68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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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는 미소를 지었다. 이토가 그 오랜 세월을 두고 사귀어온친구에게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유롭고 진정한 미소였다. "알겠네, 아쓰오. 나는 다시 중국으로 배치될 거야. 조선에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게"
461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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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신이 현재의 상태에서 성공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하다는것을 깨닫는 사람들. 그러고 나면 자신의 삶에 주어진 운명을 합리화 하고 그 자리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이것을 깨닫는 시점은 놀랍도록 일러서, 대체로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도달한다. 교육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 또한 서른에서 마흔 살 사이에는 같은 결론에 이른다. 일부 사람들은 출생 환경이나 그 자신의 야망, 그리고 재능에 힘입어 대략 쉰 전후에 비슷한 깨달음을 얻는데, 그 정도 나이에 이르면 이러한 소강도 그렇게 끔찍해 보이지 않는 법이다. 387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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