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러나 삶은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 은실은 실제로 안타까운 희생처럼 느껴지는 무언가를 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을 것이었다. 장군과 월향,
그리고 연화. 만일 그 세 사람이 불타는 집에 갇혀 있다면, 그는 즉시찬물 한 동이를 뒤집어쓰곤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그들 모두를 꺼내올 것이었다. 자신에게는 그게 바로 사랑의 의미라고 은실은 머릿속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그의 쓸쓸한 손은, 다음 날 아침 성문을 통과한천 씨가 사냥꾼의 집에 은반지를 전달하는 순간까지도 줄곧 텅빈 애석함을 느끼고 있었다.77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