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한 자유론은 단순히 '자유는 중요하다'는 선언이 아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다'는 간명한 원칙은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각자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밀의 사유는 다수의 여론과 사회의 도덕 감정이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억압하는지 예리하게 추적하며 우리가 자유론을 다시 읽어야 할 명분을 제시한다. 이 책은 자유론을 읽고 싶어도 읽기 어려웠던 독자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읽히는 자유론으로 구성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 '자유는 결국 선언하거나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 첫걸음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p 13
- 이 책의 주제는 흔히 말하는 '의지의 자유'가 아니다.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자유는 '시민적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다. 쉽게 말해 '사회가 개인에게 어디까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권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가 핵심 주제다. p 23
각 장마다 시작 부분에 '철학적 요점 정리'와 '현실 적용 컨텍스트'를 통해 본문 내용에 대한 주제와 핵심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원문에는 없는 중간제목을 일일이 달아 놓아 철학적 흐름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의지의 자유'가 아닌 '시민적 자유'나 '사회적 자유'가 핵심 주제로 '사회가 개인에게 어디까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권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로 요약할 수 있다.
- "과연 어떤 기준이 정당한 간섭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인간 사회가 아직도 풀지 못한 핵심 과제다. p 25
현대에서 우리는 관습과 도덕적 판단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자신들이 따르고 있는 규범은 너무도 당연하고, 그 자체로 정당하다고 굳게 믿었다. 이러한 착각은 관습의 강력한 힘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2의 천성'인 관습을 사람들은 '제1의 본성'으로 착각하며 서로에게 요구하는 행위 규범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도덕적 판단은 단순한 기준 하나로 설명되기 어려운 현상으로 편견과 미신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 행위를 규율해온 법이나 사회적 관습에는 인간이 세속의 지배자나 신들에 맞춰 순종해온 복종의 심리가 있으며 이러한 복종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태도지만, 위선은 아니라고 한다. 그 예로 마녀나 이단자를 거리낌 없이 단죄하고 처형한 역사를 들춘다.
사회가 개인을 강제하거나 통제하려 할 때 그 수단이 법적 처벌이라는 물리적 힘이든, 여론이라는 도덕적 압력이든 관계없이 그 기준은 절대적이어야 하며 자기 보호라는 목적만이 타인의 행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목적이라 피력한다. 저자는 모든 윤리적 판단의 최종 기준은 '공리성'으로 '인간은 진보하는 존재'라는 전제 위에 세워진 보다 크고 깊은 의미의 공리성으로 인간의 지속적인 이익에 뿌리를 둔 공리성이라 말한다.
인간의 자유가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할 근본적 영역으로 내적인 사유와 성찰의 공간, 개인이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살아갈 자유, 결사의 자유를 꼽는다.
모든 자유의 출발점은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로 이 둘은 결코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고 한다.
소수 의견일지라도 침묵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와 법률의 억압보다 더 무서운 '사회적 낙인'의 폭력성은 현대에도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자유에 대한 의미 있는 사유를 가능케한 도서였다. 읽고 이해하기 편한 구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