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니체에 열광하는가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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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니체에 열광하는가

저자는 우리가 니체의 사상에 열광하는 이유로 그의 사상은 도덕과 윤리, 사회의 지배적 이념에 억눌린 각 개인의 고유한 욕망을 자극함에 있음을 피력한다. 외부의 환경, 지배적 이념 따위를 극복하고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창조하는 초인이 되라고 말한 니체의 사상에 대해 두 가지를 경계할 것을 당부한다. 첫째는 니체의 철학에서 다뤄지는 개념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개념들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니체의 사상에 너무 몰입하여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니체의 철학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들을 파악하여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함 또한 주의할 수 있었다.

니체의 철학적 스승인 쇼펜하우어는 삶은 곧 고통이라고 했다. 고통의 원인은 욕망에 있으며 인간의 인생을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 추에 비유했다. 그리고 인간의 높은 지능도 인간이 고통을 겪는 원인으로 보았다. 그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도 맹목적 의지와 결별함으로써 삶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보았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예술과 해탈이다.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큰 영향을 받은 니체의 사상은 '의지'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차이가 있었다.

- 니체는 허무주의를 극복하고자 했고 쇼펜하우어의 '맹목적 의지'는 니체를 만나 '권력에의 의지'로 거듭났다. 자신의 욕망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고통의 깊이까지도 함께 끌어안고 사랑할 줄 아는 존재, 즉 초인(超人)이 탄생한 것이다. 초인은 어떠한 종류의 가치도 믿지 않는다. 초인은 니힐리스트다. p 21

- 니체의 관점에서 세계란 권력에의 의지를 추구하는 모든 존재자가 서로의 힘을 다투면서 사멸과 (새로운 존재로의) 창조가 이루어지는 유희의 장이다. 이러한 세계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지만 조화로운 세계이고 유희하는 세계다. 니체는 이러한 세계의 상태를 디오니소스적 상태라고 불렀다. p. 22

- 그러나 결국, 언제나 자기 자신을 체험하는 것뿐이다.

'나'라는 인간을 체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 23

저자는 니체의 초인을 요약해 정의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어떤 존재가 초인에 도달하는 과정을 '낙타-사자-어린아이' 세 단계로 나누어 묘사하였는데 그에 대한 설명도 풀어 놓았다.

- 초인의 정신은 결과적 성공보다는 삶을 대하는 어떤 태도, 즉 실존 양식을 지칭한다. p 46

- 초인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적극적인 긍정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그 의미를 갖는다. p 49

"신은 죽었다"를 외친 니체는 이 문장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았다. 나 또한 이 문장이 뜻하는 바를 제대로 알지 못함에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삶에 힘이 되는 니체의 명문장'도 함께 구성해 놓아 한 장씩 읽으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다.

쉽고 흥미롭게 니체의 사상을 잘 풀어 놓은 도서로 니체의 사상이 어려웠던 분들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술술 잘 읽히는 도서가 될 것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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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마이클 무어 지음, 이규리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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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소크라테스부터 현대의 비트겐슈타인까지, 한 권으로 엿보는 지금까지의 철학!

철학은 통상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평생에 걸쳐 이루어낸 사상을 단기간에 이해하려는 것부터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다양한 철학자와 그 사상이 궁금하여 선택한 도서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는 철학 개념 중 50가지'를 선별해 담아 놓았다.

역시나 철학은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 도서였지만 그만큼 또 철학 개념을 간단 명료하게 이해시켜 준 도서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현실에서 철학이 미치는 영향이 일반인들에게는 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써 철학 개념을 알려고들 하지 않는데 나 또한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러했을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는 격언의 기원은 계몽주의 시대나 르네상스 시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프로타고라스의 이 언설은 긍정적 의미만 내포하는 것이 아닌 절대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무엇이 옳은지 또는 최선인지는 신들이 알려준다는 믿음을 부정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언설의 전문은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존재하는 만물의 척도이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만물의 척도이기도 하다.'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매우 단순한 의미로만 알고 있었기에 인간 만물 척도론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플라톤 철학까지 살펴보아야 했고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음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소리테스 역설은 무척 흥미진진한 철학으로 '모래 한 톨도 더미가 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난제를 품고 있는 소리테스 역설은 진정한 앎이란 가능하지 않다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무척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 우화'도 만날 수 있었다. 플라톤 국가 제7권에 등장하는 동굴 우화를 간단히 살펴보며 의미하는 바를 하나씩 짚어 나갔다.

'에피쿠로스의 죽음을 향한 두려움에 대한 관점'도 흥미로웠다. 육신의 죽음은 우리의 끝이며, 연회의 비유로 살펴보는 죽음을 통해 살짝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외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론, 범주론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과 철학적 난제까지 살펴볼 수 있는 도서였다. 때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그림과 함께 내용 요약과 비교본도 잘 되어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서로 닿아있는 철학 사상이었고, 다른 개념들과도 연결되어 있음에 겹치는 부분도 있어 내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철학의 50가지 핵심 개념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철학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마구마구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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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사라 노트 그림, 김희정 옮김 / 북스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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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그리스 비극은 곧 연극의 기원, 특히 희곡의 기원과도 일치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문학의 기원이자 예술의 기원이기도 한 그리스 비극을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의 작품 8편과 사티로스극(익살극) 1편, 희극 1편을 이 책을 통해 읽어보았다. 원전을 간추려 동화책 형식으로 각색하였고, 삽화도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원문이 궁금한 분들은 완역본을 추천하고 있다.

아이스킬로스의 '페르시아인들'은 고대 아테네 비극 중 하나로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소재로 한다.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인 수사에는 남자와 여자, 노인과 어린이가 살고 있었는데 전쟁을 치르기 위해 남자들이 모두 떠나 조용하고 한산한 도시가 된다. 남자들이 언제 돌아올지, 전쟁의 승패는 어찌 될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함에 불안과 두려움의 침묵이 도시를 가득 메운다. 그들의 왕 크세르크세스 대왕의 어머니이자 다리우스 대제의 미망인인 아토사 태후는 원로들을 찾아가 꿈 해몽을 부탁한다. 분명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꿈이었지만 원로들은 차마 정직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꿈은 꿈일 뿐이라며 태후를 안심시키기 바쁘다. 그때 전령이 다급히 나타나 전쟁 상황을 전한다. 결국 불길한 꿈이 맞았음을 알게 되지만 크세르크세스대왕이 생존했다는 소식에 태후는 안도한다. 전쟁에서 패한 가장 큰 이유는 페르시아의 안일함도 있었지만 결코 전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리스의 용맹함이 아니었을까. 패전 소식은 곧 전 도시로 퍼졌고 제국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다리우스대제의 영혼을 불러내기로 한다. 다리우스는 원로들에게 페르시아가 이제 더 이상 전쟁을 선포하지 않고 자국 번영에만 전념한다면 영광스러운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초라하고 지친 몰골로 수사에 돌아온 크세르크세스는 원로들의 원망의 눈빛에 변명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크세르크세스의 비열하고 신중하지 못한 모습은 결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자격이 없음에도 여전히 옥좌에 앉아 명령이나 하는 모습이 참 한심하고 어이없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다 보니 그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솔깃해진다. 내가 처음 접한 그리스 로마 신화는 동화책이었고 이 책 역시나 비슷한 구성에 옛 기억이 새록 떠올랐다.

그리스 비극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작품 속 주인공의 불행을 다루면서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오만과 한계, 욕망 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현재에도 여전한 인간의 본성으로 어쩜 이다지도 변함이 없을까 신기했다.

연극 문화의 시초이자 서양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연극은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시기까지 약 1,200여 편 정도가 공연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지금까지 전해오는 작품은 33편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시대의 오락인 연극이 지닌 가치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뇌와 성찰 및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탐구 정신에 있음을 저자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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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1851) 라이즈 포 라이프 2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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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책을 즐겨 읽는 요즘이다. 냉철하면서도 고독하고 뭔가 이율배반적인 느낌의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은 나처럼 친구도 별로 없고 사람 만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에겐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 위안이 된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글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뭔가 용기도 주고, 인생 살아보니 쇼펜하우어의 말이 맞는다고 동조할 수밖에 없음에 계속 찾아서 읽고 또 읽는 것 같다. 인생은 어차피 홀로서기라는 걸 나이가 들면 들수록 느끼게 되어 더 열심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요즘이다. 인간관계 다 부질없고 그런 것에 시간 낭비하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쇼펜하우어의 책과 달리 아무 주석 없이 원문 그대로 실었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의 몇몇 책을 읽어봤지만 저자의 견해가 들어간 재해석 된 책은 정말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다소 난해한 문장들의 쇼펜하우어의 글을 독자 스스로 의미를 해석하게 내버려둔 이 책은 내용이 만족스러움에 진정 나 스스로가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고 깊은 생각과 고민에 빠져들 수 있었다.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쇼펜하우어가 말하길 '고통은 적극적인 것, 즉 사실 그대로 느껴지기에 '고통 없는 상태'가 행복의 기준이 된다. 이 고통 없는 상태에 지루함마저 없다면, 행복의 본질적인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라고 했다. 쇼펜하우어를 알기 전의 난 고통과 최대한 멀어지는 게 행복이라 생각했다. 쇼펜하우어를 만나면서 쇼펜하우어식 행복에 대해 사색하며 그의 의견에 점점 동화되어 가는 나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그에 다다르기 위한 방법을 조금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서평은 짧지만 책 속 내용은 너무 알차고 귀하니 부디 정독하길 권한다. 나는 필사까지 생각하고 있다.

세상의 온갖 번뇌와 고민에서 해방되고자 그 길을 찾는 분들과 마음이 헛헛한 분들에게도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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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 현대판 단테의 『신곡』 오에 컬렉션 5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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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구원과 재생의 소설!

단테의 신곡을 읽은 적이 있는데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현대판 단테의 신곡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도서이다. 다소 두툼한 두께 속 소설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운'이란 단어가 풍기는 아련함이 읽기도 전에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다소 어려울 거라는데 과연 내가 잘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소설 속 등장인물을 차례로 메모를 우선해 두며 읽는 버릇이 있다. 아니 그래야지 뭔가 편안함을 느끼며 헷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게 소설이다. 이는 나의 방식이기도 한데 읽는 즉시 모두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나고 자란 숲의 골짜기 동네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이동생으로부터 온 전화의 내용은 기이 형이 대규모 사업을 벌였는데 그 결과가 불안하다며 그의 아내인 오셋짱이 의논을 하러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주인공은 기이 형을 처음 만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그와의 추억을 풀어놓는다. 기이 형은 주인공보다 다섯 살이 많은 인물로 그를 처음으로 가까이 보곤 이렇게 아름다운 소년도 있구나 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는 마른 잎으로 몸을 뒤덮고 낡은 우편배달부 모자를 쓴, 갈색 수염으로 덮인 얼굴로 변했다며 그의 아내는 반박한다. 기이 형과의 일화를 뒤로하고 어느덧 결혼하여 한 가정을 꾸린 주인공을 만난다.

- 그것을 계기로 비로소 기이 형은 이미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읽고 연구한 핵심이었던 단테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p 54

책 말미에 '작가의 말'과 '해설'을 통해 이 소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 본인에게 특별한 이 소설은 기본적인 톤을 모양 잡는 소재로서는 벌써 단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단테를 지속적으로 읽어 가는 것으로 가까스로 대항 가능할 정도의 위기를 겪었음을 인정하며 소설의 탄생 배경을 밝힌다.

천천히 숨 고르기 하면서 읽기를 추천하는 도서이다.

문화충전200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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