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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처럼
멜리사 헬스턴 지음, 오현아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아마 이 그림 속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장담 아닌 장담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소 뜬금 없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제목 그대로... 알고 있는 그 이름. 오드리 헵번.
그녀가 발레리나 출신 영화 배우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녀가 화면 속에서 직접 연기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는 세대이다. 스치듯 지나가듯이 보았던 아주 오래된 영화 화면 속 그녀는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몸매와 얼굴, 사랑스러운 모습과 세상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표정들이 배역 그대로 그저 공주님스러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백발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가득한 얼굴과 왜소한 체격으로 더 위태로워 보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진지한 표정을 한 모습을 보게 되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어떤 삶을 추구하며 행동하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었다.
그리고 조금씩 알게 된 점은 누구나 바라는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인간적이고 늘 최선을 다하며 옳다고 생각되는 자신의 믿음에 따라 정도를 따르며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더 부럽고 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더 알고 싶어졌다.
어떻게하면 나도 그런 인생을 살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예쁘고 아름답고 부럽기만한 배우와 팬의 사이가 아닌 인생을 먼저 잘 살아온 인생 선배와 인생 후배의 관계가 되고 싶었다. 이 책의 작가 또한 그러한 마음으로 이 책을 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오드리 헵번이라는 인물에 대한 책을 쓰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시간에 따라 또는 흐름에 따라 기록을 하는 지루하지만 정석적인 방법을 택하여 글을 쓰지 않았다. 특정한 사건(일)들과 주변의 사람들의 눈과 입을 통해 오드리를 보여 주었다. 또 그녀의 솔직한 생각과 꾸밈없는 담백한 언어들로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전달했다.
모든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그녀는 인내와 자신에 대한 철저한 관리, 그리고 최선을 다해 매순간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평범하지 않았던 유년시절과 전쟁 전후의 폐해를 겪어내며 참아낼 줄 알았고 억지스러운 사랑에 연연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일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러한 상황들 속에서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듣게 된 그녀의 아프고도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들을 땐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 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 부었고 또 노력했다.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와 관련해 생각이 들었던 단어, 바로 노력이다. 모든 방면으로 노력하며 살아 왔다. 속이지도 않았고 숨기지도 않았다. 그냥 지금,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았을 뿐이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고 인정했다. 말이 쉽지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지 상상만 해 볼 뿐이다. 나는..... 그냥 힘들면 투덜댔었고 흔들면 마구 흔들리는 상황들 속에서 중심만 잡으며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어 쓰러지기 일쑤다..... 그녀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본다. 솔직히 아직은 어림 없겠다.
연기 잘하는 예쁜 배우를 너머 인간적이고 배우고 싶고 따르고 싶은 사람이 되기까지 그녀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 버려야 할 것들과 마음가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가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오드리는 그 말씀을 잘 알아듣고 꾸준히 실천하며 살았다.
내게도 그런 지혜와 꾸준함과 노력의 힘이 어딘가 숨어져 있길 바래 보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