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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 집공부 - 고교학점제, 강점찾기가 진짜 선행학습이다
진향숙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본 적이 있었고 내용이 궁금해졌었다.
요즘 하루를 멀다하고 자꾸만 바뀌는 교육 정책에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사흘을 멀다하고 자꾸만 바뀌는 것인지, 내 아이가 고등학생이되고 진로를 정할 시기가 온다면 나는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 것인지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궁금증에 펼쳐 본 책에 대한 나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속상함'이다. 책의 내용이 좋지 않았다기보다는 이 책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과연 현실 가능성이 있는 것일지 의심스러웠고 소수가 이렇게 노력한들 이미 다수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면서 내 아이들을 내가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의 생각이 많아져서 였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을 옆에서 지켜 보고 지지해 주며 이 아이만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능력을 키워주는 것. 그건 정말 부모로서 당연한 의무이겠고 욕심이자 목표이다. 하지만 저자도 글에서 말했듯이 자녀의 미래나 교육에 대한 엄청난 소신이 있지 않고서야 과연 아이가 좋아하는대로만 따라갈 수 있을까? 그러한 나의 지금의 결정을 미래의 내 아이가 받아들일 수는 있을까? 너무 어렵고 결정하기 힘든 것들의 연속이다.
단평 결과에 100점을 몇명이나 받았는지, 옆집 아이는 어디 어디 학원을 다니는지, 누구네 집 아이는 진로를 어디로 정해서 레슨을 받고 영재 수업을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궁금해 하고 흔들려 하는 우리의 모습.... 나 역시도 결코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육부는 아이들의 학력이 저하되어 있다며 자꾸만 학력 평가 등에 대한 정책을 쏟아내는 이 마당에 공부를 안 시킬수도 없고.... 공부하라 잔소리 하고 지키고 앉아 있는 나도 힘들고....과연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씁쓸할 뿐이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고 관심이 있는 것들을 찾아주기 위해 어릴적부터 또 얼마나 많은 체험과 야외 수업과 가정 방문 수업들을 하고 있는가? 일찍이 아이의 진로를 정해 그 목표를 향해서만 정말 열심히 정진하고 싶지만 그 또한 정답이라는 보장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혼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이 계속 됐었다. 정답을 알고 있지만 그대로 실천할 수 없는 상태.... 괴롭다. 심란한다. 걱정스럽다.
그래도 답을 찾고 싶어 다시 이 책을 펼쳤다. 전부를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한번 더 읽어 보고 싶었던 3장의 '흥미편: 관심에서 자라나는 강점'편을 꺼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와 다른 파트에 비해 읽기가 수월했던 이유도 있다.
저자가 아이들과 했던 많은 활동과 노력들 중에는 나도 아이들과 함께 해 본 것들도 있었고 다음에는 이런 방법으로 시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거창하거나 대단한 활동들이 아니었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의 관심과 궁금증을 끊어내지 말고 계속 파고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내가 지금 아이를 위해 해 줄수 있는 최소한의 강점 키우기 방법은 아닐까 하며 아이에게 더 도움될만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책을 다시 찾아 보게 된다.
남들에게 없는 아니, 비교 불가능한 강점 하나만 찾으면 된다는데 그걸 찾기가 이렇게 어렵다. 이젠 나에게도 그 강점을 찾아볼 수 있는 그나마 덜 빡빡한 시간(초등과정)들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아이가 특별나게 공부를 잘 하거나, 내가 서포트를 끝장나게 잘 해 줄 수 있거나,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있지 않는 한 나도 Top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고 싶지는 않다. 그저 아이들이 커서 하고 싶은 일들을 원하는 만큼 재미있게 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얼른 답을 찾고 싶어 했던 엄마의 조바심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일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개운한 마음으로 '이 책 참 잘 읽었다.' 라는 말이 솔직히 쉽게 나오질 않는다. 이 조바심과 급함이 조금은 가라 앉고 난다면 다시 차분하게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숙제를 남기며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