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레스트 어글리
오정은 지음, 스튜디오 디아망.디자인엠오 그림 / 디아망 / 2023년 9월
평점 :
이 알 수 없는 표정의 귀여운 동물은 누굴까?
왜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걸까?라며 책장을 넘겨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뭔가 특별한 기분... 숲... 못생긴.... 단어의 조합에서부터 심상치가 않은 분위기다. 역시나 예상했듯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동물들이 어떤 숲에 모여서 살게 되며 일어나게 되는 이야기였다.
저 책표지에 나오는 아이 역시도 버려진 동물이다.
토끼인데 토끼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졌다. 이 숲에 와보니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그렇게들 모여 있었다.
모두들 다 달랐고 개성이 있었고 특별했다. 대부분 원래 있던 자리로, 함께 했던 사람들 사이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기 시작하고 그러다 슬슬 지쳐가며 버려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버려졌다는 슬픔과 미운 마음에 다들 쉽게 이 숲을 떠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끼 같지 않은 토끼 모루는 달랐다. 버려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기뻐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바라보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들에겐 다소 엉뚱해 보였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방법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냈다. 그리고 모루와 제일 비슷하면서 오랫동안 숲으로 들어오는 모든 동물들의 힘이 되어 주었던 앵무새 할아버지 무무의 오랜 바램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일을 해내기 위해 숲속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세상 속으로 떠나게 된다. 바깥 세상은 그닥 쉽지 않았다. 특히나 특이해서 버려진 동물들에겐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모두가 포기하지 않았고 노력했다. 야박하고 무섭고 위협적인 세상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소외된 이들에게 손 내밀어 도움을 주고 함께 해 주었던 이들도 있었다. 책 속은 정말 우리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초등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쉽게 생각하고 읽었는데 하마터면 눈물이 찡긋 나올 뻔 했다.
만약 나의 주변에도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아주 기초적인 생각도 해보았고 어떤 부분들에 있어서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 볼만한 내용들도 많았으며 평소에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큰 아이가 책을 읽으며 "엄마! 이거 재미있다. 계속 읽어져."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아이도 책을 읽으며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나 보다.
책 표지의 모루를 보며 어떤 동물로 보이냐는 나의 질문에 아직 천진한 둘째는 "토끼잖아? 그런데 왜 이러고 있어?" 라고 답했다. 사실은 나도 바로 단번에 토끼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서 뜨끔했다.
왜 부족하거나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 세상이 정해준 기준에 맞지 않으면 틀리다거나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며 힘이 없다면 아무렇게나 대하고 함부로 해도 괜찮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걸까? 우리에겐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 어쩌면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들을 통해 아이들을 그렇게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다름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 책을 출판사 디아망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개인적인 소감들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