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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 - 이별은 없어, 무한대의 바오
오리여인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언제인지 모를 그 언제부터 우리(나와 아이들)는 한 판다 가족에게 사랑과 관심이 생기게 됐었다.
정말 왜인지도 모르겠고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판다들의 모습과 일상과 근황들이 궁금해 졌었고 새로운 모습들을 서로 찾아보며 웃음짓기도 했다.
동글동글 귀엽고 하얗고 깜장색의 단순한 이 곰들에게 나는 왜 빠져들게 됐을까?
아마 내겐 우리 아이들의 영향이 제일 크지 않겠나 싶다. 게다가 푸바오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어지면서 한번 두번 보다 보니 언뜻 사람과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며 슬슬 빠져든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 책을 쓴 작가 오리여인도 나처럼 이 특별하고도 영리한 동물 가족에게 스며들지 않았을까 싶다. 마침 아이바오의 출산부터 육아까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하다보니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가깝고도 먼 나라로 옮겨와 살게 됐고 그 힘들다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게 되었으며 배운적이 없고 알려주는 이가 없어도 본능적으로 새끼를 소중하게 키워내는 아이바오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사람에게 재주를 부리며 관심과 사랑을 바라던 영리하고 재주많은 러바오도 이젠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사랑해주는 이들 덕분에 진심으로 사랑주고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다.
자연 번식으로 어렵게 태어난 푸바오는 사랑스럽고 영리한 부모들의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태어난듯 그저 사랑둥이인지라 두말하면 잔소리.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어 아쉽고 속상하지만 그저 그곳에서 엄마와 아빠처럼 잘 적응하고 잘 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후이루이 바오 쌍둥이 자매는 언니를 따라 오늘도 열심히 성장하는 중. 언젠가 이 녀석들도 헤어지면 어떡하나 싶지만 지금은 그저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예쁘기만 한 아가들이다.
그런 바오 가족의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작가는 엄마로써 혹은 딸로써 살아온 날들과 자신과 가족들의 변하는 모습 속에서 자신이 기억하고 생각한 것들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되는 마음들을 글과 그림으로 함께 담아 내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에 대해 공감을 하며 이 책 속의 글과 그림을 읽어내기에 우리 아이들에겐 그닥 느껴지는 것도 없겠고 와닿지도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책과 함께 바오 가족의 사진 엽서가 동봉되어 있었기에 아이들에게는 이것만 주고 나는 책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나 아이들은 귀여운 판다 가족의 모습에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고 기뻐했다.
덕분에 나는 나 혼자 편안하고도 조용히 음미하며 읽기에 좋았고 그렇게 읽을 수 읽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두 권의 에세이를 한번에 읽는 듯 느껴지기도 했고 지루하지 않았으며 크지는 않더라도 슬며시 웃음짓게 되는 소소한 재미들과 다양한 생각들을 가져볼 수도 있었다. 쉬엄 쉬엄 읽기에도 좋았고 어렵지 않아 독서로 힐링하기 딱 좋은 책이었다.
오리여인은 판다들을 통해 사랑과 관심을 느끼게 됐고 그 모든 것이 너(판다)를 만나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름 하나 고르는 일에도 잠 못들고 고민하며 신중해 지기도 했었고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판다들의 모습에서 힐링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이 주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 사랑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할 수 있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의 순수함 때문도 있겠지만 그동안 살아오며 받았던 모든 사랑과 관심의 덕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글을 통해 느껴졌었다.
나도 그런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고 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도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것이 네잎클로버 같은 행운이라고 감사히 여기는 작가의 글과 그림 덕분에 판다가족 덕분에 나도 힐링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출판사 북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