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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발사
정네모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평점 :
나무의 머리를 다듬어주는 <나무 이발사> 그림책을 읽다보니 저희 아이가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나네요.
저희 아이 아가일 때 집에서 머리를 다듬어주곤 했어요.
머리를 자르려는 분위기만 풍겨도 아이가 울기 시작해서 애먹은 날들이 참 많았죠.
이 그림책의 마지막 손님처럼 말이에요.
머리에 가위가 닿는 느낌이 싫어서 그런가 하고 샤워캡을 씌워서 잘라준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자신의 몸에서 머리카락이 잘려
후드득 떨어지는 모습 자체가 아이에게는 공포스러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에게는 머리카락도 자신의 신체 일부니까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에게 머리카락은 또 자라는 것이라는 것을 차분히 알려주는 게 필요하겠죠.
괜찮아요. 우리는 매일매일 자라니까요. 뾱!
저희 아이도 머리는 또 자란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머리에 가위와 이발기가 닿는 느낌도 익숙해지면서
점점 더 수월하게 머리를 자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나무 이발사> 그림책은 '정원사'라는 직업을 '나무 이발사'로 표현하면서 어쩐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전해줘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면서도, 그 나무들을 사랑하는 나무 이발사의 마음이 느껴지죠.
<나무 이발사> 그림책을 읽고 난 후에는 우리 주변의 나무들을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하게 돼요.
'저 나무는 어떻게 머리를 다듬어주면 좋을까?' 상상하면서요.
자연과 한걸음 친해지는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