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날 문어가 되어 버린 내 친구 ㅣ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표지율 지음 / 한울림스페셜 / 2025년 11월
평점 :
잠깐이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사고를 당한 아이가 속상해할 때면 그 아이를 위해 곁에 있어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괜찮냐고 걱정의 말을 건네는 아이들을 보면 참 예뻐요.
그와는 반대로 친구가 상처받을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뱉어버리는 아이들도 있어요.
아이기 때문에 조심성이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것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구나 느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사실 이 그림책은 표지율 작가님의 이야기라고 해요.
작가님은 항암 치료의 기간을 겪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림책 속 '문어 친구'는 작가님 자신인 거예요.
항암 치료의 힘든 과정을 겪으며 '나를 위로해 줄 진정한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그 마음을 담아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할 때에는 '혹시나 나의 말 한마디가 더 아프게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요.
그래서 곁에 가는 것을, 말을 건네는 것을 망설이게 되죠.
그럴 때 이 그림책이 참 많은 힘이 될 것 같아요.
힘겨운 싸움을 하는 친구가 어떤 위로를 받고 싶은지,
어떤 응원을 받고 싶은지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림책이니까요.
저희 아이들도 위로에 참 서툰 편입니다.
제가 속상해할 때에는 작은 몸으로 저를 안아주며 마음을 표현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쑥스럽고 조심스러운 마음에 위로를 건네지 못하죠.
아이들과 이 그림책을 읽다 보니 저희 아이가 한마디 하더라고요.
"얘는 위로를 참 잘하네."
그림책 주인공에게 한수 배운 듯하네요.
다행히도 이 그림책은 슬프고 안타깝기만 한 책은 아니에요.
뒤로 갈수록 더 깊은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죠.
마지막 면지에 그려진 그림들이 저는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 감동을 꼭 직접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너무나 완벽한 꽉 찬 결말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