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바람 없는 고요한 정원의 키 작은 나무에 가 닿지 못했고, 선원들은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에 당도하지 못했다.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그것들 위에서 두 미광이 만나 구름을 나누어 가지듯 그것들을 나누어 가지고는 당신을 빈손으로 집으로 돌려보낸다. - P176

그 가면들이 다른 건 아무것도 없는 그 하얀 방에 걸려 있었다. 하나 같이 그로테스크한 표정이었다. 가장 그로테스크한 것은 자격 없는 것들은 인정사정없이 죄다 배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우스울 정도로 근엄한 표정이었다. 위로 들린 윗입술, 그리고 눈구멍과 눈썹을 나타내는 굴곡은 다가오는 모든 것에 대한, 아니 다가옴 그자체에 대한 엄청난 적의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았고, 이마를 장식한 굴곡진 볏들과 가면에 부착된 땋은 머리카락들은 미지의 권력이 이목구비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있음을 뜻하는 듯 강조돼 있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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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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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행복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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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도망친 곳에 절대 천국은 없습니다》를 읽었는데
이소연이 도망친 곳에 천국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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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 처음으로 경험한 그리움, 아예 그리움의 대상 안으로 들어가 있던 나를 엄습했던 그 그리움은,
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데서 비롯되어 대상을 그리,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그리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복된 그리움이었다. 상상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 있는 그리움.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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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은 Walter Benjamin(1892~1940) 발트 벤야민이 *노벨레의 형식을 갖춰 집필한 글들과 문학적 테마가 담긴 글들을 묶은 벤야민의 이름 아래 출간된 유일한 문학 작품집이다.


*Novelle; 14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단편 소설 양식

풍경 위에 드리운 구름은, (...)
나이 든 백발 남자 하나와 젊은 남자 하나가 조용한 마침표들처럼 정적을 가르고 있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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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당신은 단 한 명의 동반자와 함께 무인도에 있습니다. 당신과 끝없이 사랑을 하지만 결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연인 혹은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지만 함께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말이 통하는 사람이지.

영화 Before serise 보지 않았나, ‘말이 통하지 않는다‘ 차라리 혼자가 낫지. 그 보다 더 끔찍한 건 없다.

#가벼움 VS #무정
異音同義語인가?






한 번의 결혼은 한 번의 인생에서 충분하다. 두 번은 과하다. - P115

나는 가장 위대한 기술은 거리두기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 정확한 지점을 찾아서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건 현실 속의 모든 배움처럼 비용을 치러야만 배울 수 있다. 알기 위해서는 대가를 내야 한다. - P116

부부로 산다는 건 불가능한 다른 모든 일처럼 어려운 일이다. - P131

배우는 이야기 안에 있고, 엑스트라는 밖에 있다. 그들은 극 속의 사건들에 살짝 스칠뿐, 그안으로는 결코 들어가지 않는다. - P134

작은 성공은 없다. 나는 로망이 자비로 첫 책을 출간했을 때의 긍지를 기억한다. 비록 서점에서 찾아볼 수는 없어도 문학의 거장이 태어난 순간이었다. 우리는 약간의 건초로도 기뻐하는 당나귀들이다. 우리는 가볍게 부는 바람을 몸에 걸친 그림자들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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