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멕시코로 떠난 조선의 이민사
참 씁쓸하다.
나라없는 설움 그때로 족하다.
김영하란 작가의 재발견 이게 했던
Black Flower

1905년 5월 27일 새벽 네시 사십오분, 일본 연합함대의 선제공격으로 거의 스물네 시간 동안 지속된 동해 해전에서 발틱함대는 궤멸적 타격을 입고 손을 들었다.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은 포로가 되었다. 일본 연합함대의 승전 소식은 고종 황제의막연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사엔 요행이 없었다.  - P37

그들이 떠나온 나라는 물에 떨어진 잉크방울처럼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 P70

그까짓 나라, 해준 것이 무엇이 
있다고 돌아가겠는가. 어려서는 굶기고 철드니 때리고 살 만하니 내치지 않았나. 위로는 되놈에, 로스케 등쌀에, 
아래로는 왜놈들 군홧발에 이리 맞고 
저리 굽신, 제나라 백성들한텐 동지섣달 찬서리마냥 모질고 남의 나라 군대에 오뉴월 개처럼 비실비실, 밸도 없고줏대도 없는 그놈의 나라엔, 나는 결코 안 돌아가려네.  - P96

 왜 세상의 모든 나라에서 아이에게
아버지의 성을 붙여주는 줄 아시오? 
그래야 아버지들이 제 자식이라고 
믿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기 때문이오.  다시 말해 성은 아버지들의 불신에 대한 사회적 대가라는 거요.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남자들은열 달 전에 저지른 어떤 일의 결과로 
아이가 나온다는 것을 아직까지도, 
20세기가 밝아왔는데도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단 말이오. 
오직 확실한 것은 어미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뿐이오. - P273

이봐, 정치는모두 꿈이야. 
민주주의든 공산주의든 무정부주의든다 마찬가지야. 서로 총질을 해대기 위해 만들어낸 거란 말씀이지.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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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HAKUNAMATATA > [100자평] 신기원의 꼴 관상학

어느정도는 통계적으로 분류(?)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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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다시 펼쳐보면 놀란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거의 없다.(..…) 금시초문처럼 느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얼마나 천만다행인지 김영하도 그렇다니 억수로 위안을
받는다.


조금 경박한 愛玩과 너무 무거운 伴侶사이 뭐가 좋을까?


지구별 여행자 인간이 착각내지 망각하고 있는 것 give & take 아니,
먼저 도착한 여행자들로부터 받은 
어마어마한 환대. 꼭 갚고 가야한다. 

여행하고 싶다. 지구한바퀴.

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다시 펼쳐보면 
놀란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거의 없다. 소설 속의 어떤 사건은 명확하게 기억이 나는 반면 어떤 사건은 금시초문처럼 느껴진다. 
모든 기억은 과거를 편집한다. 
뇌는 한 번 경험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어딘가 깊숙한 곳에 처박아두어서 찾을 수 없게 될 뿐.


글을 쓰다가 가끔 어떤 책이 필요해서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새로 사버릴 때가 있다. 온 집안을 뒤져 그 책을 찾는 것보다 인터넷서점에 주문하는 게 더 빠르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때문이다.  - P71

미래에 대한 근심과 과거에 대한 후회를 줄이고 현재에 집중할 때, 인간은 
흔들림 없는 평온의 상태에 근접한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 P110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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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때에 행복한 날을 되새기는 것은 잃어버린 행복에 대한 이중의 슬픔이라니 행복한 날에 행복했던 과거를 반추함은 갑절의 기쁨이겠군 !

"불행한 때에 행복한 날을 되새기는 것은 잃어버린 행복에 대한 이중의 슬픔이 됩니다.  - P32

동방의 수정처럼 푸른 빛깔이
수평선 끝까지 맑게 퍼져
아직까지도 내 눈과 가슴을 울리는
어두운 곳에서 갓 나온 내 가슴을
기쁨으로 다시 충만케 하는 도다.
사랑을 재촉하던 아름다운 금성은
쌍어궁의 별들을 감싸며
동방의 온 천지를 웃음 짓게 하였다.
오른편으로 돌이켜 남극을 바라보니
아담과 이브 이외에는 본 일도 없는네 개의 별들이 보이는 도다.
하늘은 별들의 빛남을 기뻐하는 듯아! 그 별들조차 보지 못한
그대 북녘 땅은
홀어미가 된 황폐한 땅이로다. - P134

"제 기억으로는 당신의 시 구절 
어디엔 가에 기도가 하늘의 올법을 
꺾을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내가 노래한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제아무리 열심히 기도를 하더라도 
그것은 하느님의 율법을 변경할 수 없는 일이며, 오직 ‘죄의 용서를 빨리하여 주십시오.‘하고 기원하는 데만 사용되는 것일세. 하느님의 은혜를 받을 수 없는 지옥과 먼저 가서 은혜를 받게 되어 있는 연옥과는 다른 것일세.  - P150

"하나님께 서약을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결코 경솔하게 해서는안 될 것입니다. 의지의 자유란 하나님께서 가장 값지게 생각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P242

그러므로 내가 힘들여 썼던 책은 낡은 종잇조각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성 베드로께서는 금도 온도 없이 교회를반석 위에 올려놓으셨고, 나는 기도와 단식으로, 그리고 성 프란체스코는 거지와 같이 청빈한 생활을 통해서 수도원을 만들어 놓았건만 지금은 수도 생활마저 타락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요?" - P282

에필로그-


인간은 신이 정했다고 하는 자연계에서의 목적과 초자연계에서의 목적을 향하여 살아간다. 현세에 있어서의 행복(지상낙원을 상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지적 미덕이 명하는 바에 따라 살아가며, 제2의 목적(영원의 행복을 얻는 길은 신의 은총에 힘입으면서 그리스도교의 믿음·소망·사랑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인류를 현세의 행복으로 안내하는 것은 황제의 의무이고, 천국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교황의 의무이다. 이것이 《신곡》의중요한 장면에 나오는 이미지와 일치하는 점이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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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3-03-1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북스 2019년10 월 30 일 초판5쇄 오자誤字가 너무 많네요 ㅠㆍㅠ
 

p9
[그 일은 잘못 걸려 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폴 오스터 중편 소설 세 편
두꺼운 책이지만 한장 한장 넘기며 읽을 분량이 줄어드는 만큼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재미와 흥미를 더 하는 작품

책의 세계는가능성과 비밀과 모순으로 소용돌이치며 생명력을 얻는다.
눈에 보이거나 말해진 것 모두가,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것일지라도, 이야기의 결과와 관련될 수 있기에 그 어느 것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 P16

전에 없던 날로서의 오늘. 떠돌이들, 볼장 다 본 자들, 집 없는 여자들, 비렁뱅이들, 주정뱅이들. 그저 돈 없는 가난뱅이부터 비참하게 몰락한 사람들까지. 어느 모퉁이를 돌건 잘사는 동네건 못사는 동네건, 그들이 있다. - P161

단음계의 잔물결 이는 듯하고 꿈틀대는 음형들을 번갈아 구사하며 멋지고 세련된 연주 솜씨를 보여 줬다. 연주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은 언제나 똑같은 것이었지만, 그렇더라도 들으면 들을수록 자리를 뜨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 음악 속에 있다는 것, 그 반복되는 고리에 빠져든다는 것. 그 고리는 아마도 인간이 최후로 사라질 수 있는 곳이리라. - P162

더군다나 책을 많이 읽은 세련된 독자들도 《월든』을 읽는 데는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는 에머슨 같은 사람까지도 언젠가 일기에다 소로를 읽으려면 신경이 곤두서고 힘이 든다고 적지 않았던가. 



제3장에서 그는 드디어 뭔가를 말해 주는 문장 -책이란 신중하고도 냉정하게 쓰인 그대로 읽혀야 한다-과 마주치고 바로 그 순간 요령은 천천히, 전에 어느 때 그랬던 것보다도 더 천천히 읽어 나가는 것임을 알아차린다. - P240

그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죠. 시인, 철학자, 작가 가릴 것 없이.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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