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斜陽

p146
[인간에게는 살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을 권리도 있을테죠]
살고 싶은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살아낼 것이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무슨 수를 써라도 죽음에 이른다
다섯번째 이윽고 성공한 다자이 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죽을 권리를 챙겼을까
자기 안의 자기를 그렇게도 견딜 수 없었나?

유명인들의 자살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시간을 돌이켜 꼭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다자이 오사무 다.
그가 원하지 않는다면 죄송하지만.

나에게 단 한사람과 만찬의 기회를 준다면
산 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죽은 자는 다자이 오사무
두 분께 궁금한게 많다.

소설속 나오지는 현실의 다자이 다.
저물어가는 태양은 내일이면 또 다시 찬란하게 떠오른다.
12월 31일의 그 태양이나 1월 1일의 그 태양은 다르지 않다. 똑같다.
그런데 1월1일 아침에는 유별난 환영을 받는다. 다만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그는 인간은 다 똑같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는 다르고 싶었고 다름을 증명하고 싶었을까
작가와 작품은 분리불가를 재증명하는 소설


인간은 거짓말할 때 으레 진지한 표정을 짓는 법이다. 요즘지도자들, 그 진지함이란. 쳇! - P66

내가 조숙한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괴로워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한다고 수군거렸다.
자꾸만 빗나간다.

결국 자살하는 수밖에 도리 없지 않은가. - P67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떡해서든 끝까지 살아야만 한다면, 이 사람들이 끝까지 살기위한 이런 모습도 미워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아아, 이 얼마나 버겁고 아슬아슬 숨이 넘어가는 대사업인가! - P136

인간은 모두 다 똑같다.
이 얼마나 비굴한 말인가요? 
남을 업신여기는 동시에 자신마저 업신여기고, 아무런 자부심도 없이 모든 노력을 포기하게 만드는 말. 
마르크시즘은 노동하는 자의 우위를 주장합니다.
‘다 똑같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존엄을주장합니다. 
‘다 똑같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오직 유곽의 호객꾼만 그렇게 말합니다. "헤헤헤, 아무리 잘난 척해 봤자. 똑같은 인간 아닌가?"
어째서 똑같다고 하는가. ‘월등히 낫다.‘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노예근성의 복수. - P149

단 한 가지, 어머니의 애정, 그것을 생각하면 죽을 수 없었어요. 인간은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권리도 가졌지만,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 죽음의 권리는 유보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건 동시에 ‘어머니‘마저 죽이고 마는 일이니까요.
- P150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들 주변에서 낡은 도덕은 여전히 그대로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은 채,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무리 요동친들 그 밑바닥의 바닷물은 혁명은 커녕 꿈쩍도 않고 자는척 드러누워 있을 뿐인걸요.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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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5구, 우리 세계로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해리 릭스의 인생이 산산이 부서진 날 파리10구에서 5구로 회복되까지.....

p5
[내 인생이 산산이 부서진 날, 나는 도망치듯 파리로 갔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은 그 날 파리의 잿빛 하늘에서는 뼛속까지 스며드는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p32
[한때는 파리에서 사는 게 꿈이었어요]
난 지금도 꿈인데.....

[ 파리에서 산다는 게 그다지 꿈꿀 만한 일은 아니더군요]
여전히 내게는 꿈꿀 만한 일인데.....

[ 파리에서 작가로 살기.
ㆍㆍ
센 강 근처에 아담한 작업실을 구해 글을 쓴다. 작업실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들이 있다. 오전에는 소설을 쓰고 오후에는 루이 말 감독의 영화를 보고......]
소설을 쓸 수는 없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와 센 강변 산책후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다 가끔 눈을 들어 평온한 강 위의 유람선을 쳐다봐 주고 이거면 된다.
이게 버킷리스트에 있다.

《파리5구의 여인》은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권선징악의 서양판.
믿음의 반대말은? 증거다!

소설을 읽고 영화도 찾아서 봤는데 해리 릭스역을 에단 호크가 맡았기에 엄청기대를 했으나 .... 에단 호크의 연기에 물음표는 없다. 파벨 포리코브스키( Ida -2015)도 대단한 감독인데 소설의 깊이와 point를 제대로 아니면 마음대로 연출한 것이 못마땅 했다. 아무튼 에단 호크 영화중 다시 볼 필요없는 영화목록에 등록시켰다.

《파리 5구의 여인》를 읽고 지역특성에 눈이 좀 열려 에쿠니 가오리 의《좌안》과 츠지 히토나리의 《우안》을 다시 읽어야 겠다는. 관점이 달라졌으니.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우리는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영화관을 찾지만 사실은 영화관에서도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영화 속에도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탈출하고자 하는 세계를 영화에서 다시 보게 되는 셈이랄까요."
우리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종종 도피를 시도한다. 
누군가처럼 하루아침에 평생 동안 공들여 쌓아온 삶을 버리고, 갑자기 파리 행 비행기 표를 사기도 하는 것이다. - P9

 지난 몇 달 사이 내가 얻은 삶의 교훈이 있다면 완벽하게 순수한 선의에서 나오는 행동은 없다는 것이었다. - P42

모든 일에는 희생자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늘 다른 사람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언제든 다른 사람을 탓한다. 그렇게 희생양을 만들어야만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 - P376

당신이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가 당신 인생에 들어간 거야.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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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7월31일 정찰비행을 나간 생 텍쥐페리는 귀대하지 않고 행방불명되었다.
독일군 정찰기에 의해 격추되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p269
p11
[이런 식의 이야기로 선배들은 우리의 존경을 받으며 지냈다.....간혹 이륙한 후 영영 돌아오질 않아 영원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선배도 있었다.]

7월21일 지역의 항공 정찰 임무를 띠고 출격 했다가 착륙할 때 조종이 서툴렀다는 이유로 예비대로 배속 되고 실의에 빠져 지냈다는 일화로 볼 때 - 이후 비행 정찰대로 복귀청원하고 제33 비행정찰대로 복귀하여 5회까지에 한 해 출격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고는 5 회를 넘겨 8 회까지 출격했다고 함
바람과 모래와 별을 사랑했던 그에게 더 이상 비행할 수 없는 삶보다는 영원한 존경의 대상으로 남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어린왕자의 고향을 찾아 지구를 떠난 아까운 생 텍쥐페리


그는 자신의 모든 비행기술을 내게 넘겨주듯이용기와 지식을 주었다.
몇해전, 등불이 정겨움을 느끼게 하던 어느 날 저녁,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폭풍우와 짙은 안개, 눈 등이 자네의 비행을 방해할 걸세. 그때는 그저 이런 어려움은 이 길을 먼저 간 선배들도 모두 겪었다고 생각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무사히 이겨낸 만큼 자네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 - P15

 어떤 일이건 한번 겪으면 다음에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행동하는 게 인간이다. 오직 경험하지 못한 일에만 두려움을 느낀다. - P61

완성이라 함은 이제 더 첨가할 것이 없음이 아니라 더 이상 제거할 불순물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ㆍ



발명의 완전함은 완전치 못함과 항시 같은 선에 있는 것이다. - P70

나는 내 가슴속에 꿈이 가득함을 알았다. 꿈들은 냇물의 흐름같이 소리없이 내게로 왔다.  - P87

돌과 돌 사이를 비집고생명의 코를 내미는 풀을 좋아했다.  - P96

 운명의 신이 저녁 햇빛 속에서 갑자기 기습을 해 온 것이었다. 한 아름다움이 짓이겨졌거나, 놀라운 지식이, 따뜻한 생명이 끊어졌을 것이다.



약속 장소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저 운명의 기습을! - P162

외과의사는 환자의 신음소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가 치료하고자 하는 것은 고통을 초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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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레이몽
알수 없는 고열이 발병하면 비몽사몽간 레이몽이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의 아빠와 엄마 학교생활을 꿈꾼다.
어느 것이 현실인지 알수 없는 정신착란
희망사항과 현실을 오락가락하다 끝내 죽음에 이르고마는....

[빵집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이었고, 나를 이해해 준 유일한 어른이 었지.
내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유일한 사람. 나를 웃게 만들고, 꿈꾸게 만들고, 무언가를 믿게 만들었던 유일한 사람 ]
부모는 아이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줘야 하는데....

레이몽의 행복할 권리를 부수고 갈기갈기 찢어 짖이겨버린 쓸모없는 인간에 대한 분노와 나도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후회하고 사과했던 기억들에 숙연해지고 부끄러워진다.


쎄르쥬 뻬레즈 3부작 中 3부

엄마는 내 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줄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거기서 결코 돌아오지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그래, 엄마는 틀림없이 그렇게되길 바랐을 것이다. ᆢ
사람 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누가오더라도 굉장히 깨끗한 방인 줄 알게 하려면, 아니 적어도 망신당하는 일이 없으려면, 방을 좀 치워 놔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곳, 캅브르통의 요양 센터에서 돌아오고 말았다. 
절대로 오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오고 만것이다. 그러니 엄마는 괜히 헛수고만 한 셈이다. 

캅브르통에서 돌아오던 날, 내 삶은 다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 완전히 처음으로 되돌아오고 만 것이다. 죽어 버린 내 마음. - P8

아, 난 빵집에서 일하는 조수가 될 수도 있었는데, 지금쯤 그곳에서 조수가 되어 있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그것도 다 틀렸어. 맞아! 난 빵집 조수가 될 수도 있었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제빵 기술자 밑에서 말이야. - P104

음악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부드러운지. 음악 소리를 거의 손으로 만져볼뻔했는데. 음악 소리가 나를 일으켜세운다. 내 몸이 굉장히 가볍게 느껴진다. 나는 멀리, 멀리, 먼곳으로 떠나는 느낌이다. 난 지금 떠나고 있구나. 떠나고 있는게 느껴져.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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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르쥬 뻬레즈 3부작 中 2부

당나귀 귀 레이몽이 아동요양시설로 보내지고....

그날 밤, 나는 다가올 아침을 생각하며 불안에 떨면서 보냈다.
내일이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리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날 저녁 아빠는 당장 그 자리에서 나를 패대기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뜸을 들였다가 다음 날 뼈도 못 추릴 정도로 잡겠다는 심산이 분명했다. 왜 나를 그 즉시 혼내지 않았을까? 날 혼내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아빠의 혼을 빼놓을 만한 심각한 일이라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짐작이 가지 않았다. 아무튼 평소 아빠의 태도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아빠가 가구를 부순 것은 간단한 준비 운동 같은 것, 말하자면 정식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전채 요리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3

난 내 문제, 내 고민들을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난 그냥 이곳, 센터에만 계속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난 센터에서 지내는 게 좋았다. - P101

집에서 편지가 왔다.


아빠와 엄마는 내가 보고 싶다고 했다. 

여동생 죠슬린이 부쩍 나를 보고 싶어한다고 했다. 

내 상태는좀 진전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 진전도 없었다. 
난 아빠 엄마가 보고 싶지 않았다.  - P138

난 화상실변기에 앉아서, 종이 쪽지에 적혀 있는 단 한 줄의 문장, 삐뚤삐뚤 서투른 글씨로 쓴 단 한 줄의 문장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심지어 그 한 문장을 외워 노래로 부르기까지 했다. 맥박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가슴도 울렁거렸다. 난 너무 기뻐서 미칠 것만 같았다.
"오늘 밤에도 나를 보러 와줘."
와!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었다. 안느가 건네 준 종이엔 그렇게 씌어 있었다. 난 변기의 물을 내리고, 다시 교실로 향했다.
복도를 걷는데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마치 발레리나라도 된 것처럼, 우아하게 공중으로 뛰어올라 발꿈치를 타다닥마주치는 고난도의 동작을 세 번씩이나 해보았다.  - P148

아빠와 엄마, 그리고 죠슬린이 날 데리러 온 것이다.

집을 향해서, 난 슬퍼서 울었다.

아무도 모르게 울었다.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것들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거야 늘상 있었던 일이고, 또 앞으로도 늘상 있을 일일 테니까. 내가 슬펐던 건, 그곳에 남겨 두고 떠나와야 했던 것들 때문이었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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