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클래식 - 감정별로 골라 듣는, 102가지 선율의 처방
올리버 콘디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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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따라 듣는 선율의 처방>

‘브람스:intermezzi.op.117-3.
In c- sharp Minor’

스탕달 증후군인가?
아님 뒤늦게 복용한 항생제 때문일까 속이 울렁거렸다. 브람스를 선택한 것은 그냥 취향의 선택이었다. 울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아이를 재우고 고요한 마음으로 음악을 고르고, 나는 책을 폈다. 먼저 <모든 순간의 클래식>의 한 챕터 중 글과 음악을 골랐다. 잠들기 전 나를 다독이듯 내게 음악을 처방했다. 오늘의 주제는 ‘울음’ 브람스가 듣고싶어 골랐다. 시작과 함께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에 멈칫했다. 울컥거리는 마음이 내 안에 스며든 선율 탓인지, 나도 모르게 숨겨둔 울음일까 생각하며 가만히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함께 읽을 책을 폈다.

오늘은 화가 김환기와 소울메이트 김향안에 대한 책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얼마전 정우철 도슨트님의 <미술관 읽는 시간>속에서 김환기 화가를 만났다. 그리고 이 책에선 그의 뮤즈이자 일생의 사랑 김향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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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온 파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로 시작된 그녀의 그리움. 김환기의 죽음 후 그녀가 파리를 다시 찾은 장면이었다.

‘사람 하나 살아졌을 뿐인데 온 우주가 텅 빈 것 같았다.’ 김향안

상실과 짙은 그리움이 글자와 글자 사이를 파고든 선율에 함께 실려왔다. 이 책 때문에 나는 오늘 브람스를 골랐나보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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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 하는데 글자와 음악의 조화로움이라니..
실로 충만한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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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클래식 활용법>
-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 정서와 음악을 고르고 큐알코드로 유튜브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 매일 조금씩 야금야금!
📣한꺼번에 여러 챕터를 읽기보다 조금씩 음악과 함께 읽기를 추천합니다.
- 한 차례 익숙해지면 다른 책과 함께 조화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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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 뮤직 매거진>편집자 출신의 올리버 콘디의 선율 처방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다. 육아와 함께 틈틈이 듣는 음악도, 늦은 밤 육퇴 후 홀로 듣는 음악도 모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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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대상>
- 클래식 그게 뭔가요?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열린 귀와 마음이 준비되었다면!)
- 책 덕후들에게 어울릴 선율 처방!
- 감성이 쩍쩍 갈라져서 메말라버렸다면 처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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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알코드로 코드로 음악을 듣는 것은 좋으나 매번 시작 전에 광고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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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쓸 게 너무 많은 브랜딩 - 좋아하는 일에 과몰입하는 히트메이커의 사고법
익선다다트렌드랩 박지현 지음, 텍스트칼로리 조형애 엮음 / 텍스트칼로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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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간직하고 싶은 브랜딩의 실전 인사이트.

 ‘더 해보세요’
여기 맥락있는 미친 짓을 하는 센캐가 나타났다. 조용히 저물어 가던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고 열풍을 주도하게 했다. 그 바탕에는 철저한 기본기와 다각도의 빅데이터 분석 후 파격적인 시도가 있었다. 아주 세세한 것 까지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챙기는 꼼꼼함과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안목. 

 이제 퍼스널 브랜딩은 필수인 시대가 왔다. 어떻게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 가치를 증명하는 가는 중요하다. 
📕세계관에 일관성이 생기면 소비자도 설득됩니다. P35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온 감각으로 느껴지도록 작은 것 하나까지 섬세하게 신경쓴 것이 느껴졌다. 공간 구성에서 느껴지는 브랜드 라이프, 아니 그들만의 우주에 초대되는 기분이다. 새로운 작업의 소개를 읽을 수록 설득 되어 직접 방문해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익선동과 소제동의 열풍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관심이 없는 독자에게도 그 브랜드가 궁금하게 반들었다면, 직접 그곳에 발을 들인 사람을 현혹하는 일은 더 쉬울 수 밖에 없다. 

 유행하는 상품이라 판매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컨셉에서 시작해서 확장하고 자신의 철학을 담는다.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기본만 남기고 깨부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럼에도 밸런스를 맞추고 과하지 않게 한다. 

 그들의 브랜딩의 바탕에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쌓여있다. 업종 트렌드와 개인적 경험인지 구분하는 일과 그 속에서 시대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일은 리서치에서 시작된다. 

 주변을 둘러보고 스토리를 찾는 일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오래된 곳이 품고 있는 그곳만의 고유의 빛깔과 냄새를 브랜딩화하는 일. 그래서 그들이 작업 한 것들은 특별하면서 고유성을 지닌다. 

📕세계관에 일관성이 생기면 소비자도 설득됩니다. P35
📗 파격적인 시도를 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기획과 컨셉트를 분명히 하되 기본을 집요하리만치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P47
📘 결국엔 사람들이 시간을 소비하게 해야합니다. 브랜드 하나를 풀어간다고 했을 때 그 시작과 끝에는 언제나 소비자가 있어야 하죠. 소비자가 이용할 환경을 조성하고,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P167

<책추천>
- 가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사장님들께!
-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있지만, 남들만 따라 다니는 사람들에게(시선의 변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때) 

더 나아가 당신의 브랜드를 위한 질문들이 준비되어있다!!! 
- 적어내리다 보니 고민과 함께 찾아봐야 할 것들이 많음을 알게되었다.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책을 읽고 시작되는 나의 즐거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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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건축 - 건축가에게 꼭 필요한 고민과 실천의 기록들
국형걸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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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제가 건축가에게 꼭 필요한 고민과 실천의 기록들이다. 첫 장을 넘기기 전에

'아, 나는 건축학도가 아닌데 덮어야 할까?"

고작 4권의 건축가들의 책을 읽어보았다는 용기로 무모하게 첫장을 넘겼다. 부제의 무시무시한 경고와는 달리 글이 술술 넘어간다. 어려운 건축 용어대신 친절하고 쉬운 용어로 건축가가 아닌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고민해봐야 할 질문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건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고민,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여정을 엿보는 일은 즐겁다.

건축이라고는 늘 네모 상자와 닭장같은 아파트(크기의 차이는 천차만별이지만-참고로 저는 땅에 붙어 사는 것을 선호합니다. 팡팡 뛰어도 아랫집에서 올라오지 않을 그런 집이요. 저의 선호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분양을 넣겠지만...)를 짓는일로만 알다 파리에서 처음 본 팡테옹의 돔, 그리고 노틀담의 성당의 뾰족뾰족한 탑, 그리고 지방마다 특색이 다른 지붕의 컬러는 강력한 충격이었다. 정확하게는 예술적인 충격이었다. 시대마다 유행하는 사조에 따라 바뀌는 예술품처럼 건축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얼굴과 옷을 바꾼다.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심플하고 단조로운 기능성의 옷들을 입는다. 미처 알지 못했던 혁신적인 건물들의 사진을 발견할 때 이미 오래된 건물이었음에도 감탄하며 들여다 보았다. 어느 고전주의 화풍의 그림 같기도 하고, 기하학에 집중한 그림은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그림 혹은 르네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사람들은 아는 만큼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자신의 전공분야,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넘어서 다른 분야를 통확 영역의 확장은 시야를 넓혀준다. 건축이라는 딱딱하고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건축이란 무엇인가란 본질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여러 사례를 통해 독자들 또한 답을 찾도록 유도 한다. 국형걸 교수님은 본인이 현재 활동중인 설계사이자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래서 마치 대학교 교양 수업의 교과서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그러나 이론 중심의 지루하고 난해한 교과서가 아닌, 쉽게 풀이되어 누구라도 흥미롭게 접근 하여 건축에 대한 이념을 확장시켜 읽을 수 있다.

버려지는 일회용 산업 팔레트를 이용해서 이동식 간이 무대를 만들고, 전시 배경, 휴식 공간을 만드는 일 등은 예술 분야에 몸담고 있는 내게도 커다란 충격과 자극이었다. 이동식 무대라고 하면 늘 남자들도 버거워하는 커다랏 덧마루를 세우는 일을 생각했다. 물론 덧마루가 필요한 무대도 있다. 그러나 팔레트를 사용하는 순간, 아이디어가 확장되는 그 무언가도 있다. 게다가 폐기물이 될 팔레트를 재활용해서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가치와 손쉬운 철거 작업이라는 것까지 매력적이다.

건축, 건물을 짓고 설계하는 일에 자신을 한계두지 않았다. 그리고 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가능한 마법사처럼. 그런데 건축과 예술, 공학이 만나자 마법같은 공간의 변화와 지역이 되살아나는 결과를 만든다. 나는 기록된 것 이상의 결과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사례 속의 사진의 전과 후를 보고 난 후 삶속에서 지나치는 작은 조형물들,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일 오가는 산책로 곁에 세워진 공공시설의 태양열을 살펴보게 되고, 의미없이 지나쳤던 파고라 들의 간이 쉼터가 반갑게 다가왔다. 차타고 지나가며 흘려버린 고층 아파트들의 세부적인 모양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걸어다녀도 관심이 없어 놓치던 것들이 비로소 내게 말을 건냈다.

건축학도도 전문가도 아니기에 작가의 말을 100%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괜찮다. 인지하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어떤 분야든 사색과 철학이 가미되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확장은 일어난다. 교과서 적인 건축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차원, 포괄적인 개념의 예술적인 건축, 혹은 공학적인 건축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도시의 색감은 일상적인 거리에서 느껴진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역의 캐노피, 자전거 거치대 등 주변의 공공 시설물을 둘러보자. 안타깝게도 대부분 어두운 회색이다. 대한 민국 모든 도시의 시설물이 거의 동일한 색이다. 이 정도면 색을 잃은 도시, 색감 없는 국가다. 온갖 심의와 규제가 우리 도시의 색을 통제하고 있다.


디자인은 전문 영역이다. (중략)

이는 단순히 즉흥적인 대중성이 아닌 해당 분야의 전문적 담론과 진지한 평가를 통해 탄생할 수 있다. 이런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대중과의 소통이 함께 할 때 우리 건축 디자인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p54

건축가의 일을 설계로 한정하고, 인허가를 내고 준공 검사를 하는 전문직으로만 본다면 건축가는 건축 시장이라는 틀에 갇히게 된다.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다가올 시대에 우리사회에서 건축 지식과 경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건축가가 되어야 할지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p73

팔레트는 폐기물을 만들지 않는 친환경적인 재료다. 열 가지 실험을 하며 팔레트가 특별한 전시 공간이나 미술관이 아니라 보다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이벤트 공간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봤다. 파렛트에는 무엇이든 구축할 수 잇는 잠재성이 있다. 며칠 내에 설치하고 철거할 수 있는 경제성과 효율성도 있다. 누구나 쓸 수 잇는 재료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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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 율곡 선생의 인생 가르침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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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르침이라 읽고 
원조 자기계발서라고 불러봅니다!!!  
무지몽매한 저를 깨워 삶의 품격을 넢여보려
매일 조금씩 읽었어요.

 요즘 <부모의 말>을 읽으며 제 언어 습관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단어를 수집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 품격입니다. 삶에 품격을 마음의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펼쳐봅니다.

​아직 아들이 어려서 직접 읽어주거나 알려줄 수는 없지만, 먼저 읽고 제 자신을 돌아보아 몽매함을 깨우려합니다. 닮고 싶은 엄마의 등이 되어봅니다
고전 속 가르침에 자꾸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보니 
나이를 먹은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시대적인 가치가 달라서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점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역자도 번역할때 먼저 역문과 원문을 쓰고, 그 다음에 해설과 본문 관련 여러 인용글로 독자가 받아들이기 쉽게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고전의 경우 문학이 아니면 문장을 오래도록
품어야 이해되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10대때 우연히 접한 문장에
“이게 무슨 뜻이야, 왠 헛소리.”
라며 고개를 돌리던 문장이 
40대를 앞두고서야 이해 되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적으로 다른 가치관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과거의 문장을 읽는 것은 가치가 있습니다. 단순히 과거에 뛰어난 인물의 집대성한 학문의 결정체를 만난다는 의미를 넘어 시간을 견뎌낸 그 보편적인 가치를 발견하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자기계발,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요즘은 평생교육에 대한 단어도 익숙합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10 안에서 높은 비중과 순위를 차지하는 것도 자게계말서 혹은 실용서 입니다.
자기 성장을 꿈꾸는 분이라면 한번쯤 옛 성인의문장을 가슴에 담는 일을 추천해 봅니다. 

학도들에게는 이것을 보여 마음을
씻고 뜻을 세워 마땅히 날로 공부하도록 하고자 하며, 또 나 역시도 오랫동안
우물쭈물하곤 병을 스스로 경계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입으로만 글을 읽을 뿐 자기 마음으로는
이를 본받지 않고, 또 몸으로 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읽고 나는 나대로 따로 있을 뿐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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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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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세상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지요. 그럴 때 우리는 상상 속에서 찾고 추측하고 조각을 맞춥니다.”
<한국어판 서문>중

‘ 혼자 ‘위화적인 순간’ 이라고 부르는 시간들이 있다. 너무 재밌고 뒤가 궁금한데, 갑작스럽게 가슴이 미어져서 책장을 잠시 덮고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 시간, (중략) 원정에는 위화적인 순간이 무척 많았다. 
장강명(소설가)

중국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 민국 초까지의 난세때 살았던 린샹푸라는 인물의 전기적인 이야기이다. 부유한 북쪽 남자가 젖먹이 딸을 안고 원청 출신의 아내샤오메이를 찾아나섰다. 그는 아창이 말한 원청과 아주 흡사한 지역인 시진에서 머물며 자리를 잡아간다. ​

 난세 때 생존의 위기로 토비라는 세력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생존의 문제라기에 그들의 탈취는 도를 넘고 흉악범에 가까웠다. 살육을 즐기고 고문하는 것, 아녀자들을 유린하는 등 작은 마을들은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역사적으로 이 시대에 자체적인 방어집단 홍창회가 있다고 한다. 지역민들은 국가로 부터 보호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해 대안적 질서를 모색해야했다. 
 
 소설 속에서 하루아침 몰살당한 한 마을이 등장한다. 그들은 복수를 위해 총, 칼, 창을 들났다. 관리들과 결탁해서 손쉽게 무기를 구하는 토비와 다르게 지역의 민병단은 총이 턱없이 부족했다. 

“스님은 선뎬 주둔군이 청과 탄약을 가지고 성에서 나와 토비를 만나면 내던진 뒤 토비가 던져놓은 돈을 챙겨 달아나고, 토비는 돈을 던진 뒤 관군이 내버린 총과 탄약을 주어 달아난다고 알려주었다. “
P368

백성을 지켜야 할 관군이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 시작하자 지킴의 도구들은 백성을 짓밟고 유린하는 도구가 되었다. 나라가 있으나 없는 것 같은 상태의 혼란의 시대였다. 차마 읽어내릴 수 없어 잠시 책을 덮어야 했다. 잔인함에 질려 덮었다가도 결국 다시 펴서 읽었다. 역사의 아픔 속 살아있는 인물들 덕에  쉬이 덮을 수 없었다. 시대의 아픔 속에서 그려내는 여러 군상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읽어내렸다.

 독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조금씩 뿌려진 정보의 조각들을 모으며 리샹푸의 삶의 여정에 동행했다. 
‘원청을 향해서.’ 
 ‘원청은 어딜까 상상하며.

“나뭇잎은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라는 구절이 버여 구이민은 눈가가 촉촉해 졌다. “
P395

 린샹푸는 끝내 원청이 시진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리워 하던 아니 애증하던 샤오메이와는…(이미 많이 스포가 되어 말을 아낍니다)


 좋은 책은 밑즐긋는 것도 잊게 만드는 책이라고 한다. 긴 소설을 읽는 내내 플래그를 표시하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페이지를 넘겼다.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나를 부르고 그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적은 리뷰입니다. 

오빤 왜 안울어? 천야오우가 대답했다. 눈물이 안나.

-토비에게 납치되어 귀가 잘려 돌아온 천야오우에게 린바이자가 묻는 장면. P241

이 난세에는 농사를 지으면 토비한테 약탈 당하거나 죽고, 토비가 되면 약탈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천융량이 대답했다. "난세에 토비로 사는 게 창피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리 토비라도 선한 마름을 가져야지요.

원청이 어딨는지는 아무도 몰라.

- 아창이 샤오메이에게. P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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