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언어 -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 김율희 옮김, 이원영 감수 / 윌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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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새의 언어라는 표지의 제목부터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습니다. ‘언어라는 것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들며 새의 언어라는 제목을 단 이유가 궁금해져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라는 부제도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과 동물이 인간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고력이 떨어질 것이라 판단하는 인간의 오만과 오류를 일깨우는 듯합니다. 놀라움으로 가득찬 이 책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줄 것이라는 정세랑 작가의 글귀가 책의 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원제인 <새가 된다는 것>은 관찰자인 인간의 눈이 아니라 새가 되어 새로서 살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따라서 동물을 관찰하고 새를 관찰한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펭귄박사, 극지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한 동물생태학 연구원인 이원영 박사의 감수하였고, 미국의 대표적인 조류관찰자인 작가가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조류도감을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동물연구가들의 동물 사진이나 글, 그림의 기록과 달리, 수천 종의 새 그림을 그려서 책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삽화부터 단숨에 펼쳐보며 그림의 아름다움과 새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새 그림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조류 연구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은 작가는 15년 간의 우여곡적 끝에 완성되어 내 놓은 책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습니다.

 

96종 새의 모습은 담은 삽화 84점은 수채화 그림을 보면 새를 주제로 한 미술관을 방문한 것 같습니다. 곤충, 바다생물, 꽃등의 다양한 세밀화나 자연 생태 그림책이나 도감들과는 다른 느낌의 조류도감입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볼 수있으면서도 과학적 사실과 관찰의 수준이 높습니다. 버드노트라는 새에 관한 거의 모든 과학적 사실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가 살아가는 모습과 새들과 공유하는 이 지구를 제대로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새의 생태를 이해하는 재미와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에게도 관심있는 새를 찾아 읽게 되는 백과사전같은 조류도감이므로 클로스오버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입니다. 페이지마다 삽화가 있어서 유아에게도 읽어달라는 새에 대해 읽어주고, 마음내키는 대로 훑어봐도 부담 없는 책이기도 합니다.

 

평소 새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하나 질문들을 구성하였고, 새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과 새의 특징을 구분하는 설명이 길지도 짧지도 않게 충분히 궁금증을 해소하며 꼭지마다 삽화가 곁들여져 새의 생태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부록에 짧게 실린 길 위의 새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 가이드도 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만듭니다. 날개 달린 새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과 새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이라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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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언어 -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 김율희 옮김, 이원영 감수 / 윌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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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도감같기도 하고 그림책같고, 새의 아름다움과 새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과학적 설명도 충분히 담겨진 크로스오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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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사계절 1318 문고 119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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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10대 청소년의 다양한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소설입니다. 풋풋하면서도 공부에 힘겨워하는 고등학생들의 꿈, 사랑, 우정, 공부, 진로, 부모와의 감정 등 일상적이지만 시시콜콜하지 않고 다양한 생각들과 고민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미성숙함의 서툰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보다 충실하게 살아가는 진지한 십대의 심리적 힘겨움과 고민들이 학창시절의 일상에서 소소하고 재미있게 읽혀집니다.

 

십대의 청소년소설은 10대만 읽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습니다.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학생들이 연애를 하는 것보다 학업에 더욱 충실하길 기대하면서도 고등학생이 아이가 아니구나, 어른스럽구나를 매번 느꼈는데, 이 소설에서도 십대의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으로서 삶을 사는 누구나 겪는 많은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4명인데, 등장인물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생각이 많은 아이들입니다. 소논문 동아리에서 범죄심리에 대한 주제로 자료 수집을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서현, 동주, 지은은 만나게 됩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를 찾던 중 다큐멘터리에서 본 김천소년교도소의 현수에게 서현이 편지를 쓰게 되면서 편지형식으로 현수와 서현의 많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지은은 동주를 좋아하고, 동주는 서현을 좋아하는 삼각관계 구도 속에서 십대의 우정과 사랑 모두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라고 한 것처럼 평범하고 완벽해보이는 그 누구도 자신 만의 고민이 있게 마련이고,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음을 말해주는 소설입니다. 청소년소설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는 내면 아이를 찾고 헤매는 어른들에게도 이 소설은 자신답게 살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합니다.

 

십대는 꿈과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 꿈과 진로는 청소년만의 고민이 아니라, 성인으로 성장하고도 생각하고 꿈꾸는 끝이 없는 과제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서현의 문장수집이라는 취미 덕분에 주옥같은 글들이 마음을 울리게 합니다. 십대들이 하는 고민에 어떤 말로 답을 해야 하나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진심으로 위로가 되는 좋은 문장들이 많아 대화 내용 중에 밑줄이 절로 그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가는 아주 먼 거리를 뛰어야 하는 러너라는 것을. 지금 쓸 수 있는 것을 천천히 쓰면 된다는 것을. 글을 쓰는 동안 즐겁고 진정 몰두했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지금 쓴 소설이 흠잡을 데 없다면 황홀하겠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으리라는 것을. 그렇다해도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으리라 믿고 나아가면 된다는 것을.‘을 읽으며 이 소설을 단숨에 읽은 후 책을 덮는 순간 밀려드는 감정들이 복잡하면서도 행복하고, 십대의 아이들과 지난 나의 십대가 얽히고 섥히며 찐한 여운이 온 몸에 퍼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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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 사계절 지식소설 16
김은재 지음 / 사계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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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력이 특이하여 눈에 띄었습니다. 영어영문학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회사에 들어갔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 후 교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교사로서 청소년들을 만나 후 35세가 되던 해 나답게 살자느 다짐을 하고 다시 문학과 화해를 했고, 현재는 이야기 쓰기에 빠져 글쓰는 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청소년 단편 소설집 연애세포 핵분열증외에도 경영서 푸드트럭 창업하기라는 저서도 이 책과 무곤하지 않은 듯합니다.

 

10대의 자기 주도적인 꿈찾기를 위한 진로 멘토링책으로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과정에 어른들이 정해놓은 길을 무의식으로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 만의 길을 스스로 찾고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는 직업인들을 직접 만나고, 성공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끈기있게 해낸 멘토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입니다.

 

입시로부터 우연찮게 일탈을 하게 된 아이들은 방황하던 중 길에서 다섯 명의 별난 어른들을 만납니다. 이 다섯 명을 만남으로써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아이들의 진로 고민을 출발로 성장이라는 꿈의 과정들이 펼쳐집니다. 다양한 직업인을 만나고, 가장 힘든 순간에 인생멘토르 만나서 이루어 가는 꿈 찾기 프로젝트는 막연하게 꿈을 찾아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현직교사인 작가가 보아 온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과 고민들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는다는 것이 생계유지, 행복한 삶과 직결된다고 볼 수 없고,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었을까,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성장 소설입니다.

 

길에서 만난 멘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잊지 않기 위해 다시 정리하고, 정리한 것을 다시 읽어보는 부분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결론입니다. 꿈과 내 갈길을 가는 것에 관해서 이 책은 청소년의 진로 탐색만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과정의 연장선으로 느껴져 삶의 방향성과 40대 중년을 살아가는 삶에도 큰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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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 이정록 청춘 시집
이정록 지음, 최보윤 그림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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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시집은 현직교사인 이정록 시인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청춘 시집이다. 교사로서의 삶 그 자체를 성찰하고 학생들의 삶을 깊이 있게 관찰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마술같은 시들이다. 나도 교사지만 그래서 교직에서 느끼지만 시인의 눈으로 본 학생들의 일상을 이렇게 주옥같은 말들로 엮어낼 수 있는 능력에 감탄하게 한다.

 

이정록 시인을 좋아하게 된 것은 시인의 그림책과 동화책을 보게 되면서이다.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이정록 시인의 그림책, 동화책, 동시집, 시집에는 교사로서 오래 활동한 일상이 묻어있다. 즐거워서, 좋아서, 재미있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시적 영감을 얻는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에서 시인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수위아저씨라고 했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주말에도 학교에 가서 글을 쓰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매일 즐기면서 하는 것이 교사인 시인으로서의 에너지 근원이라고 했던 이정록 시인의 삶이기에 청소년의 일상에 따스한 입김을 불어넣는 그런 감동과 웃음의 시가 탄생할 수 있으리라 짐작되는 시집이다.

 

시인은 교단을 무대로 학생은 관객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학생이 시에서는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수업시간 동안 관객을 감동시키고 무엇을 줘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참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들이다. 수업이 얼마나 즐거운지에 대해 말하는 천직이 교사인 이정록 시인의 눈은 일반적인 사람의 눈을 뛰어 넘었다. 학생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을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승화시키는 매의 눈을 가졌다.

 

청소년 시는 이번 책이 처음은 아니다. 전작 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신작 시를 얼마나 기대하고 보게 되는지 알 것이다. 이정록 시인의 시는 순수한 청소년의 마음과 상처를 감싸주고, 학생들을 이해하게 되고, 짠한 마음이 들게 한다. 시인의 시는 해학과 풍자가 함께 있고,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가슴 아련하게 밀려드는 학생들 대한 애정이 넘실대는 느낌이다. 시가 이렇게 유머러스할 수 있다는 것에도 감탄하게 된다.

 

나에게 쓰는 쪽지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자는 시인의 말에는 인생철학이 느껴진다. ‘원근법은 프레임의 전환을 가져다준다. 멀어질수록 커지는 것도 있다는 것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정말 멀어질수록 커지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융합이라는 시에서 융합은 한송이 꽃이다라고 하였다. 지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 유머나 경제가 함께 있고, 사상이 있어서 한다는 것이 참으로 와닿는다. ‘네시간이라는 시는 스물 네 시간 중에 네 시간은 너를 위해 쓰고, 스무 시간을 네 시간의 밑돌로 삼아 네 시간이 네 풀잎이고, 풀잎피리며, 그 피리소리에 춤을 춰라고 한다. 아직 오니 않은 나에게 선물하라고 한다...나를 찾는 시간,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간절함을 느끼게 한다.

 

빵빵한 소’, ‘한심한 위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자아내는 재치에 웃으면서 놀랍기까지 하다. ‘나무늘보를 보면서 입시에 몇 시간도 자지 못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아빠’, ‘가장 어려운 일은 가슴 답답한 현실과 학생들의 고민이 무겁게 느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삶의 부호’, ‘쌍자음 속에는이라는 시가 너무 좋다. 부호와 쌍자음에서 이런 생각을 창조해 낸 시인의 관찰력과 상상에 감탄하게 한다.

 

시인은 청춘은 텃새가 철새로 날아오르는 때다.’라고 하였다. 시의 많은 소재가 학교의 학생의 삶을 가져와서 표현하였고, 공부하느라 고민하느라 방황하는 청춘의 삶을 따뜻하고 유며러스하게 시로 담았다. 그런데 시집을 다 읽고 나니 40대 중분의 교사인 나도 아직 방황하며 나 자신을 찾고 있는 중이기에 잔잔한 울림이 왔고, 나는 아직도 텃새이고, 이제 철새로 날아오르는 때를 이 시집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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