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의 역사 -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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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품었던 가장 큰 의문은 그 오랜 시간 인류가 끊임없이 매너에 대해 고민하고 가르친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

무엇때문이었을까요?

궁금하지 않나요?

책을 펴내며 속 작가의 마지막 이 말이 저를 이끌었어요.

대략 600페이지 정도니까 벽돌 한장 정도 네요.

1부에서 6부까지 구성되어 있어요. 고대와 중세부터 20세기까지 매너, 에티켓을 시대별로 이야기해주네요.

특히 역사의 흐름도 알아야 한다는거~ 그래도 책에 잘 설명되어 있어서 무리없이 읽을 수 있네요.

아리스트텔레스 윤리학을 대표하는 저작물 <니코마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중요하게 다룬 주제인 '행복'을 집중적으로 논한 책이에요. "'좋음'은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힘으로, 그것은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이상을 잘 활용함으로써 실현된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좋음'이 본성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습관에 따라 탁월해지기도 하고 열등해지기도 한다고 보았거든요.

아마 그래서 그 오랜 시간 인류가 끊임없이 매너에 대해 고민하고 가르친 이유이지 않았을까 싶으네요!!!

중세의 매너 하면 바로 떠오르는 개념은 아무래도 기사도인데 고대와 중세 사회에서 식사는 엄청나게 중요한 사회적 관습이었대요.

특히 이 책에 삽화가 많이 나와요. 글보다 그림이 더 눈에 쏙 들어오잖아요. 1340년 출간된 책의 식사 예절에 관한 삽화까지 볼 수 있어 좋네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더불어 르네상스기 양대 처세서로 손꼽히는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의 <궁정인>도 있었네요. <궁정인>의 내용 전체가 흥미롭지만, 특히 화법에 관한 부분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웃음, 그리고 웃음을 만들 줄 아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덕목이고,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사람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한다.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는 르네상스 사람들 속 누가 웃음을 만들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일까요?



책을 읽다보면 매너와 예절에 관련된 책들이 나오는데 들어본 적 없는데 작가는 잘 아네요.

철학에서 가장 고상하지 못한 분야인 매너에 대한 글이라고는 하지만 <우신예찬>을 쓴 에라스뮈스가 쓴 <소년들의 예절론>의 엄청난 성공은 예절 교육이 지식 교육보다 더 중요시 되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네요.

체스터필드는 교육에 엄청난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네요. 뛰어난 리더를 키우고자 최선을 다했어요.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지혜를 아들에게 전해주고자 했거든요.

특히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매너 교육이었어요.

"기형이 아닌 상태에서 인간으로서 최악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넓적하고 거친 얼굴에 이는 검고 머리는 폴리페모스만큼 트다." 체스터필드는 이런 볼품없는 외모를 우미한 몸가짐과 매너로 극복했대요. 그래서 매너가 사회적 상공에 얼마나 중요한지 뼛속 깊이 절감했을꺼 같네요.



18세기 영국의 매녀는 큰 변화를 겪으면서 18세기 영국 젠틀맨이 나왔어요.

프랑스 매너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나타나는 영국식 매너의 성격이 규정되네요.

<완벽한 영국 젠틀맨> 속 젠틀맨다움, 의상, 침착함, 화법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데 18세기 대화의 기술이 지향하는 핵심은 남을 즐겁고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이었대요.

다양한 책들 속에서 공통점이 조금씩 발견되기 시작하네요.

"대화의 기술"



"아무리 지성을 갈고닦아도 매너가 부족하면 좋은 훈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 역사가들이 소홀하게 취급해 왔을까요?

예법서, 매너 교육 ㅜㅜ

소수의 작가들이 쓴 글만 봐도 매너의 필요성을 너무나 잘 알겠거든요.

비천한 신분에 교육받지 못했는데 뜻밖에 돈과 권력을 움켜쥐게 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까지 있더라구요.

왜 이렇게까지 매너! 매너! 매너!할까요?

제가 책 속에서 찾은 답은 바로 이 문장이에요.

" 긍정적인 매너가 불러오는 나비효과도 빼놓지 않는다. 신사 가문에서 매너 교육을 잘 받은 하인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그들의 훌륭한 매너는 요리사에게로, 그가 거래하는 푸주한이며 생선 장수, 마차 만드는 대장장이며 상인에게까지 퍼져나가 모두에게 감사하는 법을 가르치고 결국 집사는 주인에게 좋은 와인을 선물 받는 결과로 돌아온다고 했다. "



인류가 왜 매너를 발명해 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유지해 온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작가의 의문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인류는 왜 매너와 에티켓을 발명했는가?


<매너의 역사> 책을 시대별로 쭉 읽으니 매너가 신분적 구별 짓기의 중요한 도구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20세기 중반에 이르면서 신분제가 폐지되거나 계급적 구분이 희미해지는 양상이 나타나거든요.

마지막 계급에서 개인으로 -20세기의 에티켓의 특징을 살펴보면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더라구요.

이 속에서 매너, 예의 바름이 왜 필요한지가 중요한것 같아요!!!

" 좋은 매너를 갖추는 일은 곧 행복에 대한 추구이자 삶의 즐거움의 하나다.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따뜻함과 인정, 그리고 이해를 소중히 여긴다는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매너에는 자기에 대한 존중과 남에 대한 존중이 교차하고, 그 존중을 행동으로 주고받는 기쁨이 있다. 따라서 좋은 매너는 당연히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 더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평화로움을 창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훌륭한 매너를 보는 일은 즐겁고 행복하다. "







좋은 매너는 당연히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 더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평화로움을 창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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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이동용 지음 / 초록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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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니체의 가르침"

나이를 먹을수록 '현명하게 나이 들고 싶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에요.

이 책의 컨셉은 "괜찮은 어른이 되는 철학, 니체"에요.

"니체를 안내자로 삼으면 못 할 게 없다!"

이 말에 200% 공감합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잖아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배우고 익히겠다는 욕망으로 끝까지 살아봅시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책을 펼치면서부터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네요.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니체의 낙타의 단계, 사자의 단계, 어린아이의 단계로 되어 있어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으면서 낙타의 단계, 사자의 단계, 어린아이의 단계를 이정도로 이해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더 많이 알게 되었어요.

진짜 모든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혀놓았지만 그 중에서 몇가지 소개해볼께요. ^^

낙타의 단계 : 느려도 좋아, 서두르지만 않으면 돼

선과 악이 공존하는 그 형식이 니체의 것이잖아요. 그래서 '선악의 저편'이라는 단어게 굉장히 와닿네요.

그가 말하는 저편은 '선악의 저편'이라고 해서 선과 악을 넘어서고 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라는 의미에요.

선은 좋고 악은 나쁘다는 '배타적 이분법'을 버릴 수만 있으면 보이는 현상이 바로 나체가 말하는 선악의 저편이네요. 태극을 채운 것도 음과 양이라는 이분법에 지나지 않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향하고 품어주잖아요. 배타적 이분법이 아닌 포용적 이분법!!!

꽤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포용적 이분법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네요. ^^



'넌 싫고, 나는 좋다!'는 식의 배타적 이분법이 아닌, '너도 좋고, 나도 좋다!'는 포용적 이분법이 필요합니다.

순간 순간마다 비관적으로 임하느냐, 아니면 낙관적으로 임하느냐가 관건이잖아요. 이럴때 포용적 이분법 어떨까요? 일상 속의 '나'의 상황은 달라지니까 비관적이기도 하고, 낙관적이기도 하고 말이죠.

니체는 희망과 재앙은 한 끗 차이랬어요. 하나의 사물에 지닌 두 개의 얼굴이라고. 희망과 재앙은 시각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죠. 이것도 배타적 이분법이 아닌 포용적 이분법으로 바라보라는 말 같아요.



사자의 단계 : 쇠사슬도 끊을 수 있어, 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존재의 등장하려면 내가 나를 버리는 과감한 선택도 필요해요.

왜냐하면 내가 나를 싫어할 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과감한 선택이 요구되는데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사자의 정신이라고 니체는 말하고 있거든요.

니체의 또 다른 책 '이 사람을 보라'에서 제자들에게 자기를 떠나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떠날 수 있는 자가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자가 마침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얻을 수 있다는 말로 통하네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때로 노예가 되어야 할 때가 있어요. 낙타의 정신으로 무릎을 꿇고 짐을 짊어져야 할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평생을 노예로 산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잘못이에요. 니체는 사람은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낙타의 단계에서 사자의 단계로 가야 할때를 말하고 있어요. 짐을 벗어 던지고 자유를 부르짖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어린아이의 단계 : 돌아가라, 차라투스트라의 동굴로

옮고 그름의 다른 말은 선과 악이에요. 그리고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동시에 인생에는 정답이 있다. '없다'와 '있다'가 공존하고 있어요. 없을 때도 있고, 있으 ㄹ때도 있거든요. 빼기의 원리가 적합 할 때도 있고, 더하기의 원리가 적합할 때도 있어요.

미리 정해 둔 선과 악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 스스로 체험하며 그것을 알아가야 해요.



니체는 '나를 이해했는가?'라고 책 속에서 끝도 없이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있어요.

이것은 하나의 정답 안에 갇히지 않고 위에서도 말한 포용적 이분법을 이해했느냐로 저는 이해했어요.

"아아, 내 가슴속에는 두 개의 영혼이 서로 지향하면서 돌고 돈다. 그 두개의 영혼이 태극을 완성한다."



독일 철학박사인 독보적 니체연구자 이동용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쓴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이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철학자 중 니체는 거의 다 알고 있더라구요. 니체의 책이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된다하잖아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읽고 또 읽고 니체 관련된 다른 책으로 조금씩 살을 붙여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게 되더라구요.

그 중 이 책에 참 많은 도움이 되네요.

꽤 괜찮은 어린이 되고 싶어요.

현명하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 저 말고 다 손들어 보세요!!!

니체의 가르침이 담긴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도전해보시길 ^^




"니체를 안내자로 삼으면 못 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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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날들
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 아카넷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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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왜 이 문장이 "니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은 누가 있겠니?"라고 들릴까요?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책에서 사람과 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느꼈어요.

그리고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운 이 개가 닮았더라구요.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 주인공 형,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까지요.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나들

약 300페이지 정도지만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술술 잘 읽혀요~~~.

떠돌이 개 스펙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어요.

┌ 녀석은 내가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짖은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무척 고통스러워하는 쉰 목소리였다. 녀석은 예전에 싸우다가 다쳐 목과 목구멍도 시원치 않았다. 갈비뼈와 한쪽 엉덩이와 척추에도 적어도 한 대 이상의 차에 치인 듯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병약하거나 망가진 개가 아니었다. ┘

전 이 글을 읽고 "나는 비호지킨 림프종 혈액암을 앓고 있었다. 인간이 걸릴 수 있는 암 중 제법 괜찮은 암이라고들 말했다." 떠돌이 개 스펙과 이 책의 주인공과 닮아보였어요.



"나의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은 내가 망가졌고 미숙하고 자기 파괴적이며, 어쩌면 불안하거나 부적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당장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앞으로 남은 길을 절뚝이며 나아갈 것이었다."

진짜 떠돌이개 스펙이랑 똑같지 않나요~? ^^



"나는 네가 왜 녀석을 보살피려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아니, 나는 알아.

그쵸~ 떠돌이 개 스펙을 보살피려는 주인공의 마음이 십분이해가 가요.

그 이유는 떠돌이 개 스펙을 위함보다는 사실 제일 필요한건 자기때문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혹시 그분 아니세요?"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예전의 저를 말씀하시나 보군요." 나는 대답한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책을 읽어야 했어요." 그들은 말한다.

"그렇군요." 나는 말한다.

이 짧은 대화에서 나는 떠돌이 개 스펙이 떠올랐어요.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녀석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듯이 떠돌이 개 스펙이 "너도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우리 가족은 좋은 이야기가 무슨 문제든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이 전부였던 세 달 동안 녀석은 나의 곁을 지켜 주었고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과장이 아니라 녀석은 정말로 몇 시간이고 나와 함께 앉아 있었다."

"제 생각에는 개가 선생님한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윈윈하는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스며든다'는 말처럼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따뜻하더라구요.

"스펙은 우리 중 누가 더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형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녀석은 어머니의 좋은 친구였다."



에필로그에서 "시내나 병원 진료실에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면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표정이 보인다. 나의 표정, 바로 그 지친 우울의 표정이. 다들 그 망할 '우울의 강'옆을 계속 걸아가며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가서 어서 못난 개를 찾으라고 말해 주고 싶지만, 그들이 찾고 있는 해결책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못난 개를 해결책으로 삼아도 나쁠 것은 없으리라"라는 말이 나와요.



떠돌이 개 스펙은 여전히 망나니 개였지만, 인간의 슬픔과 노력에 대한 녀석의 감각은 무척 예리했대요.

아마 그건 떠돌이 개 스펙도 똑같은 느끼지 않았을까요? ^^

"어쩌면 개가 나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떠돌이 개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개에 대한 이야기, 완벽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개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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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찬 -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안규남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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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찬> 이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 두 사람이 편지로 나누 대화를 엮은 거에요.

"문학과 사회학의 연결과 협력은 그 이상입니다. 문학과 사회학은 편제상 분리되어 있지만, 실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 긴밀히 협력합니다."

주제가 넘 어렵다구요?!

긴밀히 협력된 문학과 사회학을 지금 이 시대의 이야기를 이야기해주고 있어 흥미진진해요.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 듯이, 우리는 담론 속에서 산다."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이 주고 받는 편지들, 바로 담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담론 속에서 산다" 이 문장이 와닿네요.

담론을 통해 우리는 배우고, 또 반성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 두 사람이 편지로 나누 대화를 엮은 이 책은 특별하네요.

책을 읽다보면 더 특별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잖아요.

'문학을 통한 구원'이랑 '교육, 문학, 사회학'이 제 눈에 제일 띄더라구요.



" 아피나티의 부모는 두 분 모두 고아이고 문맹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피나티는 부모님의 도움없이 시장 가판대에서 싸게 파는 책들을 직접 사서 읽으면서 문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맨 처음 읽은 책은 헤밍위에였습니다. 헤밍웨이는 모험의 짜릿함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 후에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에 푹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소년.소녀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그런 소년.소녀들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

" 프란치스코 교화도 교사였습니다. 1970년대에 그는 대학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비틀즈의 노래를 연주하는 밴드의 결성을 후원했고, 여성들에게 대학이 주최하는 연극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함께 창작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문학이 어떻게 진정한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맞습니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끼리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사회학과 문학 모두 안고 있는 문제이죠."

사회학과 문학 모두 안고 있는 문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갸느냐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지그문트 바우만은 오늘날의 액체 현대 같은 단계들이 서로의 단계에서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서로 공존하는 것이지, 서로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서로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는 것이다!"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서로 공존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의 모습이 바로 '팔림프세스트' 같았어요.

발전/생성하는 것의 모든 스냅 사진은 말하자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팔림프세스트 같은 것입니다. 팔림프세스트를 이루고 잇는 많은 층 중에서 전에 쓴 글자가 완전히 지워진 층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위의 칠 밑에 완전히 겹쳐진 상태로 숨어 있거나 새로운 칠을 했는데도 비쳐 보입니다.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팔림프세스트는 또 다르게 말하면 인간 고유의 세계-내-존재 방식에 반드시 필요한 사교 기술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는 이 사교 기술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요.

평소에는 안타깝다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심각한 수준이더라구요.

"개인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데서 우리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개인의 경험은 우리가 구매하는 상품 - '완벽한' 데이트, '완벽한' 생일, '완벽한' 결혼 등 -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이나 개인의 자율성 그리고 우리가 행사하는 전례 없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개인의 자유는 손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문화와 삶의 지속에 반드시 필요한 전달이라는 기적이 갈수록 드문 일이 되고 있대요.

" 전달은 결코 복사가 아닙니다. 전달 때문에 사람은 전과는 다른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전달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꼭 필요한답니다. 유산이 없이, 안내자 없이, 타인들의 목소리 없이, 중요한 메세지 없이,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겠습니다? "

"과거의 위계질서는 그 시대의 논리로 인한 약점이나 결함이 있을 수는 있었지만, '위대한 작가'는 여전히 어떤 위대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기만 하면, 그 위대한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서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 가져갈 책을 고르기 위해 주석들을 비교할 만큼 책에 대한 신중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오늘날에는 효울적으로 전사화된 만큼 동시에 비인간화된 대형 유통 체인에 밀려 독립 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책을 읽다보면 질문에 답을 찾아보게 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요.

우리는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야 해요.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현대 속에서 과거의 것으로만 치부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요.

"우리 문명의 문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데 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난제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등한시나 거부 혹은 학습된 무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쇠퇴하고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문명의 문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데 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난제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등한시나 거부 혹은 학습된 무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쇠퇴하고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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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흄세 에세이 5
카렐 차페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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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두 달의 여정 동안 서른여 통해 달하는 편지를 썼고, 그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렸으니 오늘날의 SNS 인플루언서들조차도 따라잡기 어려울 '업로드' 속도다. 어떤 편지는 칼럼 같고 어떤 편지는 동화 같으며 어떤 편지는 한 편의 시 같다.



벌써부터 재밌지 않나요?

차페크가 부치는 유쾌하고 무해한 영국 편지 기대해도 좋네요.

외국을 여행하다가 글이나 그림에서 수십 번 읽거나 본 것을 발견할 때만큼 신기한 경험이 또 있을까요?

차페크의 신기한 경험을 읽는데 진짜 유쾌하네요.

특히 이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 그렇게 엄청난 군중을 보고 불현듯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는 겁니다. 숲에서 길을 잃은 어린애처럼 마음이 몹시 불안했고 프라하가 몸시 그리워졌습니다. 좋아요. 시원하게 인정할게요. 솔직히 무서웠어요. 길을 잃을까봐, 기다리는 버스가 오지 않을까봐, 무슨 일이 생길까봐 겁이 났죠. "

"기차를 타고 런던에 도착했을 때 일행은 저를 데리고 유리로 에워싸인 커다란 복도를 지나 가축용 저울처럼 생긴 창살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승강기'라는 이 물건이 철벽을 두른 우물 아래로 내려가자 그들은 다시 저를 끌어 내려 뱀 같은 지하 통로로 데려갔죠.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윽고 철로가 깔린 하수구 같은 굴이 나왔고 그 안으로 윙윙거리는 열차가 들어오더군요. 열차 안은 몹시 퀴퀴하고 후덥지근했는데, 틀림없이 지옥과 가까워서 그랬을 겁니다."



지하철을 타면서 느꼈던 차페크만의 유쾌한 이야기 덕분에 더 더 더 궁금해지더라구요.

차페크가 사는 프라하와 달리 영국, 잉글랜드만의 멋졌던 부분을 설명할 때는

내가 차페크가 되어 그림에 몰입되어 잉글랜드만의 멋진 풍경에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잉글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프랑스에서는 거리가 훌륭한 선술집이요, 공원이며, 마을 공유지이고 집회장이자 놀이터요, 극장이고 집의 연장이며 문턱입니다. 이곳의 거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고 서로를 더 가깝게 이어주는 곳도 아닙니다. 이곳의 거리에서는 사람이나 사물을 만날 수 없습니다. 거리는 그저 지나가는 곳입니다. "

" 이곳 사람들은 서로 대화할 때에도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고 그저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잉글랜드의 거리에서 가장 이상한 점입니다. "

차페크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되네요.



부유한 영국은 전 세계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어요.

보물 뿐인가요~ 자연사박물관, 대영박물관, 윌리스 컬렉션, 테이트 갤러리, 마담 튀소 박물관, 사우스 켄싱턴 박물관, 국립 미술관, 대영제국 박람회, 웸블리 박람회장, 공학전시관이 있어요.

진짜 업로드 속도 대단하네요.

글과 함께 이런 그림까지 차페크는 글과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영국을 여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고국에 가면 저는 그곳에서 본 것들을 곱씹어보고 관련 주제와 화제로 떠오를 때, 그러니까 자녀 양육이나 대중교통, 문학, 사람에 대한 존중, 말, 안락의자, 인간의 본성 또는 인간의 적절한 행동 양식에 관한 대화가 나올 때면 전문가처럼 얘기할 겁니다. 그러니까 영국에서는 말입니다..."



두 달의 여정동안 영국을 여행을 하고 돌아와 전문가처럼 얘기할거래요. ㅎㅎㅎ

차페크 넘 귀여워요.

그리고 차페크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네요.

"영국에 있는 내내 저는 끊임없이 고국의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했답니다. 아마 집에 돌아가면 다른 어느 곳보다도 고귀하고 좋은 영국만의 특징들이 떠오를 겁니다."

집 떠나면 집 그리워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집 떠나고 싶다는게 명언 중에 명언이지요.

체코로 돌아와 차페크가 <데일리 헤럴드>에 기고한 글 '영국인들에게' 그리고 '영국 라디오 방송용 연설물'까지

두 달의 여정동안 영국을 여행다녀온 차페크가 영국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궁금하더라구요.

유쾌하기도 하지만 차페크는 솔직하더라구요.

"저는 과분하게도 영국인들의 면전에 대해 직접 영국인과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무엇이든 솔직하게 비판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몇 가지 우울한 경험이 기억에 남아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일요일과 영국 요리, 영국인들의 발음, 그 밖에 영국만의 몇 가지 관습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영국인들이 스스로 그런 부분을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우리 외국인들이 그에 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까?"

솔직하게 몇 가지 우울한 경험도 말하면서 또 외국인들이 그에 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라고 끝을 맺네요.

솔직하고 유쾌한 차페크의 매력인 것 같네요.



<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에서 차페크 인플로언서 못지않은 업로드 속도를 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던 것 같아요.

카렐 차페크가 영국을 방문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전이에요. 그때의 영국은 종식된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서서히 패권을 잃어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통치하는 거대한 식문 제국이었고, 차페크의 고향 체코슬로바키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독립해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서 불안한 첫걸음을 내디디고 있었거든요.

미성숙한 조국이 나아갈 방향의 길잡이가 되어줄 유서 깊은 민주주의 국가를 탐방하는 일은 지식인으로서 자국민의 사회적, 지적, 문화적 필요에 깊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이렇게 여행기를 남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국에 한 번밖에 못 가봤는데 그것도 두 달의 여정동안 말이죠.

진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차페크 두 어깨가 무거웠을꺼 같아요.

영국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라고 체코에 가서는 얘기하겠지만 그래도 영국인들 입장에선 차페크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말이죠.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처음에 유쾌로 시작했다가 솔직하고 유쾌한 차페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어요.

근데 또 마지막에 이렇게 남길 수 밖에 없었던 차페크의 숙명까지 알고나니 차페크가 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길...^^







두 달의 여정 동안 서른여 통해 달하는 편지를 썼고, 그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렸으니 오늘날의 SNS 인플루언서들조차도 따라잡기 어려울 ‘업로드‘ 속도다. 어떤 편지는 칼럼 같고 어떤 편지는 동화 같으며 어떤 편지는 한 편의 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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