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역사에 관심있는 1인도 아니지만
소설로나마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한 조각을 읽고 있어요.
슬픔의 틈새 저는 마지막 부분에서 너무 슬펐어요.
"열흘 넘게 걸렸던 길을 세 시간도 안 걸려서 왔구나."
"세 시간도 안 걸린 게 아니라 50년이나 걸린 거 아니야?"
"그러네. 50년 걸린 게 맞다."
소설 속 이 분들에게 어찌나 죄송하고 또 죄송하던지요.
그런데 슬픔의 틈색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찾아내고자 애쓰며 살았다는걸 기억해달라는 이 분들입니다.
"사할린 한인들의 삶을 전할 때 우리가 모진 운명 속에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고, 슬픔의 틈새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찾아내고자 애쓰며 살았다는 것 또한 함께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오."
멀쩡한 조선 애를 왜 집에서까정....
덕춘은 꿋꿋이 해자라고 불렀다. 특별히 애국심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학교 선생님들이 하는 이야기는 어른들 말과 많이 달랐다.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은 시간 날 때마다 핏대를 올리며 일본과 군대를 찬양했다.
"엄니, 해방됐으니 우리도 집으로 가야 하지 않아유?"
...
해방 후 조선은 반으로 나뉘었다. 남쪽은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을, 북쪽은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일제강점기 때 사할린으로 끌려온 사람들은 거의 대한민국에 속하는 남쪽 사람들이었다. 사할린의 조선인들은 대한민국 수립에 따라 조선을 한국으로, 자신들을 한인으로 명명했다. 사람들은 이제 조국이 당당하게 있으니 일본 귀환선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보낸 귀국선으로 타고 고향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